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화. 조언
카지미르가 병원을 떠나고.
민유리가 홀로 남은 유지한에게 다가갔다.
“음? 나오셨네요.”
“카, 카지미르 씨는 가셨나 보네요?”
“예. 로션이 더 필요하면 말해 달라네요.”
“…….”
민유리는 유지한의 눈을 힐끔거렸다.
방금 들려온 말이 대체 어떤 의미로 뱉은 말인지.
왜 그걸 카지미르에게 이야기한 것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유리 씨.”
“네, 네?!”
“카지미르가 민소연 씨를 영웅부 연구소 협력 환자로 등록할 생각이 없냐고 묻던데요.”
민유리는 잠시 놀란 가슴을 추스렀다.
그리고 협력 환자 제도를 전해 듣고서 고개를 끄덕거렸다.
동생을 치료할 단서가 있다면 지푸라기도 잡는 심정으로 뭐든 할 생각이었다.
“그럼 하겠다고 전달해 둘게요.”
“진짜 고마워요. 이렇게나 많이 챙겨 주셔서.”
민유리는 유지한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가 카지미르를 소개해 주지 않았다면 동생의 손조차 만지지 못했겠지.
세상에 저런 로션이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마력 변색 증후군의 보호자들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에서도 전혀 알려지지 않은 정보였으니까.
“처음에 약속했잖아요. 저를 포함한 길드 전체가 유리 씨를 돕겠다고.”
“그랬죠.”
민유리가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허울뿐인 약속.
유지한은 그런 약속을 건네는 사람들과는 달랐다.
“하지만 카지미르도 아직 치료에 관한 단서는 찾지 못한 모양이에요.”
“…….”
“또 좋은 소식이 있으면 전해 주겠대요. 저희도 계속 힘내 보죠.”
“알겠어요.”
짧은 대화가 끊어졌다.
그리고 슬슬 유지한도 집으로 돌아가려던 찰나.
민유리는 그 앞에서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지한 씨.”
“예.”
“그런데 아까 하신 말씀은…….”
“어떤 거요?”
민유리는 침을 꿀꺽 삼켰다.
자신에게 직접 한 말이 아니라 카지미르와의 대화 도중 듣게 된 말.
사실상 대화를 몰래 엿들은 것이니 대놓고 묻기가 조금 민망했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속으로 끙끙대던 그녀는 결국 고개를 저었다.
앞으로 같은 파티로서 유지한과 함께할 기회는 많았으니까.
급하게 행동할 필요는 없으리라.
*****
유지한 파티가 남호열에게 칠라의 갑옷 제작을 맡기고 며칠 뒤.
칠라의 갑옷이 완성됐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유지한은 파티원들과 함께 인천의 오픈 마켓으로 이동했다.
“항상 신세지고 있습니다.”
“저도요.”
“전 제가 운전하는 게 더 편해요.”
오픈 마켓으로 향하는 길.
운전은 차량을 가져온 민유리의 몫이었다.
회사로 따지면 거의 신입 사원에게 운전을 맡기는 셈이다.
하지만 그녀는 장롱면허인 유지한과는 비교가 불가능한 베테랑 드라이버.
그나마 본인도 칠라가 탄 차량을 직접 운전하는 게 편하다고 하니 다행이었다.
“장비가 몸에 잘 맞아야 할 텐데…….”
주차장에 차량을 둔 그들은 남호열의 공방으로 이동했다.
남호열은 문을 열고 들어오는 그들을 반갑게 반겼다.
“완성된 갑옷, 여기 있습니다!”
남호열이 바퀴 달린 끌차에 실려 있는 칠라의 갑옷을 보여 주었다.
무척 단단해보이는 은색의 특수 판금 갑옷.
머리에 쓸 수 있는 투구와 그 아래 몸을 보호하는 부위로 나뉘어져 있으며 칠라의 몸집을 다 덮을 만큼 커다란 크기였다.
배 부분은 유독 볼록한 것이 칠라의 두툼한 뱃살을 포용하는 데도 문제가 없을듯했다.
“기본적으로 강철 위에 예산이 허락하는 한에서 각종 몬스터 소재 여러 개를 갈아 넣고, 마력 코팅을 둘렀습니다.”
“멋진데요?”
“고급 소재에 비하면 무겁긴 해도 몸에 충분히 걸칠 만한 정도일 겁니다.”
물건을 눈으로 구경하던 김시후는 손으로 투구를 만졌다.
그런데 안쪽의 촉감이 예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
“음? 갑옷 안쪽이 생각보다 말랑하네요?”
“방패에 사용된 젤리 피그를 기억하시죠?”
“네.”
“갑옷의 안감에도 그걸 사용했습니다. 자료조사를 하다 보니 테이밍된 펫이 몸에 맞지 않거나 불편한 옷을 무척 싫어한다는 내용이 있어서요. 최대한 칠라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했습니다. 갑옷의 강도에는 전혀 문제가 없으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휴, 고생하셨습니다.”
장비를 착용하는 자의 기분까지 하나 하나 배려하여 갑옷을 설계, 제작한 남호열이었다.
유지한은 역시 그에게 제작을 맡기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아쉬운 점이라면, 어쩔 수 없이 강철을 사용했다는 점인데…….”
남호열은 갑옷을 바라보며 입맛을 다셨다.
장비 제작의 세계에서 탱커가 사용할 만한 단단한 갑옷을 만드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몬스터의 뼈를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고, 강철보다 쓸 만한 가죽 따위도 여럿 존재했다.
그중에서 평범한 강철을 사용하는 건 꽤 전통적인 방법에 해당한다.
아무래도 지금은 예산에 한계가 있어 더 좋은 소재를 사용하는 건 무리가 있었다.
“다음에는 더 벌어서 오겠습니다.”
“하하. 그래 주시면 감사하죠.”
유지한은 칠라의 갑옷을 가지고 문밖으로 나왔다.
문앞의 칠라는 멀뚱멀뚱 서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철컥!
민유리의 지시 아래, 칠라에게 천천히 갑옷이 입혀졌다.
다행히 치수에 문제는 없는 듯했다.
“이건가?”
“네. 그 구멍에 팔을 집어넣으시면 됩니다. 뒤에 있는 건 꼬리 구멍이고, 등에 있는 건 방패를 고정하는…….”
펫 장비를 제작하는 건 이번이 처음인 남호열.
이런저런 설명을 마친 그가 조금 긴장한 채 칠라를 바라봤다.
잠시 후, 칠라의 머리에 투구까지 씌워졌을 때.
“와.”
“멋지다.”
“찍찍!”
오픈 마켓의 골목길에 은빛 갑옷을 두른 한 명의 탱커가 탄생했다.
칠라는 멋진 포즈까지 잡아가며 꽤 마음에 들어 하는 모습이었다.
칠라의 주위를 빙 돌아보던 민유리는 저도 모르게 작게 박수를 쳤다.
‘역시 탱커는 템빨이지.’
모름지기 탱커라면 그 어떤 영웅보다도 장비빨을 받는다.
갑옷을 만들기 잘했다고 생각하는 유지한이었다.
*****
유지한 파티는 잔금을 치르고 갑옷을 받아 왔다.
칠라의 첫 장비를 구매한 겸, 그 기세를 몰아 훈련소로 향했다.
“칠라!”
훈련소에 도착한 직후.
유지한은 시험 삼아 칠라에게 검을 겨눴다.
“찍, 찍!”
휘릭!
검을 발견한 칠라는 기다란 꼬리를 이용하여 등뒤의 방패를 꺼냈다.
그리고는 방패를 손으로 쥐고 유지한에게 맞서는 자세를 취했다.
반복 훈련을 했던 모양새가 나오는 것이다.
“훌륭하도다.”
“찍.”
이로서 장비까지 갖춰진 탱커가 완성되었다.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겠지.
그렇게 생각하던 때였다.
“엇? 칠라?”
“안녕하세요.”
훈련소에 있던 고미나가 그들에게 다가왔다.
멀리서 칠라를 발견하고 일부러 찾아온 것이었다.
“우와!”
“갑옷을 입었네요?!”
“너무 귀엽다!
“찍!”
고미나 파티원들은 칠라를 보며 한마디씩 건넸다.
그 반응에 칠라는 조금 우쭐한 모양새였다.
유지한은 칠라의 갑옷을 쓰다듬던 고미나에게 말했다.
“훈련하시는 중이셨어요?”
“네! 저번에 피드백을 받고 부족한 점을 많이 느껴서요. 당분간은 실전보다는 훈련에 집중하고 있어요.”
“그렇군요.”
“아니, 그런데 있잖아요. 그때 저희한테 되게 신랄한 피드백을 했던 사람이 있었거든요? 그거 보고 제가 너무너무 분해가지고……!”
“…….”
분한 듯 말을 뱉으면서 울상을 짓는 고미나였다.
영상을 보고 처음 피드백을 하던 당시, 고미나 파티는 특정 파티에게 아주 날카로운 비판을 받았다.
그리고 그걸 작성한 범인은 바로 유지한 파티.
고미나가 언급하는 것은 그중에서도 유지한이 직접 작성한 부분이었다.
“오죽하면 제가 그날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잤어요.”
“그, 그러셨군요.”
잠을 못 잘 정도였다니.
딱히 그럴 정도는 아니었던 거 같지만.
유지한은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제가 도저히 그 피드백에 반박을 할 수가 없더라고요. 다 맞는 말 같아서…….”
“그걸 받아들이면 도움이 많이 되지 않을까요?”
“그렇겠죠. 그렇지 않아도 인쇄해 왔거든요.”
고미나가 가방에 가져온 서류들은 유지한 파티가 작성한 피드백이었다.
그녀는 그때의 피드백을 상당히 진지하게 받아들인 듯했다.
유지한은 잠시 그녀가 꺼내든 서류를 바라보다가 말했다.
“저희랑 가볍게 대련이라도 해보실래요?”
“대련이요?”
“저희도 칠라에게 처음으로 갑옷을 입히곤 온 참이라서요. 어쩌면 서로 도움이 될지도 모르죠.”
“어, 좋아요! 너희도 괜찮지?”
“네!”
고미나 파티는 유지한의 제안을 승낙했다.
갑작스런 대련이었지만 김시후와 민유리도 불만은 없었다.
그들은 훈련소 한 켠에 준비된 대련장으로 이동했다.
주사위의 훈련소에 있는 것과 엇비슷한 시스템이 갖춰진 대련장이었다.
대련장이 비어 있는 덕분에 관리 측에 요청하자마자 이용할 수 있었다.
“먼저 10점을 내는 쪽이 승리입니다.”
센서 착용 및 대련장의 규칙 설명이 끝나고.
모두가 각자 위치로 이동했다.
갑옷을 두른 칠라는 파티의 앞쪽으로 섰다.
“칠라! 가르쳐 준 것만 잘 따라하면 돼.”
“찍찍.”
잠시 후 대련이 시작되었다.
양측은 움직이지 않고 서로 신경전을 벌였다.
검을 빼든 유지한은 상대 측의 고미나를 주시했다.
‘고미나 파티는 속도에 중점을 둔 파티였지.’
손목에 달린 특수한 도구로 닌자처럼 암기를 던지는 원거리 딜러 1명에 전사 4명으로 이루어진 총 5명의 영웅들.
평범한 파티 구성이지만, 특이한 점이라면 고미나 파티가 전투에서 매우 빠른 속도감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조용히 다가가서 기습을 하는 식으로, 시간을 길게 끌지 않고 상대를 최대한 빠르게 제압하는 암살자 같은 전투를 선호하는 파티였다.
영상에 봤던 타이즈 같은 장비마저도 기동성을 높이기 위한 장비.
하지만 이런 공개적인 대련에서 기습을 시도하기는 어려울 터.
“공격해!”
쌍검을 든 고미나가 칼을 앞으로 뻗으며 파티원에게 명령했다.
그러자 그녀를 제외한 모든 전사가 먼저 앞쪽으로 튀어나왔다.
“찍!”
방패를 든 칠라가 화살을 준비하는 민유리의 앞을 막아섰다.
큰 몸에 갑옷까지 둘러지니, 상대 입장에서는 그 뒤에 가려진 민유리가 아예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귀엽다고 봐줄 줄 알고!”
“조금 아플 거야!”
고미나 파티의 전사들이 칠라를 노리고 달렸다.
딜러진을 노리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어차피 이 대련의 목적은 점수를 따내는 것.
누구를 공격해도 점수를 따낼 수 있었다.
‘뒤쪽은 파티원에게 맡기고.’
전사들을 함께 막아선다는 선택지도 있었지만.
유지한은 그걸 무시하고 원거리 딜러와 붙은 고미나 쪽으로 이동했다.
장비를 입은 칠라를 시험하는 겸 녀석에게 다른 딜러들을 맡긴 후, 상대 진영에 뛰어드는 것이었다.
그러자 고미나가 그를 경계하며 말했다.
“그 선택, 후회할 텐데요?”
“글쎄요.”
<—칠라가 저 전사들을 막아 낼 확률>
<82%>
이미 계산이 끝난 마당에 과연 누가 후회를 하게 될런지.
입가에 조소를 머금은 유지한이 상대 측의 원거리 딜러를 바라봤다.
‘흥!’
그의 의도를 눈치챈 고미나가 유지한을 먼저 공격했다.
챙! 채챙! 챙!
붉은 쌍검이 현란하게 움직이며 유지한의 검을 두드렸다.
아래에서 위로 휘둘렀다가 갑자기 그의 허리를 노리기도 하고, 쌍검에 힘을 가득 실어서 한번에 내려치기도 했다.
청영사에 합격한 파티의 수장이라는 건 단순 장식이 아닌 듯, 매우 화려한 움직임이었다.
“……?”
그런데 공방이 이어질수록 고미나는 조금씩 기분이 이상해졌다.
나름 힘껏 공격했거늘, 상대가 무리 없이 모든 공격을 막아 낸 탓이었다.
‘이럴 수가……!’
유지한에게 모든 공격을 읽히는 기분이었다.
이를 악문 고미나의 쌍검에 붉은 마력이 깃들었다.
[붉은 장미의 춤]
그녀의 손에서 마치 춤을 추듯 화려한 검무가 펼쳐지려는 순간.
채앵—!
“윽!”
“너무 느려요.”
유지한의 방해로 인해 고미나의 균형이 크게 흔들렸다.
그렇게 스킬 발동이 실패로 돌아가고.
유지한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녀의 몸을 공격했다.
<—고미나의 팔을 공격하면 유효타로 들어갈 확률>
<91%>
삑! 삑!
[2:0]
일부러 힘을 뺀 공격은 유지한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얕게 들어갔다.
타이즈처럼 보이는 고미나의 장비는 그만큼 상당히 좋은 재질이었다.
하지만 대련장의 센서는 유지한의 공격을 유효타로 인식했다.
그에 따라 점차 유지한 파티의 점수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꺅!”
심지어 뒤에서 싸우던 고미나 파티의 전사들마저 민유리와 김시후에게 공격당하고 있었다.
칠라에 의해 진입은 막히면서도 날아오는 공격들은 전부 받고 있는 것이었다.
“어? 어?”
상황이 순식간에 고미나 파티에게 불리해졌다.
원거리 딜러는 어떻게든 가까이에 있는 고미나를 도와주려고 했지만.
유지한이 일부러 고미나와 뒤엉키듯 싸우는 탓에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삑!
[10:0]
이후 대련은 빠르게 마무리되었다.
10점이 나오기 까지 걸린 시간은 6분 남짓.
싱거울 정도로 압도적인, 유지한 파티의 승리였다.
“하, 한 점도 따지 못하다니.”
고미나는 무릎을 꿇고 좌절했다.
분명 같은 청영사 합격 파티일 텐데.
그들 간의 실력 차는 너무나도 컸다.
검을 갈무리해 검집에 집어넣은 유지한이 말했다.
“미나 씨. 제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지만…….”
“…….”
“이곳이 만약 진짜 전장이었다면, 고미나 파티는 몰살당했을 겁니다.”
진심 어린 충고에 고미나가 고개를 아래로 푹 숙였다.
가벼운 마음으로 받아들인 대련이었다.
허나 결과마저 가볍지는 않았다.
고미나 파티는 몬스터 사냥에 있어서는 훌륭한 솜씨를 가진 파티다.
적이 몬스터였다면 이런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겠지.
하지만 침입자라고 가정한다면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문제점을 조금 짚어 볼까요?”
“네?”
유지한이 고미나를 향해 손을 뻗었다.
고개를 든 그녀가 그의 손을 잡고 천천히 일어섰다.
“처음에 왜 전사들을 먼저 내보낸 거죠?”
“빨리 점수를 따내려고…….”
“의도는 좋은데 저희 쪽 탱커가 공격을 몇 번이나 막아 냈잖아요. 저라면 파티원이 무의미한 공격을 반복할 때 파티원을 다시 불러들였을 겁니다.”
“아…….”
“다른 분들도 미나 씨가 내린 명령을 잘 따르는 건 좋지만, 맹목적으로 따르기만 하면 좋지 않습니다. 몸을 조금 뒤로 빼던가 진형을 바꾸던가 해서…….”
유지한은 상대가 기분이 나빠지지 않는 선에서 적절한 조언을 섞어 말을 이어 갔다.
숱한 경험을 겪은 그에게 있어서는 기본기 따위의 내용.
침울한 분위기에 휩싸였던 고미나 파티는 그의 말을 경청하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특히 저분은 뒤에서 아무 것도 하질 못하셨죠.”
“죄송합니다…….”
“저한테 죄송할 건 없고, 조금 전처럼 전사가 가까이에 붙은 상황에서는 가만히 있는 것보다 차라리…….”
“자, 잠시만요!”
품속에서 아예 메모지를 꺼내든 고미나는 볼펜으로 그의 조언을 받아 적기 시작했다.
어디 가서 돈 주고도 얻기 힘든 귀중한 조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