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퓨전펑크의 전생자-128화 (128/157)

#128화. 군벌 도시, 로키 7

#128화.

맑은 빛이 없고 칙칙한 적안.

마주치기만 해도 불길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그 눈.

화려한 신동경 길거리를 돌아다니다보면 행인 중 붉은색 눈동자를 가진 사람이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관심받기 좋아하는 유흥가의 종자들은 조금이라도 튀어 보이려 별별 색깔의 렌즈를 다 삽입하고 다니지만, 유독 붉은 렌즈를 낀 자는 찾아보기 어렵다.

카스트라 뷔에탕이라는 도시의 지배자가 조종하는 인형들, 영혼없는 인형들의 눈동자가 칙칙한 붉은 빛이기에 그렇다.

적안을 한 인형들이 점찍은 인물은 금세 폐인이 되어 죽거나 똑같은 인형꼴이 되기에, 신동경 내에서 극히 기피시 되는 것.

한낱 도시괴담으로 치부하기에는 실재하는 사실이라, 어쩌다 적안을 마주치기만 해도 신동경의 주민들은 기함하기 일쑤다.

그리고 오늘, 적안이 단단히 점찍은 남자가 있었다.

헌데 그 남자, 레반은 죽지도 인형이 되지도 않겠다는 듯 뷔에탕의 눈길을 피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팔을 높이 들어 올려 어디선가 마력을 끌어왔다.

생생한 풀잎처럼 진하고 강대한 청록빛의 마력을.

사아아아—

진법 안으로 폭포처럼 쏟아져 들어오는 청록빛의 마력 줄기.

마력 줄기는 레반의 육신 곳곳에 스며들었다.

후—

이윽고 레반이 숨을 깊게 들이쉬며 호흡하자, 청량한 마력의 향취가 세상으로 퍼져나간다.

어마어마한 양의 마력을 조금도 낭비하지 않고, 그대로 스펀지처럼 흡수해 제힘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

진법을 뚫고 나가기도 힘들고, 인형들은 들어올 수도 없는 상황. 뷔에탕이 저 꼴을 달가워할 리 없었다.

게다가 레반의 표정은 또 극도로 평온해서, 마치 이런 상황까지 대비한 것 같았다.

“정말, 개같네.”

그쯤에서 뷔에탕은 조금이나마 유지하고 있던 여유를 완전히 잃어버렸다.

욕정을 이기지 못하고 본신으로 홀려온 시점부터 이렇게 되어버릴 일이었나?

아니다. 지나간 일을 하나하나 따지자면······하오문주 그 미친 자식이 찾아와 주먹을 휘두를 때부터다. 아예 더 과거로 돌리면 저주를 걸어버렸을 때부터고.

저 남자는 고작해야 2년 사이에 아예 다른 무언가가 됐다. 인정해야 한다. 밑바닥 쓰레기 인생에서, 신동경 한복판에서 자신을 이리 겁박할 정도로.

아무튼 상황이 연신 꼬여 정신이 어지러웠다. 다시 솟구치려는 본능을 억누르기가 힘겨워진다.

하는 수 없다.

주르륵.

뷔에탕은 조금이라도 말짱한 이성을 유지하기 위해, 잘린 어깨에서 흐르는 피를 내버려 두었다. 다행히 피를 흘릴수록 점차 색욕이 힘을 잃어감이 느껴진다.

곧, 뷔에탕은 일렁이는 청록빛 마력을 직시했다.

······일레힌 가문의 그 꼬맹이가 정말 많이도 컸네.

최근 가문의 사업체 몇 개를 엎어버렸다고 해서 죽이고 싶을 만큼 화가 났나? 그건 비약일 터. 아무래도 저 남자를 마탑 차원에서 후원하는 모양이지.

일단 뷔에탕은 억지로나마 미소지은 뒤, 마력의 주인을 콕 집어 말했다.

“그래도 마탑이라 이거야? 마탑주가 너를 많이 아끼나봐. 그럴수록 더 탐나는데.”

뷔에탕이 만들어낸 미소는 고혹적이었다.

주름이 생길까 걱정되어 만들어낸 부분도 있지만, 새로운 무언가를 끝없이 꺼내놓는 레반에게 여유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또한 양패구상 시도를 원천적으로 틀어막기 위해, 뷔에탕은 억지로나마 미소지어야 했다.

당황한 모습을 보이면 짐승처럼 달려들까 하며.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레반은 별 관심이 없었다.

“이제 이 정도면 맹약을 맺기 충분한가?”

찌릿-

그리 말하는 레반을 뷔에탕의 칙칙한 적안이 노려보았다.

억지로 지었던 미소도 삽시간에 지워버렸다. 결국 그녀의 눈가에는 최근들어 가장 신경쓰는, 주름이 조금 깊게 패이고 말았다.

그때였다.

“사람이 묻잖아 아줌마. 충분하냐니까.”

마력을 흡수한 레반의 안광이 실로 형형하게 빛난다.

그 모습을 보자, 영혼 빠진 인형들을 평생 취급해온 뷔에탕의 안목이 작동했다. 장난기 어려있는 말본새와 가벼운 행동으로 자신의 중량감을 깎아먹고 있긴 해도···기저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지 모를 이상한 눈.

깊이와 넓이를 짐작할 수 없는 광인의 눈빛이다.

숨을 옅게 내쉰 뷔에탕이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글쎄, 마나의 맹약이라?”

마법사의 심장과 회로를 담보로 잡는 마나의 맹약은 한 번 제대로 맺으면 9레벨조차도 어찌해 볼 수 없는 금제. 목숨이 경각에 달해있거나 죽어버리기 직전인 상황에나 적합한 협상 방법이다.

그런데 지금 만약 제안을 거절하면, 어차피 빨아들인 저 청록빛의 마력이 향할 목적지는 뻔했다.

바로 진법에 갇힌 생쥐꼴이 된 뷔에탕 자신뿐.

일전에도 상대하기 껄끄러웠는데 마탑주의 마력까지 추가됐다. 힘의 균형이 비등함을 넘어섰다. 정말 악재가 겹쳐도 이만큼 겹칠 수가 있을까?

“진법이 평생 가는 것도 아니고, 다 큰 남녀끼리 발가벗고 언제까지 이럴 건가. 할 거면 하고 말 거면 말아라.”

“······.”

단호한 레반의 기세는 은연중에 뷔에탕을 압박하기에 충분했다. 이마에는 마치 ‘건드려 봐’ 라고 쓰여있는 것만 같다·

당장이라도 터질 준비를 마친 시한폭탄.

뷔에탕의 눈에는 레반이 분명 그렇게 보였다.

아마, 더 건드리면 두말 할 것 없이 터져버릴 거다.

뷔에탕의 고민이 과거의 기억을 불러왔다. 발할라의 마탑주 서재 안에서 저 녀석의 살덩이를 조종해 마력 구체를 빨아들일 때와, 십이제 회동 이후 십이제가 셋이나 화산으로 기어온 것.

그리고 얼마 전, 하오문주가 뜬금없이 10레벨급의 초인이 되어 나타난 것.

운 좋게 얻어걸렸다기엔 너무 많이 겹친다.

그제야 뷔에탕은 자신의 안일함을 조금 인정했다.

여러 거물이 비호하고 큰 관심을 보일만큼, 특별함이 있는 남자를 8레벨급이라는 이유로 무시하고 말았다. 과거의 나약했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으니, 오히려 더 가볍게 보았던 걸지도. 시간을 돌리는 게 아닌 이상 이미 방법은 없을 듯했다.

여기서 죽도록 싸워보든지, 깔끔하게 제안을 받든지.

뷔에탕은 결정을 내렸다. 그녀는 옷을 슬며시 걸치며 고개를 주억였다.

“오늘 체면 많이 구기는 날이네? 한번 말해봐.”

허락이었다.

들어볼 테니 맹약에 내걸 조건을 말해보라는 뜻.

그러면서 뷔에탕은 잘린 팔을 마법으로 끌어와 붙이려 했다. 바닥에 널려져 있던 팔이 둥실 떠오른다.

그런데, 잘린 팔이 허공에서 우뚝- 멈춰섰다. 뷔에탕은 레반이 마법으로 묶고 있다는 사실을 곧장 알아냈다.

“나의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 나를 해치지 않는다. 앞으로는 이를 깨끗이 닦는다. 그 세 가지만 약속하면 팔도 돌려주지.”

······또 이를 깨끗이 닦아? 침착하자.

“세 가지는 좀 많은데? 나도 세 개 걸면 되는 거야?”

뷔에탕은 팔을 마법으로 더 강하게 끌어당기며 말을 던졌다. 맹약의 조건으로는 어떤 식의 교접이 좋을까 생각하며.

하지만.

“넌 한 개만 걸어라.”

“······뭐라고?”

“나는 이미 사내로서 많이 양보했다. 참고로 나는, 과거 어떤 외팔이 년의 목을 잘라버린 전력이 있는 사내다. 그 여자도 내게 호감을 가졌던 적이 있었으나, 마지막에 가서는 목이 떨어졌다.”

“······.”

“여기서 살아 나가더라도, 평생 외팔이나 의수를 낀 채 살고 싶으면 거절해도 좋다.”

죽거나 받아 들이거나?

뷔에탕은 황당한 나머지 코웃음도 치지 못했다.

마나의 맹약을 하자고 해놓고, 아주 기고만장해져서는 조건을 세 개나 불렀다. 심지어 이쪽에서는 조건도 제대로 못 내걸게 하고.

뚝···

문제는, 뷔에탕의 잘린 팔에서 피가 뚝뚝 떨어져 벌써 핏기가 없다는 점이다. 시간이 오래 지나면 붙이기가 힘들어질 거다.

마법사인 뷔에탕은 순수한 인간의 육체를 선호한다. 사이버웨어 따위는 인간의 육(肉)과는 비교할 수 없다. 이미 마나가 통하는 길을 100여 년에 걸쳐 닦아놓은 육체. 보물을 잃는 것과 다름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녀의 신경이 조금 날카로워졌고.

“얘야, 씨발. 공갈도 적당히 쳐야 받아주지? 아무리 목마른 놈이 우물 판다지만—”

푸슉!

안 그래도 잘렸던 팔이 다시 사선으로 잘렸다. 레반의 검 끝이 가차없이 움직이나 싶더니, 순식간에 두 조각이 나버린 것이다.

“······.”

정육점의 고깃덩이처럼 잘려 허공을 둥둥 떠다니는 팔.

그래도 아직은 괜찮다. 뷔에탕의 실력이라면 시간을 들여 이어붙일 수 있다. 그런데 한번 더 잘린다면 그건 장담할 수 없다.

아니, 한 번만 더 자를 거라고 장담할 수도 없다.

레반은 때마침 중단세로 검을 들어올렸다. 이제 검 끝이 향하는 곳은 뷔에탕의 안면.

콰곽!

······이었다가, 잘린 손등을 관통했다. 관통한 검은 땅바닥에 깊숙이 박혀버렸다.

“평생 외팔이 병신으로 살든지. 내 말대로 하든지.”

“······와.”

이제, 뷔에탕은 억지로 표정관리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녀는 하얀 이를 다 내보이며 진심으로 미소지었다.

“너 정말, 싸이코 정신병자구나?”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미소였다.

* * *

약간의 시간이 흘렀다.

아직도 법력을 뿜어내는 언기원보 진법 내부.

뷔에탕과 레반의 심장에 각각 다른 맹약이 새겨졌다.

스아아아—

둘의 마나 맹약이 끝내 체결된 것이다.

레반은 자그마치 세 개의 맹약을 얻어냈고, 뷔에탕은 레반이 단언했던 대로 고작 한 개의 맹약만을 가져가야 했다. 레반도 뷔에탕의 목숨을 해하지 않는다는 뻔한 맹약이었다.

이제 강제로 마나의 맹약을 깨부수는 게 아니라면, 레반과 뷔에탕은 서로 해칠 수 없게 되었다.

“영, 기분이 좋지는 않네.”

카스트라 뷔에탕은 이런 자신의 처지가 영 못마땅했으나, 불확실한 전투를 벌이기보단 본신의 안전을 확보하면서 약간의 수치 정도는 감내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뷔에탕은 방금 막 붙여 불편하기만 한 왼팔을 연신 쓰다듬었다.

그리고, 반나절 정도의 시간이 더 흐르자.

쿠르르르릉—

언기원보의 진법이 큰 굉음을 내며 마침내 흩어졌다.

바깥에는 하나같이 외모가 출중하고 기골이 장대한 인형들이 신전의 기사들처럼 대기하고 있었다. 레반 정도의 기운을 풍기는 인형들이 열 기가 넘었다.

호위 인형들은 한 기 한 기가 8레벨 이상. 저 호위 인형들이 진법 속으로 들어왔다면, 어떤 준비를 했든 레반의 수준으로는 파훼하지 못했을 거다.

헌데.

레반이 그 기립한 인형들을 둘러보던 순간.

—!

“······!”

“······어라?”

언뜻.

심상찮은 기파를 느낀 둘의 몸이 동시에 돌아갔다.

로키 시티가 한눈에 보이는, 황금빛 플라자 빌딩의 최상층.

둘의 시선은 약속이나 한 듯, 깨져있는 창밖으로 서서히 몸을 내밀었다. 신동경의 가장 높은 곳에 나란히 선 레반과 뷔에탕은 로키를 발 아래 두고 내려다보았다.

잠시간의 정적이 흐른 뒤, 카스트라 뷔에탕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녀의 입매가 삐뚜름하게 돌아갔다.

“로키에 무슨 일로 왔어? 나 도발하자고 마탑주까지 끌고온 건 아닐 텐데.”

느닷없고 때 늦은 질문.

그런데도 레반은 의외로 선선히 답해주었다. 레반의 시선은 뷔에탕과 마찬가지로 로키의 정경을 바쁘게 훑고 있었다.

“연방 정부가 움직였다. 네가 아까 집어던졌던 혈액의 주인을 죽일 겸 해서, 로키의 군벌 세력까지 토벌하는 게 이번 목적이라던데.”

“그게 목적이면 확실히 성공하겠네.”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겠군.”

“으, 개미떼. 역겨워라. 쟤는 눈깔이 참 더럽게도 많네.”

“어쩔 도리 없는 일이지. 로키는 원래가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군벌들의 도시 아닌가.”

“네 편으로 보이는 개미들이 밟히는 것 같은데?”

“모르는 얼굴이다.”

둘은 밖을 내려다 보며 뜻모를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다 잠시 뒤 ,조용히 입을 닫아버린 레반은 별안간 가부좌를 틀고는 운공에 들어갔다.

이윽고, 그런 레반의 머리 위.

지금의 맥락없고 괴상한 상황을 뒤에서 지켜만보던 자가 있었으니.

“갑자기 무슨 헛소리들을 하는 거지? 개미? 눈깔? 이 종후표도 좀 알자.”

그렇게 종후표는 저들이 무슨 소리를 하나 호기심이 생겨, 아직도 바깥의 어딘가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뷔에탕의 시선을 따라가 보았다.

하지만 앵무새의 눈으로는 희뿌옇게 보이기만 하니 답답했다. 백리뇌부 종후표의 육신이 아니라 한낱 법기에 담겨있기 때문에 시력에는 한계가 있었다.

“봐라.”

사아아아—

그때, 운공하던 레반이 안쓰럽다는 듯 청록빛 마력을 응집해 허공에 영사해 주었다.

그러자 종후표의 흐릿했던 시야가 번쩍 뜨이며 희뿌연 세상이 선명하게 바뀌어갔다.

다음 순간.

“이제 나도 확실히 알았다. 이래서 그랬군. 실로 황당하다.”

앵무새 종후표도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레반과 뷔에탕이 대화를 나누던 주제가 무엇인지 이제야 알았다.

레반의 마력을 통해 종후표가 목도한 것은.

“로키 시티가 어느새 시체 밭이 되었구만.”

······군중을 압도하는 시체들의 대행진. 로키 시티의 길거리에서 사방으로 퍼져가는 그 시체들은 감히 마릿수를 셀 수 조차 없다.

눈알이 수백 개 달린 괴물과, 무릎에 얼굴이 세 개 달린 괴물이 인간들을 잡아먹는 장면. 학살이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었다. 반쯤 잡아먹힌 인간들은 곧 시체로 일어나더니, 이지를 잃고 맞서 싸우던 공격하기 시작했다.

현재, 로키의 상황은 꿈속 파노라마처럼 흘러가고 있었다. 어쩌면 마약중독으로 인한 망상과도 비슷하게.

레반이 진법이 펼치기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다.

이것이 현실인지 영화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의 광경에, 로키 시티의 초심자인 레반도, 로키에서 잔뼈가 굵은 뷔에탕도 이제는 섣불리 말을 꺼내지 않았으며, 고요히 입을 닫고 기운을 비축하기 바빴다.

종후표가 시선을 더 멀리로 던지자.

“어떻게 무너진 것인가.”

로키 시티의 거대한 장벽에 구멍이 뻥 뚫려, 일부분이 무너져 내린 것이 눈에 들어왔다. 사실 일부분이라고 하기에는 어폐가 있는 것이, 로키의 장벽은 적어도 100미터가 넘게 무너져 내렸으며 무너진 구역도 한 곳이 아니었다.

오오오오—

게다가, 멀리서도 또렷하게 보이는 저 거대한 손가락. 그것은 거대한 손가락을 몇 백개나 이어붙여 만든 듯한 생물체였는데, 놈은 작디작은 개미. 그러니까 인간들을 가볍게 짓눌러 죽이고 있었다. 꽤 실력자로 보이는 이들도 한낱 벌레처럼 속절없이 짓눌려 몸이 터져버렸다.

목도하는 것만으로도 심히 불쾌한 장면.

깨진 창 안으로, 바람과 함께 진한 피냄새가 들이치는 듯했고.

푸드덕-

종후표의 작은 날개가 잔잔한 바람을 일으켰다.

“도무지 믿기지는 않지만, 우리가 진법 안에 갇혀있던 동안 로키 시티의 장벽이 공격을 받아 무너진 모양이다. 아무래도 네임드 가륵과 관계가 있는 사태인 듯한데, 로키에 있는 군벌 세력과 연방의 전력들은 각자 흩어져 전투를 벌이고 있다. 장벽이 저리 무너졌으니 신동경까지 시체들이 들이치는 건 시간문제. 되도록 판단을 서둘러 내리는 게 현명하겠다.”

그리고 그것은, 굳이 짚어주지 않아도 될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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