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9장 신비한 청년 (38/79)

제9장 신비한 청년

“아니 이게 누구야?”

유성탄 일행이 감숙의 지천(支川)을 지나고 있는데 누군가 반갑다는 듯이 소리쳤다.

‘뭐야 저 놈은? 하여간에 세상은 참 좁다더니 보기 싫은 놈들은 꼭 다시 만난다니까…….’

“하하하, 야바위꾼을 여기서 다시 만나다니 정말 반갑다.”

그는 장터에서 유성탄과 동전 두 문 가지고 고추까지 입에 올리며 싸운 청년이었다.

“그런데 야바위꾼이 아니고 산적이었나?”

청년은 유성탄의 뒤에 쫙 포진한 유성방도들을 보며 이상하다는 듯이 말했다.

“너 맞고 잡냐?’

유성탄은 그렇지 않아도 얄미운 게 말까지 밉게 하자 한 대 때릴 듯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에이, 우리 사이에 그러면 안 되지!”

“우리 사이? 나하고 너 무슨 사인데?”

“우리 친구 아니었나?”

“거참, 조금 유명해졌다고 벌써 잡파리가 끼어드는군. 난 너랑 친구 되고 싶은 생각 전혀 없으니까 그만 가라. 내가 지금 애들하고 놀 나이는 지났다.”

유성탄은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는 듯이 그자의 옆을 지나쳤다.

“굉장한 고수다.”

지정우가 온몸을 찌릿하게 만드는 청년의 기운에 움찔하며 고화월에게 조그맣게 말했다.

“나도 안다. 아까 장터에서는 멀어서 몰랐는데 가까이 해보니 지금까지 본 자들 중에 최고의 고수인 것 같다.”

고화월도 무척 긴장한 얼굴로 답했다. 그들이 상대해 본 자들 중 제일 고수라면 최소한 무림 백대고수에 맞먹는 무공을 지니고 있다는 말이었다.

“대형, 우리 전부가 덤벼도 이기기 힘든 자입니다.”

유성탄의 옆에 바짝 붙어 걷던 강태웅이 뒤를 슬쩍 보더니 유성탄에게 말했다.

“누가?”

“조금 전 그 공자 말입니다.”

“그까짓 게 세봤자지. 생긴 것은 꼭 기생오라비같이 놈이 내 제대로 걸리면 그때는 작살을 내줄 거다.”

“그런데 계속 쫓아오는데요?”

뒤를 쳐다보던 철패의 말에 유성탄이 짜증난다는 듯이 말했다.

‘에이, 거머리 같은 놈!’

* * *

“청담에게서 연락이 왔다.”

사망지존의 음성이 정청 안을 울리자 좌우에 앉아 있던 십여 명의 사망회의 수뇌들은 앞에 놓인 종이를 읽기 시작했다. 청담이 보낸 서찰을 복필해서 모두가 읽게 놔둔 것이었다.

사망지존 율천향은 절대적인 권력으로 사망회를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었지만 그의 무서운 점은 뭐든 수하들의 의견을 경청한 후에 결정을 한다는 것이었다.

“낭인칠웅이라는 자들이 유성방이라는 방을 결성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파에서도 견제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경우는 방이 너무 허접해서 관심을 두지 않는 경우와 먼저 건드리기가 께름칙하여 다른 파의 눈치를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들이 결성한 유성방은 분명 허접한 방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도 유성방을 허접하다고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모두 유성방이 어떻게 되어갈지 주시하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서찰에 쓰인 것이 맞다면 유성방은 오로지 마질대형 유성탄이라는 놈 하나에 의해 지탱되는 방입니다. 그놈만 제거한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들의 대화로 미루어 청담의 서찰을 통해서만 유성탄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아님이 분명했다.

“흑혈신마와도 무슨 관계가 있는 듯한데 아직은 확실한 것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디서 갑자기 나타난 놈이 흙탕물을 만들고 있어 미꾸라지인 줄 알았는데 이무기였던 것 같습니다.”

눈에서 죽음의 기운을 풀풀 풍기며 사망지존은 그들의 말을 듣다가 입을 열었다.

“알았으니 이제 대처법을 말해라.”

“우선은 그놈이 우리와 같은 마도인지 아니면 정파를 표방할지가 중요한데, 아직은 확실한 결론을 못 내고 있습니다. 출신이 낭인이고 사방에서 하는 짓을 보면 정파로 보기가 힘든데 이상하게 정파에게 같은 부류로 인정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유는?”

“이유는 모르지만 누군가가 유성탄이란 놈에게 호의적인 소문을 퍼뜨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소식의 퍼짐이 거의 개방에 맞먹을 정도로 빠릅니다.”

“뒤에 누군가 있기는 있다는 말이군…….”

“또 하나, 그 놈의 무공에 대한 것입니다. 우리가 다각도로 조사해본 바에 의하면 그놈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곳이 안남의 비월문과 남무림 간의 패권다툼 때였습니다. 안남지존을 죽이는데 그놈이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더군요. 그 이후 왕태산의 산적을 작살냈고 갑자기 북상을 하더니 뜻밖에도 마룡방과 시비가 붙었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마룡방의 두 개 무력집단이 그들에게 깨졌습니다. 아마 무림 제파에서 말은 하지 않았지만 이미 그때부터 그들을 주시하기 시작했을 겁니다.”

“그런 놈들이 왜 갑자기 사망회를 건드렸다는 말이냐?”

“이유가 없습니다. 그놈들이 하는 행동을 보면 전혀 일관성이 없습니다. 사방에서 사고는 치는데 어느 하나 연결이 되는 것이 없습니다. 이번 일도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론을 내려라.”

“제거를 해야 할 놈으로 보입니다. 청담은 그 놈이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했는데 우리의 정보망에는 이미 걸려 있었습니다. 그놈들은 지금 감숙에 이미 들어와 있습니다.”

“누구를 보내는 것이 좋겠느냐?”

“최소한 본회의 십위 안에 드는 고수가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수하들의 얘기를 들으며 나름대로 분석을 하던 사망지존이 다시 입을 열었다.

“패존이 지금 그 쪽으로 나가 있다고 들었는데…….”

“황궁에서 보낸 검찰관과 그를 호위하는 자들이 대단한 고수라 하여 패존께서 제거하시겠다고 직접 가셨습니다.”

“쓸데없는… 하긴 답답하기도 했겠지…….”

“패존이 나가 있다면 간단하게 됐다. 패존에게 연락해서 검찰관과 유성방을 다 없애버리라고 해라.”

“존명!”

* * *

“햐, 이런 깊은 산속에 뭐 볼 게 있다고 간이주점이 있을까?”

산의 중턱을 넘어가는 길목에 유성탄은 간이주점이 열려 있는 것을 보고는 재미있다는 듯이 말했다.

“수상하군요.”

고화월이 나서며 말했다. 지금까지 산을 넘어오면서 본 사람은 유성탄과 싸운 청년 하나뿐이었다. 그렇다면 이 산에 통행이 무척 드물다는 반증이었다. 그런 곳에 간이라고는 하나 주점이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수상한 것이었다.

“수상하건 괴상하건 먹을 것은 있을 것 아니냐? 우선 먹고 수상하면 그때 작살내면 된다.”

유성탄은 말을 끝내기가 무섭게 성큼성큼 천막 안으로 들어갔다.

“헤헤헤! 어서 오십시오.”

유성탄 일행이 천막 안으로 들어서자 머리가 하얀 꼽추 하나가 반가이 맞는다.

“저거 늙은이냐, 어린애냐?”

자리에 앉은 유성탄이 꼽추 점소이를 보며 신기하다는 듯이 물었다.

“글쎄요. 얼굴은 동안인데 머리는 하얗고 말하는 투는 어린 듯한데 목소리는 늙었습니다.”

“거기다 저 등에 저건 뭐야? 뭘 넣고 다니는 거지?”

“뭘 넣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어릴 때 상처를 입어가지고 뼈가 튀어나온 겁니다. 보통 꼽추라고 하지요.”

“저게 꼽추야? 그러고 보니 좀 불쌍하네.”

“세상에 팔지신타(八指神駝)를 가엾다고 하다니 저분이 들었으면 아마 네 사지를 뽑아 죽였을 거다.”

유성탄을 계속 쫓아온 청년이 또 끼어들며 꼽추노인을 팔지신타라고 했다. 그러자 유성탄을 제외한 모두가 깜짝 놀라 일어섰다. 팔지신타라면 무려 일 갑자 전부터 무림에서 이름을 떨치던 고수였다. 당연히 무림 백대고수의 상위에 속해 있었지만 약 삼십 년 전 갑자기 사라졌었다. 그런 그가 이런 산에 있는 간이주점에서 점소이를 하고 있다니.

그런 그를 흘겨보듯 쳐다보던 유성탄이 짜증난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넌 또 왜 끼어드는 거냐? 난 동전 두 문 가지고 발발 떠는 치사한 놈과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

“남 말 하고 있네? 동전 두 문을 벌려고 속임수나 쓰는 야바위꾼하고 속임수로는 돈을 잃고 싶지 않다는 나하고 누가 치사한 놈인지 한번 물어볼까?”

‘이게 말을 무지 잘하네…….’

“난 고추가 없을지도 모르는 놈과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

“그러니까 목을 걸자니까?”

‘에이 씨! 진짜 짜증나는 놈이네…….’

“나는 내가 말할 때 끝까지 말대꾸하는 놈과는 얘기하기 싫다.”

“그냥 나랑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해라. 말도 안 되는 이유만 자꾸 붙이지 말고.”

“난 정말 너랑 얘기하고 싶지 않다.”

“왜?”

“넌 동전 두 문 가지고 치사하게 굴었다.”

다시 또 똑같은 말이 유성탄의 입에서 흘러나오자 청년의 얼굴이 구겨졌다.

“자자자! 가져가라. 치사한 놈아! 이제 됐냐?”

청년이 질렸다는 표정으로 동전 두 문을 내밀자 유성탄은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 챙겼다.

“난 고추가…….”

“알았다. 난 고추 있다. 됐냐?”

“난 말할 때마다 말대꾸하는 놈을 제일 싫어한다.”

‘큭큭! 대형은 나보고 만날 잘 개긴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대형께서 개기기는 제일 잘하는 것 같습니다.’

듣던 장우왕이 결국 참지 못하고 킥킥대자 전부가 다 킥킥대기 시작했다.

“내가 잘못했다. 됐냐?”

“우리가 먹은 음식 값도 네가 내라.”

“세상에 너같이 치사한 놈도 없을 거다.”

“난 너랑 얘기하고 싶지 않다.”

청년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유성탄을 쳐다보더니 의자에 털썩 앉으며 말했다.

“어디까지 가냐?”

“네가 상관할 것 없다.”

“만약 가는 길이 같으면 계속 밥값이랑 숙박비는 내가 대주려고 그런다.”

“북창부까지 간다.”

유성탄이 여비를 모두 자신이 대겠다는 말을 듣자마자 행선지를 밝히자 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쳐다보던 청년은 피식 웃었다.

“악인들이 악마보다도 더 무서워한다는 마질대형이 이렇게 쪼잔한 남자일지는 세상사람 아무도 모를 거다.”

청년의 말에 모두의 얼굴이 약간 딱딱해졌다. 뭔가 이상함은 느꼈지만 그가 이미 그들의 정체를 알고 나타났었다는 것이 밝혀지는 순간이었다.

“하하하! 너무 그렇게 긴장들 하지 마시오. 처음부터 알고 다가선 것은 아닙니다. 야바위 놀이가 너무 신기해서 장난 좀 친 건데 세상에 이렇게 치사한 사람도 있구나 싶어서 도대체 누군가 알고 싶어 알아 본 것뿐입니다.”

“너 자꾸 나보고 치사하다고 그러는데 세상에 나보고 치사하다고 하는 놈은 너밖에 없을 거다. 아무한테나 물어봐라, 내가 얼마나 통이 큰 사람인가.”

말을 마친 유성탄이 좌중을 둘러보았다. 그러자 그와 눈이 마주치는 사람마다 모두 눈을 내리까는 게 아닌가.

“에이 씨!”

“뭐야 그럼 이 간이주점을 차린 게 너야?”

“이 산은 굉장히 깁니다. 아무리 봐도 준비가 부실한 것 같아서 내가 여러분을 위해서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여기를 지날지는 어떻게 알았냐? 너 혹시…….”

“혹시 뭐?”

“내가 확실히 말해 두는데 나는 남자한테는 관심이 없다.”

청년이 유성탄의 말에 어이가 없는 실소를 터트리는데 팔지신타가 안에서 나왔다.

“공자님, 음식 나왔습니다.”

팔지신타는 무림의 대선배였다. 그가 나오자 모두 일어섰다. 그대로 앉아 있는 사람은 유성탄과 청년뿐이었다.

“넌 어른이 나오는데 일어서지도 않냐?”

“그런 넌 왜 앉아 있는데?”

“난 신분이 다르다.”

‘이게……!’

속으로 중얼거린 유성탄도 지지 않고 말했다.

“니 신분이 뭔지는 모르지만 난 낭인칠웅의 대형이고 유성방의 방주이며 마질대형이다. 까불지 마라.”

“하하하! 정말 그걸 진짜 대단한 신분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큰소리치는 거냐?”

유성탄은 청년의 웃음소리를 듣자 이상하게 쪽팔려 옴을 느꼈다.

‘에이 씨! 공짜라니까 먹기는 하지만 다 먹고 나면 넌 다시 왕따다.’

“연 공자님께서는 지금 어디에 가시는 중이십니까?”

식사를 하면서 강태웅이 은근 슬쩍 물었다. 청년은 자신의 이름을 연소주라고 했다. 하지만 연씨 성에는 유명한 세가는 없었고 저명한 인물도 근래에는 없었다. 정체를 이름으로는 도저히 알 수가 없자 다른 방법으로 알아볼 생각을 한 것이다.

“지금 감숙의 북창부라는 곳에 가는 중입니다.”

“너 진짜! 남자가 남자를 쫓아다니는 것만큼 추한 게 없는 거다. 도대체 왜 자꾸 쫓아오는 거냐?”

유성탄은 밥만 다 먹으면 연소주를 떼어 놓고 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하는 말을 들어보니 끝까지 따라붙으려는 것 같았다.

“이상하게 목적지가 같아지기는 했지만 정말로 난 북창부에 간다.”

‘이런 거머리 같은?’

“좋다. 그럼 너도 북창부에 가라. 하지만 우리 뒤를 따라올 생각은 마라.”

유성탄이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딱 부러지게 말했다.

“그래? 그럼 그렇게 하든지. 가면서 엄청 비싸고 맛있는 것을 사주려고 그랬는데… 거기다 숙박비도 내가 책임지기로 하지 않았던가……?”

‘이 씨! 그걸 깜빡 했네.’

“하하하! 그러려고 했지만 같은 강호의 동도가 되어가지고 목적지도 같은데 혼자 가게 하는 것은 너무 심하지? 북창부까지 그냥 같이 가자.”

유성탄이 당장 말을 바꿨다. 그리고 그런 유성탄을 보며 연소주는 커다랗게 웃었다.

‘저게 웃는 소리가 영 기분 나쁜데… 왜 꼭 비웃는 것같이 들리냐? 에이, 그냥 우리만 갈 걸 그랬나?’

연소주의 웃음소리가 영 기분이 나빠진 유성탄이 약간은 후회하는 얼굴로 유성방도들을 쭈욱 쳐다보더니 다시 생각했다.

‘그래, 돈은 아낄 수 있는 데까지 아끼는 거다. 자식들이 너무 많이 먹는단 말이야…….’

나오는 족족 입으로 집어넣는 아우들과 수하들을 보며 유성탄은 자존심을 간단하게 팔아버렸다.

특별한 임무를 띠고 감숙의 북창부로 향하던 연소주는 사방에서 들려오는 마질대형의 소문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사람마다 표현하는 게 너무 달랐고 행실에 대한 평가도 너무 상반된 것이 어떤 사람일까 하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처음 그가 주루에서 유성탄에 대한 소문을 접했을 때 산적들이 악마처럼 무서워하는 사람이라는 말에 얼마나 흉측하게 생겼기에 산적들이 악마라고 할까 하는 호기심을 가졌다. 그러나 곧 이어 들려오는 소문은 그가 가난한 양민들에게는 부처 같은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다시 들려온 소문은 돈에 엄청 치사하고 사람들을 무지 찌질하게 괴롭힌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각각 소문은 청호채와 팔달채의 산적들이 퍼뜨린 것과 청호산 주위의 화전민들이 낭인칠웅이 떠난 후 퍼뜨린 것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은 만류장의 무사들과 하인 하녀에게서 나온 소문이었다.

그런데 우연히 주루에서 유성탄 일행을 본 그는 즉시 유성탄을 알아낼 수 있었다. 그것은 그의 정보망이 뛰어나서도 아니고 그의 머리가 천재라서 저절로 알게 된 것도 아니었다. 잠시도 쉬지 않고 자신의 무용담을 아우들에게 자랑하는 유성탄의 입을 통해서였다. 그리고 이어진 유성탄의 야바위판에 그는 자신도 모르게 엄청 웃어댔다. 그가 들어온 무림인들의 모습과는 너무 달랐기 때문이었다.

“하하하! 그러니까 나 마질대형의 이름이 천하를 울리고 있다 이 말 아니냐?”

“그런데 이렇게 만나보니 왜 마질대형이 악질이라는 말을 듣는지 알 것 같다.”

“그게 뭔데? 만약 이유가 타당치 않으면 더 이상은 안 봐준다.”

“너무 무식해서 그런다는 결론이 나왔다.”

유성탄은 자신의 가장 아픈 점을 찔리자 잠시 말을 멈췄다.

“이유가 너무 타탕하지?”

[공자님! 이상한 놈들이 주위를 포위하고 있습니다.]

연소주가 유성탄과 계속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팔지신타의 전음이 들려왔다.

[포위요? 산적인가요?]

[산적으로 보기에는 무공이 다들 너무 높습니다.]

[신타가 혼자 다 처리할 수 있겠어요?]

[나와 맞먹는 고수가 한 명 있습니다. 혼자 처리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연소주와 팔지신타가 전음을 나누고 있는데 유성탄이 물었다.

“너 나쁜 짓하고 돌아다녔냐?”

“내가 왜?”

“그렇지 않다면 웬 놈들이 갑자기 우리를 에워싸겠냐?”

유성탄의 말이 떨어지자 강태웅을 비롯한 모두가 검을 곧추세우며 일어섰다. 그리고 연소주 역시 놀라고 만다. 팔지신타 같은 고수가 방금 알아낸 것을 유성탄이 거의 동시에 알아냈기 때문이었다.

잠시 신기한 눈으로 유성탄을 쳐다보던 연소주가 지지 않고 말을 받았다.

“내 생각으로는 내가 아니라 너를 죽이러 온 것 같은데? 너 사방에 원한을 엄청 많이 짓고 다녔잖아?”

“누가 그런 헛소문을! 원한이라니! 나만큼 사방에서 존경을 받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라.”

연소주는 펄쩍 뛰는 유성탄의 말에는 대꾸도 없이 일어서더니 주점 밖으로 걸어 나갔다. 그러자 어느새 팔지신타가 그 뒤를 따라붙고 있었다.

“하하하! 팔지신타가 나타났다고 해서 긴가민가해서 본좌가 직접 와 봤는데 정말이었군. 삼십여 년이나 어디 처박혀 있었으면 그냥 그대로 있지. 뭐 하러 세상에 다시 나와서 죽을 자리를 찾아든 거냐?”

“사망패존(死亡覇尊) 종무방?”

팔지신타가 놀란 목소리로 소리쳤다.

“하하하! 거의 사십 년 만인데도 기억을 하는 것을 보니까 그래도 죽을 때는 아직 안 되었나보구나!”

사망패존은 사망회의 사망혈존 그리고 사망검존과 함께 사망삼존(死亡三尊)이라 불리는 사망회 최고의 고수 중의 한 명이었다. 회주인 사망지존과 호형호제한다는 자들로 그들이 직접 모습을 나타내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허허, 삼십 년 만에 나타난 내가 뭐가 그리 두려워서 네가 직접 나왔는지 모르겠구나.”

팔지신타가 긴장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며 말을 하는데 유성탄이 득의만면한 모습으로 나왔다.

“봐라! 내가 그랬지? 너를 찾아온 거라고!”

그리고는 유성탄은 그들이 하는 말로 미루어 연소주를 죽이러 왔다는 것을 알고는 통쾌하다는 듯이 소리쳤다.

“다 늙은 너 때문에 본좌가 직접 나올 리가 있겠느냐? 마질대형인지 뭔지 하는 놈을 때려 잡으러 왔는데 운이 좋았는지 너희들까지 만나서 기분이 좋구나.”

사망패존 종무방의 말을 들은 유성탄의 얼굴이 확 변했고 뒤를 이어 연소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봐라! 너랑 원한이 있는 자가 맞잖아!”

‘이 씨!’

“하하하! 귀엽게 노는구나. 걱정 마라. 어차피 너도 곧 죽을 거다.”

종무방은 연소주를 쳐다보며 징글맞게 웃으며 말했다.

“이제 보니 사망회에서 내가 이미 누군지 알고 있다는 말이군요.”

연소주는 종무방의 말을 듣자 자신 역시 그들의 목표라는 것을 알았다.

“사망회를 우습게보지 마라. 네가 감숙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이미 너는 산목숨이 아니었다.”

[신타! 저자의 무공이 어느 정도인지 아세요?]

[본노와 거의 맞먹을 겁니다.]

연소주는 신타의 전음을 들으며 종무방의 주위를 둘러보았다. 종무방의 주위에 서 있는 자는 거의 오십여 명이었다. 그런데 그중의 십여 명의 무공은 일류의 수준을 넘은 고수였다.

‘내가 너무 쉽게 봤구나. 감히 나를 죽이려든다는 것은 사망회에서 반역이라도 꾀하는 건가?’

연소주는 상황이 자신에 불리하다는 것을 직감했다. 유성방의 무사들이 모두 삼십여 명 정도 되었지만 전체적인 무공은 사망회의 무사들보다 약한 것이 분명했다.

[신타, 제가 신호를 보내면 즉시 사망패존을 공격하세요. 아무래도 속전속결로 처리해야만 우리가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네요.]

[공자님, 우리만이라면 얼마든지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저들이 다 죽어요. 그럴 수는 없어요.]

[하지만 존체에 아상이 생기면…….]

[제 말대로 하세요. 그럼 셋 하면 공격하세요. 하나, 둘…….]

연소주는 최대한 빨리 사망패존을 팔지신타와 자신이 협공해서 제거할 수만 있다면 반전을 꾀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는 기습을 노렸다. 하지만,

“이 호랑말코 같은 놈아! 감히 마질대형을 때려잡아? 넌 좀 맞아야 돼!”

유성탄이 그새를 못 참고 사망패존에게 다짜고짜 덤벼든 것이다.

“저놈의 자발……!”

하나만 더 세면 기습이 성공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유성탄이 한 발 먼저 덤비자 연소주의 입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유성탄의 자발없음을 한탄하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쾅!

엄청난 굉음과 함께 유성탄이 뒤로 쭈욱 밀리는 것이 보였다.

“가소로운 놈! 버러지 같은 산적 놈들 조금 상대했다고 무서운 게 없나보구나! 감히 나에게 공격을 해!”

어느새 종무방의 손은 흑색으로 변해 있었다. 그에게 패존의 이름을 붙여준 철마흑권이었다.

‘이 씨! 재수 옴 붙었다.’

유성탄은 한 번의 격돌로 자신이 이기기 힘든 고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안남의 척 뭐시기인지 하는 그 늙은이보다 더 세다. 이걸 어쩌나? 도망가?’

단 한 번의 격돌로 자신이 먼저 나선 것을 엄청 후회하는 유성탄이었다. 그러나 생각도 그리 길게 할 수는 없었다. 이미 종무방의 흑권이 유성탄의 얼굴로 짓쳐 들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연소주는 유성탄이 죽을 것 같자 급히 나서려고 했다. 하지만 팔지신타의 손이 그의 팔을 잡았다.

“잠시만 더 기다려 보십시오.”

왜 잡냐고 소리치려고 하는데 팔지신타가 조용히 말했다.

유성탄은 얼굴을 무지 중요시 여겼다. 자신의 매력이 잘생긴 얼굴 덕이라고 착각 속에 사는 그로서는 얼굴이 부서지는 것은 죽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유성탄은 급히 손을 들어 종무방의 장을 막았다. 동시에 팔을 살짝 뒤로 빼면서 뒷걸음을 쳤다.

놀랍게도 만류장에서 싸우면서 배운 팔괘장의 상대의 공격을 약화시키는 방법을 유효적절하게 사용하는 유성탄이었다.

싸움은 유성탄과 종무방의 둘만의 싸움이 되고 있었다. 종무방을 따라온 무사들은 당연히 유성탄이 곧 죽을 것이라고 믿고 있으니 싸움에 끼기는커녕 유성탄 일행이 끼지 못하게 견제를 하고 있었고, 유성탄의 아우들 역시 유성탄이 이기지는 못할지언정 지지는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돕지 않을 거예요?”

연소주가 검을 빼 든 채 경계만 하고 있는 강태웅을 보며 물었다.

“흑혈신마도 죽이지 못하는 대형입니다. 비록 사망패존이 강하다고 해도 대형께 상처를 입히지는 못할 겁니다.”

강태웅의 말에 연소주는 눈을 크게 떴다. 맞는 말이었다. 흑혈신마가 누구인가. 그가 죽이지 못했다면 사망패존으로서는 유성탄을 이길 수는 없는 것이다.

‘아하! 이런 식으로 하니까 아프지 않게 막을 수가 있구나!’

유성탄은 생각 외로 사망패존의 철마흑권을 잘 막아내자 기승이 올랐는지 크게 소리쳤다.

“이 자식아! 주먹만 검다고 세지는 게 아니다.”

“이놈이! 감히 본 패존을 약올려!”

종무방은 유성탄의 말에 화가 났는지 전력을 다해 권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실수다! 그냥 싸우는 건데 괜히 약올렸나보다.’

갑작스럽게 온몸을 향해 떨어지는 종무방의 권에 기겁을 한 유성탄이 자신의 자발없음을 후회를 했지만 이미 철마흑권의 마지막 삼식이 펼쳐지고 있었다.

종무방의 철마흑권은 전 삼식과 후 삼식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전 삼식은 특정한 타격점을 골라 공격하는 것으로, 일식은 목 위를 이식은 허리 위를 삼식은 무릎 위를 공격한다. 하지만 후 삼식은 어떤 타격점을 정해놓지 않고 주먹이 가는 대로 때리게 되어 있었다. 당연히 위력적으로 후 삼식이 강했지만 단점은 진기의 소모가 많아 여간해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잘 막아 나가던 유성탄은 정신없이 쏟아지는 종무방의 흑권에 속절없이 터지기 시작했다.

‘되게 아프네. 그래도 그 장의사 영감 주먹보다는 견딜 만하구나.’

종무방은 무수히 맞으면서도 유성탄이 버티고 있자 속으로 놀라고 있었다. 십대고수라 해도 자신의 권을 이렇게 무방비상태로 몸에 맞는다면 견디지 못할 거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던 그로서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얏!”

종무방이 갑자기 두 손을 깍지 끼더니 그대로 유성탄의 뒤통수를 갈겼다. 얼굴만은 안 맞으려고 손으로 가리고는 나름대로 열심히 피하고 있던 유성탄은 갑자기 뒤통수에 큰 충격을 받자 그대로 개구리 뻗듯 앞으로 엎어졌다. 그리고 그런 그의 뒤통수를 종무방의 발이 그대로 세게 밟아버렸다.

연소주는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에 손도 못 썼다.

‘이런, 오랜만에 재미있는 친구를 얻어서 즐거웠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으윽!”

연소주가 안타까운 탄식을 내뱉는데 갑작스런 종무방의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놀랍게도 얼굴이 땅속에 박힌 유성탄의 허리가 거꾸로 접히더니 유성탄의 발이 종무방의 가슴을 그대로 가격한 것이었다. 도저히 인간의 몸으로는 할 수 없는 공격에 다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던 종무방은 그대로 가슴을 가격당하고 말았다.

“너 죽었어! 감히 이 잘생긴 얼굴을!”

얼굴이 땅에 박히며 유성탄은 잘생긴 얼굴이 황대산같이 변할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느꼈다. 그 순간 그의 몸을 휘돌던 선천지기가 온몸으로 퍼지며 그를 보호하기 시작했고 자신도 모르게 종무방을 가격하는 발에 그의 선천지기가 가미되어 버렸다.

“으윽! 이런 말도 안 되는 힘이…….”

뒤로 열 걸음 이상 물러난 종무방의 입가에서는 피가 선연히 보이고 있었다. 단 한 발의 공격에 내상을 입은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엄청나게 열받은 유성탄이 그대로 짓쳐들더니 무차별적으로 종무방을 때리기 시작한 것이다. 무림 백대고수의 상위 자리를 차지하고는 수십 년간 무림을 횡행해 온 종무방으로서는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치욕의 순간이기도 했다. 거기다 유성탄의 주먹에는 선천지기가 들어 있어 그동안 그에게 맞았던 사람들이 느꼈던 고통의 열 배 이상의 고통을 종무방은 느끼기 시작했다.

“으아악!”

그러나 종무방은 고수였다. 그렇게 맞는 와중에도 철마흑권을 젖 먹던 힘까지 내며 공격했고 그사이를 놓칠세라 잠시 멍하니 있던 사망회의 무사들이 급히 유성탄을 공격하며 달려들었다. 하지만 이미 독이 오른 유성탄의 주먹에 모두는 일 각도 안 되어 다 뻗고 말았다.

“이놈의 늙은이가! 에이 씨, 놓쳤네…….”

다 때려눕힌 유성탄이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같이 온 무사들 중 고수 십여 명은 싸움에 끼지 않고 급히 종무방을 보호하며 도망가 버리고 없었다.

“와아! 방주님 만세!”

동시에 유성방의 방도들의 환호성이 산속을 쩌렁 울리고 있었다.

[신타, 저자의 무공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도 당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조심하십시오. 조금 특별한 성격을 가진 자 같은데 공자님의 신변을 제가 보호하기가 만만치 않을지도 모릅니다.]

[저 사람은 나한테 나쁜 짓 안 해요.]

연소주는 빙그레 웃으며 유성탄을 쳐다보았다. 절대로 유성탄이 자신에게 나쁜 짓을 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어디에서 나오는 건지는 그도 알 수 없었다.

* * *

“여기에 수결하게!”

“전 수결 못합니다.”

유정삼의 강경한 목소리에 갈추산의 눈에 살기가 잠시 나타났다가는 사라졌다.

“만약 수결을 하지 않는다면 자네만이 아니라 자네의 가족 전부의 목숨을 부지하지 못할 것이야.”

“도대체! 현령 어르신께서 제게 왜 이러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몰라 묻나? 자네가 감히 내 뒤를 은밀히 캐고 있다는 것을 내가 모르고 있었다고 생각하나? 거기다 유성우 그 어린놈은 나쁜 놈들과 작당을 해서 마약을 사방에 공급하고 있었다. 이미 모든 죄가 백일하에 밝혀졌는데 이제 와서 발뺌을 한다고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그게 무슨 말입니까? 유성우는 현령 어르신의 명에 따라 장부정리를 한 죄밖에 없습니다. 이 모든 일이 현령 어르신이 한 짓인 것을 내 이미 알아냈습니다.”

“후후후! 그래서 성주님께 서찰을 띄웠더냐?”

유정삼은 갈추산의 말에 눈이 커다래졌다. 그러자 갈추산이 비릿한 웃음을 띠고는 종이 한 장을 꺼내 들었다.

“여기에 나를 모함하는 글이 잔뜩 쓰여 있더군!”

유정삼은 자신의 힘으로는 현령을 잡을 수도 없거니와 잘못하면 유성우까지 위험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성주부에 직접 탄원을 하기 위해 서찰을 띄웠었다. 하지만 이미 그의 모든 행동은 갈추산의 감시하에 있었던 것이다.

유정삼은 마지막 희망이 사라졌다는 것을 느끼자 절망스런 표정으로 변했다.

“네놈이 한 짓을 생각하면 내 당장 네놈의 목을 쳐도 분이 안 풀리지만 그래도 오랫동안 같이 한 정이 있어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는 것이다. 여기에 수결만 한다면 죄는 받겠지만 목숨만은 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갈추산이 내놓은 종이는 유성우와 유정삼이 흑도의 왈패들과 작당을 하여 마약을 유통시키고 관부의 돈을 횡령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억지로 수결을 시키려면 그렇게 해도 되지만 뒤에 가서 부인하면 문제가 커질 수도 있었다. 거기다 관부의 포장을 아무런 증거도 남기지 않고 그냥 죽여버리는 것도 뒤에 문제가 될 소지가 많았다. 물론 검찰관이 감숙에 이미 들어섰다는 정보만 없었어도 얼마든지 방법을 찾을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시간이 없었다.

갈추산은 유정삼이 자발적으로 죄를 인정했음이 필요했다. 하지만 만약 검찰관이 도착했다는 말이 나올 때까지 말을 안 듣는다면 억지로 수결을 시키고 죽여버릴 생각이었다.

* * *

“뭐라고? 마질대형이라는 자가 감숙에 들어왔다고?”

“예, 지금 감숙 전체가 시끌시끌합니다. 사망회의 사망패존이 그에게 엄청 맞고는 간신히 도망쳤다는 소문입니다.”

“그게 진짜라면 정말 무서운 놈이 아니냐?”

“들려오는 소문마다 살벌한 말들뿐입니다. 마룡방의 두 개 무력집단을 순식간에 다 때려 죽였다는 소문에서 시작하여 하루 만에 천여 명이 넘는 산적들의 발을 완전히 병신으로 만든 것이며 하여간에 지금 감숙의 모든 무관들이 그와 시비가 붙지 않게 하라고 비상이 걸렸습니다.”

“그런 자가 이 가난한 감숙에 먹을 게 뭐가 있다고 들어온다는 거냐?”

“저도 모르지요.”

좌무성은 그렇지 않아도 좌소백 때문에 머리가 아파 죽으려고 하는 판에 갑작스럽게 무림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마질대형의 등장하니 짜증이 났다.

“걱정 마라. 이 큰 감숙에서 아무리 재수가 없다 해도 여기에 오기야 하겠느냐?”

스스로 그러기를 바라는 마음을 입으로 표현한 좌무성은 다시 유성화의 처리에 고심을 하기 시작했다.

* * *

“야! 너 말이야, 이렇게 따라다니지 말고 숙박비하고 음식 값을 나한테 돈으로 주고 그냥 가면 어떻겠냐?”

얻어먹는 것은 좋고 연소주가 따라다니는 것은 영 마땅찮은 유성탄이 묘안이라고 생각한 것을 연소주에게 말했다.

“그걸 묘안이라고 짜낸 거냐?”

‘이게 어떻게 알았지?’

“내가 같이 다니니까 돈을 내주는 거지. 따로 갈 거면 내가 미쳤다고 돈을 주냐!”

“싫으면 말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는 씨알도 안 먹히자 유성탄이 어기적 아우들이 있는 곳으로 가자 연소주의 얼굴에 미소가 나타났다.

“정말 저렇게 웃기는 친구는 세상에 없을 거예요.”

“하지만 공자님께 너무 무례합니다.”

“그래도 귀엽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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