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퓨전펑크의 전생자-13화 (13/157)

#13화. 소협과 중협

#13화.

짜악-!

삼호루 1층.

삼호문주의 두 번째 제자 여량천이 기루의 운영을 총괄하던 서대기의 뺨을 연신 후려친다.

“대기야. 싸대기 이 미련한 자식아. 손님끼리 싸우고 있는데 뭐? 졸려서 자빠져 잤어? 얼빠진 놈.”

뺨이 불어터진 서대기가 억울함을 표했다.

“싸운게 아니라 한쪽이 일방적으로 두들겨 팬겁니다요.”

“야 이 새끼야, 그 사단이 나기 전에 네가 올라가서 막았어야지!”

“형님, 막을 새가 없었어요. 웬 북터지는 소리가 나길래 위를 봤는데 발가벗은 사람이 4층에서 막 떨어지더라니까요.”

“그걸 말이라고!”

여량천은 울화를 다스리며 심호흡했다. 그럼에도 한껏 구겨진 미간은 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 으으어······.

나체로 쓰러져 신음하는 저 남자.

얼굴이 낯이 익어 자세히 들여다보니, 자신과도 꽤 면식이 있는 자였다.

기루에 자주 들러 매상을 올려주던 단골.

분명, 발두르 시티의 무슨 공무원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형편없이 두들겨 맞고 바닥에 떨어져 지금은 말도 제대로 못 한다. 자칫하면 평생 반병신으로 살아야 할 수도 있다.

“저 인간, 머리털은 왜 뜯겨있어?”

“놈들이 다 쥐어 뽑아서 창밖에 뿌렸답니다. 이런 날에는 뭔가 흩날려야 운치가 있다면서요.”

“아주 미친놈들이구만. 사내 둘이라고?”

“예···.”

이 빌어먹을 진상들 같으니.

일이 꽤 귀찮게 흘러가게 되었다.

어디 핫바지 손님도 아니고 하필 관청 공무원을 저렇게 만들어? 그것도 자신들이 운영하는 기루에서?

“이 새끼들 지금 어디있어.”

여량천이 주먹을 우둑거리며 묻자 서대기가 움찔하며 답했다.

“4, 4층 천호방에 있습니다요.”

“뭐? 천호방은 귀빈용 아니야?”

서대기가 엉망이된 남자를 가리켰다.

“원래는 저 손님이 쓰던 방이었는데···그놈들이 천호방이 시티뷰가 더 죽여준다면서 막무가내로 비집고 들어갔습니다요.”

“올라갔다 오면 넌 죽을 줄 알아라.”

삼호루 4층.

쏜살같이 계단을 뛰어 올라온 여량천과 뒤따르는 몇 명의 삼호문도들이 천호방의 칸막이를 거칠게 열어젖혔다.

탁! 드르륵!

그리고 그곳엔 살면서 두어번 정도 마주쳤던 하레니오의 떨거지 하나와 비실해보이는 사내가 기녀들과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일견 비실해보이는 젊은 사내.

레반이 여량천을 반갑게 맞이했다.

“어서와. 같이 한잔할래?”

“······.”

여량천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

옆방 손님을 두들겨 팬 다음 속옷까지 싹 벗겨 바닥에 내던진 인간치고는, 상당히 평온하지 않은가.

무섭도록 뻔뻔한 레반의 태도에 헛웃음을 지은 여량천이 입을 뗀다.

“통성명이나 합시다. 나 삼호문의 여량천이오.”

“그래 여량천아. 반갑다.”

“소협께선 이름이나 호가 없소? 사람은 죽은 뒤에 이름을 남긴다는데, 이름은 알아야지.”

“소협? 호?”

풉.

레반이 터져나오는 헛웃음을 참지 못했다.

“꼴에 무림계라고 주접을 바가지로 떠는군.”

“뭐?”

“흑도문이라길래 칼부터 꺼내서 쑤실 줄 알았더니, 손님을 웃겨줄 줄도 아네.”

그러자 밴스가 아첨하며 레반을 말렸다.

“아이고, 착한 형님이 참으십쇼.”

“돌프야. 나더러 소협(小俠)이라잖아.”

“그냥 어디서 주워들은 걸로 괜히 개폼잡는 겁니다. 지들끼리는 절대 저렇게 안 해요.”

“······이 새끼들이.”

원래 말리는 놈이 더 미운 법.

지금 여량천의 눈깔은 뒤로 돌아가기 직전이었다.

그러나 그는 초인적 인내심을 발휘해 분노를 가라앉히며 나지막히 말했다. 그래도 돈을 내고 들어온 손님 아니던가.

“이보세요. 손님들 지금 상황 파악이 잘 안 되시나 본데.”

“술맛 떨어지니까 얼른 나가라. 이제부터 시끄러운 놈은 대가리를 깨버릴테니, 여량천 중협께선 이해하시고.”

“······.:

하지만 레반의 마지막 비아냥에 드디어 여량천의 인내가 바닥났다.

“굳이 벌주를 마시겠다면야···.”

대화가 통할 상대가 아니라 결론내린 여량천은 조용히 뒤로 눈짓했다.

그러자 뒤쪽에 기립해 있던 삼호문도 응곽이 몽둥이를 들고 술상을 넘어 달려들었다.

지지직-

몽둥이의 정체는 고전압 충격기.

총보다 위력은 낮아도 취해서 진상 부리는 놈 상대론 저만한 효자가 없다. 기절시키고 팔 다리를 분지르면 저 진상들의 취기도 싹 가실것이다.

“손님, 아파도 좀 이해해주십쇼!”

응곽이 흉흉한 전기충격기을 앞세워 덤벼들자, 레반의 옆에서 술시중을 들던 설향과 화향이 화들짝 놀라 눈을 가린다.

그런데.

콰당탕!

“억!”

나자빠진건 레반이 아니라 오히려 달려들던 응곽이었다.

응곽의 눈에서 피가 철철 흘러 내린다.

‘무슨!?’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목도한 여량천이 재빠르게 바지춤의 권총에 손을 가져간다.

그러나 이어진 다음 광경에 손을 툭, 떨어뜨렸다.

“······.”

레반의 손에 산산이 깨져버린 술잔.

그런데도 잔에 담겨있던 술은 멀쩡히 허공을 부유하는 중이다.

그 기이한 광경에 장내에 있던 모두의 입이 굳게 닫혔다.

당황한 여량천의 눈이 빠르게 굴러간다.

‘마법사? 그 짧은 찰나에 술잔을 깨서 쏘아냈다고?’

설마···.

하레니오를 다 죽였다던 그자인가?

그 사내 옆에 다소곳이 앉아있는, 이제는 거의 시종처럼 비위를 맞추고 있는 하레니오의 말라깽이가 자신의 가설에 힘을 불어넣어준다.

'이런 시발, 잘못 건드렸다.'

이윽고, 황망하게 굳어있는 그를 지루한 눈으로 바라보던 레반이 입을 열었다.

“왜? 한 번 뽑아서 쏴보지.”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여량천이 즉답했다.

쏘면 죽는건 저자가 아니라 필시 자신이다. 홀몸으로 타운의 무장 집단 하나를 지워버린 사내.

문주께서 직접 오는게 아닌 이상, 이 전력으로 상대가 될 리 없었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

“대협, 술자리를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다른 방에 가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잘못 들어온 모양이네요.”

“그래?”

“예, 저희는 이만 물러가보겠습니다. 뭐하냐 이것들아! 꾸물대지말고 응곽이 저놈 챙겨서 따라나와라. 그리고 당장 이 방에 검남춘 상태 좋은걸로 한 병 넣어드려! 비싼 술인데 제가 죄송해서 사는겁니다. 하하.”

웃어보인 여량천이 잽싸게 뒷걸음질 쳤다. 팔 다리 성하게 살아 나가려면 이 방법 뿐이다.

그러나.

“내가 삼호문주와 긴히 할 얘기가 있다. 너부터 이리 와서 앉아봐.”

레반이 그를 멈춰세웠다.

“무, 문주님이요?”

화들짝 놀란 여량천은 어떻게든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노력했다.

“아~무슨 뜻인지 잘 알겠습니다. 내려가서 당장 문주께 연락을 취하겠습니다.”

슬쩍 문틀에 발을 걸치고 자연스레 몸을 돌린다. 아무도 모르게 달아날 준비를 마친 그의 등이 식은땀으로 흥건히 젖어가던 그때.

“여량천 중협.”

철컥-

권총을 뽑아들어 여량천을 겨눈 레반이 손가락을 움직였다.

“한 잔 받으시오.”

“······!”

그 손짓에 허공을 부유하던 술이 꼬물댄다.

실 달린 인형처럼 허공을 부유하던 술은 천천히 움직이더니 결국, 굳어있던 여량천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호록.

달큰한 술맛과 함께 찾아온 두려움이 여량천의 혀 끝을 맴돌았다.

“손님 술 받아먹었으면 이리 와서 앉으시오.”

아니나 다를까, 감은 틀리지 않았다.

“······알겠습니다.”

여량천은 결국 문을 나서지 못했다. 저 괴물을 상대로 도망쳤다간 다시는 세상 빛을 볼 수 없으리라.

- 뭐야, 형님이 쫄았는데?

- 아니 한 번 싸워보지도 않고······.

“야! 시끄럽게 굴지 말고 전부 무릎 꿇고 있어!”

눈치도 없이 웅성대는 문도들을 향해 버럭 호통치는 여량천. 그러곤 자신도 어정쩡하게 무릎을 꿇어앉는다.

“너도 하나 줄까.”

레반은 설향이 집어준 안주를 입에 던져넣으며 물었다.

여량천은 기겁하며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괘, 괜찮습니다.”

“문주한테 연락은 했니.”

“지금 연락을 받지 않으셔가지고 일단 메시지만 남겨뒀습니다.”

스르릉—

여랑천의 조심스러운 대답을 들은 채 만채 하곤, 이번에 새로 장만한 압축도를 뽑아 어깨 위에 떡하니 걸치는 레반. 칼날이 조명을 받아 은은하게 빛난다.

그는 동시에 술병을 들어 보였다.

“이거 비우기 전까지 연락 없으면, 네가 문주 대신 대화를 나누면 되겠군.”

“······예? 무슨 대화요?”

영문도 모른채 불안히 되묻는 여량천.

옆에 있던 밴스가 그런 그를 보며 안쓰러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너 인질된 거야.”

.

나는 망나니처럼 목구멍을 열고 술을 꼴꼴 들이부었다. 그리고 옆에서 입맛을 다시던 루돌프의 입과 콧구멍에도 시원하게 때려 부어주었다.

“아직도 답장 없냐?”

“계, 계속 연락을 취해보겠습니다.”

빠른 속도로 가벼워져 가는 술병.

슬슬 술병이 바닥을 드러낼 때쯤.

“이보세요!”

날카로운 누군가의 목소리가 좋은 분위기를 깼다.

여량천의 뒤에 병풍처럼 꿇어있던 놈들중, 가장 연약해 보이던 녀석이 뜬금없이 튀어나오며 빼액 소리 지른다.

“진짜 적당히 하시죠? 너무 하잖아!”

지금껏 더러운 성질을 꾹 참고 있었는지, 날카로운 목소리에 화가 담겨있었다.

“아···아니, 이 썅년이 지금 뭐하는 거야! 당장 안 꿇어 앉아!”

옆에서 무릎 꿇고 있던 여량천은 나를 한 번 보더니 과하게 발끈했다. 내가 칼이라도 뽑을줄 알았나보군.

나는 분명 정신병자이긴 하지만, 성질좀 냈다고 해서 다짜고짜 목을 썰어버리지는 않는다. 내가 이렇게 널널한 사내다.

“사형도 쪽팔린 줄 아세요!”

“이 미친년아! 너 때문에 우리 다 죽을 일 있냐!”

“죽더라도 싸워보고 죽어야지! 응곽이는 눈이 삐꾸가 됐는데 사형이란 사람이 그리 비굴하게—”

“삐꾸 안 됐다.”

나는 안주를 질겅대며 녀석의 말을 끊었다. 저리 날뛰는데 오해는 풀어 줘야지 않겠는가.

“······뭐라고요?”

살쾡이같은 녀석이 뒤쪽을 바라보자, 눈을 다쳤던 응곽이 소심하게 말했다.

모기 새끼만도 못한 목소리였다.

- 조, 좀 긁히긴 했는데 앞은 잘 보여.

내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잘 보인대.”

“흥, 그래요? 알았어요.”

콧김을 쒹쒹대며 돌아간 녀석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문도들 옆에 무릎을 꿇고 앉는다.

정신이 제대로 박혀있는 여인은 아니군.

“넌 손 들고 있어라. 한번 더 지랄했다간 애먼 놈들 잡겠다.”

“이런 씨, 보이면 보인다고 말을 하지.”

씩씩대면서도 손은 또 높게 든다.

나는 창피함을 못이겨 붉어진 녀석의 얼굴을 구경하다 여량천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구, 궁금한게 있소! 아니, 있습니다.”

놈이 울상이 되어 다급하게 입을 연다.

내가 말한 대화의 뜻을 알아버린 탓이다.

기녀들과 기루를 찾은 손님, 같은 문도들이 보는 앞에서 아까 그 남자처럼 스트립쇼를 펼쳐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만 아찔해져버린 것일까.

“뭐냐.”

“밑에 있던 사내는 왜 그러신 겁니까?”

“애시당초 무례하게 진상을 부릴 예정으로 왔는데, 마침 내 눈앞에다 젖꼭지를 들이밀더군. 그래서 잠시 대화를 나눴다. 사내로서 그 추태를 어찌 그냥 넘어갈 수 있겠나.”

“······.”

“그나저나 말 돌리는 꼴을 보아하니 답은 안 왔구나.”

그렇게 내가 어깨를 풀던 때였다.

여량천의 넷으로 하나의 메시지가 도착한 것은.

“아, 아닙니다. 문주님께서 답신을 방금 막 보내오셨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무슨 내용이냐면. 내가 몸이 좋지 못하니 직접—?”

어량천이 반색하며 메세지를 받아 읽었다. 하지만 놈은 얼마 가지 않아 죽을상이 되었다.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진 놈이 눈을 질끈 감고 말한다.

“······직접 삼호문으로 찾아오라 하십니다.”

찾아오라?

흑도 주제에 가지가지 하는군.

풍광 좋은 곳에서 시원한 술이나 한잔하며 건설적인 대화를 나눠보려 했건만 어쩔 수 없지.

“여량천아.”

“예, 예. 살려만 주세요.”

죽을상을 짓고있는 놈에게 물었다.

“아까 눈 다쳤다던 놈 이름이 오곡이라고 했던가?”

“이대 제자인 ‘응곽’ 입니다.”

흑도깡패 주제에 몇 대 제자는 무슨.

나는 한쪽 눈이 파편에 긁혀 잠시 애꾸가 된 놈을 지그시 바라봤다. 응곽이 파들파들 떨며 시선을 피한다.

“내 아까는 미안했다. 눈은 좀 괜찮냐?”

“하, 한쪽은 흐릿하고 한쪽은 잘 보입니다.”

“다행이구나. 잘 보이는 한쪽으로 내가 몇 걸음 걷는지 세라.”

“네?”

“너희 문주 만나러 갈 때까지 세라. 한 걸음에 백 크레딧은 받아야겠다.”

군자의 걸음은 언제나 무거운 법.

문주가 있는 곳까지 천 걸음을 걸으면 10만 크레딧, 만 걸음을 걸으면 100만 크레딧인가.

적당하군. 직접 찾아가 주는데 출장비는 받아야지 않겠나.

“돌프야.”

“예! 형님!”

“의욕적인 너도 같이 세라.”

분수에 맞지 않는 술과 안주를 맛나게 먹여주었으니, 이제 제 일을 해야할 시간이다.

“또 놀러 오세요! 소저 기다릴게요!”

“다음에도 저 설향이를 찾아주세요!”

“그래. 고생해라.”

군자는 걸음을 서두르지 않는 법···

나는 안드로이드 기녀들의 직업정신 투철한 배웅을 받으며 느릿느릿 기루를 빠져나왔다.

*

정크타운 25번가.

삼호문의 문주 등평위가 분노하며 탁자를 내려친다.

쾅!

탁자가 쪼개지며 파편을 흩뿌렸다.

“우르르 몰려가서 한 놈을 못당하냐 한 놈을!”

“죄송합니다. 형님.”

“이 망할놈아, 형님이 아니라 문주라 부르라고 몇 번을 말해!”

“아, 죄송합니다. 문주님.”

“남아있는 애들 전부 수련관 앞으로 모이게 하고, 밖에 나가 있는 놈들도 빠짐없이 불러들여. 손에 못쓰는 권총이라도 하나씩 쥐여주고.”

“예!”

대답한 이가 빠르게 사라진다.

다시 적막해진 삼호문주의 거처.

홀로 남은 등평위가 기억을 되짚어본다.

얼마 전.

삼호문과 계속 부딪히던 하레니오가 외지인에 의해 하루 아침에 사라졌단 소식을 듣곤, 그들과 원한이 있는 상위 레벨이나 기업의 소행인 줄로만 알았다.

헌데 그것이 아닌 것 같다.

수십 명의 단원과 4레벨 급이라 알려진 마법사를 쓸어버릴 정도의 외지인이 정크타운에 자리를 잡으려는 것인가?

‘그럴리가. 이 거지같은 슬럼가에 발라먹을 살점이 어디 있다고?'

그만한 실력을 가진 자라면 기업이나 정부에 투신하는 것이 맞다. 부와 명성, 모든걸 취할 수 있을테니.

벌레의 더듬이가 되는 것보단 용이나 뱀의 꼬리가 되는 편이 당연히 더 낫지 않은가.

‘명성도 아니고 돈도 아니면···.”

삼호문에 원한이 있는 자란 말인가?

자신들도 꽤 긴 시간 타운내 세력의 한축을 담당했으니, 어쩔 수 없이 생겼던 마찰이야 많다면 많겠지만······그간 큰 문제가 될 만한 인물과 부딪친 적은 없을 터.

하레니오 갱단처럼 짧은 시간에 마구잡이로 세력을 불려 적을 만든 것도 아니다.

모두 아니라면 블랙넷을 돌아다니다 운 좋게 불법 마공이라도 다운로드받은 천둥벌거숭이?

“답답하군.”

혼자 머리를 열심히 굴려봐도 도저히 그런 기행을 벌인 놈이 자신을 찾는 이유를 모르겠다.

괜히 머리만 복잡해진 등평위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하레니오 놈들보다는 말이 통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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