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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가 과거를 숨김-34화 (149/489)

◈ 34화. 진정한 천적 (2)

마력 탈진으로 무기력하던 몸이 멀쩡해진 이유.

‘아무래도 상승효과 때문이 아닐까.’

악마 사냥꾼과 악마의 천적관계가 단순하게 전투력을 향상시켰다면.

그랑펠과 악마의 관계가 마력 재생력을 비롯한 부가적인 능력치를 상승시켜 준 거지.

‘꺾이지 않는 긍지.’

언제나처럼 올곧을 수 있게 말이야.

기뻐해야 하건만, 마냥 좋아할 순 없었다.

그야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으니까.

그랑펠의 설정이란 건 절대 만능이 아니란 점을.

‘……벌써부터 무섭다.’

그 설정을 실현하는 데엔 노력이 동반됐으니까.

반복 퀘스트의 체력 단련으로도 모자라 빼곡하게 채워야만 했던 A4 용지까지.

희대의 천재라는 설정 때문에 꼬박 까먹던 날밤이 며칠이던가?

그러나 지금은 그 고생조차 감수할 만했다.

‘다른 악마도 아니고 거악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거악의 화신이었지만, 어쨌든.

천하의 하르콘마저 긴장하게 하는 적이란 말이다.

그런 녀석과 마력 탈진 상태로 맞선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겠지.

우선 감사하게 생각하자.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하르콘이 다가왔다.

“호열 경, 설마 그대가 유스라 제도를 찾은 이유가……?”

갱신된 퀘스트 때문이었다.

풀어 말하자면 거악 때문이 맞겠지.

나는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그렇네. 하르콘 경.”

“……!”

그 동공이 확장되기도 잠깐.

하르콘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제 불찰입니다, 폐하. 조금만 더 빨리 알았더라면.”

하르콘에게 폐하라면 황제를 말하는 것이겠지.

혼잣말에 대꾸할 이유는 없었다.

물론, 뭐가 불찰이라는 걸까.

머리를 굴려볼 상황도 아니었다.

“……다들 전투 준비! 온다!!”

탐욕을 형상화한 듯 화려한 궁전.

그 주변에서 병사들이 솟아나기 시작했으니까.

소환된 것도 아니고 솟아난다는 표현이 맞았다.

후드드득─!

정말 땅속에서 기어 나오고 있었거든.

누군가 소리쳤다.

“언데드다!”

과연, 그 말이 정확했다.

흙을 파헤치고 나타난 건 스켈레톤이었다.

‘언데드는 악마족이 아니지만…….’

나는 스킬창을 확인했다.

───────

천적관계 : 악마족과 전투 시 전투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

천적관계는 역시나 발동 중이었다.

거악이 웅크리고 있을 때도 발동 중이던 천적관계.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지금에선 굳이 확인할 필요도 없었겠지.

하지만 냉철하게 판단해야 했다.

나는 전황을 둘러봤다.

다급한 플레이어들이 보였다.

“진입하려면 일단 쓰러트려야겠는데요?”

“최대한 피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싸워야 해!”

“그러는 게 좋겠어요. 안쪽에선 경쟁이 더 심해질 테니까요!”

악마 사냥꾼인 나와 다르게.

플레이어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알지 못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황금 궁전과 거악을 공략할 생각으로 들떠있어 보였다.

그럴 수도 있겠지.

황금 궁전.

그 외관부터 뭔가 대단한 전리품이 쏟아질 것처럼 생겼으니.

탐욕, 그 자체.

황금 궁전은 그 존재만으로.

플레이어들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청렴결백의 상징.

그랑펠에게 탐욕이란 존재하지 않는 감정.

판단력 또한 그대로라는 말이다.

덕분에 나는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

‘마력을 아껴야 한다.’

거악의 화신.

그 강함은 아스큐라 백작과 비교할 수 없겠지.

내게 스켈레톤 따위에게 낭비할 마력은 없었다.

그런 의미에선 다행이었다.

내겐 그 누구보다 든든한 아군이 있었으니까.

유스라 제도 한정이라곤 해도 말이다.

“하르콘 경. 자네의 다짐은 아직도 유효한가?”

“물론.”

그렇게 대답한 하르콘이 투구를 착용했다.

철컥─

그러고는 기사들과 함께 검과 방패를 치켜들었다.

“이곳에서만큼은 그대의 검과 방패가 되리라 폐하께 다짐했으니. 호열 경, 그대에겐 우리 라이언 하트 기사단을 통솔할 권한이 있네.”

그가 한마디를 덧붙였다.

“더욱이 그대가 악마를 처치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단 사실을 알게 된 이상. 적어도 내가 적 앞에서 조금도 물러날 일은 없을 걸세.”

오와 열을 맞춰.

내 앞에 정렬한 라이언 하트 기사단.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다든가.

우쭐대는 기분 따윈 들지 않았다.

그들의 충성심조차도 당연하게 여기는 내가 있을 뿐.

‘……피곤한 생각이 든다.’

그러나 짊어진 게 있기에.

책임은 당연히 뒤따르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것이다.

뭣 하러 이런 피곤한 설정까지 가져다가 붙인 걸까, 과거의 나는……! 적어도 이건 확실했다. 그냥 멋있어 보이는 단어를 가져다 붙인 거야.

물론, 그 진실과는 무관하게.

나는 당당하게 입을 열었다.

플레이어들을 향해 말했다.

“언데드와 맞서기 위해 라이언 하트 기사단에겐 축복과 가호가 필요하다. 협력해 준다면 나는 그 호의에 깊이 감사하지.”

……부탁하는 것도 뻔뻔하다!

한마디로 버프가 필요하단 소리였다.

신의 축복과 가호.

스켈레톤을 비롯한 언데드들에겐 그것만 한 약점도 없었으니까.

당연하게도 내게 그런 스킬은 없었다.

나는 생각했다.

‘명령이라면 몰라도, 부탁이라니.’

이런 말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책임질 게 생겨서 철이라도 들었단 거야. 뭐야.

그것도 모자라 호의에 감사하겠단다.

물론, 플레이어들이 듣기엔 여전히 건방지겠지.

구체적인 보상도 없이 그냥 감사로 퉁 치겠다니.

게다가 내게 향하던 곱지 않은 시선까지 고려하면.

누구 하나 대꾸하지 않을…….

“우리가 도와주겠다…… 요.”

“저희가 협력하겠습니다!”

……것이라 생각했거늘.

어째서인가, 동시에 대답이 들려왔다.

나는 두 남녀를 바라봤다.

……잠깐, 우리 구면 아닌가?

*

결국, 끝까지 차오른 붕괴 진행도.

그와 동시에 모습을 드러낸 황금 궁전.

남태민이 중얼거렸다.

“결국 형 말대로 됐네.”

-조심해. 태민아. 쉽지 않을 거야.

유스라 제도.

전설 속 보물섬이라고 하기엔 너무 잔잔했다.

물론, 열 마리의 네임드 몬스터가 보물을 지키고 있었다고 한들.

아르카나가 게임에 불과하던 시절부터 던져진 떡밥이 워낙 거대했었으니까.

남철민이 말을 이었다.

-욕심내지 말고. 천천히 가자.

멍하니 황금 궁전을 바라보던 남태민.

……나, 왜 이렇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거지?

황금 궁전을 바라보고 있자니 무언가에 홀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 어, 그래. 형. 정신 차려야지.”

남태민은 얼른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가온의 길드원들에게 말했다.

“상대는 악마족이야. 정신력 강화 아이템, 버프. 준비할 수 있는 건 미리 준비해 둬. 언제 전투가 시작될지 모르니까……. 뭐, 말할 필요도 없었네.”

땅에서 솟아나는 스켈레톤들.

악마족에 이젠 언데드까지?

“아주 그냥 지랄 나셨군.”

남태민이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던 순간이었다.

“협력해 준다면 나는 그 호의에 깊이 감사하지.”

……이 목소리는?

호열의 목소리였다.

남태민은 물론이요.

이어폰으로 듣고 있던 남철민까지.

-태민아. 기회다. 이거!

다른 사람도 아니고 무려 호열의 호의라니.

다른 플레이어들은 모를지라도 형제는 알고 있었다.

눈앞에서 호열의 능력을 확인한 게 몇 번이던가?

그러니까 놓칠 수 없었다.

“저희가 협력하겠습니다!”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그리고 눈이 마주쳤다.

“……씹, 뭔데?”

자신을 굉장히 아니꼽게 올려보고 있는 레오니와.

“우리가 도와주겠다…… 요.”

레오니, 그녀가 억지 존댓말까지 써가며 나선 이유는 간단했다.

그 미친 것들이 옆구리를 찔러댔거든.

꺄악꺄악.

까마귀처럼 소리까지 질러대면서.

“언니, 호의라잖아!”

“빨리빨리!”

“아니, 씹.”

물론, 레오니 본인의 의지도 조금은 있었다.

가온의 남씨 형제와 마찬가지로.

‘저 괴물.’

레오니 또한 호열의 능력을 눈앞에서 목격한 사람 중 하나였으니까.

목격만 했는가?

호열 덕분에 버서커 길드는 신규 균열 최초 클리어라는 거창한 타이틀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뭐, 은혜를 갚는 셈이지.’

은혜는 갚을 수 있을 때 갚아둬야 했다.

무엇보다 레오니는 잘 알고 있었으니까.

-유감이지만. 그대들에게 내어줄 차는 없다.

호열의 좁은 속을 말이다.

레오니는 속으로 킥킥 웃음을 삼켰다.

‘그래도 자기가 먼저 호의를 잊지 않겠다 했으니까.’

잘 끝나면, 차 한잔 정돈 얻어먹을 수 있겠지?

그렇게 입맛을 다시고 있는데…….

별안간 가온이라는 거대한 불청객이 나타난 것이었다.

찌릿─

가온과 버서커.

야만전사와 광전사.

호열을 사이에 둔 채.

둘 사이에 긴장감이 흘렀다.

그러나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그 신경전은.

“그대들을 기억하고 있다.”

“……!!”

고작 한마디에 끝나버렸다.

*

세상이 이렇게 따뜻하다.

구면이라고 해도 대화 한번 제대로 나누지 않았는데.

이렇게도 흔쾌히 나서주다니.

나는 아직 세상에 정이 살아있음을 느낀다.

‘후회되네.’

남태민과 레오니.

둘 다 아스큐라 백작 균열 때 인연이 있었다.

그때 나는 이렇게 착한 사람들한테 말이야.

‘격식이 떨어진다느니. 내어줄 차는 없다느니.’

……아주 그냥 할 말, 못 할 말 다 했군.

물론, 그랑펠에게 후회란 없는 단어였으니.

나는 태연하게 말하는 게 전부였다.

“호의는 잊지 않겠네.”

“에이.”

그런 나의 말에 남태민이 손사래를 쳤다.

대한민국 최고의 길드, 가온.

그리고 그런 가온의 길드 마스터, 남태민.

과거 플레이어에게 관심이 없던 나라고 해도 남태민을 모를 순 없었다.

대한민국에서만큼 남태민은 플레이어를 넘어선 영웅이었으니까.

“이 정도로 호의는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호열 님……. 아니지, 호열 씨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호열 씨에겐 받은 도움도 있는데요!”

도움이라는 건 역시, 광장 전투를 말하는 거겠지.

그걸 도움이라고 해야 할까.

‘그냥 운이 좋았지.’

마법이라고 해도 그저 벽을 세우는 게 전부였던 시절.

상성에서 유리한 기병을 만나 대승을 거둔 것뿐.

그러나 후회와 마찬가지로.

그랑펠에겐 겸손 또한 없는 감정이었다.

“그런가. 모든 것엔 주고받음이 있는 법이겠지.”

라이언 하트 기사단도 모자라 가온까지?

……모르겠다. 이젠 나도 이런 내가 두렵다.

나는 레오니를 바라봤다.

“그대들의 행보 또한 지켜보고 있네.”

버서커 길드.

가온만큼은 아니어도 상위 길드 중 하나였지.

그녀가 쌍검을 휘두르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 속에 남아있다.

정작 착용할 수 있는 검이 없어 제대로 따라 해보진 못했지만.

“히익.”

그런데 왜 그렇게 놀라는 것인가.

레오니는 내 말에 흠칫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 직설적인 성격이 이런 의문을 지나칠 리 없다.

“무엇에 그리 놀라는 건가?”

“아, 아니요. 놀라긴 뭔. 내가……요?!”

하지만 말하기 곤란한 걸 억지로 추궁할 정도로.

그랑펠이 또 속 좁은 귀족은 아니니까.

“그렇다면 다행이군.”

게다가 지금은 사이좋게 잡담을 나눌 때가 아니었다.

황금 궁전으로 돌입만 남겨둔 상황.

하르콘이 두 사람에게 말했다.

“고맙네, 모험가들이여. 그대들의 축복이 악과 맞서 싸우는 데에 큰 힘이 되겠군.”

버프로 무장한 라이언 하트 기사단.

내게도 힐러로 보이는 플레이어가 다가와 물었다.

“혹시 필요하신 버프가 있으실까요? 여신의 기도라든가, 축복이라든가. 가온 길드에선 제 스킬 숙련도가 가장 높거든요!”

나는 무심하게 대꾸했다.

“나는 신 따위 믿지 않는다.”

……진짜 미치겠다. 내가 정말!

오글거리는 대사.

그런 대사를 내뱉고도 변하는 기색도 없는 낯빛.

솔직하게 말하겠다.

나는 눈앞에 거악보다 입을 여는 게 무섭다……!

‘기도는 정신력에 축복은 육체 능력을 상승시켜 주는 거니까.’

둘 다 나에게는 있으나 마나 한 버프였다.

그러니까 그저 버프는 필요 없다는 소리였단 말이다.

빌어먹을.

내적 수치심이 끓어오른다.

그러니까 나는 머뭇거리지 않았다.

탐욕의 궁전을 향해.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또각─

누군가 말꼬리를 잡기 전에……!

*

AAU 한국 지부.

성현준은 아르카나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

뒤늦게 추가된 업데이트 내역을 확인했다.

“……내가 이럴 줄 알았어!”

“뭐야? 추가 패치 떴어?”

“네, 선배. 확실해요. 이건 레이먼도 예측하지 못한 거예요!”

유스라 제도.

아니, 정확히는 유스라 왕국.

그건 성현준이 아르카나의 개발자로 근무하던 시절부터 준비하던 대형 콘텐츠였다.

성현준뿐만 아니라 아르카나 개발팀이라면 유스라 왕국을 모를 수 없었다.

“아니, 혼자 할 거면 제대라도 하든가!”

그 원망의 대상은 레이먼 션.

대체 뭘 잘못 건드렸길래.

“……현준아. 나만 착각하고 있는 거 아니지?”

“착각하실 리가요. 유스라 왕국은 멸망했다는 설정이었어요. 레이먼 션, 그 자식이 행방불명되고 코스모가 망할 때까지도요!”

“근데, 왜, 저게 이제 와서……?”

현시점에선 존재하지 않는 황금 궁전이 다시 나타난 걸까? 그것도 거악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몬스터와 함께 말이다.

“칠죄종 탐욕은 또 뭐야? 지만 아는 거 추가하고.”

그래도 다행인 건.

뒤늦게라도 추가 업데이트 내역이 올라왔다는 것.

그 내역에서 조금이라도 플레이어들에게 도움이 될 정보를 추려내야 했다.

그게 AAU의 역할이었으니까.

그러나.

“……서, 선배?”

성현준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이런 미친.”

선배 윤수겸이라고 다를 건 없었다.

하얘지는 머릿속.

성현준이 애써 입을 열었다.

“그, 그래도 라이언 하트 기사단이 있잖아요! 거기에다가 이호열도 있고. 대형 길드도 아직 건재하고…….”

“라이언 하트 기사단? 게네들이 여기에 목숨을 걸 거 같아? 여태까진 어떻게 운 좋게 같이 다녔을지 몰라도 더 이상의 도움을 기대하긴 힘들어.”

“……맞는 말이지만.”

하지만 곧바로 말꼬리를 흐리고 말았다.

윤수겸은 다급하게 전화를 걸었다.

“불가능합니다! 누구도, 절대 진입하면 안 됩니다!”

그 모니터에 떠오른 건.

절망적인 업데이트 내역.

『신규 붕괴 균열, ‘황금 궁전’이 추가됩니다.

적정 레벨 : Lv.600~650

신규 보스 몬스터, ‘칠죄종, 탐욕의 화신’ : Lv.650

신규 몬스터가 추가됩니다.

‘잠들지 못하는 병사’ : Lv.500』

윤수겸이 소리쳤다.

“진짜 이러다가는 다 죽어요!!”

.

.

.

그러나 그 예상은 틀렸다.

누구도 죽지 않았으니.

그건 마치 한 줄기의 섬광과도 같았다.

그 섬광이 적정 레벨 600에서 650레벨.

붕괴 균열, 황금 궁전을 가로질렀다.

예상은 또 한 번 틀렸다.

그 최전방에는 라이언 하트 기사단이 있었으니.

“사자 심장의 기사들이여.”

하르콘의 검이 검강으로 물들었다.

그의 눈빛 또한 검강에 뒤지지 않게 결연하게 빛났다.

그러니까 예상은 전부 틀렸다.

“심장을 바쳐라. 호열 경이 거악에게 도달할 수 있도록!”

그들은 정말 목숨을 걸었으니.

“찾았군.”

멀리서 왕좌가, 칠죄종 탐욕의 화신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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