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로게이머, 그만두고 싶습니다-255화 (255/326)

255화. 시즌 오프

결승이 끝났다는 건.

LKL 스프링 시즌이 끝났다는 얘기다.

“아직도 심장이 터질 것 같아..”

“건이 쟤는 안 울었어?”

“안 울던데? 넌 울음? 설마 울었냐?”

“아~ 나도 안 울었다고~”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금 들떠있는 선수들은 수능을 잘 본 기분에 가깝겠지만, 이건 수능처럼 일생에 한 번 혹은 몇 번 안 되는 기회가 아니니까.

지금이 4월 초라는 걸 생각하면 플옵까지 진출한 선수들에게는 휴식 시간이 짧은 편이다.

서머 시즌은 6월 중순부터 지만 각 구단은 대략 4월 말부터 서머 시즌 대비에 돌입하니까.

사실상 일, 이 주일 정도가 온전한 휴가.

하지만 우리에겐 그마저도 없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쟤 또 일 생각하는 표정이다.”

“야! 우리 오늘 우승했어! 방금! 불과! 몇 시간 전에!”

“안 듣고 있는 것 같은데?”

중간에는 미드 시즌 리그, MSL이 존재하니까.

MSL은 연말 월챔에 앞서서 세계 각국 리그의 힘을 검증해보는 예비 무대.

5월 초중순부터 말까지 짧게 진행되는 리그다.

각종 지역이 참가하지만 은근 불참도 많은 편이라.

사실상 LOS 리그가 시작된 이래 가장 흥행한 4개 지역이 서로의 힘을 가늠해보는 자리라고 볼 수 있다.

그 4개 지역은 중국, 한국, 유럽, 북미.

예전에는 좀 더 복잡하게 진행됐지만 점점 이 구도가 확실해지면서 많이 단순화됐다.

대충 예선과 본선으로 나뉘는데.

직전 월챔에서 우승한 지역은 본선의 다섯 자리 중 두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그러니까 본선은 중국이 두 자리, 한국과 유럽 그리고 북미가 한자리씩.

나머지는 예선.

한국만 보자면 우승한 우리가 본선 직행.

준우승한 트릭스터가 예선부터라는 뜻이다.

본선 직행의 장점이라고 하면, 뭐.

예선부터 올라오는 것보다는 일주일 정도 여유가 있긴 한데.

큰 차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얘들아, 보좌관님 말씀하신다. 집중.”

“네.”

“사랑하는사랑하는.. 에프더블유엑스스스스.. 프로께이머이머이머 여러분분분..”

“와! 마이크 없이 에코가 들리는 것 같아.”

“말을 저렇게 하시는 것 같은데?”

“쉿. 너희는 운동장에서 교장 선생님 훈화 말씀 들어 본 적이 없구나?”

“감독님. 학생들을 운동장에 세워놓는 건 학대 아닌가요?”

“신고각.”

“..그래.. 맞아.. 세상이 많이 변했지..”

어차피 이번 MSL은 한국이 아니라 대만에서 개최되고.

대만은 한국과 비교적 시차가 적고 비행시간이 짧은 곳이긴 해도 티저 영상이나 사전 인터뷰 촬영 등의 일정을 생각하면 늦은 출국은 쉽지 않다.

“즌세계적으로으로.. 유명하다는는.. 리그 오브..? 엘..오..에스..게임에서 대한민국으 국껵을 올린 여러부늬 가치는..”

“크히힉.”

“곽지운. 보좌관님 말씀하시는데 웃지 마라.”

“크힝! 꼬집지 마세욤. 잘 모르실 텐데 열심히 말해주시는 게 좋아서 그래요. 우리 할아버지 같아서.”

“제발 조용히 좀 해..”

긴장을 끈을 놔서는 안 된다.

MSL이 의미를 갖게 된 건 국가별 월챔 시드권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니까.

이왕 한국 리그 수준을 올려놨는데 그걸 쓸모없게 만들 이유는 없잖아?

“야, 건거니 형님.”

다만.

“보좌관님 말씀하시는데 집중 안 해?”

“너나 집중해. 이유찬..”

“잘 안 들려. 김미드 너 정계? 전출 생각함?”

“전출은 또 뭐야.. 목소리 좀 낮춰.. 게임만 하지 말고 가끔은 뉴스도 좀 보고 그래라.”

“나 똥 싼 거 뉴스에 나오면 어떡하지?”

“니 걱정은 그게 다야?”

이번 MSL은 약간의 변수가 있을 예정이라 특별히 크게 긴장되지는 않는다.

그래도 항상 빈틈없이 해야..

“그리고 건이 넌 좀 쉬어. 왜 쉬지를 못하니?”

“그것도 병이다, 병! 으으응?”

뾰족한 김예성과 최은호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우리 팀 잔소리 대장들.

나는 깊은 상념 속에서 회식 자리로 돌아온다.

“방금 우승했는데 얘 얼굴에 MSL 생각하는 거 적혀있다.”

“리얼. 나도 보임.”

그럴 리가.

“그럴 리가, 라고 생각하고 있다.”

어떻게 알았지?

“신기하다. 눈에 M, 코에 S, 입에 L.”

사람 얼굴이 어떻게 그래.

“얘 뭐 할 일 없으면 잠도 안 오고 그런 스타일인가 봐.”

“진작 알아봤지.”

“완벽.주의. 일. 중독. 과로사. 직전.”

“이이잉, 상준쓰 앗살라말라이쿰.”

“내. 안경. 건들지. 마.”

군데군데 잡담이 터져 나오기 시작하자 대전 시장님을 대신해 인천까지 달려온 보좌관이 크게 헛기침했다.

사실 지금 집중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어쨌든 얘네는 방금, 인생 최초로 우승을 겪었으니까.

그리고 연설이 너무 길긴 했어.

“커흠, 여러분분분들이 그.. 또 그.. 크다른.. 개혁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할 수 있읍니다..”

아직 들떠있던 선수들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이었고.

“감사합니다, 이렇게.. 결국 저희가..”

박 감독님은 어쩔 줄 몰라 했다.

“말씀은 저랑 나누시죠. 여기까지 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다음 시즌 결승 장소와 참여를 원하는 스폰서 및 업체 리스트를 제가 준비했는데..”

동석했던 김수연 단장님이 훌륭하게 리시브.

한참 이어졌던 인터뷰, 게임 협회, 장비 스폰서, FWX 본사 그리고 연고지의 높으신 분들까지의 축사를 한마디씩 들은 끝에.

이제야 온전히 선수들의 시간이 주어진다.

다행히 회식 메뉴는 다른 사람이 구워주는 소고기였던 터라 타지 않았다.

“너어어..”

불콰하게 취한 최은호가 웅얼거린다.

딱히 이 팀 선수 중에 술을 마시는 사람은 없었지만 분위기가 그랬다.

최은호는 맥주의 유혹에 넘어가 버렸지만.

맥주는 마시는 빵이다.

그래도 오늘이니까 용서해주기로 했다.

“건이 너, 이 조오오온나 잘난 새끼이..”

어쩌면 최은호에게 후회가 남았을지도 모른다.

마지막 세트를 자기가 따오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테에엥! 흐으엉. 내가 우승이라니.. 나아아는 행복합니다! 나아아는 행복합니다! 일어나! 춤 춰! 다들! 나아아아는! 행복합니다! 서포터라 행복합니다!”

아닌가.

감히 예측할 수 없는 사람, 최은호.

“그래. 마음껏. 불러라. 답답한. 마음. 털어.”

그래도 같은 서포터라고 유상준이 챙긴다.

“더. 진상.부려서. 쫓겨나면. 내가. 주전.”

이것도 아닌가.

감히 예측할 수 없는 사람, 유상준.

“야, 건아.”

무대에서 가장 많이 울었던 곽지운이 말했다.

“오늘은 다음 일정 생각하지 말자.”

술에 취하지는 않았지만 분위기에는 취한 건지 목소리가 진지했다.

“일단은 행복해도 되잖아. 잠깐만 접어놓자고.”

가만 보면 곽지운도 꼰대 마인드가 있다.

근데 왜 팀원들은 내가 제일 꼰대라고 하는 거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음.”

그래도 내가 다른 선수들만큼 기뻐하지 못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서.

“스프링 끝나면 MSL 생각하고, MSL 끝나면 서머 생각하고, 서머 끝나면 월챔 생각하고, 월챔 끝나면 킥오프, 스프링 생각하고..”

솨아아, 곽지운이 내 잔에 부어준 탄산수가 시원하게 튀어 오른다.

“계속 그렇게 살래?”

그게 프로로 사는 거 아니야?

목표 없는 삶이 있을 수가 있나?

“그러다가 은퇴하면 어떡해. 뭐 할 건데?”

은퇴?

해본 적 있지.

뭐하나 이룩하지 못하고 그냥 잠깐 도망쳤던 거지만.

그래서 은퇴하고 내가 어떻게 살았더라.

그냥 방송하고, 목표 없이 괴롭게.

내가 대체 왜 사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프로게이머를 그만두고 싶은 나지만 프로게이머가 아닌 나는 상상할 수 없다.

음.

곽지운은 이게 문제라고 지적하는 건가.

“난 네가 뭘 무서워하는지도 안다?”

주장이 씩 웃는다.

“뭔데! 뭔데!!”

“드디어 알아냈나? 역천괴의 비밀?”

“공유 좀!”

“자, 한 잔 주세요!”

“드립니다! 우승 원딜! 한체원! 당신을 위한 사이다!”

“야아아아아! 좌식들아아! 사이다 말고 콜라 마셔억! 듣는 클래스 괴로우니까아아!”

“?”

“은호 형 주정 지림.”

시선을 한껏 끌어당긴 곽지운이 뜸을 들이다가.

“권건이 무서워하는 것, 그건 바로.”

탕, 소리가 나게 잔을 내려놓으면서.

“휴식이다!”

정답을 말한다.

“엥. 그게 뭐임.”

“아, 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방학이 싫다는 거야? 어떻게 그럼? 방학 때문에 학교 다녔던 거 아님?”

“우매한 탑은 이해할 수 없는 완벽주의자의 세계가 있는 법이지.”

“김미드 지랄 노.”

의견이 조금 나뉘기는 했지만 곽지운은 흔들리지 않았다.

"건이 네가 아는 휴식은 오로지 운동 뿐이잖아. 틀려?”

"도데채 그개 왜 휴쉭이냐거 잉간 교과서냐거~!"

"자.라."

아.

부정할 수가 없네.

아무것도 안하고 쉴 수 있을 리 없지.

“근데.”

그래도 양보할 수 있는 게 있고 없는 게 있다.

김예성이 말한 것처럼 내가 완벽주의자라서 그렇건 아니면 내 삶의 특이점이 있어서 그렇건.

어쨌든 우승 한번 했다고 마음을 풀어놓는 건 나한테 어울리지 않는 일이다.

어쩌면 월챔까지 통과해서 내 삶을 찾았대도 나는 달라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니 아마 그럴 것이다.

“주장.”

나는 오른쪽 입꼬리를 올려 웃는다.

그래.

불편하다.

“내가 바뀌긴 좀 어렵겠는데?”

완벽하게 살고 싶은 사람한테 휴식을 취하라고 말하는 건 실례잖아.

“아니? 상관없어.”

하지만 곽지운은 태연하게 대꾸했다.

“그렇게 살 거냐고 물어봤지 그렇게 살지 말라고는 안 했는데? 그렇게 살고 싶으면 다 같이 그런 마인드로 살자고. 혼자 짊어지려고 하지 말고.”

너희가?

“계속 다음 시즌 생각 같이하고, 목표 달성하면 또 같이 목표 만들고. 우린 팀이니까.”

FWX의 프랜차이즈 스타.

“근데 가끔은 우리 따라서 너도 좀 쉬어주고.”

주장 곽지운.

“우리가 진짜 많이 쉬어봐서 잘 알아. FWX는 휴식 전문가거든. 어때?”

그리고.. 내 몇 안 되는 친구.

“이번 휴식의 ‘목표’는 재충전으로 하자고!”

그러네.

얘 꼰대 아니네.

음.

“야! 얘들아! 권건 얘 은근히 할 줄 아는 거 없다?”

갑자기 몸을 돌린 곽지운이 이유찬을 쿡 찌른다.

“어. 권건 게임 잘하는 거랑 잘생긴 거랑 몸 좋은 거 빼면 시체라니까?”

이유찬의 대답에.

“존나 다 가졌는데여?”

손까지 시뻘게진 최은호가 웅얼거린다.

“건이가 경기하는 거 알려줬으니까 우리가 어떻게 쉬는 건지 알려주자! 우리 강아지 뽀삐 만나볼래?”

“어이어이! 어떻게 하면 잠을 18시간 잘 수 있는지 알려주지!”

“이유찬 신생아냐?”

“건아, 혹시 바둑 어때? 아니면 턴제 SRPG..”

“김예성 취향 노잼 노르웨이~”

“공포. 게임을. 하는 이유.는.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아서.다.”

“그거 리스크 너무 큰 거 아니냐고.. 잠도 못 자게 된다고..”

“클래스처럼 셀럽 라이프를 살고 싶나? 그렇다면 따라와라..”

흠.

“싫은데. 100억. 받기. vs. 고자.되기.임?”

“말넘심.”

좋은 놈들.

이게 도움이구나.

내가 못 하는 걸 찾아서 알려주는 거.

“건이 쟤 손 더럽게 많이 가네. 쉬는 것도 알려줘야 함?”

“어쩔 수 없지. 그게 은호 니가 건이보다 잘하는 유일한 거니까.”

“?”

내가 졌다.

#

“이걸 어떻게 말하면 될까?”

박진현 감독은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뭘 그렇게 발을 동동 구르세요? 그냥 말하면 되죠!”

“백산이 너는 도대체 사인지를 몇 장이나 가져온 거냐?”

“엄마가 좋아하셔서 사인받아다 드리려고요. 절대 제가 그분을 넘본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 근데 나이 차이가 얼마 안 나기도 하고, 그렇잖아요?”

“혹시 엄마가 몇 분이나 계시니?”

“한빛이 형님.. 그 말은 도대체..”

코치들도 마찬가지였다.

FWX의 휴가는 정말 짧았다.

하지만 우승했다는 사실에 익숙해지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어딜 둘러봐도 FWX 소식이 가득했다.

오랜만에 본가에서 가족들과 재충전의 시간을 보낸 선수들도 돌아오기 시작했다.

권건은 휴가 내내 LOS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선수들이 한명씩 돌아가며 그를 방해했으니까.

강아지와의 만남, 종일 잠자기, 각종 테이블 게임, 공포 게임.

하지만 최은호가 밀어붙인 SNS는 안 했다.

그가 이렇게까지 오랜 시간 게임을 하지 못한 건 처음이었을 것이다.

여태까지는 번 아웃만 있었을 뿐.

목표를 제대로 된 휴식에 둬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어쨌든 오히려 이런 새로운 도전에 더 피로감을 느낀 권건을 중심으로.

“좋은 소식이 있다.”

옹기종기 모여앉아 있는 선수들을 향해 박 감독이 깜짝 소식을 발표했다.

“뭔데요?”

“혹시 MSL 한국 개최로 바뀌었나? 그랬음 좋겠다.”

“해외 출장 취소? 그건 못 참지.”

“좋을 게 있나? 나 하루 쉬어보니까 영원히 쉬고 싶더라..”

“그렇게. 해. 줄. 수 있는.데.”

“...”

“콜? 나. 우승. 서폿.”

“나도 우승폿이야.. 내가 호랑이 새끼를 데려왔구나..”

박 감독은 선수들의 대화를 지켜보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바로 이틀 뒤! 콘텐츠 촬영이 있다!”

“?”

당연한 말에 선수들은 의문을 표했다.

시즌 중에 올라갈 장, 단기 콘텐츠 촬영은 복귀하자마자 항상 일어나는 일이다.

“그게 왜요?”

“근데! 정말 즐거운 시간이 될거다!”

확신 어린 말투에 눈치 빠른 최은호는 냄새를 맡았다.

“게스트?”

“그래, 게스트 있다! 딱 여기까지만 말하마. 비밀로 하기로 했거든!”

박 감독은 스스로를 칭찬하며 등을 돌렸다.

“오. 맛있는 거 먹겠네.”

“게스트? 혹시 역대급 레전드 미드가 오나? 만나보고 싶었는데..”

“게임.이나. 하지. 웬. 게스트.”

“은호 너 누구 오는지 소문 들은 거 있어?”

“아니. 근데 내 감이 말하고 있다. 예쁜 여자가 올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저런 반응일 리가 없지.”

최은호의 이글거리는 눈빛에 문 코치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사실 우리가 여태까지 만나보지 못했던, 그러니까, 이건 순전히 전적으로 그쪽에서, 제안이 들어와서 우리가 역으로..”

미리 준비한 사인지를 잔뜩 안고 횡설수설하는 문 코치를 보며 최은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맞구나.

“자! 그럼! 마저 짐 풀고! 시동 걸자고!”

이제야 전역한 기분으로 당당하게 선 박 감독이 외쳤다.

“FWX, 부릉부릉!”

“부릉부릉!”

“끼히힛! 여자 게스트! 예쁜! 여자! 연예인? LOS 하시려나! 내가! 가르쳐드리고 싶다!”

미친 최은호를 별 생각 없이 쳐다보던 김예성의 등에 왠지 소름이 돋았다.

결승보다 더 긴장되는 감각이 등줄기를 훑는다.

이건 무슨 뜻이지?

위험 예지인가?

“쯧쯧.. 여성분들 앞에서는 말 한마디 못 꺼내는 게..”

“깍지 니 뭐라고 했냐?”

“내가 뭘?”

스프링 우승으로 시즌 오프.

그리고 FWX의 오프 시즌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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