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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에서 추방된 영웅이 너무 뛰어남-26화 (26/300)

26화. 괴냥이 (4)

IUPC 회원들이 주춤주춤 뒷걸음쳤다.

1급 영웅 중에서도 유독 튀는 인물인 윤도하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영웅의 등장.

말없이 그들을 쭉 둘러보던 윤도하가 짧게 소리를 질렀다.

“왁!!”

“우아아악!”

“꺄아아악!”

정말로 단순히 소리를 크게 지른 것뿐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하나 같이 호들갑을 떨었고,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졌다.

마법이나 특별한 스킬을 쓴 것도 아닌데 다들 지레 겁을 집어먹었다.

윤도하는 소리 내 웃었다.

“으하학! 장난 좀 친 거 갖고 놀라기는.”

“윤도하, 당신……!”

“아아아— 말 걸지 마. 당신들이랑 별로 대화하고 싶지 않아. 내가 그쪽 간부들이랑 몇 번 만나봤는데 하나 같이 사람이 별로더라고.”

“…….”

“것보다 이쯤하고 가라. 내가 저쪽에 볼일이 있다니까? 설마, 더 방해할 건 아니지?”

벗어둔 선글라스를 쓴 윤도하가 손가락으로 유지한을 가리켰다.

김시후는 놀란 표정으로 유지한을 바라봤다.

설마 1급 영웅과도 친분이 있는 걸까.

‘……나? 저 사람이 나를 왜?’

그러나 그도 윤도하가 자신을 가리키는 이유를 몰랐다.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도 아니고, 김현태 파티에 있던 때에도 단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었으니까.

삐이익—!

영웅부에서 뒤늦게 소란이 벌어진 곳으로 달려왔다.

호루라기를 불며 달려오는 경찰들도 있었다.

그러자 IUPC의 회원들은 각자 여러 방향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인원을 최대한 분산시켜 몇 명이 체포되더라도 남은 사람은 도망치겠다는 심산이었다.

이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닌지 다들 행동이 빨랐다.

“그런데 그거 알아?”

그때였다.

쿠구구구구——!

지진이 발생한 듯 흔들리는 땅바닥.

바닥에 넓게 깔려있던 도보블록이 위쪽으로 치솟았다.

도망가던 IUPC 회원들은 모두 자리에 정지했다.

“가라는 건, 사실 감옥으로 가라는 말이었어.”

단순히 도보블록만 떠오른 게 아니라 그들을 둘러싼 땅의 지면 자체가 높아져 버렸다.

높이 뛰기 선수가 아닌 이상에야 사람 키보다 더 높은 땅을 그냥 지나갈 수는 없었다.

경찰들이 가까이 다가오자 땅은 다시 평평해졌다.

유지한을 둘러쌌던 IUPC 회원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체포당했다.

“진짜 윤도하……!”

김시후는 침을 꿀꺽 삼켰다.

땅을 마치 숨 쉬듯이 쉽게 주무르는 기술.

땅의 정령을 소유했다는 윤도하의 특기 중 하나였다.

“윤도하님?! 왜 도하님이 여기에 계십니까?”

“잠깐 일이 있어서요. 금방 갈 겁니다.”

윤도하는 영웅부 직원과 짧은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유지한을 향해 걸어왔다.

“꿀잼 길드 맞죠?”

“마, 맞습니다.”

“주사위의 윤도하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정중하게 인사를 건네는 윤도하.

바로 몇 초 전에 보여준 행동과는 완전 딴판이었다.

“꿀잼의 유지한입니다.”

“김시후입니다.”

“반가워요. 만나자마자 미안한데, 두 사람 잠깐 손 좀 줘 볼래요?”

“예?”

그가 양손으로 김시후와 유지한의 손을 낚아챘다.

놀란 김시후가 반사적으로 손을 빼려고 했으나 꿈쩍도 하지 않았다.

마치 땅속 깊숙이 박혀 있는 돌을 잡아당기는 것처럼 강력한 힘이 그를 붙들고 있었다.

“아하.”

왼손으로 잡은 유지한을 바라보는 윤도하.

그가 아주 조용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정령사는 이쪽이구나?”

“……!”

유지한은 가슴이 철렁했다.

잠깐 손이 맞닿은 것만으로 실프의 존재를 들켜 버렸다.

“정령은 일부러 감추고 있는 거죠?”

“아, 예…….”

“오케이. 이해했어요.”

그가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유, 윤도하?!”

“어? 정말이네.”

“도하님! 사랑해요!!”

“저 둘은 아까 민유리랑도 있었지 않았나?”

“그게 저 사람들이라고?”

주변은 이미 구경 중인 사람들로 가득했다.

시민이고 영웅이고 할 것 없이 모두 윤도하를 지켜보고 있었다.

민유리와 대화를 나눌 때보다 더 뜨거운 분위기.

1급 영웅쯤 되면 영웅 사이에서도 팬클럽이 결성될 정도니 당연한 일이다.

“여기 제 명함.”

툭.

유지한의 손에 윤도하의 명함이 쥐어졌다.

“이건…….”

주사위 길드의 전화번호가 아니라 그의 개인 휴대폰 번호가 적혀 있는 명함이었다.

1급 영웅쯤 되는 사람의 개인 명함이라면 돈 받고 팔 수 있을 정도로 귀한 물건이다.

“지한 씨, 조만간 저한테 시간 좀 내줘요. 비슷한 사람끼리 진득하게 대화 좀 나눠 봅시다.”

“저랑요?”

“편할 때 연락 주세요. 가능하면 2주 내로.”

할 말을 마친 그는 훌쩍 떠나 버렸다.

마치 처음부터 명함을 주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처럼…….

*****

다음 날.

유지한과 김시후는 다시 MA 근처로 이동했다.

어제 연락을 달라는 윤도하의 전언이 있었지만 2주라는 유예기간이 남아 있었다.

무려 1급 영웅의 만남 요청에 김시후마저 유지한을 부추겼으나, 그는 미리 계획해 둔 파티의 일정이 더 중요했다.

“형. 럭키 위스커는 잘 있어요?”

“집 금고에 넣어 놨어.”

“누가 가져가는 건 아니겠죠?”

“나 혼자 살아. 그리고 내 마력으로만 열 수 있는 금고에다가 고화질 CCTV도 여러 대 설치돼있어.”

꿀잼의 내부 회의 결과 기본가만 억을 넘어가는 럭키 위스커는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그것이 소유자에게는 그 자체로 큰 행운이 온다고 알려지는 데다가, 럭키 위스커를 넣고 끓인 물을 꾸준히 마시면 균형 감각이 좋아지는 확실한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한테 주신 물에서 묘하게 짠맛 나던데요.”

“맛은 없더라.”

“옥수수 수염차가 훨씬 더 먹을 만해요.”

고양이 수염차.

아니, 괴냥이 수염차를 끓여 마신다는 게 기분이 참 묘했지만, 해외에서는 관련 논문이 존재할 만큼 그 효과가 입증되었기에 그들은 영약을 먹는다는 느낌으로 받아들일 생각이었다.

잘 우려먹으면 두 사람이 몇 달 동안 마실 분량은 나올 터였다.

“IUPC는 안 보이네.”

“경계도 대폭 강화됐어요.”

어제 일반 시민들이 MA를 뚫고 들어간 사건으로 인해 주변 경계가 2배는 더 강화되었다.

영웅부 소속 영웅까지 나와서 팔짱을 끼고 주변을 감시하고 있었다.

“그 진상들 없으니까 좋네요.”

어제의 일로 IUPC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김시후였다.

두 사람은 한층 조용해진 MA 입구로 다가섰다.

“저기, 저기요……!”

딱 입장하려는 찰나에 모르는 여성이 말을 걸어왔다.

IUPC 사람들에게 시달렸던 유지한은 살짝 짜증 내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런데 그녀는 어제 본 사람들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저희 집 강아지가 아직 저 안에 있는데, 데려와야 하는데……. 제발 저 좀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

윤기 없이 푸석푸석해진 머리칼.

한껏 울어재낀듯 빨갛게 부어 있는 눈.

강아지를 잃어버렸다는 게 거짓말처럼 들리지는 않았다.

유지한은 그녀에게 물었다.

“영웅부에 말씀해 보셨어요?”

“집 문은 이미 뜯겨 있고, 강아지는 안 보인다고만…….”

“그러면 저희도 도와드릴 수 있는 게 별로 없는데.”

“그, 그래도 혹시 아파트 안쪽에서 갈색 푸들이 보이면 데려와 주세요. 사례금도 꼭 드릴게요!”

“그 정도는 가능하겠네요. 동이랑 호수는요?”

“209동 2103호요.”

“209동……. 알겠습니다. 하지만 데려오겠다고 확답은 못 드려요.”

“네. 그리고 강아지 이름은 초코에요!”

“초코?”

유지한은 묘하게 익숙한 이름을 중얼거리며 MA 안으로 들어갔다.

곧바로 향한 곳은 여성의 집인 209동 2103호.

층수로는 21층이었다.

“역시 없나 본데요.”

도어락은 이미 부서져 있었고, 안쪽 거실에는 먼저 방문했던 다른 영웅들의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있었다.

바닥에 강아지 사료가 흩뿌려진 흔적이 있으나 초코라는 강아지는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별수 없이 집을 나와 다시 계단으로 향했다.

계속 강아지를 찾아다니는 건 무리고, 사냥 도중에 발견하거든 주인에게 보내 줄 생각이었다.

“엇! 너네…….”

“응?”

그런데 그들은 계단 위쪽에서 다른 영웅들과 마주쳤다.

한층 위에 있는 사람들은 어제 만났던 나이프의 파티였다.

“여긴 우리 자리라고 했을 텐데!”

“또 되도 않는 말을…….”

“뭐?”

“내가 너 때문에 영웅부에 직접 물어봤다. MA는 특정 길드의 소유가 될 수 없고, 자리는 절대로 인정해 주지 않는다고 하더라. 그러니까 포기해라.”

이미 자리라는 것에 관해 영웅부에 문의를 넣었던 유지한이었다.

자리는 최근 5급 MA에서 시작되어 유행하는 것으로, 주로 중견 이상의 규모를 가진 길드에서 좋은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임의로 만든 규칙이었다.

보통 힘이 약한 소규모 길드는 그들에게 쉽게 따지지 못한다.

그리고 당연히 영웅부에서 그것을 공식적으로 허용할 리가 없었다.

“어제부터 그놈의 영웅부, 영웅부……!”

빠득!

남자가 이를 갈며 말했다.

“영웅부에서 니들 목숨도 책임져 줄 것 같아?”

“……지금 협박하는 거냐?”

“그렇다면 어쩔 건데.”

나이프의 파티가 꿀잼을 위협하듯 무기를 꺼내 보였다.

자리를 주장할 때부터 정상이 아닌 것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유지한도 그들의 무례를 참아 주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그는 빠르게 상대를 분석했다.

‘탱커 1명에 전사 3명, 마법사 1명. 밸런스는 나쁘지 않지만, 비상구 계단은 3명이 한꺼번에 내려오기에도 좁아. ……해볼 만하다.’

과거 유지한이 소속돼있던 김현태 파티도 다른 파티와의 충돌이 종종 발생했었다.

그리고 전투가 벌어질 때마다 언제나 승리하는 쪽은 김현태 파티였다.

이곳에는 김현태가 없지만, 믿음직한 마법사와 전보다 조금은 발전한 한 명의 전사가 있었다.

<—내가 눈앞의 파티와 싸워 승리할 확률>

<80%>

샘플링의 확률만큼이나 충분히 걸어 볼 만한 싸움.

“시후.”

“준비됐어요.”

분위기 파악을 끝낸 김시후는 이미 지팡이를 상대에게 겨누고 있었다.

유지한도 그와 마찬가지로 검집에서 검을 뽑았다.

그리고 상대를 도발하듯 말했다.

“정 원하면 한번 덤벼 봐, 이 병신아.”

“저 새끼 죽여!!”

리더의 외침과 함께 전사 3명이 계단을 뛰어 내려왔다.

“따라와.”

“네!”

유지한과 김시후는 일부러 계단을 더 내려갔다.

21층과 20층 사이를 이어주는 중간 계단.

더 좁은 지형으로 그들을 유인하는 것이었다.

[파이어 애로우]

상대측 마법사가 생성한 불의 화살이 아래쪽을 향해 떨어졌다.

[워터 애로우]

하지만 김시후는 상대보다 더 많은 개수의 물의 화살을 생성하여 공격을 받아쳤다.

치이이—

상극에 해당하는 속성 마법끼리 충돌하여 불길이 사그라들고 허공에 마력의 증기가 피어올랐다.

남은 물의 화살이 상대측 마법사를 노렸으나, 파티의 리더인 탱커가 방패로 그것을 막았다.

“뭐 하고 있어! 조져!”

“……!”

마법에 휘말릴까 봐 대기하고 있던 전사들이 리더의 명령을 듣고 다시 계단을 내려왔다.

[파이어 월]

순간, 21층 계단 초입에 불의 장막이 치솟았다.

덕분에 먼저 계단으로 진입한 2명의 전사와 뒤쪽의 인원이 나뉘었다.

김시후가 파이어 월을 두껍게 유지하는 사이, 유지한은 다가오는 전사를 막아섰다.

챙!

검과 검의 충돌!

이전의 대련처럼 목검이 아닌, 진검끼리의 승부였다.

유지한은 검을 힘껏 휘두르면서도 상대를 냉정하게 분석했다.

‘다리가 비었군.’

퍽!

그는 선제공격을 날린 전사의 정강이를 발로 강하게 차서 넘어뜨렸다.

그리고 함께 온 2번째 전사의 공격을 쳐냈다.

“이 새끼가!”

바닥에 넘어진 남자가 흥분하며 일어섰다.

김시후는 지팡이를 잡지 않은 팔을 그쪽으로 뻗었다.

장막을 유지하며 다른 마법을 동시에 사용하는 멀티 캐스팅이었다.

[윈드 커터]

슈욱!

바람의 칼날이 전사를 향해 날아갔다.

그는 손목에 걸친 아대로 그것을 막았다.

꽤 단단한 아대인지 피해는 흠집 정도로 그쳤다.

하지만 날아간 칼날은 고작 하나가 아니었다.

피비비빗!

“크으윽!”

김시후가 연속으로 사용하는 윈드 커터가 전사의 갑옷을 제외한 부위를 얇게 찢어 냈다.

그는 자신의 머리와 목을 필사적으로 감쌌다.

허나 아대 위쪽의 팔뚝과 그의 다리는 칼날에 찢겨 피를 흘렸다.

“멍청하긴! 야, 빨리 저 불 좀 꺼 봐!”

“네, 넷!”

파티의 리더는 마법사를 향해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멍하니 있던 마법사가 뒤늦게 물속성 마법을 준비했다.

파이어 월을 꺼뜨리려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냐아아옹…….”

귓가로 들려오는 낮은 울음소리.

싸움이 벌어진 계단의 아래, 20층에 괴냥이가 등장했다.

녀석을 발견한 유지한은 대치 중인 전사들을 향해 급하게 말했다.

“야, 잠깐…….”

“닥쳐어어—!”

하지만 마법으로 공격당한 남자는 이미 눈이 뒤집혀 버린 상태.

그가 김시후에게 달려들려고 하자, 그 사이로 끼어든 유지한은 그의 가슴팍을 발로 차서 밀어 버렸다.

“컥!”

쿵, 쿠쿵!

전사가 뒤로 밀려나던 중 발을 헛디뎌서 계단 아래로 데굴데굴 굴러떨어졌다.

그리고, 20층에는 괴냥이 3마리가 대기하고 있었다.

뒤늦게 녀석들을 발견한 그가 눈을 크게 떴다.

“잠…….”

콰득!

괴냥이들이 전사의 머리와 목을 물어뜯었다.

녀석들에게 있어 그는 그저 굴러들어온 신선한 먹잇감.

괴냥이의 이빨에 성대를 다쳤는지 제대로 된 소리도 지르지 못했다.

“끄르륵—”

몸을 움찔거리다가 결국에는 모든 움직임이 멎어 버리는 전사였다.

유지한은 물론이고 같은 파티원도 놀라서 아래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으아아악!”

같은 시각, 위쪽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

나이프의 파티원이 외친 비명이었다.

아래뿐만 아니라 위층에서도 괴냥이가 등장한 것이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5마리를 넘겼다.

“……?!”

유지한과 김시후는 뒷걸음질 치며 좁은 계단의 벽으로 바짝 붙었다.

점점 아래층 괴냥이가 불어나고 있었다.

19층에서 20층으로 올라오는 괴냥이가 4마리, 5마리, 6마리…….

마지막에는 괴냥이 9마리 이상이 계단을 가득 메웠다.

수색단계에서는 분명 발견하지 못했던 놈들이었다.

대체 어디서 저만한 숫자가 나온 건지.

“수가 너무 많아요!”

흔들리는 김시후의 목소리.

그들은 위아래로 20마리가 넘는 괴냥이에게 둘러싸였다.

아래층에는 그보다 많은 수의 괴냥이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냐아옹—”

“냐아아옹—”

여유롭게 우는 괴냥이들이 천천히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힘껏 뛰어오른다면 당장이라도 영웅들과 닿을 만한 거리였다.

<—내가 심한 부상 없이 괴냥이들을 뚫고 이 아파트의 계단을 내려갈 확률>

샘플링은 확률을 알려주지 않았다.

다만 샘플링과는 별개로 이 상황에 파티원을 안전하게 지키면서 1층까지 내려가는 건 어려움이 많았다.

‘……다른 방법은 떠오르지가 않아.’

유지한은 동료의 죽음을 목격한 뒤 얼어 버린 전사를 무시하고, 팔로 김시후의 허리를 감았다.

“형?”

“레비테이션 쓸 줄 알아?”

“알긴 아는데…….”

“잘됐네. 지팡이 꽉 잡고 준비해.”

“……어어어?!”

뾰롱!

[헤이스트]

실프의 도움으로 몸에 버프를 두른 그가 김시후를 들고서 공중으로 높게 점프했다.

목표는 상당히 높은 곳에 설치된 계단 복도의 창문이었다.

점점 가까워지는 유리창을 보며 김시후가 비명을 내질렀다.

“잠깐만! 우아아악—!!”

쨍그랑!

창문을 깨고 나온 두 사람에게 아파트 20층의 전경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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