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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 그만두고 싶습니다-143화 (144/326)

143화. 공짜는 없어

“예성이는 아직도 강의하고 있어?”

최은호가 키를 잡고 김예성의 방송에 접근한다.

“여기서 아이템 트리를 이렇게 선택한 이유는..”

조곤조곤한 목소리.

그리고 이어지는 설명, 시청자들의 질문에 대한 피드백.

채팅은 청정하기 짝이 없었지만 숫자가 많지는 않았다.

“와. 이거.. 특별함이라고는 느껴지질 않는데? 이러면 미라쥬에게 시청자 수가 밀릴 수밖에 없어요.”

미라쥬 방의 시청사 수를 쭉 훑던 최은호의 결론.

김예성은 윤도형과 정반대다.

팀에서 준 ‘이미지’를 지나치게 의식한다는 거다.

아.

브랜딩 팀에서 정한 컨셉 이미지는.

탑 이유찬이 에너지 넘치는 막내.

정글 윤도형이 남성적이며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

미드 김예성이 조용하고 이지적인 스타일.

원딜 곽지운은 주장이지만 누구에게나 친구 같은 선수.

서포터 최은호는 선수들을 잘 챙기는 팀의 잔소리쟁이 느낌.

좀 많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듯이 이건 목표 컨셉이니까.

이런 것들은 실제 성격을 기반으로 승리 포즈를 권할 때부터.

영상, 매체 인터뷰, 스타일링까지 큰 틀로 반영된다.

매니저가 괜히 붙는 게 아니거든.

나?

글쎄.

나는 급격하게 콜업된 데다, 이미지를 정하기 전에 대중에 공개되는 바람에.

팀에서 어떤 이미지를 잡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FWX는 선수들에게 강요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외부에 노출될 캐릭터는 필요하잖아.

뭐, 어쨌든.

김예성에게 내리는 내 처방은 컨셉 강화다.

#

“여러분들. 들어봐요. 내가 전에도 말했었잖아. 나보다 점수 높은 사람 말 아니면 나 안 듣는다니까? 뭐라고 하지 마. 어차피 나 잘해.”

미라쥬의 서포터, 왕지우는 방송 중이었다.

왕지우는 포지션이 서포터임에도 불구하고 개인 랭킹이 높은 선수.

서폿병자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다양한 플레이를 구사했다.

- ㅋㅋㅋ 헥사 감 아직 안 죽었네

- 훈수 OFF

- 이 서포터는 다릅니다ㅋㅋㅋ

- 나보다 점수 높은 거 아니면 아가리 해라 이거야~

원래 미라쥬의 방송에서 제일 인기가 높았던 것은 탑 김진승이었지만.

이번 시즌 들어 부쩍 몸을 사린다.

김진승 말로는 방송에서 내뱉은 말은 결국 화를 부른다나?

그 말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어쨌든 덕분에 김진승에게서 느끼던 맛을 찾는 미라쥬 시청자들이 떠돌아다니다가 왕지우에게 찾아온다.

상대적으로 방송에서 인기가 적은 편인 서포터로서는 꽤 달달한 낙수효과다.

“전적 검색 사이트? 그냥 그대로 쓴다고요? 그래서 너네가 아직도 실버인거야. 아차. 반말 실수~ 골드? 골드도 똑같아요. 뭐 어쩌라고. 질문하려면 돈을 내시던가. 아차. 나도 모르게 속마음이.”

의자를 뒤로 눕히고 코를 긁는다.

“나는 그마라고 해도 룬 그대로 쓰는 거 인정 안 해. 그게 뭐 대단한 거라고. 남이 연구한 거 그대로 갖다 쓰는 게 무슨 게임이냐? 그럴 거면 그냥 틀린 그림 맞추기를 하세요.”

아슬아슬하게 일부 시청자를 공격하는 듯하다가도.

적당히 공동의 적을 만들어주면 오토 사냥이 시작된다.

- 티어 혐오 ON

- 그래 시발ㅋㅋㅋ 다딱도 못 되는 새기들이

- 연구를 해라ㅋㅋㅋ

- 그러니까 너희가 브실골을 못 뚫지ㅋㅋㅋ 하층민들ㅋㅋ

- 헥사 너도 너보다 높은 티어 만나면 바짝 숙이는 거 맞지?

- ㅇㅇ 얘네 계급제 있음ㅋㅋㅋ

- 근데 뭐 새로운 게 있어? 어차피 룬이나 특성은 정해져 있는데

“아, 진짜. 그중에서 뭐라도 좀 연구를 하라는 거죠, 상황에 맞춰서. 머리. 머리를 쓰십시오.”

다소 거친 느낌은 있었지만 시청자들과 서로 맞먹는 것이 이 방송의 강점.

“게임 할 줄 모르는 애들이나 그렇게 하는 거라니까? 그런 프레임 싫잖아요. 그쵸?”

어차피 여기에 나보다 티어가 높은 사람은 없다.

그런 사람들이 하는 훈수 한 마디는 하등 쓸모없는 말일 뿐이고.

직접 연구해보면 나올 만한 답을 온종일 묻고, 또 묻고 하는 사람들도 지친다.

아니, 중학교 수학도 몰라?

뭐 대단히 어려운 것도 아니고.

룬이나 특성, 아이템이 서로 어떻게 호환되는지 연구나 좀 하고 게임을 잘하고 싶다고 말해야지.

노력도 안 하고 무슨..

속으로 혀를 차던 왕지우는 어깨를 으쓱했다.

시청자들에게 질질 끌려다니는 방송은 딱 질색이다.

- 너무 팍팍하게 구네

- 그렇게 말하니까 꼭 님보다 티어 낮은 사람은 다 머리 나쁜 사람이라는 거 같음

그런 말 안 했는데?

근데 브론즈 서포터면 머리 나쁜 거 아니야?

- 최선을 다하지는 않아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도 있잖아 어차피 취미 생활인데

취미에 이 악무는 건 누구?

- 모든 사람이 너처럼 LOS에 목숨을 걸고 하지는 않음;;

그럼 LOS가 인생의 전부인 사람한테 물어보지를 말던가.

물론 겉으로 나오는 대답은 다르다.

“에~이. 그렇게 진지하게 가지 마시고요. 그런 뜻 아닌 거 알면서~ 왜들 이러실까~ 스스로 힘으로 잘하자는 뜻이었죠.”

조금 불쾌하지만 그래도 방송이니까 너스레를 떤다.

곧 팬들이 다시 분위기를 찾아 놓을 거다.

왕지우의 생각대로, 잠시 후 채팅창은 다시 일부를 혐오 대상으로 놓고 웃고 떠드는 분위기로 돌아왔다.

- ㅉㅉ 다 떠먹여달라는 애들 극혐이네

- 일도 대신 해달라고 하지 왜ㅋ

- 대리 요청인가ㅋㅋ

- 우매하다 우매해

얼마간의 유입이 사라진 결과지만 아무래도 상관없다.

어차피 후원을 터뜨릴 핵심 팬들만 있으면 된다.

굳이 쓸데없는 말을 지껄이는 사람들까지 떠안을 이유는 없으니까.

웃긴 건, 이렇게 마음대로 해도 고정 시청자층은 확고하다는 것.

예전 신인이던 시절 꼬박꼬박 모든 질문에 대답을 해주던 때.

훅 들어오는 억까도 웃으며 대답하던 때.

그때보다 훨씬 편하다.

키보드 옆에 놓인 에너지 음료를 쭉 들이킨다.

“어, 이거 다 마셨어.”

- 먼 챌린지 중임? 벌써 세 캔 째 아님?

- 잠 못 잔다 그러다가ㅋㅋㅋ

- 먼 상관? 노 방종 가자ㅋㅋ

“우리 냉장고 또 비었어요. 음료가 꽉 차있는 날이 없어요.”

- 누가 제일 많이 마심?

- 내가 봤을 때 사우전드 아니면 테러다

“맞아. 탑이랑 정글이 진짜 장난 아니야. 목에 구멍 났나 봐. 이런 걸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하나?”

- ㄷㄷㄷㄷ 지우야.. 넌 진짜다..

- 그거 아니야 멍청아ㅋㅋㅋㅋ

- [aswq08]님이 후원하셨습니다!

“잘 마실게요?”

왕지우는 슬쩍 웃음 지었다.

방송 참 쉽다.

- 정보 물어볼 거 있는 사람? 라온이 올 포지션 강의하는 중

- FWX?

- ㅇㅇ 엄청 자세함

선명히 들어오는 FWX에 대한 채팅.

보고도 못 본 척하는 일이야 일상이지만, 내 방에서 다른 사람 이야기가 나오는 건 왠지 좀 체면 구기는 일이다.

“큐 언제 잡히지? 흠.”

왕지우도 한때는 참 열심히 강의를 했었다.

하지만 돈도 안 되고 재미도 없었다.

속으로 혀를 찬 왕지우는 짐짓 기지개를 켰다.

“우리 희종이 형은~ 뭐 하나~”

그러고 보니 게임은 잘해도 방송은 못하는 미드 안희종이 보이질 않는다.

안희종은 어지간히도 감각이 없어서 다른 팀원들이 방송을 켜면 그 방으로 와서 채팅을 던지곤 했다.

어떻게든 관심을 뺏어보고 싶었던 모양이지만 쉽지 않았을 거다.

방송으로 들어오는 부수입이 달콤하거든.

부수입은 팀에서 가져가는 게 아니라 플랫폼 수수료와 세금만 떼면 선수의 주머니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푼돈 아니냐고?

푼돈은 돈이 아니냐?

왕지우도 이런 점 때문에 안희종이 오면 적당히 어울려 줄 뿐, 사람들의 관심을 안희종에게 넘어가지 않도록 노력했다.

경기는 경기고 방송은 방송.

이건 팀전이 아니니까.

세상에 이런 욕심을 내지 않는 사람은 없을 거다.

- 희종쓰 지금 라온 방에서 질문하고 있음

- ㅋㅋㅋㅋㅋㅋ존나 골때림

- 신드리의 재활용 가능성에 대해서 격렬한 질의응답ㅋㅋ

- 뭐하냐 매니저ㅋㅋㅋ 벨 쟤 컷 좀 해라 저거 FWX 콘텐츠로 올라가겠다ㅋㅋ

사람들이 술렁인다.

왕지우는 어쩔 수 없이 FWX의 미드, 라온의 방송 방으로 들어가 볼 수밖에 없었다.

#

LOS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피지컬?

챔피언 폭?

그것도 아니면 투자한 시간?

가장 중요한 건 심리전이다.

따라오는 피지컬, 챔피언 폭, 연구 시간도 중요하지만.

일단 모든 행동 패턴이 간파되면 제아무리 피지컬이 뛰어나도 이길 수 없다.

왜, 고위 랭커가 종종 최하위 티어에 말리는 경우가 있잖아.

이건 반대로 상대의 마음을 전혀 읽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시간이 충분하다면 랭커가 당연히 이기겠지만.

단기전에서는 심리전의 유불리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

방송도 같다.

나는 김예성에게 방송에 공개되지 않을만한 메신저로 말을 걸었다.

- 나 : 방송 들어갈게

- 암살미드 : ㅇ?

- 암살미드 : 왜 톡을? ㅁㅅㅇ?

‘무슨 일’이겠지?

김예성은 평소 말하는 것과 달리 개인 채팅에서는 굉장히 무뚝뚝한 편이다.

최은호가 김예성의 유일한 단점으로 지목하곤 하는 부분인데.

김예성은 사적으로 사용하는 메시지 대부분을 읽씹을 넘어 안읽씹한다고 한다.

그래서 읽기만 해도 감지덕지하는 모양.

- 나 : 답장 안 해도 돼

- 암살미드 : ㄱㅊ ㅎ ㅅ ㅇㅇ

- 암살미드 : ㅋㄹ ㅈ

- 암살미드 : ㅁ ㅎㅁ ㄷ?

랭크전을 캐리하면서 칼답하는 사람이 있다?

우리 미드, 피지컬 좀 되는구나.

게임이 바쁘면 대답을 천천히 해도 되는데.

거의 암호화 된 상태로 메시지가 온다.

- 나 : 그냥 하던 대로 하면 돼

- 암살미드 : ㅇㅇ ㄱㅇ ㄲㄴㄱ

눈을 가늘게 뜨고 본다.

거의 끝나가?

게임 끝낼게?

- 나 : FWX 보이스 방

- 암살미드 : ㅇㅇ

- 암살미드 : ㄱㅂ ㄲㄴㄱ ㄱ ㄱㄷ

초성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건 무관심하다는 인상을 주기 마련인데.

급박한 메시지의 간격에 가슴이 웅장해진다.

하지만 저 정도면 그냥 타자를 치는 게 빠르지 않을까?

점점 내용이 어려워지고 있다.

어쨌든 막상 방에 들어가니.

“건이 왔네.”

따뜻한 목소리로 맞아주는 김예성.

“방송 중 아니야?”

아까 그 사람이 맞나 싶다.

우리는 잠깐 몇 마디 잡담을 나누며 김예성의 방향성을 따라갔다.

놀랍게도 김예성은 한타 중에 시청자들에게 상황 설명을 하면서, 나에게 답장까지 보낸 모양이다.

이건 좀 대단한데.

- 건신 등장 ㄷㄷㄷㄷㄷㄷ

- 너무 좋다

- FWX는 왜 영상을 그렇게 짜게 올림?

- 애들 정상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

- FWX는 자기 채널에 재밌는 영상을 거의 안올리자너

- 영상 팀 좀 늘려야 댐 ㄹㅇ

그야 전까지는 예능 계열 영상을 업로드하기가 조심스러웠으니까.

글쎄, 이제는 좀 다를 거다.

김예성은 게임 중 확인할 수 없었던 몇 가지 내용들을 살피면서 시청자들에게 마저 설명을 해주고.

나도 슬쩍 거들면서 방의 분위기를 살핀다.

지극히 이론적인 분위기.

최은호가 노잼 판정을 내릴 만 하다.

“건아.”

뭐.

가끔 방송을 패시브 인컴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초기에 작업만 잘 해놓으면 그다음부터는 적은 노력만으로도 숨 쉬듯이 수익이 들어온다던가.

본업과 손쉽게 투배럭이라던가.

그런 인상이 있는 것 같다.

“어떤 거 테스트 해볼까?”

김예성은 사람들에게 받은 질문을 메모장에 정리했다.

“세 번째 걸로 하자.”

“방 팔게.”

어쨌든 방송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정말 극소수.

불과 몇십년 전까지만 해도 필요가 없다고 여겨졌을 만한 재능들을 잔뜩 모아, 오늘날에야 터뜨린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면.

이 분야는 프로게이머에게도 쉽지 않다.

솔직히 김예성은 방송을 잘하는 타입은 아니다.

단, 혼자서 했을 때 그렇다는 이야기다.

“아. 터지네요. 그럼 이건 추가 효과로 들어갈 수 있으니까, 아마 이거랑 결합하면..”

김예성은 나와 따로 게임을 파서 이것저것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건 평소 연습 시간에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내 생각에 서폿 템 중에 비슷하게 적용되는 게 있을 것 같은데.. 설명 한번 볼래?”

잠시 간식을 가지러 갔던 최은호도 첨언한다.

- 어? 진짜다

- 무친;; 진짜다 이거 적용되나요?

- 와ㅋㅋㅋ 이게 되네?

- 이거 완전 꿀팁?

- 실제 아이템 슬롯엔 한계가 있으니 솔랭에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은데요

- 미드에서 서폿템? 트롤이라고 오해받을 수도 있을 듯?

- 근데 신기하다 ㄹㅇ 프로네;;

- 피드백 회의 엿보기 개꿀

나는 김예성의 방에서 몇몇 질문을 집어내 방송을 대신 이끈다.

원래부터 ‘그런 이미지’의 방이라서 어렵지는 않았다.

“와. 역시 건이. 이거 재밌다. 이렇게 연결되고, 또..”

“예성아 그건 내가 말한 건데. 나 은호 형이야. 내 목소리 안 들려?”

김예성은 턴제 게임을 좋아한다고 말했었다.

이런 연계에서도 취향은 빛을 발한다.

깨달음 콤보와 채팅이 시청자들의 성향과 어우러져 상승효과를 만들어낸다.

- 그럼 신드리로는 사용하기 어려울까요?

미라쥬의 미드, 벨.

안희종의 채팅.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3대 미드 안에 반드시 들어갔지만 지금은 메타 이탈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선수.

그리고 무엇보다 항상 다른 방을 찾아 돌아다니는 사람.

그 이유는 팬들에게 팀원들과의 케미라도 보여주기 위해서다.

왕지우는 안희종의 이런 마음을 오해하고 있다.

시청자를 뺏어가려고 한다고.

사실 선수들이 방송을 대하는 태도는 꽤 다양하다.

여기서 부수입을 올리면서 나중에 스트리머의 삶을 준비하려는 선수도 있고.

정말 팬을 위해 하거나 본인이 즐기는 경우도 있다.

하기 싫지만 팀에서 요구해서 하는 경우도 있다.

안희종이 이 케이스다.

정확히는 방송과 전혀 맞지 않아서, 부가 콘텐츠 생산이라도 하려고 하는 타입.

근데 뭐.

이제 내가 미라쥬의 오해같은 걸 풀어줄 이유는 없고.

어쨌든 오늘 이 주제는 순수 AP 메이지의 재기를 노리는 이 선수에게 작은 희망처럼 느껴질 터이기에.

다른 팀의 방송이라고 해도 채팅을 참긴 어려웠을걸?

“아무래도 확정 CC가 없으니까 트페 같은 챔피언이 어울리지 않을까요?”

김예성은 진지하게 답해주고 있다.

- 와ㅋㅋㅋ 벨이다ㅋㅋㅋ

- 이거 라이벌 미드한테 정보 줘도 되는 부분?ㄷㄷ

- FWX.. 역시.. 역시 건이야.. 권건 라온 극호..

- 클래스가 말한 ‘건’데..

- 또시 건이야..

- 신토불이 미드 또건이 전문가

이건 대단히 중요한 정보는 아니다.

팀에 따라 연구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고 이미 아는 정보일 수도 있다.

다만 일반 유저에게는 대단해 보일만하고.

안희종에게는 입이 간질간질할만한 수준으로.

내가 직접 골랐다.

- 그럼 오리 실드 효과를 이용할 방법은요?

“재밌을 것 같은데요? 아까 이야기했던 쪽으로..”

김예성도, 안희종도 순진하게 내 빌드업에 올라탔다.

근데.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걸 알아야지.

언뜻 프로라는 이유만으로 몇 마디만 하면 이상한 말을 하고도 돈을 받는 것 같지만, 그 사람들이 왜 돈을 주는지도.

김예성을 통해 안희종에게 주는 팁도.

정글러가 선뜻 버프를 양보하는 것처럼.

다 이유가 있다.

심리전은 게임에서만 하는 게 아니란다, 아가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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