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화. 한바탕 해야 하겠군요
#32화.
쓱. 쓰윽.
칼이 살갗을 가르는 소리.
나는 차가운 시술대 위에 누워있었다.
원래 나노 로봇 시술이란, 시티의 유명한 대형병원에서 셋 이상의 시술 전문의가 몇 시간 동안 달라붙어야 할 정도로 복잡한 고난도의 시술로 알려져 있는데······.
스걱.
이 언가의 사내는 그런 건 모르겠다는 듯, 길쭉한 칼을 허벅지에 대더니 피부와 근육을 슥슥 들어내고 뭔가를 그 안에 집어넣었다.
그야말로 생살을 썰어내는 고통이었다.
치직-
심지어 가끔 전류같은 것을 흘려 넣기도 했는데 내 머리카락은 시술을 받는 내내 쭈뼛 선채 내려올 기미가 없었다. 살 타는 내음이 시술대 위를 풍성히 채우고 있었다.
이거 내가 죽기 전에는 끝나는 거 맞나?
으드득.
범람하는 격통에 꽉 물고 있던 옷가지는 헌 걸레짝이 되어 끊어진지 오래였다.
이를 부러져라 악문 내가 겨우 입을 열었다.
“언 선생, 이거 언제 끝납니까?”
“어련히 끝날테니 귀찮게 묻지마.”
자신을 ‘언 선생’ 이라고 부르라던 이 진주언가의 젊은 수도자는, 실로 전형적인 불친절 의사였다.
나는 아득해지려는 정신줄을 기합으로 붙잡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거기서 고통을 참다가 부러진 치아 조각들이 툭툭 튀어나왔다.
“혹시 기절하면 그사이에 시술을 재빨리 끝낼 방도가 있습니까?”
“없다. 말 걸지 마라.”
“······.”
이 격통을 어찌 참아야 할지 도저히 감이 오질 않았다. 관우를 여기에다 데려다 놓았어도 나만큼 버티지는 못할것 같았다.
사실 그놈은 살만 좀 도려내서 뼈만 설설 깎은 것 아니던가?
한순간에 그 대단한 관우를 그놈 따위로 격하시킨 내가 뭐라 말을 더 하려 할 때였다.
서걱. 투둑-
어디서 힘줄같은 것이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
나는 분명히 눈을 감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언 선생의 당황한 표정이 보이는 것만 같았다. 자르면 안 될 곳에 칼을 댄것이 분명했다.
“아이, 이거 조졌네.”
푸쉬익-
곧 피분수가 사방으로 솟구쳤다.
나는 관운장 못지않은 전생자의 끈질긴 정신력과 호기로움으로 이 고문보다 더한 시술을 꾸역꾸역 견디고 있었으나, 슬프게도 언 선생은 화타같은 고금제일의 신의가 아니었다.
“아 몰라. 네놈이 알아서 잘 참아봐라.”
“······.”
나는 이후로도 그 끔찍한 상황을 몇 시간이나 더 버텨내야만 했고······
우여곡절 끝에 언 선생의 시술이 마무리되었을 때, 내 치아는 단 한 개도 남아있지 않았다.
“이야, 용케도 안 죽었네.”
언 선생은 의료용 나노로봇 시술을 끝내자마자 청량한 향이 감도는 갈빛 약초를 꺼내더니 그것으로 가루를 내어 호롱불에 태웠다.
그러자 요즘 세상에도 저런 약초가 있나? 싶은 생각과 함께 잠이 솔솔 찾아왔고, 어느 순간 눈을 떠보니 자그마치 하루가 지나있었다.
하루가 일 분처럼 쏜살같이 지나갔다.
‘이건 진법의 영향이군.’
그런데 신기한 것은, 잠에 들기 전까지만 해도 산산히 조각나 버릴것만 같던 육체의 고통이 너끈히 견딜만 해졌다. 약간의 오한이 들고 으슬으슬한 것 말고는 별 통증이 없었다.
나는 신기한 마음에 곧장 일어나 몸을 내려다봤는데, 내 전신은 깜짝 놀랄 정도로 멀쩡했다.
어제 칼을 대어 활짝 열었던 살갗들은 모두 흔적조차 없이 아물어 있었으며, 외상의 흉터 하나 남지 않았다.
이것은 진법이 아니라 프로토타입 나노 로봇의 효과였다.
‘이 정도였나?’
반 루벤카가 침이 마르도록 자랑하고 다닌 이유가 있었군.
그야말로 역작이라 불릴만했다. 당가가 나노해독제보다 이 기술을 빼앗기 위해 반 바이오를 무너뜨렸대도 단숨에 납득했을 것이다.
그만큼 효과가 뛰어났다. 신체 말단이 잘려 나가도 술집에서 싸웠던 좀비놈처럼 재생시켜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닌지 문득 궁금해질 정도였다.
단 하루 만에 죽음 직전의 시한부나 다름없던 육체를 이만큼 회복하는 것이 가당키나 한 얘기인가.
몸속에 진짜 화타가 들어온 모양이다.
아마 시중에 팔렸다면 전무후무한 수익이 났을 것이다. 반 바이오 컴퍼니가 대기업의 반열에 올라설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것은 영영 있을 수 없는 일이 되었다. 회사는 불타 사라져버린지 오래였으니.
쿨럭-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때, 허공에서 연기처럼 나타난 언 선생이 다짜고짜 뭔갈 내밀었다. 동그랗고 누리끼리한 단약이었다.
그는 터져나오는 기침을 가리며 말했다.
“받아서 꿀떡 삼켜라.”
“이게 뭡니까?”
“기환단이다. 빨리 처먹고 운공하든 해서 저기 저놈부터 살려야지. 어제 세상을 뜰 운명이었는데, 내 법력으로 숨만 붙여 놓았다.”
아.
너무 놀라 잠시 잊고 있었군.
고개를 돌리자 그의 말대로 숨이 넘어가기 직전인 왕초삼이 보였다. 느림의 미학이라는 이름의 악독한 마법은, 놈의 멱살을 틀어쥐고 삼도천 앞까지 끌고 간 참이었다.
내가 곧바로 누리끼리한 단약을 삼키자, 화한 기운이 가슴께를 문지르다 전신 세맥으로 흩어졌다.
조용히 가부좌를 튼 채 운공하자, 기운은 살아있는 생물처럼 움직이며 곳곳을 누비다가 단전과 회로에 사뿐히 자리 잡았다.
이윽고 충만한 내기가 두 곳에서 동시에 솟구치며 전신을 휘돌고 사라졌다. 나중에는 상쾌한 기운과 함께 여분의 내력이 몸에 남았는데, 뷔에탕의 마력을 사용한 후폭풍과 중첩된 후유증이 잠시간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정말 귀물이군요.”
“귀물은 무슨, 그저 흔한 단약일 뿐이다.”
“제가 가져온 나노로봇을 두고 한 말입니다.”
“이놈아, 장벽 밖으로 던져버리기 전에 개소리 집어치우고 저놈부터 살려라.”
“그럴까요?”
내가 왕초삼의 문신에 마력을 주입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이 고르게 되었다. 맥은 규칙적이었으며 전보다 얼굴의 혈색이 확실히 돌았다.
그러나 언 선생은 만족 못한 얼굴로 말했다.
“언 발에 오줌 누냐? 빨리 풀어줘라.”
기세를 보아하니 마법을 완벽히 풀지 않는 이상은 그냥 보내주지 않을듯 했다.
이용 가치가 상당한 왕초삼이었으나, 이미 원하는 것을 얻고 목숨까지 구했으니 이런 거지쯤은 사내답게 놓아주기로 했다.
내가 시간을 들여 저주 마법을 풀어버리자, 언 선생은 그제야 기세를 누그러뜨렸다.
“진작에 그럴 것이지.”
그리곤 대뜸 나를 붙잡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이것저것을 물어보았다. 얼굴에는 화색이 돌았는데 썩 꺼지라고 할 때는 언제고? 아예 다른 사람을 보는 것 같았다.
나는 그의 갑작스러운 관심이 조금 부담스러웠으나 언 선생같은 정크타운 바깥의 사람과 대화할 기회가 흔치 않아 도리어 괜찮다고도 생각했다.
게다가 내 목숨을 다시 붙여준 은인 아니던가.
그리고 또 대화를 나누어 보니, 언 선생은 괴짜일지언정 악인은 아니었다. 애시당초 평범한 사람들과는 관심사 자체가 달랐다. 진주언가의 수도자는 다 저러나 싶었지만, 비교적 젊은 나이의 수도자이니 유별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대화 중에 언 선생이 물었다.
“그래서, 당가로부터 도망치고 있다고?”
“예, 열심히 노력하는 중입니다.”
“당가의 위세가 닿지 않는 곳으로 가고 싶겠구만. 그럼 역시 발할라인가?”
“아무래도 그렇죠. 선생께서 힘 좀 보태주실래요?”
“푸핫, 너같은 무지렁이 하나 살리자고 당가랑 척을 지라고? 되었다. 네 놈은 어차피 당가가 아니라도 커다란 짐덩이를 하나 더 달고 있잖냐? 독해 죽겠다 아주.”
언 선생이 코를 막으며 눈살을 찌푸렸다.
카스트라 뷔에탕의 마력은 수도자인 그가 보아도 흉악한 듯했다. 그 얘기를 듣던 내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물었다.
“선생, 만약 이 마법의 파훼법을 알려드린—”
“네 마력으로 꼬아놓은 것도 못 풀었는데 그리 흉악한 걸 건드려볼 수나 있겠냐. 어불성설이다.”
언 선생은 내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자신을 낮추며 거절 의사를 확실히 밝혔다. 사실 나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기에 고개를 주억이고는 맥이 끊어지는 상황을 물 흐르듯이 넘기려했다.
“그러니까, 그거는 직접 가는거 말고는 답 없어. 가서 담판을 짓든가 아니면 뒈지든가 해. 알겠냐?”
그러나, 이미 킬킬대며 재수 없게 웃는중인 언 선생이 눈에 들어왔다. 방금 전과는 달리 또 금세 바뀌어버린 태도에 내가 입을 닫았다. 마치 다른 사람이 내 앞에 있는 것 같았다.
휘익-
돌연 그가 손을 휘젓자 허공에서 웬 부리또가 생겨났다. 그는 김이 펄펄 나는 고기 부리또를 우적우적 씹어먹으며 입을 열었다.
“근데 너는 내가 쭉 보니까 오래는 못살 운명이다. 언젠가 또 힘을 무리하게 끌어다 쓰고 죽을 테지. 대충 몸이 회복되면 여기서 얼른 나가라. 썩 꺼져.”
그리고 그게 언 선생의 마지막 말이었다.
- 으하하!
옆에서 보기에 언 선생은 수시로 마음이 오락가락하는 사람이라, 가만히 명상을 하다가도 갑자기 박장대소하며 웃어댔다. 또 왕초삼을 한참 치료하다가도 한동안 집중해 책을 읽는 등 종잡을 수 없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죽은듯이 누워있는 왕초삼의 혈자리에 가끔 시침을 했으며, 하루에 한 번은 이곳을 찾아온 의문의 중년인들을 만나 바둑이나 장기를 두기도 했다. 모두 나이가 지긋한 개방도들이었는데, 언 선생과는 오랜 구면인듯 싶었다.
나는 그런 언 선생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몸을 추스르고 운공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나노로봇 덕에 몸 상태가 최상이었으니, 후폭풍도 오래 가지 않아 잦아들었다.
그런데 축기를 하는 과정에서 이전과는 달라진 점을 발견했다. 단전에 토납되는 내기의 양이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더니.
이번 나노로봇 시술에 더해 뷔에탕의 후폭풍을 회복하는동안 격차가 크게 벌어졌던 심신이 조화를 이루며 나약했던 시종의 육체가 무인의 것이라 할만큼 일정 반열에 오른듯 싶었다.
이제 툭 쳐도 깨져버릴 것 같던 시종의 육체는 없다.
나는 이틀간 충분히 정양을 한 뒤, 언 선생에게 절을 한 번 올리고는 거처를 빠져나왔다. 밖으로 발을 내딛자 진법이 걷히며 플라자 상인들의 호객 소리가 들려왔다.
언 선생은 내가 나가는 순간에도 그놈의 부리또를 우적대고 있었다.
*
그렇게 정크타운으로 돌아온 나는, 먼저 삼호문주 등평위에게 연락을 넣었다.
[ 등평위, 아직 살아있나? ]
[ 아니 대협! 대체 그간 뭐 하시다가 이제야 연락을 주십니까? 꼼짝없이 죽은 줄로만 알았습니다. ]
모래 폭풍과 좀비들이 정크타운에 상륙해 아주 전체적으로 박살을 내버렸기 때문에, 삼호문이 있던 구역도 그 재앙을 피해가진 못했다. 천운으로 사망자는 없다지만, 기루와 도박장이 몇 개나 무너졌다며 등평위가 우는소리를 했다.
그래도 몇 번 죽을뻔한 나보다야 사정이 낫겠지. 나는 징징거리는 중년의 무인을 가볍게 무시했다.
[ 시끄럽고, 내가 있던 17번가 술집에 문도 몇 명 보내서 정리해라. 쓸만한 것들은 따로 빼서 크레딧으로 바꿔오고. ]
[ 알겠습니다. 대협. ]
그리고, 같은 날 오후 즈음.
나는 곧바로 륭을 만나서 바 테이블에 나란히 앉았다. 휴머노이드 바텐더가 술이나 음료를 권유했으나, 그는 단칼에 거절했다.
“시원한 콜라 한 잔.”
- 네, 알겠습니다.
내가 콜라를 들이켜는 동안, 륭은 자연스레 담배를 꺼내어 불을 붙였다. 진한 담배 연기가 한 차례 퍼져나간 뒤 그가 입을 열었다.
“그때 구해다준 에센스가 경지의 상승에 많은 도움이 되었나 봅니다.”
그것이 륭의 느닷없는 첫 마디였다.
나는 륭이 폭풍이 끝나면 사무소로 찾아와 달라던 이유가 궁금했지, 고작 시시한 칭찬과 생색이나 들으려 온 것은 아니었다.
“그거야 내가 손해 보는 거래였고, 바로 본론으로 넘어갑시다.”
“······.”
내 말에 륭의 눈이 어느덧 깊게 가라앉았다.
사무 보조인 클로에가 옆에 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 조금 더 어둡고 침침했다.
치익-
그는 벌써 두 번째 담배에 불을 붙이곤, 날 만나고 싶어했던 이유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라네치아 패밀리의 라네치아가 돈을 내고 피신한 주민들을 시체의 먹잇감으로 던져줬습니다. 거기서 피냄새가 퍼지는 바람에 죽지 않아도 될 타운의 주민들까지 죽었습니다. 그날 밤, 정크타운이 유독 큰 피해를 보았던 원인입니다.”
라네치아.
좀비가 몰려온 게 그 새끼들 때문이었나.
하기야 이 타운에 쓰레기들이 어디 한 둘인가. 며칠 전만 해도 인신매매를 하는 놈들이 깽판치며 돌아다녔던 이 슬럼가에서 말이다
륭은 연기를 내뿜으며 말을 이었다.
“감염된 주민들은 제가 직접 고통없이 보내주었습니다. 기백 명은 되었을 겁니다. 그들을 마주했을 때는, 이미 시체로 변모하는 중이었습니다.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뒤는 굳이 덧붙이지 않아도 되었을 말.
그는 은연중에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뭐, 나도 2회차 생의 초반에는 륭과 같은 부류의 인간이었다. 그랬기에 그를 이해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잠깐의 정적이 흐른 뒤, 륭은 뜻밖의 제안을 해왔다.
“마음 같아서는 그자를 당장이라도 죽이고 싶지만, 라네치아와 내 사무소는 보호 계약서로 묶여있습니다. 그러니 내 손으로 직접 계약의 당사자를 죽였다간 앞으로 아무도 내게 의뢰하지 않을 겁니다.”
담배를 몇 번 빨아들인 륭이 뒷주머니 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테이블 위에 내려놓는다. 초콜릿처럼 생긴 구형 메모리 칩이었다.
“놈들의 만행이 담겨있는 영상입니다. 직접 보면 이해하기 편할 겁니다.”
어차피 뻔한 장면이 들어있을 것이다. 좀비한테 사람을 먹이로 던져주는 등의 고어 영상같은 것 말이다.
내가 괜찮다는 얼굴로 손을 젓자, 칩을 다시 회수해 넣은 륭이 입을 열었다.
“레반씨가 라네치아와 간부들을 죽여주십시오. 그렇게 강하진 않으니 눈먼 총만 조심한다면 죽이는 것 정도는 어렵지 않을겁니다. 대신, 라네치아 패밀리가 공격을 당하면 나는 계약에 따라 움직일 겁니다. 못해도 한 시간 내로 도착합니다.”
“도착하면 나랑 한바탕 해야 하겠군요.”
“예, 제가 레반씨를 공격해야 합니다. 많이는 바라지 않겠습니다. 최소한 목숨 걸고 싸우는 척은 해야 하니, 딱 스무 합만 버텨주시면 제가 이번에 얻은 에센스를 모두 내어드리겠습니다. 전투중에 예기치 않게 몸이 상하시더라도 충분히 감수할 만한 양일겁니다.”
그러니까 이런 얘기로군.
내 명분을 위해서 싸워달라.
조금만 버텨주면 맷값을 내어주겠다.
“합리적이네요.”
륭의 제안은 매우 합리적이었다.
자신도 그 사실을 알고있는듯 했다.
‘마침 이사할 곳을 찾아보려 했는데.’
집단중 한 곳인 라네치아는 정크타운에 있는 한은 언젠간 마주치게 될 놈들이었는데, 멍석을 깔아준다면 나로서도 환영할만한 일이다.
더해서 놈들이 운영하는 구역의 돈줄을 고스란히 손에 쥘 기회.
이사도 하고, 에센스와 크레딧도 바짝 당기고.
무엇보다···
폭풍 속을 돌아다니며 야차처럼 좀비를 썰어버리던 저 6레벨의 실력자와 진심으로 싸워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기꺼웠다.
지금 내 수준을 가늠해볼 좋은 기회가 아니던가.
나는 어렵지 않게 그 제안을 수락했다.
“그럽시다.”
“그럼, 곧 연락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