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화. 행복 전도사
[ (LKL) 파죽지세 FWX, 플레이오프 진출에 이어 사실상 서머 4위 이상 “확실시” ]
[ 창단 이래 최대 성과.. 믿을 수 없는 동부의 “혁명” ]
[ 벌써 물 밑 전쟁, 선수 몸값 천정부지 예상.. 권건이 만들어낸 “코리안 정글러 붐” ]
[ 한국은 정글, 중국은 미드, 유럽은 바텀? 각지에서 갈리는 “키 포지션” ]
8주차 경기가 끝나면서 FWX의 순위가 2위 이상으로 확정됐다.
3, 4, 5위의 서울 빅스, 대구 유니버스, 광주 미라쥬가 9승 라인에 서서 조금이라도 더 높은 곳에서 출발하기 위해 서로의 발목을 잡고 있었고.
1,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인천 트릭스터와 대전 FWX가 14승, 13승으로 바짝 붙어서 있었다.
다만 남아있는 대진으로 트릭스터가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고.
팬들은 1승을 아쉬워하기는 했지만.
이미 믿을 수 없는 일이었기에 더 미래를 보는 것보다 현재를 쫓아가기에도 바빴다.
- (FWX) 지금 이게 우리 순위가 맞아?
ㄴ 뭐가 확실해졌다고? 존나 거짓말 같은데;
ㄴㄴ ㄹㅇ 지금 트루먼쑈 아니냐고
ㄴㄴ 이게 언제 이렇게 됐어?
ㄴㄴ 내 팀이지만 쩐다;;
ㄴㄴ 내 팀이 아니어도 쩐다;;
ㄴ 내가 평생에 공부를 잘해본 적이 없는데 이제 전국 1등 마인드 알 것 같다
ㄴㄴ 나도
ㄴㄴ 눈앞에 있는 상대를 이기다 보니 어느새 이렇게 됐네요
ㄴㄴ 열심히 할 필요가 뭐가 있어? 잘하면 되는데
ㄴㄴ 시이바;; 상승감 오진다;;
ㄴㄴ 나 요즘 FWX 유니폼 입고 출근해
ㄴㄴ 거짓말 같은 팩트네 내 얘긴 줄;
ㄴㄴ ㄹㅇ 선구안 인증
ㄴㄴ 유니폼 지금 구하지도 못함 쉬바 개꿀
ㄴㄴ FWX 유니폼을 누가 샀겠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누입니다
ㄴ 요즘 우리 가족 FWX 경기 날이면 모두 티비 앞에 모여앉아서 같이 본다
ㄴㄴ ㄹㅇ 이건 역사적인 거라 봐줘도 된다 ㅋㅋㅋㅋㅋㅋ
ㄴㄴ 역사의 산증인ㅋㅋㅋㅋ
ㄴㄴ 명품 일가ㅋㅋㅋ
ㄴㄴ 나는 무지개다리 건넌 우리 몽실이 메모리얼 박스를 들고..
ㄴㄴ 선 넘지 마라
ㄴㄴ ㅈㅅ
ㄴ 그럼 우리 맞붙을 상대도 결정할 수 있는 거야?
ㄴㄴ 아직 모름 그건 1위 팀이 결정함
ㄴㄴ 3, 6위 붙고 4, 5위 붙고 각 대진에서 이긴 팀 중에 만만한 놈을 1위가 먼저 고르고 2위는 남는 쪽이랑 붙어서 이기면 결승 (우리는 정규시즌 1위 혹은 2위임)
ㄴㄴ 그럼 우리 최소 4위라고?
ㄴㄴ 여태까지 뭐 봤냐
ㄴㄴ 아니;; 믿을 수가 없어서 그래 14위가 아니라 4위라고?
ㄴㄴ 14위가 어딨어.. 근데 왜지? 뉴런 공유되는 듯
- (FWX) 이거 진짜 몰라서 물어보는 건데 우리 월챔 갈 수도 있음?
ㄴ 하긴 니네가 뭘 알겠냐
ㄴㄴ 넌 뭘 좀 아니?
ㄴㄴ ㅎㅎ 사실 저도 처음이라;
ㄴㄴ ㅋㅋ 나도ㅋㅋㅋ
ㄴㄴ 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째지고ㅋㅋㅋ
ㄴ 팩트) 우리 스프링에 아무것도 못 벌어놔서 2위 이상 해야 선발전 간다
ㄴㄴ 1위면 무조건 진출, 2위 해야 포인트 100점
ㄴㄴ 나머지는?
ㄴㄴ 이미 스프링에서 미라쥬가 70 빅스 50 유니버스 30점 따놔서 우리는 밀어내기 해야 함
ㄴㄴ 그럼 1위 해야겠네 결승 이기면 되겟다ㅎ
ㄴㄴ 그게 제일 확실
ㄴ 근데 나 월챔 못가도 상관없음 내년 기다릴 자신 있음
ㄴㄴ ㅇㄱㄹㅇ
ㄴㄴ 그래도 가면 좋지ㅎ
ㄴㄴ 우승ㅎ 해버릴지도ㅎ
ㄴㄴ ㅎ그리고ㅎ 내년에도ㅎ 세계 우승?ㅎ 그리고 왕조ㅎ건설?
ㄴㄴ 그건ㅎ 맞지ㅎ
ㄴㄴ 미친 신분 상승 좀 했다고 FWX 팬들 눈에 뵈는 게 없나 보네 니네 아직 확정도 아니야
ㄴㄴ 응ㅎ 안 들려
ㄴㄴ 이제 우리 쪽수로도 안밀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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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주의 방향성은 오히려 결정하기 쉬웠다.
순위가 눈에 들어온다.
당연히 높은 순위로 플옵에 진입하면 좋지만.
어차피 남은 두 경기를 우리가 모두 이기고 트릭스터가 한 번 이상 져야 하는 상황.
무리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지금 우리에게 상성은 큰 의미가 없으니까.
오히려 내년쯤에나 생길지도 모르겠다.
LOS에서 게임을 이기는 방법은 넥서스를 깨는 것이다.
우리가 팬들에게 보여주는 게임도 넥서스가 깨지면 끝나는 건 마찬가지다.
그럼 ‘리그’를 가져오는 방법은 뭘까?
리그를 LOS로 표현하자면.
각 경기 한 세트 한 세트는 결국 정글에서의 한 캠프나 대포 미니언 정도의 역할이다.
그리고 중요한 경기의 매치 승이 인게임 타워나 오브젝트.
그렇다면 리그에서 도달해야 하는 넥서스는.
결승전이다.
열 명으로 이루어진 LOS처럼 열 구단이 계절을 관통하며 긴 호흡으로 이어가는 하나의 큰 게임.
그게 리그.
결국에 결승전에 가서 상대를 터뜨려버리기 전까지 다른 팀들과 주고받는 것은 우리가 게임에서 오브젝트를 양보하기도, 어쩔 수 없이 대포를 포기하기도 하는 그런 운영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성남 스톰, 그리고 서울 빅스.”
그래서 지금 모든 카드를 쏟아붓기보다는.
“최대한 많은 걸 얻어가기로 하자.”
전략적 수행이 중요할 때다.
하지만 이걸 모든 선수가 단박에 이해하는 건 아니다.
“그게 무슨 뜻이에요?”
“유찬이가 하고 싶은 픽을 해볼 수 있다는 뜻이지.”
게임 말고는 모든 생각을 포기한 탑에게 김 코치님이 눈높이 교육을 시도했지만.
“오우야. 그럼 저 탑 갈레오.”
“그건 좀.”
“나니? 왜 미드는 되고 저는 안되는데요? 쟤 갈레오 했잖아요.”
“그걸 말이라고 해?”
이유찬의 우기기에 김예성이 황당하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그럼 나도 미드에서 클래드한다?”
“니가 클래드도 할 줄 알아?”
“당연하지. 클래드는 원래 미드 챔피언이야.”
“그럼 해봐.”
“내가 못 할 줄 알고?”
이성이 비이성에 먹히기 시작하자.
“예성아.. 너까지 왜 그래.. 제발 말려들지 마..”
결국 비장의 무기가 나설 차례가 왔다.
“얘들아.”
최근 들어 윤도형과의 플레이에 치여 경기도 연습도 가장 고된 우리 주장.
키는 가장 작아도 마음은 누구보다도 넓다고 주장하는 주장.
혈당이 높을 때만큼은 보살인 우리 주장, 곽지운.
“세상은 말이야..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이 많으니까 멋진 거야.”
“명언 발사 소름 돋고.”
옆에서 최은호가 빈정거렸지만 곽지운은 양손으로 입을 가리며 비 맞은 강아지 같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너희 중에 내가 제일 멋진 세상을 살고 있으니까.. 부럽지? 그러니까 마음대로 하려고 하지 말고 상의해서 결정하자. 나도 내 맘대로 애니비야 고르고 윤도형을 투탑으로 보내기 전에..”
전에도 비슷한 말을 들은 것 같은데.
하긴, 어쩌면 정규 시즌 말은 마지막으로 보여줄 수 있는 교란용 픽이나 시그니처가 가장 많이 등장하는 때니까.
다들 그렇게 색다른 픽을 고를 때.
여전히 원딜은 반찬이 없긴 하다.
“내가 말이 너무 심했나? 얘들아, 하고 싶은 거 다 해. 알았지? 내가 다 받아줄게. 알았지? 꼭 그렇게 해. 유찬아, 예성아. 그렇게 해. 탑 갈레오하고 미드 클래드 하고. 진짜 재밌겠다.”
곽지운이 활짝 웃자 두 사람이 얼어붙는다.
진심인지 아닌지 알 수는 없지만 어딘가 포스가 느껴지는 말이다.
내가 생각해도 좀 지독하긴 해.
메타를 너무 타기도 하고 맡은 역할이 있으니까.
애석하게도 이건 내년에도 아주 다르지는 않다.
“...”
“...”
왕자님은 왕좌가 무거운 법.
물론 다른 포지션에서 후반 하드 캐리 역할을 받아줄 수도 있지만, 그건 팀적으로 준비가 덜 됐다.
문득 유니버스의 킬샷, 강은찬이 떠오른다.
내가 정글로 있을 때 갖은 비원딜을 서슴없이 꺼내던 그 선수.
이유찬이 조금만 더 최정인을 흡수한다면.
어쩌면 곽지운도?
언젠가 천하무적 솜방망이 곽지운에게 행복 전도사가 되어줘야겠는데.
“코치님이 결정해주시는 픽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래. 잘 생각했다.”
주장의 카리스마가 이런 걸까.
뭐, 어쨌든.
우리는 승률 8할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중간에 최은호의 일로 흔들리게 된 건 아쉽지만 그래도 처음 내 예상보다 긍정적인 결과다.
사실 처음 들어올 때까지만 해도.
월챔보다는 그저 서부권에 데려다 놓고, 이른 시즌 마감으로 길게 휴가를 즐기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 정도도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글쎄.
승리를 향한 내 지독한 고집 때문인지.
아니면 오더가 부족했을 뿐 상당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던 팀원 덕분인지.
그것도 아니면..
“일단 이번 주에는 은호가 최대한 많이 나가는 쪽으로 하자.”
“전승 가겠다는 뜻이시죠?”
최 코치님의 물음에 박 감독님이 어깨를 으쓱하며 웃어 보인다.
이제 본격적으로 최은호 복귀 작업에 들어갈 모양.
결국 여태까지 임시 서포터로 돌려막기를 하며 서포터를 아낀 건, 플레이오프 무대에 세우기 위함이었으니까.
“역시 내 이름 불리니까 바로 전승 이야기 나오죠?”
“그런 게 아니라.. 아니다, 됐다.”
“깍지 너 왜 말을 하다 말아?”
“야. 최은호. 너 진짜 전승하잖아? 그럼 무조건 연락온다.”
“중국? 줘도 안가.”
“아니? 너네 집에서.”
“오. 지운이형도 예측 좀 는 듯.”
음.
무슨 이유로 여기까지 정신없이 달린 건지 역시 잘 모르겠다.
어쨌든 유쾌한 사람들이다.
#
“FWX가 스톰을 잡아 줄 거라고 믿습니다.”
호넷의 미드, 바젤 안우진이 승리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럼 저희도 스톰을 완전히 짓밟아버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부산 호넷은 이번 시즌부터 부쩍 치고 올라온 팀.
올 시즌 메타 적합도가 높았다.
그리고 FWX를 따라 정글러를 심장으로 교전을 유도하며 다채로운 결과를 만들어내며 동부의 뜨거운 감자가 된 팀.
전략 유동성이 낮은 약점을 가졌지만, 이것을 죽어도 함께 죽겠다는 식의 부나방 플레이로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 나가고 있었다.
팀 자체도 잘생긴 것으로 유명하지만 안우진은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선수.
최근 권건을 중심으로 들고 일어난 강경파들에게 밀리고 있었지만 호넷의 팬덤은 ‘잘생긴 사람이 게임도 잘한다’라는 이론을 앞세워 팀을 가리지 않는 미남교 일합을 꿈꾸고 있었다.
그리고 그에 응답이라도 하듯이.
“FWX가 깔끔하게 스윕하면서! 스톰이 마지막 남은 가능성조차 완전히 잃어버립니다!”
“이게 하늘에 운을 기댄다고 해도, 0.001%와 0%는 정말 천지 차이거든요.”
“네, 사실 0.001% 정도 되면 굉장히 일반적인 레이드 드랍률이죠.”
“맞습니다.. 그게 나오기는 나온다는 뜻이거든요? 자력은 아니더라도 분명히 가능성은 있었는데.. 아무튼 오늘 경기를 통해 최근 3년간 플레이오프에 빠짐없이 이름을 올리고! 최강의 팀을 꼽을 때 둘째가라면 서러웠던 스톰이 사실상 다음 경기를 마지막으로 올해를 마감하게 됐습니다. 이야.. 아쉽네요.”
- 형님들 멀리는 안 나갈게요
- 바로 이거야..
- 고향집은 내 손으로 철거해야 제 맛
- 스톰을(를) 놓아주었다! 바이바이, 스톰!
- 따봉 FWX야 고마워!
시즌 말.
“호넷이 기뻐하겠는데요?”
먼저 달려 나간 두 팀을 제외하고 나머지 팀들은 진흙탕의 수렁 속에서 헤매고 있을 때.
“이러면 온전히 자기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죠!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전 동부의 모든 굴레와 속박을 벗어던지고 플레이오프를 찾아 떠납니다!”
FWX의 자애로운 스톰 스윕.
- (HNT) 어제 스톰이 무너졌어
너무 행복해
내 기말 점수를 가져가도 좋아
제발 안권강 한 팀으로 만들어줘
ㄴ 앜ㅋㅋㅋㅋㅋㅋㅋ
ㄴㄴ 안우진 권건 강한빈 순서 그게 맞아?
ㄴㄴ 권강안 아니야?ㅠㅜㅠㅠㅠㅜㅠ 안권강은 안건강? 해 보이는데
ㄴㄴ 그래도 호넷이자나ㅠㅜ 안건강 못잃엌ㅋ
ㄴ 그럼 그냥 알파남 4대 천왕햌ㅋㅋㅋ
ㄴㄴ ㅊㅊ
ㄴㄴ ㅊㅊㅊㅊ
ㄴㄴ 4대 알파 천왕 누군데?
ㄴㄴ 그럼 난 권건 안우진 김예성 곽지운
ㄴㄴ ?? 알파남에 세자가 왜 들어가? 혹시 FWX 팬이야? 여기서 이러면 안돼ㅠ 눈치 챙겨ㅠ
ㄴㄴ 아니 희생 플레이도 잘 하고ㅠ 외모도 귀엽잖아ㅠ
ㄴㄴ 귀여워..? 혹시 안과? 가볼 생각은 없어? 알파카남?으로 본 거 아니지?
ㄴㄴ 근데 랭크가 어떻게 돼?ㅠㅠㅠ 여기서 발언?하려면 랭크? 인증 해야해ㅠ
ㄴㄴ 웅??? 나 랭크 인증 했는데ㅠㅜㅠ 나 플레ㅠ 기분 상하게 하려는 건 아닌데ㅠ 찾아보지도 않고 물어보는 거야?ㅠ
ㄴㄴ 아ㅠ 나도 플레라서ㅠ 플레 몇이야? 혹시 4?는 아니지?
ㄴㄴ 혹시 손가락이 없어?ㅠ
ㄴ 이 사람들은 [원어민]이다..
ㄴㄴ 원어민?보다는 마더텅?이 어감이 좋지 않을까ㅠㅜ
ㄴㄴ 미친ㅋㅋㅋㅋㅋㅋ
ㄴㄴ 근데 나 브론즈라 못 깝치겠음
ㄴㄴ 시발 너도? 나도ㅋㅋㅋㅋㅋㅋㅋㅋ 쟤네 존나 탑신병자 네임드임ㅋㅋㅋㅋ
ㄴㄴ 아아- “랭크”로 판가름하는 곳은 리그 뿐이 아니었던 것이다-..
ㄴ 미안한데 너네 여기서 이러지 말고 따로 가서 방 파서 붙고 한명 블락 먹던가 해 ㅅㅂㅋㅋㅋㅋㅋ알파카고 나발이고 돌겟네ㅋㅋㅋ
ㄴㄴ 다이아 개추
ㄴㄴ ㅊㅊㅊㅊ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위를 차지하는 것이 당연한 트릭스터와 잘하면 잘할수록 좋다는 FWX의 마음가짐은 꽤 달랐다.
어떻게든 승수는 따냈지만 득실 차가 좋지 않고, 뒤에 바싹 따라붙은 FWX가 눈에 거슬리기도 했던 트릭스터는 최선을 다해 정규 시즌에 집중했다.
이건 자존심의 문제이며.
‘8989’ FWX에서 한두명의 선수가 바뀌었다는 것만으로 서부가 줄줄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기존 4황 대장의 면모였다.
그렇게 정규 시즌 마지막 주.
부산 호넷을 잡아낸 인천 트릭스터.
그리고 부산 호넷은 FWX에게 패배했던 성남 스톰을 잡았고.
호흡을 조절한 FWX는 빅스에게 아슬아슬하게 경기를 내줬다.
FWX가 빅스를 이겨주지 않을까 기대했던 미라쥬와 유니버스에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
득실 관리를 잘해뒀던 빅스가 올라가 버렸다.
사건 이후 잠시 휘청였던 미라쥬는 일종의 ‘산재’ 특수 상황으로 인정받아 2군 서포터를 번갈아 가며 긴급 기용, 온라인 환경에서 최선의 플레이를 보여줬고.
유니버스는 제주 F.L.E와 수원 해머스에게 결의의 고춧가루를 얻어맞아 각각 세트 패배를 얻으면서.
두 팀은 남들보다 정규 시즌을 더 길게 가져가게 됐다.
[ (LKL) 정규 시즌 순위 확정! 1위에 인천 트릭스터, 2위에 대전 FWX, 3위 서울 빅스. ]
[ 순위 결정전 실시! 광주 미라쥬와 대구 유니버스의 4위 쟁탈전 ]
[ 호넷은 웃고있다.. 6위 무혈입성, “최고의 성과” ]
[ 과연 LKL 서머의 승자는 누구? ]
[ 플레이오프 2라운드부터 오프라인 경기 재개 희소식, 스태프 및 입장객 소지품 검사 실시 예정 ]
“끄아아아아아아아악! 권건! 내 말도 씹고! 빅스한테! 조팝나무 빅스한테! 일부러! 일부러! 틀림없어! 그 새끼가 질 놈이 아닌데! 이거! 조작이야! 조작이라고!”
“미친, 얘 왜 이러냐?”
“몰라. 지난번에 탑 너무 파여서 정신 나갔나 보지.”
“하긴. 솔직히 F.L.E가 문제지 FWX가 문제겠냐. 우리가 F.L.E한테 세트 내준 건데.. 아, 진짜 순위결정전 에바네. 넥서스 10 남기고 그걸 져가지고..”
“용서 못 해! 절대 용서 못 해! 박살 낼 거야! 내가 가지지 못한다면.. 부숴버리겠어..”
“최정인 범죄자냐? 뭘 가지고 뭘 부셔?”
“너 못 믿겠어. 내가 정글 돌 거야.”
“정글이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냐?”
“복수.. 복수하겠어..”
“탑들은 원래 저래?”
“아니야.”
그리고 유니버스 최정인은 뜻밖의 상대에게 결의를 불태우고 있었다.
하지만 그 불꽃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