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화. 게임 구단 사람들
“유찬, 2세트에는 상대 철저하게 고립시켜.”
“확인.”
“예성. 아까 플레이 좋았어.”
“이지.”
“은호 형. 시야 추심 계속 들어가. 한 치 앞도 안 보이게 해.”
“붕붕붕붕! 시야 공장장 가동합니다!”
“은호쟝 믿고 있었다고!”
오늘따라 선수들의 텐션이 꽤 높다.
“...”
그런데 이쯤 되면 자기는 뭘 하면 좋을지 한마디 거들거나 최은호를 잡아야 할 곽지운의 한 마디가 없다.
“?”
내가 슬쩍 주장을 본 순간.
주장은 눈을 피하며 마이크를 막고 최은호에게 무언가 속삭인다.
뭐지, 이 반응.
혹시 해머스전 이후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
그날 대화가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못 들은 말이라도 있나?
하지만 곧 유니버스와의 2세트가 시작된다.
“일단.”
나는 책상을 톡톡 두드린다.
이럴 때 가장 확실한 수단은 한 가지.
“이기자.”
“오케이!”
#
협최봉 문봉구는 어느새 선글라스를 내려놨다.
숙연한 분위기였다.
어느덧 경기는 두 번째 세트.
첫 세트가 워낙 빠르게 돌아간 탓에 치킨 먹방은 시도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시청자는 계속해서 쏟아져 들어온다.
“와씨, 건이 점멸 봐라. 궁 세 개 그냥 빼버리네.”
언제부터 저렇게 잘했지?
원래도 그랬지만, 뭔가.
뭔가 다르다.
유니버스가 뭔가의 제물이 된 것 같다.
“그러니까 쟈한테 궁을 쓰면 안 되는 것이여.”
“그럼 누구한테 써? 그거.. 가스라이팅이야. 권건 못 건드리게 하는 거..”
“근데 지금 유니버스가 LPG 디지게 먹었네요잉. 이거 이제 그냥 깨스야, 깨스. 이러면 절대 궁 못 써.”
“보인다, 마음 심! 님 궁 안 씀? 써봤자 안 맞을 건데 왜 씀? 그럴 줄 알았다, 내가 너 또 그렇게 궁 쓸데없이 날릴 줄 알았다. 걍 서렌 치시죠? 쟤랑은 못 이김. 질 패.”
- 지니형? 채팅 좀 해본 솜씬데?
- 혹시 내 채팅 로그 긁었어?
- 들켰다 발각될 발!
- ? 그딴 한자가 있어?
- 너 애기 때 마법 천자문 안 쌔렸니?
- 아따@@@ 뭔 소리들하는거여.. 우리 조카들$$했던 거 아녀@@
“이거 진짜 가겠네. 그냥 가겠어. 이거 진짜로 무패하는 거 아이냐고.”
“하긴 뭐. FWX엔 집에 있는 원딜한테 한꺼번에 킬 퍼먹여 주는 정글이 있는데.”
“동흔이 형, 아직도 꿈에 그 장면 나와요?”
“어. 지금 FWX에 지원서 내면 혹시 나도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도련님, 약 드실 시간 지났습니다.”
“이런 건방진..”
2세트가 있다는 게 유니버스 선수들에게 기회가 맞나 싶게 숨 막히는 게임이었다.
차라리 단판이 나았을 것 같은, 어쩌면 트릭스터와의 일전보다 꼼꼼하고 완벽한 플레이.
그 중심에는 FWX 미드와 정글이 있었고.
반대로 유니버스에서는 아예 한 명의 존재가 삭제되어 있었다.
“왠지 지금 이 경기에 누구 하나 없는 것 같지 않냐?”
“그냥 지금 봄, 가을, 겨울밖에 없어.”
FWX는 철저히 유니버스 탑, 써머를 배제하는 플레이를 했다.
처참할 정도로.
특히 유니버스가 탑에 힘을 싣는 픽을 고른 2세트에는 더 심했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유니버스의 ‘데이터 과신’ 문제.
FWX에서 마오차이를 픽창에 잠시 올렸다 내렸을 뿐인데도 유니버스 측에서는 탑으로 확신한 건지 섀도 복싱을 시작했고.
꼬이기 시작한 밴픽이 이런 결과를 만들어냈다.
결과적으로 마오는 이 경기에 나오지도 않았다.
탑은 이유찬에게 맡겨 놓았지만 일대일을 피하고.
스왑을 하면 똑같은 탑이 따라가서 적당히 대응.
텔을 타면 거길 버리고 다른 타워를 민다.
그야말로 무한 휘두르기.
차라리 죽어 나가는 다른 라이너가 나아 보였다.
“저 형은 진짜 서머 시즌이나 되어야 만나겠네. 잘 가요, 여름의 써머..”
“이 구도 진짜 잔인한 거라고. 유기는 죽이는 것보다 더 잔인해. 나 같으면 탈주했다.”
화면에 잡히는 탑.
최정인의 얼굴은 불만으로 가득 차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이 보였다.
“아이고야.. 불행하다, 너무나 불행해요. 나 저 형님도 살짝 아는 사인데.”
특별히 탑이 잘 커서 그런 게 아니다.
바텀에서는 시야 싸움의 귀재라 불리는 최은호가 정거장 자체를 삭제해버렸고.
미드에서 랴이즈를 잡은 김예성이 교통의 요지 역할을 수행해내면서 철저하게 최정인이 활약할 기회를 없애버리고 있을 뿐이다.
“저쪽 탑? 써머? 어떻게 알아?”
“거, 뭐냐. 싸우르스 행님 있잖어요잉?”
“싸우르스가 뭐야.”
강동흔의 질문에 문봉구의 담당자격인 지세현이 재빨리 대답했다.
“사우전드 김진승 선수요. 작년에 미라쥬에서 은퇴했던 선수. 살짝 우리 형 무시했던 적도 있는데, 사과했고 지금은 사이좋아요.”
짧은 정보도 덧붙인다.
“참고로 곧 군대 감.”
“그럼 잘해줘야지..”
“아무튼 그 행님이랑 가끔 합방도 하는데..”
자기에게 탑도 아니라고 했던 사람도 용서해, 은퇴하라고 욕하던 팬들도 용서해.
문봉구는 여전히 그릇이 큰 남자였다.
“최정인 형님 이적 전. 미라쥬에서 외야석 앉아있을 때 싸우..사우전드? 사우전드 행님이랑 같이 있었댜. 지인 지인. 그래가지고 이렇게 이렇게 건너건너 인사도 하고 그랬지.”
- 난 사설 해설은 이런 썰이 더 좋더라ㅋㅋㅋ
-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들 만나서 친할 친 하는거야?
- 사옥끼리도 거리 존나 먼데.. 멀가 중 멀가 중
- 아냐 전에 정인이 형 설 때 권건 만나러 놀러 가고 그러더라? 놀러갈 놀
- 한자 파괴자들ㄷㄷ
- 그건.. 걔는 그냥.. 걔는.. 예외잖어..
- 근데 봉구햄..^^ 정인이가.. 형님이야..? 나 세계관 붕괴 와..^^
- 님들 그거 암? 의외로 봉구행님이 세자보다 어림;;
- young할 영;
- ㄹㅇ 성공한 파이어족 문봉구;;
- 까도 까도 양파같은 사내.. 그것이 우리 행님이다@@@@@
“나한테 되게 친한 척 하대.”
“친한 척을 해?”
“근데 솔직히 탑끼리는 탑혐 좀 있걸랑. 원딜끼리는 안 그래?”
“원딜끼리.. 원딜끼리..”
잠시 기억을 더듬던 강동흔이 고개를 끄덕였다.
“있지. 당연히 있지. 아아아아아주 당연히 있지.”
탑 간의 혐오가 테스토스테론에서 나오는 개인 대 개인의 즉발식 본능적 혐오라면.
원딜 간의 혐오는 서로를 더 빠르게 파악하기 때문에 나오는 범위 넓은 혐오다.
서폿 운이 더 좋아서, 정글 운이 좋아서, 팀 운이 좋아서.
불만을 토할 요소가 더 많긴 하다.
하지만 어느 포지션이건 상대가 나보다 더 잘하면 짜증 난다.
그건 프로끼리도 마찬가지.
“야, 야, 봉구야. 그럼.”
강동흔이 슬슬 사이드 토크 시동을 걸었다.
이젠 경기 내용이 별것 없어서다.
“봉구야. 네가 하면, 어떻게, 저거보다 잘할 것 같아?”
“저요? 그러엄. 물론. 오히려 공격적으로 나오니까 왕따가 되는 거거든. 아무도 안 놀아 주잖어. 그냥 딱 타워 붙들고 거기에만 있잖아? 그라믄 적들이 알아서 와. 그게 바로 LOS여. 양반은 뛰지 말어야 해.”
- 야ㅋㅋㅋ 협최봉ㅋㅋㅋㅋ 왤캐 센 척을 해ㅋㅋㅋ
- 협곡 최강의 봉.. 당신.. 객관화 필요..
“행님덜아. 미안한데, 센 척은 약자들의 특권이여. 센 놈은 척이 아니라 그냥 센 거야. 그리고, 적들이 온다 했지 때리잡는다고는 입도 뻥긋 안 했다. ”
- 오
- 매우 납득
- 근데 너네 존나 의미 없는 게 이 형도 여전히 그마야ㅋㅋㅋ
- 앗 쉬바 그마? 나보다 쪼끔 살짝 높네 ㅋㅎ;
- 근데 왜 경기에선 못햇엉?
- 리그에선 픽 편식을 못하자너
- 아!
- 그랜드 ‘그’ + 마스터 ‘마’?
- 저거 한자 아니야 빙구야
- 직독 직해 초고수;;
“그래가지고, 보자.. 그래. 지금 이거, 탑 구도로 봤을 때..”
그래도 문봉구는 잡담하면서도 틈틈이 분석을 섞었다.
어쨌든 정규 채널의 고품격 해설을 버리고 이 방에 찾아 들어온 고마운 팬들이니까.
그리고 잡담 역시 잘 비벼 기존 방송과는 다른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벌써 시청자 수가 이천오백을 넘어섰다.
버젓이 정규 LKL 방송이 있음에도 동시간대에 이렇게까지 주목도가 오르는 건 스트리밍 계에서 자리 잡은 문봉구의 체급 덕이다.
별다른 스트리머가 없었던 FWX가 집중적으로 밀어준데다 캐릭터와 흑역사가 확실하고, 심지어 본명도 예능감 넘치는 그는 이제 늘 상위권을 유지하는 방송계 랭커니까.
리그에서와는 달리 완전히 새로운 인생이다.
“탑은 막 비비면서 땀 빨빨 흘리는 습식 사우나가 되기를 바랐을 건디 지금은 완전 건식 사우나여. 너어무 건조한 거거든. 피부가 쩍쩍 갈라져. 근데 탑이란 놈들이, 원래 생각보다 되게 델리케이트한 고런 존재들이야.”
- 건식?
- [건]식..?
- 아 미친놈들 진짜 건 자만 들어가면 그저 좋아가지고 저도 좋네요
“알지, 알지. 지겹게 알지.”
원딜 유저 강동흔의 탄식이 터진다.
“그래서 난초 키우는 것처럼 살살 분무도 좀 해주고. 계속해서 건강 행복 장수 이런 좋은 말해 줄 거 아니면 다른 거라도 좀 해줘야 헌다~ 이 말입니다.”
문봉구의 눈이 슬쩍 강동흔을 스쳤다.
“뭘? 뭘 해줘?”
“뭐, 대포 먹고 귀환할 때 박수라도 쳐 주등가.”
“진짜 탑이 제일 지랄이라니까.”
“에이, 형님. 솔직히 제일 지랄은 미드죠. 알잖여. 탑은 탑 탑자, 미드는 미칠 미자 쓰는 거.”
- ? 미칠 미 같은 소리하고 있네
- 형까지 왜 그래?
- 설득력 있긴 해 범생 코스프레 미친놈들
- 전미협에서 나왔습니다 미드의 미는 아름다울 미입니다
- 지랄 말고 여기서 딱 골라라 미칠 미 / 꼬리 미 / 도레 미
- 반찬이 너무 없네;
- 난 이제 도대체 한자의 정의가 뭔지도 모르겠다ㅋㅋㅋ
“정글은?”
“바를 정.”
“원딜은? 원딜은 원래 한자인가?”
“맞죠잉. 탑에서 멀다 원.”
“그만하자.”
“오키. 근데 그거는 알아도. 탑들은 좀 쿨해. 원래 좀 쿨해. 사과도 잘 받고, 과거도 잘 잊고. 그게 탑의 매력이요. 알겠죠? 혹시 여성분들? 계신가요? 듣고 계시죠잉?”
의식의 흐름에 따라 헛된 말이 도는 사이에도 여전히 경기 구도에 차이는 없었다.
여전히 FWX가 9.9, 유니버스가 0.1.
어딘지 한 걸음 더 나간 것 같은 FWX의 경기력에 가짜 해설진은 몸을 반쯤 뉘이고 편안한 포즈로 관람했다.
“던진다. 아, 던진다. 쟤네 서폿 던진다.”
“시청자분들, 이게요. 트롤이 아니에요. 유니버스도 마음이 급해지면 던질 수밖에 없어요. 건이가 계속 물어보잖아. 바론 칠 거야? 안칠 거야? 칠 거야? 안치면 우리가 칠까? 아니면 싸울래? 말래? 어쩔 거냐고. 빨리 대답 안 해? 때린다? 뺨 한 대 더 맞아? 맞을 거야?”
“아따. 그만하라고!”
“우리 팀한테 이런 소리 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건이 진짜 깡패네.”
“진짜. 진짜루.”
“아.”
그때 카메라에 얼굴은 나오지 않게 앉아있던 촬영 담당 지세현이 슬쩍 손을 들었다.
지세현은 아주 가끔 멘트를 던지는 감초 역할이다.
“근데 브론즈 대표로 궁금한 게 있어요.”
“세현이 너 아직도 브론즈였니? 아직도?”
“천연기념물이여? 나 브론즈 실물 진짜 오랜만에 보는 것 같어잉.”
“3시즌 연속 브론즈면 거의 챌린저만큼 드문 거 맞지?”
사실 LKL과 관련된 회사들의 입사 우대 조건에 티어가 있긴 하다.
그렇다고 사원들의 티어가 무조건 높다는 뜻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게임에 대한 열의나 이해도를 보고자 하는 거니까.
그래도 어느 정도 그런 주변 환경이 갖춰지면 실버 이상은 되기 마련.
하지만 특별 채용에 해당하는 지세현은 여전히 브론즈에 머물고 있었다.
이건 다.. 일이 바빠서 그런 거다.
그리고 악귀 놈들이 발목을 잡아서..
“근데 왜 아직도 브론즈여? 게임을 안 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봉구야, 즐겜이다. 정답은 즐겜이야.”
“아, 그라믄 뭐..”
- 형들..?
- 왜 갑자기 광역딜을..
- 피해욧..
- 행님.. 이건 못 피해욧..@
- ㅎㅎ.. 여기도 브론즈가 있나?
- 너도.. 어차피 실골이잖아..
- 앗 아아..
- 이 아이들이.. 아이언이란 단어를.. 알까요..?
어쨌든 여기는 놀라운 티어 역전 세계.
상대적 소수가 된 지세현은 침착하게 마음을 가라앉혔다.
“어쨌든.. 브.. 아니, 시청자 입장에서요, LKL 보다 보면 이럴 때 있잖아요.”
“뭐?”
“해설님들이 막 핏대 세워가면서, 안되더라도 한번 해봐야죠, 어떻게든 막아봐야죠! 뭐뭐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만 하면 할 수 있습니다,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에요! 이러면서 엄청 불가능해 보이는 일 주문하는 거.”
“아. 그런 멘트. 아..”
실제로 경기에서 그런 문구가 쏟아져나오고 있다.
이미 2세트 말미.
곧 경기는 끝난다.
하지만 해설들은 아직 유니버스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있다.
티어 구분 없이, 보는 모두가 가능성을 한없이 제로에 가깝게 점치고 있음에도 그랬다.
“옛날에 그거 하지 말라고 직접 가서 따진 선수도 있었잖여.”
“그래서 자가 체크할 때도 해설본이 아니라 그냥 게임 데이터를 받아서 보는 선수들이 더 많지. 아예 팀에서 금지하는 경우도 있고.”
“해설을 들으면, 자아꾸만 그쪽으로 기우는 것이 사람 맘이거든. 해설 분들도 데이터랑 라이브 경기로 분석하는 거다 보니까는, MSG를 칠 수밖에는 없는 건데. 그거를 모태신앙처럼 철석같이 믿는 선수들이 있어. 저들끼리 대화한 거도 다 잊고. 그래서 싸움 날 때도 있는 거고. 그렇지. 뭐.”
“근데 어차피 채널에 하이라이트가 올라가니까 그거 보러 가면 또 노출되고. 다른 팀 경기 보다 보면 또 노출되고. 그때 알게 되지. 아, 우리 경기 때도 해설님들이 저렇게 말했겠구나.. 하면서.”
“그러다가. 궁금해서 내 경기 해설판 딱, 열어보는 순간.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겨.”
“사실 안돼. 그게 됐으면 그 전부터 이겼지. 오늘은 건이가 처음부터 계속 쟤네한테 확답해줬잖아. 우린 실수 안 할 거고, 너넨 못 이길 거라고.”
문득 지세현이 씩 웃었다.
"형들 갑자기 왜 그렇게 어두워요? 혹시 뭐 프로게이머 같은 거 했었어요? 9 to 6 못하는 것도 서러운데, 재밌는 게임만 하면서 사는 주제에 왜 징징대냐는 말 들으신 분들처럼?"
"..."
"너 브론즈 아니지? 프로 했었지?"
"아뇨? 저는 9 to 6인데요."
"부럽다."
브론즈는 어깨를 으쓱이며 다시 물었다.
“그럼. 안되는 거 알면서도, 왜 해설진은 그런 말을 하는 거예요?”
두 사람은 목뒤를 긁었다.
“그거는..”
경기가 끝났다.
화면에서 유니버스의 넥서스가 터지고 있다.
이제 하도 많이 봐서 낯설지도 않은 그 장면을 바라보며 과거 FWX 소속이었던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