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화. 밥 먹으러 가자
#106화.
객점에서의 식사 자리를 파한 뒤.
집행관과 슬레모킨은 곧장 스테이션으로 떠났다.
— 나 진짜 간다······? 응? 이제 정말 갈게?
떠나기 전, 슬레모킨은 특히 아쉬워했다.
사실 그녀는 루베르겐 집행관과 동행하기 싫은 티를 처음부터 팍팍 냈다.그러나 집행관이 쌓인 마력을 전부 터뜨리고 약해진 탓에 어쩔 수 없이 따라가야만 했다.
힘 빠진 집행관과 더불어 가륵의 혈액을 확실히 보호할만한 무력이 슬레모킨 말고는 없는데다가, 서로 꺼리는 사이라 해도 일단은 같은 마탑 소속이라.
— ······아니면 레반도 오딘으로 간다거나? 우리 마탑 멤버가 다 같이 가는 건 어때.
그녀는 한없이 시무룩한 얼굴을 숨기며 저렇게 말했다.
물론, 나는 오딘 시티로 갈 생각이 일절 없기에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 거기서 마탑주님 만나면 내 소식이나 대신 전해줘.
— 와······너 지금 되게 냉정한 거 알아? 어떻게 남궁천 상대로 귀물함 지키면서 싸울 때보다 더 냉정한 것 같네. 하나도 안 아쉽다 이거지?
— 아쉽다.
— ······아닌 것 같은데.
오딘에 가면 귀찮은 일에 휘말릴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간단한? 목표물이었던 종후표의 느닷없는 밀고 사태로 인해 예정에 없던 수르트 행이 결정되었고, 남궁세가까지 막 뒤집어 엎어버린 마당이다.
생각해보면 또 연방의 눈에 띌 짓을 한 것이다.
집행관에게 듣기로 연방은 나를 얼굴마담.
그러니까 연방주민들의 심신 안정을 위한 프로파간다로 사용하기를 원한다고 들었다. 허나 그리 끌려다니기에는 앞으로의 인생이 짧고 내 청춘이 아까워 선동질에 놀아나줄 마음은 없었다.
이전에도 생각한 거지만, 그럴만한 수준도 안 되면서 명성부터 날리는 것은 뒤통수에 칼맞아 죽기 딱 좋은 짓이다.
나는 시간이 지나며 천천히 연방의 기억 속에서 잊히기를 바라고 있다. 뭐 두각을 드러낸 신예가 금방 자취를 감추는 경우야 흔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별 등신같은 대사건들이 펑펑 터지고 있을, 망해가는 세상이니까.
— 아무튼 금방 다시 돌아올 거니까 어디 이상한데 끌려가지 말고 있어. 얼마 안 걸려 진짜로.
— 알았다.
— 그리고 종후표 쟤는 좀 꺼림칙하더라. 불안하면······.
— 어떻게든 해보고, 정 방법이 없으면 처분하면 돼.
— 그래, 좋은 생각이네. 아! 그리고 이건 비와서 추울 수도 있으니까 필요하면 써.
— 이건 뭐에 쓰는 건데 이리 조잡하지?
— ······내가 뜨개질 연습하다가 짜본 담요인데. 뜨개질이 마나호흡 집중하는 데 생각보다 유용해서 짜다보니까 이렇게 된 거야. 그래서 조잡하다 느낄 수 있어. 응. 그럴 수 있지. 조잡해 사실.
— 춥다 추워.
— 나 다녀올게!
그렇게 집행관과 슬레모킨은 오딘으로 떠났다.
종후표 집행으로 연계된 사태들의 보고와 네임드 시체 ‘가륵’ 의 혈액은 연방 직속인 루베르겐 집행관이 알아서 처리할 것이기에, 나는 당분간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의 몸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제부터 자유인가. 아주 좋고 평화롭군.”
나는 이전 생들부터 역마살(驛馬煞)이 사주에 끼었는지, 정처없이 방랑하며 떠돌거나 전장에서만 살아온 사내이기에 멋대로 해도 상관없는 상황에 처하자, 매우 마음이 편해졌다.
나는 곧바로 수르트 시티의 불빛 가득한 거리로 나가 걸으며 달콤한 자유를 맛보았다.
찰박- 찰박-
오늘따라 날이 습하더니 어느새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는데, 근처 외곽지에 홍등가가 늘어서 있어서 은근한 운치가 있었다. 주민들은 오염물질 가득한 비를 피해 길거리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형님.”
한참 비내리는 날의 운치를 즐기던 와중에, 별로 듣고싶지 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다름이 아니고···배가 고파요. 몸 아픈 건 참겠는데, 배고픈 건 못참겠네요.”
운치에 잠겨 여러 생각들을 하는 사이, 홀쭉해진 루돌프놈은 더 이상 허기를 참지 못하겠는지 침을 질질 흘려대고 있었다.
안 그래도 못생겼던 얼굴이 더 망가졌다.
도저히 보기가 버거워 시선을 돌렸다.
“어째서 저렇게 못난 것일까. 좀 떨어져서 걸어라.”
“···그렇게 벌레보듯 고개 돌리지 마세요. 그리고 제가 어디가 그렇게 부끄러워요?”
“네가 부담스럽게 생긴걸 나더러 어쩌란 말이냐.”
“됐고요 형님, 진심으로 배가 너무 고파서 그러니까 같이 뭣 좀 먹으러 가시죠.”
“아까 객점에서 청풍이랑 나 먹을때 뭐했어?”
“······예?”
“나때는 밥시간에 밥 안먹고 투정부리면 그냥 밥그릇 엎어버렸다.”
그러자 억울한 얼굴의 루돌프놈이 굳이 내 앞을 가로막으며 항변했다.
“······아니 그게 대체 뭔 꼰대같은 소립니까? 그리고 저는 형님 때문에 이제 사람밥 못 먹잖아요. 저한테 왜 이래요?”
“개밥 먹어 그럼.”
“너무하네. 다 알면서 계속 이럴 겁니까? 형님, 진짜 나 미치는 꼴 보고 싶어서 그러세요?”
“적당히해라.”
“네.”
“여튼 나는 충분히 배부르다. 물배라도 채워봐.”
“아, 저는 물 말고 신선한 피가 마시고 싶은데요. 예를 들면 시체라든가. 저 종후새끼 저거 내가 먹어도 상관없겠.”
위이이이잉—
“너무 시끄럽습니다.”
“역시 우리 아힘사다.”
“아니 왜 맨날 나만 가지고······.”
“형장은 좋은 일행이 있어 늘 삶이 즐겁겠소. 하하하!”
이렇듯 수르트 시티에는 배고파 죽겠다고 징징대는 루돌프놈, 시끄러우면 전기톱을 돌리는 아힘사와 계속 따라오는 청풍이 남았다.
“······또 내게 끔찍한 협박을 하는 건가?”
더해서 짐덩이 하나, 백리뇌부 종후표까지.
종후표는 배고프다는 루돌프의 말에 모골이 송연해졌는지, 대가리를 볼링공처럼 굴려대며 최대한 멀찍이 떨어졌다.
퍼걱-
그러나 중간에 코가 깨져 멀리 가지는 못했다.
“······.”
저리 과민히 반응하는 게 이해는 된다.
무슨 호빵맨도 아닌데 머리 반절을 식사로 뜯어먹힌 것도 모자라, 뭐만 하면 루돌프놈 뱃속에 자꾸 넣어버리는 바람에 경계심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테니.
듣기로는 저 루돌프놈의 뱃속 안이 지옥과도 같다던데 워낙 기함을 하니 나조차도 궁금할 지경이었다.
아무튼, 저 종후표는 이미 수인 몇을 죽인 완벽한 변절자라 계속 당당히 들고 다니기에는 무리가 있다.
지금은 뒈지기가 싫어서 혓바닥 뒤에 이빨을 감추고 있을 뿐, 확실한 기회를 잡으면 이빨을 다시 드러낼 지도 모른다.
오딘으로 떠난 루베르겐 집행관이 종후표에 관한 연방의 집행허가서를 넘겨주고 가긴 했다만, 집행 서류가 있다고 해서 문제가 생기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고.
“이봐, 분명 살려준다 했잖은가! 고통 정도야 좀 받아도 된다니까? 내가 고통을 느껴봐야 뭐 얼마나 느끼겠나. 나 백리뇌부야!”
“그랬지.”
나는 원래 종후표를 ‘짐승’ 에 넣어 원하는 대로 새 삶을 줄 계획을 다 꾸며놓았다. 그런데 떠나기 전 슬레모킨이 말하길, 당장 알 헤임달 시티로 가도 혈교의 금지에 진입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을 거란다.
‘그렇긴 하겠군.’
하기야 고위 흡혈귀인 혈교의 주교들을 기절시켜놓고 짐승의 요기까지 빨아먹는 미친짓을 벌였다. 혈교의 블랙리스트에 등재되기 충분한 조건이다.
다시 아이작을 데려가 무언의 압박이라도 하지 않는 한 짐승의 사용은 요원할 것인데, 아이작이 내 말 한마디에 바로 움직여줄 정도로 한가한 엘프가 아니라는 것도 문제.
아이작 모드릭은 굉장한 거물이다. 남궁천보다도 더.
슬레모킨과의 인연으로 운좋게 만난 것일뿐, 본래 내가 쉬이 마주해 대담을 나눌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감히 8레벨인 내가 이래라 저래라, 짐승좀 쓰게 도와달라 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인간을 꺼리는 혈교의 금지에 특별히 진입하게 해준 것도, 그저 딸을 잘 봐주었으면 하는 아이작의 단순한 변덕일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사실, 호의가 넘쳐서 도와준대도 문제다.
[ ······인연이야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것 아니겠나. 이제 스물을 갓 넘겼다고 했나? 그 어린 나이에 8레벨이라는 경지에 올랐다면, 나약한 인간처럼 빨리 늙을리도 없겠군. ]
종후표놈을 어떻게 해본답시고, 실제로 슬레모킨과 덜컥 혼인을 해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래도 종후표는 천년만년 살고싶어하는 놈. 지금까지 해온 것을 보면, 갑자기 돌아버려 난동을 부릴 일은 희박할 터다.
“요기부터 감춰라.”
“아, 알겠다.”
일단 칠좌(七座)의 칼날이 떨어지는 일이 없게 종후표의 요기를 완벽히 감추도록 지시했다. 종후표는 애초에 대가리만 덜렁 남아 숨만 겨우 붙어있던 놈이라, 얼마 남지 않은 요기를 곧잘 감추는 법을 터득했다.
고수가 가까이서 확인하는 게 아닌 이상, 긴가민가 할 정도는 되겠군.
“크게 고민이 되는구나. 저놈을 어찌 해야 할지.”
“형장.”
고민하던 중에 청풍이 불쑥 끼어들었다. 청풍은 비가 내리는데도 개의치 않고 웃는 얼굴로 나를 따라오고 있었다. 우리는 외곽의 홍등가를 걷고 있었는데, 화산에 같이 안 가면 계속 따라올 기세였다.
“저놈이 필요해 끌고 갈 생각이라면, 수르트 시티 북경(北京)의 진주언가(辰州言家)를 한 번 찾아가보시오. 신묘한 법력을 불어넣어 제작한 법기나 법부적을 다루는 수도자들인데 색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요. 나같은 말코보다야 월등히 더 도인같은 사람들이니.”
진주언가.
청풍의 말을 듣자 개방의 풍령개와 절친히 지내던 언 선생이 떠올랐다. 법부적으로 목숨을 구한 덕분에 언제 한번 찾아가겠다 다짐했는데, 그러고보니 잊고 지내고 있었구나.
“언가라···언가의 수도자들은 지들끼리 처박혀 제멋대로 사는 이들이라 만나기가 쉽지 않을 텐데. 뭔가를 내어주려 하지도 않을 거고.”
“허나 화산이라면 가능하지 않겠소? 내가 사문 어른들께 여쭈어 방도를 구해보면 어떻겠소.”
“그렇게만 된다면 나쁘지는 않겠다. 가능하면 좋은 법부적이나 몇 개 구했으면 좋겠는데.”
— 어이~
“?”
끼이이익—
쾅!
내가 청풍과 진주언가에 관해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웬 자동차 한 대가 멀쩡히 걷고있던 루돌프놈을 차로 쾅! 치고 멈춰섰다. 루돌프놈은 공중에서 회전하며 삼십 미터 정도를 날아가더니 낙법도 못하고 땅을 굴렀다.
— 거기 잠깐 멈춰보쇼. 이거 크게 사고가 났네.
— 당신네들 보험사기단이야? 도로에서 차가 지나가는데 몸으로 막으면 어떻게 하나? 비싼차인데 박살난 거 보이지?
그들은 창문을 열고 몇 마디 하더니, 곧장 내려 시비를 걸어왔다. 수는 한 열 명쯤 되었는데, 주머니에 칼과 총을 차고 있었다. 여기저기 교체해둔 사이버웨어 파츠들은 한 눈에 봐도 싸구려였다.
그냥 평범한 동네 흑도로군.
— 다들 멈춰봐. 비 오는데 왜 길거리에서 꼴깝들을 떨고있나? 오염된 비라 맞으면 몸에 안 좋아.
우리는 건강을 걱정해주는 그 흑도의 말에 걸음을 멈추었다.
생각해보니, 우리는 남궁에서 전투를 막 마친뒤,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길거리를 걷고있던 터라 몰골이 아주 추레했다. 이제는 비까지 맞아서 좋게 말해도 거지꼴이었다.
음, 오해를 살만 했다.
“······.”
나는 웨스트 정크타운으로 대표되는 발두르 시티를 떠나온 이후, 이렇게 원색적인 시비를 걸릴 일이 없었기에 꽤 생소하고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수르트 시티는 발두르보다 훨씬 땅이 넓다 해도, 자그마치 십 억이 넘는 인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아가는 동네.
그래, 저런 흑도쯤은 하나 둘 있어줘야 맛이 살지.
나는 다짜고짜 엎어진 루돌프의 멱살을 잡고선, 주머니를 뒤지는 흑도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
“돌프야! 이런 것도 꽤 추억이지 않니. 퍽치기 한다음에 주머니 뒤지는거.”
그러자 차에 치어 엎어져있던 루돌프가 히히 웃었다.
“흐흐흐, 그러네요. 이러니까 괜히 정크타운 생각이 나서 저도 괜히 코끝이 찡해지고 그럽니다. 나도 퍽치기 좀 치는데.”
— 이 개새끼들 뭐라는 거야? 분위기 파악 안돼?
— 근데 이놈은 차에 치었는데 왜 이렇게 멀쩡해?
“돌프야!”
“예.”
“알아서 해라. 얼른 밥 먹으러 가야지.”
“그럴까요?”
우지지직!
— 끄, 끄아악!
수르트 시티, 외곽 홍등가의 흑도.
나와 루돌프를 잠시 옛 추억에 잠기게 해준 고마운 녀석들. 루돌프놈은 그 양아치 흑도중 한 놈의 얼굴을 덥썩 잡으며 일어섰다. 시커먼 칠흑색으로 변한 팔에 구불구불한 핏줄이 솟았다.
방금 그것은 두개골이 으스러지는 소리였던가.
“형장. 나도 남궁쪽 동네는 오랜만에 와 보는데, 외곽이라 확실히 운치가 있는 것 같소.”
“그러냐, 네가 있는 화산쪽은 어떤데?”
“저렇게 대놓고 강도짓 하는 놈들은 잘 없지. 근처에 녹림의 지부가 있긴 하오.”
— 끄아아악!
나와 청풍은 길거리에 주저앉아 루돌프의 원맨 학살쇼를 구경했다. 루돌프의 몸에는 총탄과 칼이 끝도 없이 박혀들었는데, 놈은 아무런 충격도 없이 멀쩡했다. 보니까 흑도들중 제일 기세가 사나운 자도 4~5레벨 수준이라 루돌프를 어찌할 수가 없었다.
비가 추적추적 내려주니, 땅에 피가 좀 흘러도 상관없을 것이다.
“그런데, 얘들 괜찮은 차 타고 왔네.”
카창!
나는 놈들이 마침 세워두고 내린 자동차가 생각나 즉시 유리창을 부수고 탑승했다. 완성차 기업으로 유명한 쿼롯의 양산차라 장벽 근처까지 꽤 편하게 갈 수 있을 것이다. 차창문을 깨버려서 그런지 아주 시원한 비바람이 불었다.
차창 너머로 큰 소란에 고개를 빼꼼 내민 주민들이 보인다. 하수구에서 쥐가 머리를 내민 것처럼, 그 수가 흑도들의 열 배는 되었다.
이 도시는 사람이 많다. 아주 더럽게도 많다.
더해서 온 사방이 다 답답하게 꽉꽉 막혀있다. 그나마 이 근처는 홍등가라 그런가 유독 밝은 홍색과 황색 조명이 많아 괜찮았지만.
나는 차 악셀을 천천히 밟으며 앞으로 이동했다. 루돌프놈이 흐흐 웃으며 사람 팔 뜯어대는 꼴을 보고 있자니, 저대로 그냥 두면 안될 듯했다.
“청풍아, 화산에 가기 전에 장벽 밖에 좀 들렀다가 가자. 시체 사냥꾼들 사냥하러 가는곳. 저기서 사람 찢고 있는놈 밥을 좀 먹여야 할 것 같아서.”
“화산에 숙소를 준비해두라 미리 언질을 해놓겠소.”
“그러지는 말고. 부담스러우니까.”
일단 종후표를 데려가려면, 놈이 쥐도새도 모르고 먹혀 뒈지기 전에 저 루돌프놈의 배를 채워줄 필요성이 있을듯 했다.
“돌프야! 그만 패고 타라!”
“예!”
나는 얼굴이 피로 범벅이 된 루돌프놈을 불러 차에 태우고는, 수르트 시티의 외부 장벽으로 악셀을 밟았다. 밥도 배부르게 먹이고 장벽 밖 분위기도 좀 볼겸해서.
덜컹!
악셀을 밟자 길거리에 널브러져있던 흑도놈들이 물컹하고 밟혔다. 루돌프놈은 깨진 창 밖으로 침을 몇 번 뱉으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