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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펑크의 전생자-99화 (99/157)

#99화. 같이 가겠나.

#99화.

전신에서 모가지 하나만 달랑 남은 종후표.

“이 백리뇌부 종후표를 장벽 밖으로 보내준다 약속해준다면, 많이 바라지 않고 싹 다 불겠네.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거래 아니겠나!”

그는 도통 포기를 모르는 근성있는 정치인이자 그저 조금이라도 더 살고 싶어 발버둥치는, 본능에 충실하며 상황 판단이 빠르고 이기적인 시체였다.

더해서 종후표는 여러모로 파격적인 남자였다.

나만 안 죽으면 된다는 이기적인 그 심보가, 마음의 준비를 다 하기도 전에 서둘러 튀어나온 것이다.

“믿음의 증표가 필요할 테니, 우선 한 명을 밀고하겠다! 가서 확인해보든지 하면 될 것이다.”

“?”

종후표는 자기 목숨만 온전히 보전할 수 있다면, 그다지 거리낄 게 없어보였다. 고문이나 심문 따위를 하지 않았는데도 먼저 신뢰를 보여주겠다며 빠르게 말을 이었다.

“오딘 시청에 도시기획부처장이 있네! 그자는 이미 시체의 혈액까지 밀반입해둔 상태일세. 아주 확실한 정보야.”

종후표에 비하면 그리 명망있는 자는 아니었다.

이번 수복전에 그리 크게 관련된 자도 아니었고.

종후표는 이기적이지만 영악하긴 해서, 일단 뒈지든 말든 별 상관없는 떨거지를 내던져준 것이다. 하기야 얻는 것이 확실하지도 않은데 시체와의 약속을 지키려는 놈들은 없다고 여길 터. 특히나 단호함으로 유명한 연방 집행관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종후표는 자신있는 태도로 말을 보탰다.

“주소지는 오딘 파크뷰 아파트 101동 68층 2호에 거주. 들어가서 개인 금고를 따봐. 거기에 없다면 지하3층에 있는 101동 세대별 창고를 뒤져보게. 그래도 없다면! 아파트 상가 중고 명품점에 68층 2호에서 맡겨둔 물건이 있나 물어봐. 기획부처장의 무위는 그리 형편없으니 OCPD 특별 대응팀에 신고하면 대신 처리해줄 거야. 안 믿긴다면 지금 즉시 확인해봐도 좋다.”

그는 은둔한 변절자의 집주소를 비롯해 세세한 대응 방법까지 고심해 일러주었다. 역시 말에 묘한 마력이 있다. 저렇게까지 자세히 말하니까 실제로 당장 확인해보고 싶잖아. 정치인의 지지자들이 괜히 정치에 몰입해 열광하는 게 아니군.

“······.”

듣던 루베르겐 집행관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안 그래도 종후표의 대가리를 매쉬 포테이토처럼 으깨버릴까 말까 고민 중이던 루베르겐 집행관의 마음에 불을 질러버린 것이다. 저렇게까지 의욕을 보이니 죽여버리기도 애매했다.

- 도시기획부처장이면, 별 영양가도 없는 떨거지 아닌가.

- 그래도 일단 폭로는 했잖아. 거짓말도 아닌 것 같은게, 저 눈빛을 보면 자기 부모가 변절자여도 불어버릴 것 같은데.

- ‘집행’ 은 잠시 유보하는게 좋겠군.

슬레모킨과 루베르겐 집행관, 나. 이렇게 셋은 종후표 대가리를 땅에 두고 전음으로 잠시 토론을 나누었고, 루베르겐 집행관은 종후표의 말이 사실이라면 집행을 유보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연방 정치인까지 올라간 자가 자기 입으로 밀고를 주선하겠다고 하니, 사실은 더 바랄 것이 없다던가.

“결정했나?”

종후표는 우리 셋이 일단의 토의를 마치고 결정을 내린듯 하자,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최후 변론을 펼쳤다.

“탈당! 탈 도시는 물론이고, 앞으로 발에 땀나게 뛰어 밀고하겠다! 지금은 발이 없지만. 발을 만들어서라도 다시 뛰겠다. 만약 내가 장벽 밖으로 도망가더라도 둘을 더 밀고할 예정이라 손해는 아닐 테지, 나같은 초짜 정치인하나 잡느니 다른 셋을 잡는게 낫지! 원한다면 내 정당의 비리도 조금은 까발려줄 수 있네. 말했다시피 나 종후표는 수완이 좋은 놈이야.”

그런데, 그때였다.

“저······형님?”

백리뇌부 종후표가 설득을 위한 달변을 펼치는 와중에 루돌프놈이 슬며시 다가왔다. 똥이 무척 마려운 얼굴로 보여 화장실에 다녀오랬더니, 놈은 고개를 저었다.

“오해 하지 마세요. 절대 똥 마려운거 아닙니다.”

“왜.”

“그게 진짜······아까부터 배가 너무 고파서요.”

실로 뜬금없는 소리였다.

“길거리에서 석탄빵 사먹으면 되잖아. 지금 어른들 얘기하는 거 안보여? 어디 가서 사먹고 와.”

“아······그게.”

가서 사먹고 오라는 나의 아량에도, 루돌프놈은 며칠 굶은 거지마냥 주린 배를 쥐었다. 볼이 뼈다귀처럼 홀쭉해져 있는데, 사실 보기가 조금 안쓰러울 정도였다. 그런데 여기서 한다는 소리가 또 가관이었다.

“빵이······안 땡겨서요.”

“?”

“맛이 없을 것 같아요.”

“그랬구나.”

스윽-

나는 간만에 이놈과의 진지한 대화를 위해 주먹을 들어올렸다. 루돌프놈은 주먹을 보자마자 허둥지둥하며 팔을 저었다.

“아, 아니! 잠깐만요. 저 원래 빵 좋아하거든요? 근데 왜 안 땡기죠?”

“그걸 왜 나한테 물어.”

“그러게요······.”

“이제는 아주 입맛 타령도 하고. 배부른 소리를 하고 있구나. 계속 굶어라.”

“형님, 제가 진짜로 쫄쫄 굶으면서 버텨보려고 했는데요. 정신이 나가버릴 것 같아요. 이거 몸도 계속 꿀렁이는거 보이세요? 막 토할 것 같은. 웩!”

웨엑!

루돌프놈은 입덧이라도 하는지 연신 헛구역질을 했다. 사내 새끼가 갑자기 아이라도 밴 건 아닐 테니, 장염이나 식중독 중에 하나겠군. 증상도 비슷하다.

“그냥 버텨. 응급실가면 돈 많이 깨져.”

나는 버티라는 차가운 말과 함께 돌아섰다.

“어어?”

헌데, 갑자기 들려온 종후표의 외마디 비명.

다시 고개를 돌렸다.

루돌프와 종후표가 한 프레임 안에 있었다.

내 말에 자리로 돌아가나 싶던 루돌프놈은 언제 저기까지 갔는지, 바닥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종후표의 대가리를 집어들고 있었다. 눈에 초점이 약간 흐릿했다.

그리고 일은 순식간에 벌어졌다.

와작!

종후표의 머리통을 집어든 루돌프놈이 갑자기 입을 쩍 벌리더니, 그대로 머리통 반쪽을 씹어먹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으아악!”

종후표의 머리통에서 촉수같은 살덩이 줄기가 솟아나 루돌프놈을 공격하지 않았다면, 즉시 도약한 아힘사가 루돌프의 입을 틀어막은 게 아니었다면, 아마 그대로 잡아먹혔겠지.

“?”

나는 저 광경이 심히 황당한 탓에 차마 말릴 생각조차 못했다. 다행히 종후표는 생명력이 끈질긴 사람이라 이번에도 죽는 않았다.

내쪽으로 비척대며 다가온 루돌프놈은 종후표의 피로 물든 입을 슥 닦더니,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허억! 허억! 저 이제 어떡하죠?”

“그걸 왜 나한테 물어. 맛은 있냐.”

“예, 아 냄새가 너무 좋아가지고. 엄청난 인내심을 발휘해서 딱 절반만 씹은 겁니다. 참 잘했나요?”

“그래, 그나마 잘했다.”

종후표의 대가리 절반을 씹어먹은 루돌프놈은 허기가 가시자 이제야 정신이 돌아온 듯 했다. 시체를 잡아먹었으나 감염의 징후는 없었다. 루돌프놈은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 짐승 부스러기니까.

“후우. 후우.”

“······.”

나는 거친 숨을 몰아쉬는 루돌프놈을 바라보다, 황당한지 푸하하 웃는 슬레모킨을 향해 물었다.

“짐승 부스러기는 원래 밥으로 뭘 먹지?”

“에센스를 잘 먹긴 해. 등급이 높을수록 좋아하고.”

“이놈한테 줄 에센스는 결단코 없다.”

내가 먹고죽을 에센스도 없으니 기각.

고민하던 슬레모킨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언데드를 먹여야 할 거야. 주로 언데드를 생으로 잡아먹는 걸 선호하고, 다른 거 먹이면 토하더라. 내가 가끔 사라졌던 것도, 먹이 주려고 그랬던 거야. 힘을 많이 쓴 날에는 유난히 배고파 하거든.”

“······.”

짐승 부스러기가 선호하는 먹이는 좀비 생식.

루돌프놈은 종후표와의 전투에서 난장을 피운 덕에 배가 극심히 고파졌고, 아득해지는 정신 속에서 본래의 먹이인 시체를 본능적으로 씹어먹은 것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만담을 나누던 순간이었다.

어디선가 급히 철퍽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조, 좋! 좋다! 내 지금 한명을 더 일러주겠다! 아주 큰 놈으로. 그러니 다시는 이런 불상사가 생기지 않았으면 하네. 잡아 먹히는 기분이 영 찝찝하기 이를 데 없구만!”

저쪽에서 겁에 질린 종후표가 허둥대며 꽥꽥 악을 지르는 중이다. 저 새끼는 갑자기 또 왜 저러나 싶어 유심히 살펴보니.

“방금 내가 정말 큰 각오를 다졌네. 나 종후표 말고는 제대로 아는 사람도 없어. 응? 제발 부탁을 좀 하겠네! 너무 끔찍해!”

얼굴이 반쪽으로 쪼개진 종후표는 조금전의 일로 큰 생명의 위협을 느꼈는지, 아니면 방금 사태를 격한 고문이자 협박이라고 생각했는지 여태까지 본 모습중에 가장 흥분해 고함을 쳤다.

그냥 일종의 사고일 뿐이었는데 말이다.

종후표의 발언대로 잠시 뒤, 그는 허둥대던 태도를 겨우 감추고는 곧바로 다음 변절자를 밀고해버렸다.

“남궁! 대 남궁세가(南宮世家)의 전대 가주 남궁천이 진혈(眞血)을 받은 네임드 시체 ‘가륵’ 의 피를 받기로 했네! 과거에 집행관 모리 무라타를 죽인 놈 알지? 바로 그 놈 말이야!”

“······.”

장내가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종후표의 입에서 나온 그 존재가 상당한 거물인지라, 슬레모킨조차 뭐라 적당한 말을 꺼내지 못했다.

아무런 리액션도 없이 적적한 주점 안.

우직!

“아악! 아프다! 아파!”

“가륵?”

돌연, 종후표의 두개골을 부서뜨릴 듯 강하게 집어든 루베르겐 집행관이 말했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태도. 그의 안광에서는 싯푸른 귀기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그렇다는 확실한 증거, 있습니까?”

* * *

우리는 일단 집행관을 말린 뒤, 이동하기로 했다.

언제나 딱딱하게 굴던 유크 루베르겐은 전설적인 연방 집행관 ‘모리 무라타’ 와 ‘가륵’ 이라는 과거의 존재들이 등장하자, 쉽사리 감정을 지우지 못했다.

[ 죽은 모리 무라타의 인격 메모리칩을 이어받은 사람이···저 유크 루베르겐이거든. ]

슬레모킨의 전음이었다.

아무튼, 이동하려면 이 종후표의 잘린 메두사인지 히드라인지 모를 대가리를 수습해 모셔가는게 일이었다. 계속 주점에 덩그러니 놓아두거나 축구공처럼 차고 다닐 수는 없는지라.

하지만 대가리 하나만 덜렁 남아있어도 여전히 강력한 요력이 남아있었고, 또 아까처럼 혓바닥을 뽑아 공격에 쓸 수도 있는 놈이라 우리는 고민을 해야했다. 종후표는 원체 혓바닥을 잘 쓰니까.

어디 자루같은데 넣어 다니기에는 심히 불안할 것이고···.

“제가 직접 단속하겠습니다.”

“그럴래?”

“네.”

다행히도 일행 중에 감염의 위험이 없는 아힘사가 있었기에 종후표의 목을 불로 지진다음 석탄등 안에 넣어두고 유등처럼 들고 다닐 수 있었다.

“잘리기 싫다면 움직이지 마세요.”

“아, 알았다. 걱정 마라.”

회종시계를 끌러 안주머니에 소중히 보관해둔 아힘사는 안광을 켜고 석탄등 안에 담긴 종후표를 감시하며 길을 걸었다.

해가 뜨지 않으면 도심은 늘 어두운데다 석탄등과 가스등이 흔한 알 헤임달이라 누구도 연방의 정치인이자, 백리뇌부의 고귀한 대갈통이 석탄등의 프레임 안에 들어있는지 몰랐다.

나는 유등을 들고 걷는 아힘사를 바라봤다.

깡통 프레임에 불길한 안광만이 빛나던 전쟁병기는 어디가고 다른 이들이 보기에는 육체적인 매력이 넘치는 여인의 모습이었다. 섹스토이 파츠니까. 나름 좋은 쪽으로 변했으니 좋게 생각하기로 한다.

다만, 미인이 유등을 들고 돌아다니는 바람에 남아있던 주민들의 시선을 조금 받았다. 섹스토이들이 손님을 받기 위해 이럴 때가 있다. 아마 태생부터 양아치인 루돌프가 때때로 으악을 지르지 않았다면 귀찮아 질 수도 있었겠지.

“야이 좆만아 뭘 쳐다봐. 뒤지고싶어? 내 여자야!”

“돌프야, 일절만 해라. 네 여자 아니야.”

“아, 그럴까요.”

종후표는 밝은 석탄 불빛의 뜨거운 열기에 소리를 지를만도 한데, 지금 지랄했다간 일이 꼬일 것 같았는지 꿋꿋하게 고통을 참아냈다. 살기 위해 살이 익는 고통 정도는 감내할 수 있으며, 수치스러운 감정도 저 멀리 내팽개친 사람이었다.

목표는 생존과 자신의 영달뿐.

나는 저토록 일관적인 종후표를 보고는 살짝 감탄했다.

저런 놈도 어떻게든 살아보겠답시고 모가지만 남아서 데굴데굴 굴러다니는데, 전생의 나는 너무도 쉽게 포기해버렸을지도 모른다. 주둥이이라도 지치기 전까지 더 털어볼 것을.

그때, 유크 루베르겐 집행관이 종후표에게 물었다.

“고귀한 피라고 하셨지요. 그걸 어디서 받기로 한 겁니까.”

종후표의 혓바닥에 계속 휘둘리지 않고, 곧장 핵심을 관통하는 물음이었다. 변절자야 나중에라도 때려 잡으면 그만인데, 고귀한 피를 어떤 방식으로 받기로 했으며 라그나로크의 시체들과는 무슨 수로 접촉을 했는지도 중요했다.

종후표는 잠시 망설이나 싶더니 곧장 대답했다.

“라그나로크시티의 수복전이 실패로 돌아가거나 큰 타격을 입어 혼란을 일으킨 뒤에, 여기 알 헤임달로 모여서 받기로 했네. 나는 좀 빨리 왔지.”

“알 헤임달 시티 북부를 말씀하시는지요.”

“시티 장벽의 취급이 일곱 도시중 가장 좋지 못한 곳이며, 땅은 넓고 밀도가 낮은 편이라 그리 눈에 띄지도 않을 테니. 그런데 내가 직접 와서 나가보려니, 장벽을 지키는 문지기가 생각보다 강하더군. 일격으로 죽일 수 없어보였어. 여긴 문지기의 권위가 높아 소란이 일면 필시 추격당할거고. 그래서 망설이던차에 자네들이 추격해 온 거야. 나를 꾀어 일 꾸민 놈들은 대부분 잡혔다며?”

종후표는 입이 열린김에 닫지 않겠다는 듯, 또 헛소리를 지껄였다. 그는 굉장히 끈질겼다.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거다. 정해져있는 결과지.”

“그렇습니까. 아닐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큭큭, 그럼 지금부터라도 온 연방의 인류가 하나되어 싸우든지, 구파일방 오대세가의 대단한 무공이나 마법계 대가문들의 고유 마법, 독점하고 있는 에센스를 뿌리든지 해야겠지. 근데 자기네들 밥줄인 비전을 미치지 않고서야 막 뿌릴 곳이 어디있겠어? 세상이 망하기 직전에나 풀겠지. 세상의 모든 무공과 마법을 익힌 놈이 하늘에서 뚝 떨어져서 그걸 공짜로 뿌리지 않는 이상에야.”

종후표의 말을 듣던 나는 생각했다.

저거, 생각보다 괜찮은 방법 같아 뵈는군.

쓸만한 무공과 마법들을 칩에 담아 뿌린다면···.

그러나 내가 그리 생각하고 있을때, 대강 눈을 흘긴 슬레모킨이 선수를 쳤다.

“꿈도 꾸지마. 극렬히 싫어할 애들이 한 트럭이야.”

그녀는 이 세계가 폭삭 망한대도, 무림계와 마법계는 제 밥그릇만큼은 지키려 들것이란 말을 했다. 몇 백년간 그래 왔으니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그리고 반드시 선하게 쓰일 것이라는 장담도 할 수 없다던가. 로키 시티의 군벌같은 놈들 손에 들어가면 강력한 사병 양산에 사용될 수도 있었다. 제대로 통제할 힘이 없다면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더 높다.

아무래도 쉽게 풀기 힘든 문제였다. 로라 마르티네즈나 일레힌 포이체카같은 거물들이 방패를 서준대도, 연방의 지배권력 대부분을 적으로 돌리게 될 수도 있는 일이니.

내가 그리 생각하는 사이, 종후표의 대가리를 든 우리 일행은 알 헤임달 시티 스테이션에 도착했고.

앞에서 묵묵히 걸어가던 루베르겐 집행관이, 불현듯 내쪽을 돌아보며 말했다.

“원래는 오딘 시티로 돌아가서 보고를 마쳐야 하나, 나는 이대로 남궁세가가 있는 수르트 시티로 향해볼 생각이네. 자네도 같이 가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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