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로게이머, 그만두고 싶습니다-187화 (187/326)

187화. 승자는 누구인가

윤도형은 유럽 리그로 건너갔다.

우리와 월챔에서 말싸움을 벌였던 팀.

황당한 SNS로 쿨찐이라는 욕을 먹기도 하지만, 강강약약의 모습을 보여줄 때마다 이 시대 진정한 낭만 쾌남 팀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뭐, 유럽 리그는 한국이나 중국보다 조금 더 엔터테인먼트 쪽이나 흥행, 예능감을 신경 쓰는 경향이 있기도 하고.

그리고 사실 상당히 강팀이자 제법 이름이 높은 명문이다.

프라이드가 높은 팀인데 용케 아시아인을 데려갔다며 꽤 놀라워했다.

우리 팀 입장에서도 의외였지만 짐작 가는 바는 있다.

그전부터 꾸준히 스크림에서 우리 팀에게 윤도형 서포터 출전을 요구했었는데, 어쩌면 꽤 오래전부터 윤도형에게 눈독을 들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사실, 바로 옆에서 내 노하우와 플레이 스타일을 지켜본 동일 포지션의 선수라면 가치가 올라가는 것도 당연한 이야기다.

나에 대한 공략법을 알 가능성이 꽤 높으니까.

우리는 교류가 활발한 팀이기도 했고.

어쨌든 윤도형의 포지션은 ‘일단은’ 정글이었지만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 것처럼 보였다.

하긴, 원래도 포지션에 제한을 두지 않는 팀이다.

LOS에서 현재의 포지션의 개념이 잡혔던 것이 EU메타라는 것을 생각하면.

시대를 역행하는 이들의 기행은 재밌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새끼..”

“어휴, 병신.”

우리 채널에 윤도형이 마지막으로 남긴 콘텐츠가 뜬 것은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였다.

[ 너에게 난 나에게 넌 | FWX Verse_Poly ]

덩치 크고 험상궂게 생긴 정글러가.

- 흠흠, 여러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어서 이렇게 마이크를..

한참 주절거리더니, 마이크를 잡고 노래한다.

따뜻한 MR이 깔리고 어울리지 않게 부드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 너에게 난, 해 질 녘 노을처럼~ 한 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목소리 존나 좋네.”

“이거 우리 아빠가 좋아하는 노랜데.”

“평소에도 말하지 말고 노래만 했으면 좋았을걸.”

- 소중했던 우리 푸르던 날을 기억하며, 후회 없이 그림처럼 남아주기를

“얼씨구? 지랄도 꼴값이다.”

“감성충 발라더 지리네.”

내가 여기에 오면서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여기에 있는 줄도 몰랐던 선수들도 있고.

묻혀있었을 선수도 있다.

다들 많이 바뀌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달라진 건 윤도형이 아닐까.

“톡도 씹더니.”

“태어날 때부터 얜 G3 소속이었어..”

“쿨찐병 걸린 중2병 새끼.. 꼭 주전으로 뛰길 바란다.”

“딱 어울리네..”

게임 정보조차 이해하지 못하던 선수가 유럽 강호 팀으로 이적에 성공하다니.

국내에서는 어림도 없었을 꼬리표지만.

- 후회 없이 그림처럼 남아주기를..

그가 보여준 다양하게 꼬라박는 플레이가 어떤 팀에게는 매력적으로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출전은 없었지만 어쨌든 윤도형에게는 LKL 2위, 월챔 2위라는 포트폴리오가 추가되기도 했고.

뭐, 이런 노래 실력도 어쩌면 또 다른 매력이 될 수 있었을지도?

해외 프랜차이즈는 정말 놀라운 일의 연속이거든.

북미에는 여장 코스프레로 선수 자리를 유지하는 게 아니냐고 놀림받는 선수도 있었으니까.

- 감사합니다, 안녕.

영상은 깔끔하게 끝났다.

“도형이 형.. 이 영상으로 감동 주려고 연락을 안 받았구나?”

“기가 찬다. 존나 어림도 없지.”

“눈물 한 방울도 안 나버리기? 나 이제 어지간한 일은 눈물 면역인 부분?”

“야, 유찬아. 당장 톡해. 빨리 우는 척해. 감동한 척해..”

“진짜 1 바로 사라진다? 이 형 우리가 연락하기만 기다리고 있다. 진짜 백퍼 장담.”

안도는 있었지만 감동은 없었다.

“잘 가.. 루루 씹덕아.. 다음 생에는 잘생긴 가수로 태어나길..”

“행복하세요.. 폴리퐁..”

“명복을 빕니다..”

“야, 도형이 죽었냐?”

항상 나와 주전 자리를 다퉜던 기존 정글러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자기 삶을 살았지만.

이렇게 잘 풀린 케이스는 드물었다.

나도 로루퐁 바나나맨과 꽤 정이 들었는지 웃음이 나온다.

“아직 죽은 건 아닌데, 월챔에서 우리 손에 뒤질 예정인거죠.”

친한 사람에게는 표현을 아끼는 게 아니라던데.

맞지?

“흡.”

“건이 살기 보소.”

“야, 이거 건이가 이적할까 봐 두려워했어야 하는 게 아니라 혹시.”

“오히려 우리가 이적하면 목 날아가는 부분이었던 거임..”

느닷없이 내 폰이 울린다.

- 윤도형 : 건건!!!!

- 윤도형 : 애들 진짜 움?

- 윤도형 : 감동 성공?ㅋㄹㄹㅋㅋㅋㄲㄲㅋ

옆을 보니 이유찬이 열심히 공작하는 것 같긴 한데.

“어서 만났으면 좋겠네요.”

“윤도형도 한국 팀으로 이적하면 우리 빨리 만날까 봐 무서워서 튄 거임. 여기 못 갔어도 아마 튀었을걸?”

실제로 우리는 최은호를 중심으로 냉정한 판단을 내리는 중이다.

“최소 일본 황제가 됐을 것.”

음?

“닛-뽄 최-강의 쟝-글라, 폴리-사마.”

별로 중요하지 않은 기억으로 밀려나 있던 무언가가 떠오르는 것 같다.

“이길 때마다 갸루 피스하면서 루루 피규어 들고 씩 웃고. 변태처럼 이렇게.”

“오, 그럴듯해. 어울려. 개똑같아.”

“사실 적시 지렸다.”

혹시 최은호가 평행 우주를 내다보는 능력을 가졌나?

뭐, 이번에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니까.

아마도?

- 나 : 저도 아쉬워요

어쨌든.

- 윤도형 : 하.. 죄 많은 남자 나 윤,도,형..

- 윤도형 : 너까지 울려버렷군나

부디 윤도형이 자연사하지 않고 살아서 월챔까지 오길.

#

선수들에게는 하루하루가 빠르게 느껴지지만.

리그를 기다리는 팬들에게는 어림도 없는 이야기다.

올스타전도 간소하게 진행되면서 선수들의 소식을 텍스트나 관전으로만 접하던 팬들이 갈증을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되었을 무렵.

“LKL! 2026시즌 씹고 뜯고! 맛! 보기!”

드디어 사막에 오아시스가 등장했다.

“으아아아아아아아!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진짜! 너무! 답답했어요! 너무 답답했다구요!”

“보고 싶었어요!”

본격적으로 리그 시작을 앞두고 각 팀의 선수들이 프로필 사진 촬영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일정을 소화해내는 사이.

LKL에서 해설진과 진행하는 콘텐츠 촬영이 태동을 알린다.

남동현, 강기수, 현수진, 이승수 등.

점점 원숙해져 가는 해설진이 모두 모여 토크를 시작했다.

“자, 가볍게 이번 시즌의 메타 변화부터 살짝 짚어보고 넘어갈까요.”

진행자를 위시한 여러 전문가가 분석한 내용들을 늘어놓고.

“그래서 이런 변화 속에서, 결과적으로! 결과적으로 스토브 리그의 최종 승자이자 이번 시즌에 대한 예측! 자! 바로 가보겠습니다!”

모두 입이 간질거린다는 듯, 바로 팀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간다.

“일단 이번 시즌 빅스의 사지가 분해됐죠?”

“트릭스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게 또 이번에. 트릭스터, 빅스, 미라쥬, 유니버스. 물론 여기에 스톰이 있냐 없냐는 좀 간간이 바뀝니다마는. 한 팀은 챔피언으로 치면, LKL 리그 사천왕이 산산조각 나버린 거거든요?”

“맞습니다. 원래 시즌 주인공 나타나면 사천왕이 사천원으로 바뀌는 게 순식간이에요.”

“드립이죠? 그게 대체 무슨 드립이에요.”

“신작 안 해보셨어요?”

“아, 저 대충 알 것 같아요. 그러니까 트릭스터가 드래곤 타입 트레이너고..”

“아니, 치프 챔피언.”

“여러분 제발. 너희들만 아는 말씀하지 마시라고! LOS 얘기하자고!”

쏟아져나오는 수다를 간신히 원래의 토픽으로 끌어내린 진행자가 지친 표정을 짓는다.

손뼉을 크게 쳐서 편집점을 잡고 그제야 다시 말을 이을 수 있었다.

“흠, 흠. 그러니까 이렇게 강팀들이 쪼개진 상황에서. 생각나는 팀이 있잖아요!”

“F-W-X!”

“지난 시즌 굉장히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어요.”

“맞아요. 완전히 사고를 쳐버리면서, 정말 모든 팀이 주인공이었지만! 2025시즌의 주인공은 FWX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주식 시장에까지 영향을 줬다는 카더라가 있어요. 그리고 FWX는 결국 올해도. 완전체로 갑니다!”

“아무래도 권건 선수를 잡은 게 컸죠.”

“이게 이번에 모기업 쪽에서 이스포츠 팀에 지갑을 화끈하게 열면서 어마어마한 액수와 옵션을 약속했다는 소문이 있는데..”

“제가 우리 권건 선수와 연락을..”

“나 아직도 친추 못했어. 건신 무슨 전포야?”

또다시 빠지는 이야기를 간신히 다시 잡고.

“야. 진짜 너희 이거 촬영 12시간 정도 하려고 그러냐?”

“좋죠.”

“동의합니다.”

“어쨌든!”

“그래요. 그래서, FWX는 완벽한 낙원 방어에 성공한 유일한 팀입니다.”

“저는 다음으로는 미라쥬를 꼽고 싶어요.”

“음, 저는 그 부분 잘 모르겠던데. 아직 텐 선수가..”

은퇴한 탑을 대신해, 가장 밑에 있던 팀인 피닉스에서 탑을 데려온 미라쥬.

미라쥬는 묘하게 선수들 사이에서 프런트에 대한 안 좋은 평가가 많은 팀이었지만 최근 들어 부쩍 개선된 모습을 보이는 중.

“어쨌든 이전 사건 이후 2군에서 괜찮은 서포터 재원을 발견하기도 했고, 우승 출신 원딜 영입에 성공하면서..”

“그럼..”

이야기가 이어진다.

“트릭스터는 정말로 미드 퓨처 선수와 원딜 고구미 선수를 잡는 데에 실패하면서 호넷에서 원딜을 데려오고, LJL에서 귀환한..”

“정말 이건 열어봐야 알 것 같아요.”

“그리고 트릭스터의 퓨처가 유니버스에.”

“유니버스는 탑이었던 써머 선수와 재계약에 굉장히 난항을 겪었다고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핵심 멤버는 유지하면서 전력은 강화했다는 평가가..”

일부지만 해외로 간 이들도 있었고, 돌아온 사람도 있었다.

“나쁘지 않아요. 밸류가 높습니다.”

“빅스는 그야말로 풍비박산. 뜬소문이긴 하지만. 정글의 모 선수를 염두에 두고 진행하다가 좀, 많이 망가진 것 같아요. 감독 경질 이후 이번에 FL에서 활동하던 선수가 새로운 정글러로 영입됐고, 미라쥬에서 원딜을..”

빅스의 자존심이 강하고 오만한 속성은 게임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권건이 반드시 흔들릴 것이라고 확신하다 타이밍 싸움에 패배한 빅스는 미래가 어두워졌고.

“솔직히. 음. 이런 말 하기 좀 어렵지만. 빅스는, 좀. 다 퍼줬다는 느낌이죠.”

“아! 스톰이 여기서 또 빅스 선수들을 잘 영입했죠.”

찌라시와 반대로 과감한 행동을 통해 어부지리를 취한 팀도 있었다.

스톰 2군 감독 하석준 경질 이후 임시 감독직을 차지했던 코치 민수형.

그나마 선수들의 성향을 눈여겨봤던 그가 권건의 영입 가능성이 제로라고 확언한 덕에, 스톰은 오히려 언론 플레이에서 승리를 거뒀다.

빅스가 권건에게 한 눈이 팔린 사이 훌륭하게 이삭줍기를 마친 것.

“저는 스톰! 이번에 기대해볼 만하다고 봅니다.”

“동의합니다.”

“결국 스톰에서는 꽤 많은 기대를 모았던 정글러인 붐보이 선수가 거의 벤치에 앉은 채로 시간을 보내다가 상호 협의 하에..”

그리고 지난해의 투자에 과감하게 칼을 대는 선택.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트러블 메이커를 다른 팀으로 보내는 것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붐보이 선수는 해머스로.”

“해머스는 스톰에서 붐보이 선수를 데려오면서 이번에는 A코스. 그러니까 정글 중심의 공격적인 플레이를 가져가려고 하는 것 같고요.”

이것이 결과적으로 스톰과 해머스, 두 팀 중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물론 결과를 아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리고 기존 해머스 정글이던 아자부 선수는 또 F.L.E 쪽으로 갔거든요. F.L.E는 호재인 게..”

“이게, 아자부 선수가 A코스 B코스 속에서 해머스를 이끌던, 피지컬보다는 인게임 베테랑 리더 타입이거든요? 근데 F.L.E는 이번 룰 변화의 수혜자로 손꼽히죠. 2군 선수들을 넉넉하게 기용할 수 있게 됐거든요. 별 여섯개짜리 육성을 할 수 있는 기회!”

“당장 성적은 불투명하지만 확실히 장래성이 커요. 제 2의 권건이 나올지도 모르는 일이구요.”

“그건 좀.”

“어쨌든.”

그리고 몇몇 팀에 대한 썰이 풀린 뒤.

스토브 리그와 스프링 시즌 기대감에 대한 이야기는 FWX에게 압도적인 몰표가 쏟아졌다.

그 뒤로는 유니버스와 미라쥬가 뒤를 이었고, 스톰이나 트릭스터 역시 여전히 가진 무기가 많았기에 자리에서 밀려나지 않았다.

기존 강팀 중 의문부호가 붙은 것은 빅스뿐.

“그리고 F.L.E 하니까 떠오르는 개인전 승리자가 한 명 있는데요..”

“그렇습니다.”

“사실 특협 제도니 뭐니. 이게 원소속 팀이 스토브 리그 시작 전에 계약 만료 선수를 먼저 올릴 수 있는 제도거든요? 근데 이게 막 선수 입장에서 항상 기분이 좋은 일은 아니에요.. 너랑 재계약하기는 좀 어렵겠다. 이런 뉘앙스도 있고. 그러니까 좀, 뭐랄까.. 역시즌 판매 상품 같은 느낌인데. 여름에 오리털 이불 파는 것처럼..”

“그렇다고 이 선수가 그렇게 나쁜 선수라는 뜻은 아닌데요. 확실히 F.L.E에 있기에는 서로 조합이 안 어울렸어요.”

“그리고 이 선수, 선수명에 재밌는 점이 있다고도 하던데..”

“지금도 100점인데, 과연 FWX의 추가 영입이 어떤 재밌는 일을 만들어낼지 기대되네요.”

이야기가 말미로 가자 입이 완전히 풀린 해설진은 썰에 가까운 이야기까지 토로했다.

“편집점 잡기 너무 힘들겠다.. 여러분.. 이제 좀..”

누군가 투정을 했지만.

“FWX에서 그냥 툭 찔러만 봤는데 바로 왔다, 뭐 이런 이야기가 있던데요.”

“맞아.”

“저라도 바로 갈 것 같은데요?”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

“찔러 본 사람이 나였다면 어땠을까.”

“나 백산이 너무 부럽더라고.”

“얘들아. 촬영이다, 얘들아..”

“근데 문백산 임시 분석관, 아니, 이제는 코치죠. FWX 코치로 영입됐는데..”

“제가 그 친구를 좀 아는데요!”

유니버스 편파 해설로 유명한 이승수 해설이 손을 번쩍 들었다.

FWX의 새 코치 문백산은 유니버스 출신이다.

“걔 이번에 준비한다고 무슨 비즈니스 과정도 밟고 뭐 다 했는데.”

“비즈니스..? 그 방향이 맞아..?”

“그래서 뭔 이상한 소리 하던데. 맨날 아젠다가.. 뭐, 컨펌이.. 어레인지가.. CC가..”

“군중 제어기?”

“그 CC가 아니라 뭐 또 CC가 있대요. 참고? 참고하세요?”

“뭘 참으라는 건데.”

“나 본 것 같긴 해. 근데 벌써 머리가 아프다. 걘 무슨 물이 들었다니?”

“FWX에 가서 많이 배워야겠네.”

이승수 해설은 기분이 좋아 보였다.

“완전 FWX 순혈로만 가는 줄 알았는데, 이런 식으로 피가 섞이고 또 도는 거거든요. 유니버스 출신들이 뛰어난 면이 있어서..”

“진짜 저 극성 유빠.”

“여기서 그런 티 좀 내지 맙시다. 저라고 하고 싶은 말이 없는 줄 알아요?”

“잠깐. 남 해설. 지금 셔츠 안에 입은 거 뭐야? 혹시 유니폼이야? 그 색깔..”

“후후. 들켜버렸나. 형에게만 살짝 보여줄게, 숨겨왔던 나의..”

이미 불콰하게 취한 회식 자리 분위기.

“아니! 진짜 그만들 좀 해라, 야!”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한 진행자는 결국 목소리를 높였고, 간신히 촬영은 머리를 틀었다.

“여러분, 그럼 곧 스프링 시즌에서 만나요!”

“안녕!”

“안녕!”

그리고 자기들이 좋아하는 얘기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수다를 떨 수 있는 아재들의 수다 역시 마무리 될 수밖에 없었다.

“..회식 고?”

“고.”

“이제 그냥 맘 놓고 얘기해. 권건 선수 연봉 정보 좀 있냐?”

“당연히 모르지. 알면 뭐 하게요?”

“내가 영입하게..”

“야, 계약금은 너희 아파트 매매해서 주게?”

“형.. 그걸론 어림도 없어.”

아니, 아마 끝나지 않을 것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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