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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에서 추방된 영웅이 너무 뛰어남-244화 (244/300)

244화. 복제품 (3)

조두진이 길버트라는 미국의 정치인에게 연락을 넣은 효과는 대단했다.

그와의 통화가 끝난 지 1시간 채 지나지 않아, 호주와 러시아에서 연락이 온 것이었다.

조두진은 양지철을 불러서 몸소 직접 각 국가 관계자들과의 영상 통화에 나섰다.

“어디 한 번 지껄여봐.”

누가 듣더라도 화를 꾹꾹 눌러 담고 있는듯한 그의 말투.

커다란 화면에 비치는 러시아와 호주의 영웅 관계자들은 번역기를 착용한 상태로 차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세계 진출에서 음모를 꾸민 건 두 나라가 중심으로 진행한 합작품이기 때문이었다.

“교, 교화에 실패한 범죄자들을 감옥에 가두는 게 아니라 지구에서 추방하려는 목적이었습니다.”

“그 말은 즉……. 이세계를 너희의 쓰레기통으로 삼으려고 했던 거로군. 그것도 무려 전세계의 1급 영웅들이 엮여있는 중대한 계획을 두고서?”

“…….”

“이 침입자들과 하등 다를 바 없는 쓰레기들 같으니!”

격노한 조두진과 변명만을 내뱉는 관계자들의 대화.

양지철은 그 사이에서 이마에 땀을 뻘뻘 흘려가며 상황을 중재했다.

한국 측이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통화가 끝난 뒤에 조두진은 말했다.

“이 추태를 국제 사회에 알릴 거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저들의 국격이 떨어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구나.”

하지만 조두진이 화를 내는 것도 잠깐뿐이었다.

그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양지철을 보며 말했다.

“카를렘에 있는 영웅들은 정말로 괜찮은 건가?”

“네. 보고 드린 것처럼 범죄자들과는 첫날에 헤어졌고 지금은 본래의 목적에 시간을 쏟고 있습니다.”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어.”

“그쪽에는 지한 씨가 계시니까 어떻게든 될 겁니다!”

“……유지한에 관한 믿음이 상당해 보이는군.”

“앗.”

“그쪽에는 와타나베도 있고 박재경도 있을 텐데 말이야.”

양지철은 손바닥으로 자신의 입을 가렸다.

저도 모르게 속마음이 튀어나온 것이었다.

“흠흠! 지한 씨는 자신과 뛰어든 일에서 매번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분이라서요.”

“확실히 멋진 친구긴 해. 기어코 드리미움을 가공했을 때는 어찌나 놀랐는지…….”

누구도 다루지 못했던 드리미움을 자신 있게 가져가서 제 것으로 만든 유지한.

그 외에도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해내는 그의 행적에는 주변에서 기대감을 갖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

윤도하의 마력을 보유한 가짜 윤도하와의 전투.

진짜와 비교했을 때 그 수준이 낮았다고는 하지만, 결코 쉽게 무시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유지한은 또다른 습격을 대비하여 마음을 단단히 먹고 마즈로 향했다.

“……여기 정말로 마즈 맞죠?”

“맞습니다.”

마즈에서 펼쳐진 광경은 역시 일행의 예상과는 조금 달랐다.

주변을 쓱 훑어본 김시후는 볼을 긁적이며 말했다.

“너무 평화로운데요.”

폭이 넓은 길을 아주 바쁘게 걸어다니는 시민들.

안전한 장소로 피난을 가는 것도 아니고, 무기를 들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들은 언제나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내란은커녕 작은 싸움조차 벌어지지 않은 것이다.

‘실이 모두 사라졌다.’

멀리서 유지한에게 보였던 진실의 실은 마즈로 더 가까워질수록 희미해지더니.

마즈 안으로 들어선 뒤에는 완전히 자취를 감춰버렸다.

실이 이어지던 특정한 지역만이 어렴풋이 떠오를 뿐이었다.

“저 사람들 복장 특이하네.”

“카븜에서 온 거 같아.”

“카븜은 요새 저런 옷이 유행인가?”

마즈의 시민들은 주로 활동하기 편한 복장을 입고 있었다.

그 때문에 영웅들의 장비를 유독 신기하게 쳐다보는 사람이 많았다.

“저, 저는 일단 경비대에 가야 합니다.”

“함께 가시죠.”

유지한 일행은 가짜 윤도하로부터 살아남은 남자와 함께 경비대로 향했다.

그리고 경비대에서 그들을 맞이한 경비대원들은 천으로 덮여있는 시신들을 보고 크게 놀랐다.

“여기 기절한 사람이 이런 짓을 벌였다고요?”

“그렇습니다.”

“흐음…….”

사건의 전말을 전해들은 경비대원이 와타나베가 허리춤에 찬 일본도를 아주 수상하게 바라봤다.

독특한 차림새를 한 영웅들을 되레 범인으로 의심하는 것이었다.

“여기요.”

“아, 상단에서 오신 분들이었군요! 이거 몰라봐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유지한이 요거 상단의 패를 보여주자 활짝 웃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교역을 통한 수출이 매우 중요시되는 곳이이니만큼 상단의 관계자들에게는 아주 깍듯하게 구는 그들이었다.

유지한은 궁금한 얼굴로 말했다.

“그런데 혹시 이 근처에서 큰 전투가 벌어지지 않았어요?”

“아니요? 최근에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만.”

유지한은 경비대원의 대답에 눈을 찌푸렸다.

박재경이 고유 스킬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땅이 뒤흔들리고 주변 모든 것이 망가지더라도 부족함이 없을 터인데.

치안을 담당하는 경비대가 그걸 모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당장 경비대원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도 않았다.

“일단 상단의 지부로 가보죠.”

시신들을 경비대에 인계한 일행은 마즈에 존재하는 요거 상단의 지부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행히 상단의 지부는 경비대에서 걸어서 갈 수 있을만큼 가까이에 있었다.

“생각보다 인간이 많군? 드워프가 더 많다고 들었는데.”

길을 걷던 와타나베는 의문을 드러냈다.

마즈의 거주인 중 절반 이상은 드워프일 만큼 드워프의 비중이 높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3대 세력 중에서도 이종족의 비중이 절반을 넘기는 유일한 세력.

하지만 아직까지 드워프는 1명도 발견하지 못했다.

“저쪽.”

“……!”

그때 이미아가 건물 사이의 어두운 골목을 손으로 가리켰다.

골목 안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커다란 로브를 뒤집어쓴 이들이 있었다.

유지한의 그들 중 한 사람과 눈을 마주쳤다.

‘뭐지?’

눈을 마주친 상대방은 무척 놀란 눈빛을 했다.

그리고는 이내 자신의 일행들과 함께 뒤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마치 겁에 질려 도망을 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러자 칠라는 우쭐거리며 말했다.

“찍찍! 이몸의 기세에 눌려서 도망가는군!”

“건방 떨긴.”

“찍, 찍찍! 아프다!”

민유리가 옆구리를 쿡 찌르자 칠라는 팔을 버둥거렸다.

*****

요거 상단의 지부에 도착한 유지한은 사람부터 찾았다.

상단에서 고용한 자가 근무하고 있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라? 누구세요?”

“레론에서 찾아온 관계자입니다.”

물류 창고를 정리 중인 직원을 찾아내어 말을 걸었다.

잠깐 대화를 나눠보니 그녀는 얼마 전에 2팀을 만났던 이들 중 한 사람이었다.

“그분들이라면 며칠 전 제 동료랑 같이 광산으로 갔어요.”

“상단이 직접 광산으로 가기도 하나요?”

“마즈에서 거래를 약속받은 상단은 의무적으로 현장 탐방에 참여해야해요. 슬슬 돌아올 때가 되긴 했는데……. 조금 늦네요.”

“그분들의 위치를 알려주세요.”

직원으로부터 광산의 위치를 전해들은 유지한은 지부를 빠져나왔다.

곧장 2팀을 따라서 움직일 생각이었다.

“잠깐 기다려주십시오.”

그런데 그때 누군가가 그들을 자리에 멈춰세웠다.

아까 전 경비대에서 만났던 경비대원들이었다.

“또 무슨 일이죠?”

“혹시……. 여러분이 돼지국밥 용병단이십니까?”

“맞습니다만.”

어느새 여기까지 소문이 퍼져버린 것인지.

마즈의 경비대원도 그들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그쪽 분의 성함이 유지한이 맞으십니까? 카븜에서 외부인 최초로 제사에 참여하셨다던.”

“예. 제가 맞습니다.”

“……!”

유지한이라는 인물을 발견하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수군거리는 경비대원들.

그들은 이내 허리를 깊게 숙이며 말했다.

“부디 저희를 따라와주십시오.”

“지배자 중 한 분께서 여러분을 찾으십니다.”

마즈의 지배자가 돼지국밥 용병단을 찾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하지만 유지한은 단번에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희 지금 바쁩니다.”

“하지만 이건 지배자 님의 요청…….”

“만나고 싶으면 그 지배자 님에게 직접 광산으로 오시라고 하세요.”

“그, 그런!”

높은 사람에게 휘둘리는 건 카븜 하나로 족했다.

마즈의 지배자와도 인연을 맺어두면 좋을지도 모르겠으나, 지금 당장 급한 건 박재경과 2팀의 소식.

유지한은 무척 곤란해하는 경비대원들을 내버려두고 이동을 계속했다.

“이제야 광산 같은 느낌이 나네.”

도심에서 조금씩 멀어질수록 포장되지 않은 도로가 늘어났다.

경사진 길을 오를수록 코로 매캐한 냄새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공기가 텁텁해!

“찍찍! 주인! 숨쉬기가 불편하다!”

주변 공기가 변하자 실프는 유지한의 품에서 몸을 진동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칠라 또한 마찬가지였다.

덜그럭! 덜그럭!

광석이 잔뜩 실려있는 화물 마차를 끌고 어딘가로 이동하는 드워프들.

길가에서 보이지 않던 드워프는 죄다 이곳에 몰려있는듯 했다.

김시후가 그들에게 시선을 던지자 시선을 받은 드워프가 움찔하고 놀랐다.

아까 골목길에서 도망쳤던 이들과 비슷한 반응이었다.

“정지! 정지! 상단에서 오신 분들입니까?”

“예.”

“……그 옆에 있는 커다란 동물은 뭡니까?”

“나는 아마도 인간이다. 찍!”

현장에서 드워프들을 관리감독하는 관리자들은 드워프가 아닌 인간이었다.

상단의 방문이 한 두번이 아닌듯 익숙해보이는 관리자.

손에 채찍을 들고 있는 그가 지나가던 어린 드워프를 향해 손짓했다.

“거기 너! 일로와봐.”

“넷!”

“너 저번에 안내원 역할 맡은 적 있었지?”

“그렇긴 한데요…….”

“네가 오늘 하루 이분들 담당이다. 성심성의껏 모셔라.”

“하, 하지만 관리자님! 저는 오늘 채굴 할당량이 남았습니다.”

“까라면 까, 이 버러지 새끼야!”

촤악!

관리자는 드워프를 향해 뾰족한 가시가 달려있는 채찍을 뻗었다.

땅에 채찍질을 하는 것처럼 아무런 망설임이 없는 태도.

어린 드워프는 자신에게 덮쳐올 고통을 예감하고 눈을 질끈 감았다.

팍!

하지만 드워프와 가까이에 있던 이미아가 날아오던 채찍을 손으로 낚아챘다.

“아, 아니?!”

관리자는 맨손으로 뾰족한 가시를 만지고도 표정 하나 바뀌지 않는 그녀를 보며 놀랐다.

온힘을 다해서 당겨도 채찍은 그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불공평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커다란 힘의 차이!

뒤이어 이미아가 관리자로부터 완전히 채찍을 뺏어오며 말했다.

“이런 건 사람한테 함부로 휘두르면 안 돼.”

“사람이라뇨? 이것들은 사람이 아닙니다.”

“뭐?”

이미아는 짐짓 불쾌한 얼굴로 관리자를 쏘아보았다.

그러자 위협을 느낀 관리자의 얼굴이 하얗게 창백해져갔다.

“그만 돌려줘.”

“흥.”

유지한의 지시에 이미아는 둥글게 말은 채찍을 돌려주었다.

채찍을 돌려받자마자 황급히 자리를 뜨는 관리자.

그가 완전히 사라진 뒤 어린 드워프는 이마아에게 꾸벅 인사했다.

“감사합니다.”

“응.”

“하지만 지금처럼 나서지 않으셔도 돼요.”

“왜?”

“여러분이 떠나면 나중에 괘씸죄로 더 맞거든요. 그게 훨씬 아파요.”

“…….”

“다들 마즈는 처음이신가봐요.”

태연한 얼굴로 무서운 말을 하는 아이를 보며 이미아는 할 말을 잃었다.

나이에 불문하고 마즈에서 드워프가 받는 취급을 확인할 수 있는 대화였다.

와타나베는 어린 드워프가 들고 있는 뾰족한 곡갱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런 물건을 갖고서도 저항하지 않는 거냐?”

“그러면 쫓겨날 뿐이죠. 저는 여기 말고 갈곳이 없어요.”

“그렇군.”

“……명령을 받았으니 제가 여러분을 안내해드릴게요.”

어린 드워프는 유지한 일행을 이끌고 더 높은 지대로 향했다.

유지한은 그의 뒤를 따라가며 그에게 말을 걸었다.

“이름이 뭐야?”

“그룬 하이츠입니다.”

“그룬이라고 부르면 되나?”

“편한대로 부르세요.”

그룬이라는 이름의 드워프는 최근 몇 달 간 이 광산에서만 근무하던 근로자였다.

유지한은 그에게도 2팀에 관해 물었으나 경비병에 이어 그룬조차 딱히 알고 있는 게 없었다.

“저 안으로 들어가면 현재 작업 중인 구역이 나와요.”

광산의 입구에는 수많은 드워프들이 오가고 있었다.

그 앞에 쌓여있는 건 재질을 알 수 없는 형형색색의 광석들.

—어엇!

실프가 몸을 움찔움찔거렸다.

유지한은 녀석이 갑자기 반응하는 이유를 알아보았다.

‘마결정이군.’

광석을 운반하는 광차에서 바닥으로 쏟아지는 것들 중에는 마결정이 섞여있었다.

과거 프란의 말처럼 마즈의 광산에서는 마결정이 채굴되는 것이었다.

‘보석처럼 여겨진댔지.’

마결정은 이곳에서 보석으로 취급된다.

주로 귀족들의 수집품 같은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아주 귀한 보석은 아닌 중저가의 보석.

—으갹!

유지한은 품에 손을 넣어서 흥분한 실프에게 꿀밤을 먹였다.

그룬은 그런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여러분이 찾고 있다는 분들도 이곳에 들리셨을 거예요.”

드워프들이 바쁘게 일하는 현장으로 다가가자 수많은 눈동자가 그들을 향했다.

인간을 바라보는 무미건조한 시선들.

그들이 광산의 관리자가 아닌 것을 알아본 뒤에는 흥미를 잃는 모습이었다.

광산의 입구에서 어두운 안쪽을 바라보던 유지한은 팔을 앞으로 쭉 뻗으며 낮게 중얼거렸다.

“실프.”

—얍!

[윈드 스캐너]

그의 손바닥 앞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한줄기의 바람이 흘러나왔다.

광산의 안쪽으로 발사된 바람은 조용하고도 빠르게 광산을 질주했다.

슈우우웅——!

깊은 광산 안에 존재하는 여러 갈림길과 아직 뚫리지 않은 막다른 길목들.

실프의 마력으로부터 발생하는 수많은 공간 정보들이 유지한에게 빠짐없이 전달되었다.

그는 수집된 정보를 토대로 머릿속으로 가상의 지도를 그렸다.

‘그리 복잡하지 않은 구조로군.’

바람이 잘 흩어지지 않는 공간이기에 스킬은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그렇게 광산에 들어가지 않고도 광산을 파악해가던 그때였다.

“……?”

광산 안쪽에서 느껴지는 매우 익숙한 기척.

처음에는 단순한 착각이거니 했다.

그에게는 익숙하지만, 카를렘의 광산에서 발견되기에는 다소 낯선 기척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잠시 후 그게 착각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는.

유지한의 표정은 싸늘하게 굳어 버렸다.

‘어째서 여기에 공간 왜곡이 존재하는 거지?’

한국에서 수많은 영웅들을 괴롭히고 농락했던 공간 왜곡.

아제시아의 마법사들을 상대했던 그로서는 잊을 수 없는 감각이었다.

“그룬! 너 지금 여기서 뭐하는 거냐?”

“앗, 아저씨!”

유지한의 이해못할 행동을 그룬이 가만히 지켜보는데, 뒤에서 누군가 그를 불렀다.

그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동료 드워프였다.

“엥?”

김시후는 그룬과 대화를 나누는 남자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다가 도저히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저기요! 거기 턱수염 있는 드워프 아저씨.”

“뭐냐, 인간.”

“혹시 프란 페이저라는 드워프를 알아요?”

“……네가 내 아들의 이름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김시후의 질문을 듣고 경악하는 드워프.

그는 지구에 있는 프란 페이저의 아버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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