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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르나라
‘약이라.’
뭔지 묻고싶었으나 강민은 입을 다물었다. 괜히 물어봤다가는 이상해 보일수도 있기 때문.
성녀는 양 손으로 강민의 뺨에 손을 대었다. 살짝 차가운 손. 그녀가 같은 주문을 외우자 곧 예의 빛이 번쩍였다.
간질거리는 느낌. 잠깐 빛이 번쩍이자 상처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마치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자. 이제 그만 싸우시고 얼른 화해하세요.”
둘의 치료를 마친 성녀가 말했다. 한스는 여전히 못 마땅한 표정이었다.
“빨리요!”
성녀가 둘을 찌릿 하고 노려보았다. 그래봐야 앳된 소녀. 무섭기보다는 귀여워 보였다. 강민은 별 말 없이 손을 내밀었다.
‘악수랑 비슷하군. 외국이나 이세계나 사람 사는 곳은 똑같아.’
한스도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손을 맞잡았다.
꽈악-
“거 미안했네.”
한스가 손에 힘을 꽉 주었다. 그의 팔뚝에 핏줄이 일어섰다. 강민의 손을 꺽으려는 것. 하지만 그는 표정하나 변하지 않았다.
“저야 말로 죄송했습니다.”
근력수치 23. 이게 얼마나 뛰어난 것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일반인보다는 월등히 강하다는 것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강민이 맞잡은 손에 힘을 주자마자, 한스의 표정이 일그러졌으니까.
“크윽!”
한스가 고통에 찬 신음을 흘렸다. 손이 마치 거대한 바위 사이에 낀 것 같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앓는 소리가 나왔다.
정겨운 악수를 마치고, 둘은 손을 놓았다. 한스는 분노와 놀람이 섞인 얼굴이다.
카르안의 힘이 이상할만큼 강하다. 그는 일그러진 얼굴로 강민을 노려봤다.
또 분위기가 이상해지자 마을사람 중 몇 명이 말리려는 듯 강민의 어깨를 잡았다. 그와 비슷한 나이대의 사람들.
“이제 날도 어두워졌는데 숙소로 가지.”
“오늘은 술집도 문을 닫았으니까. 가서 푹 쉬세.”
‘내 친구들인가.’
그를 걱정하는듯한 눈빛. 아무래도 일터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인 듯 했다. 강민도 더 싸울 마음이 없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동료들은 과할만큼 크게 웃으며 강민을 데리고 사람들 사이로 지나갔다.
“그나저나 카르안.”
그들이 숙소로 가던 중, 동료 한 명이 말했다.
“너 분위기가 좀 변한 것같다.”
“변했다니?”
“아니, 나쁜 의미는 아닌데.”
그가 손을 저었다.
“원래 너 좀 소심하고 그랬잖냐. 한스 저 새끼가 막 때려도 아무 말 못하고.”
그의 동료가 거침없이 상사를 욕했다. 주변에서도 수긍하는 눈치.
‘소심하다라.’
강민은 살짝 웃었다. 아쉽게도 더 이상 카르안은 카르안이 아니었다.
“그냥 좀 열이 확 올라서.”
“잘했다 임마. 솔직히 한스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있냐? 그 새끼 당황하는거 봤지? 속이 다 시원하더라."
“맞아. 잘난 거 하나 없는 놈이 지가 대단한 뭐라도 되는거 마냥........”
이어지는 뒷담화. 사람들이 한스를 엄청나게 싫어한다는 것은 알겠다. 다짜고짜 주먹질부터 하는 놈을 좋아할 사람은 없는 게 당연하지만.
그렇게 떠들다 보니 어느새 숙소에 도착했다. 여러명이 잘 수 있는 커다란 건물이다. 하지만 건물의 상태가 영 좋지 않았다.
‘이건 무슨 흉가도 아니고.’
이리저리 깨져서 통풍이 잘 된다는 것 외에는 장점이 없는 창문. 건물 표면에도 듬성듬성 금이 가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곰팡내가 코를 찔렀다. 강민과 인부들이 계단을 올라갔다.
끼익-끼이익-
그러자 나무로 된 계단이 신음을 흘렸다. 곧 부서질 것만 같다.
‘무너지지 않는게 다행이군.’
2층에 올라가자 침실이 나왔다. 낡은 침대와, 자잘한 물건들이 보관된 관물대 하나. 강민은 다른 사람들이 자리잡는 것을 확인했다.
한 자리가 남았다. 그는 자연스럽게 그 곳으로 갔다.
“그나저나 카르안. 성녀님이 서랍에 약 넣어두셨어.”
“약?”
“너 몸 안 좋잖아. 진통제 말이야.”
“아.”
동료의 말에 강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약이라는게 그것이었나. 그는 불치병을 앓고 있다. 그 통증을 완화시키는 약.
“그나저나 뮬리펜 성녀님은 참 착하시지.”
“그런 천사같은 분이 어디있나.”
‘평소에 나를 잘 챙겨주었나 본데.’
강민은 입을 다물었다. 평소에 성녀는 카르안에게 특별히 더 친절했다. 지금 강민은 전혀 모르고 있었지만.
“그나저나 술이라도 한잔 하고싶은데.”
“우리같은 사나이들이 술 없이 어떻게 잠에 들겠어?”
동료들이 투덜거렸다. 그러자 동료 한명이 피식 웃으며 1층으로 내려갔다. 잠시 후 그는 술을 한 통 가지고 왔다. 거대한 크기. 그가 술병을 내려놓았다.
쿵-!
“이럴줄 알고 준비해 뒀지!”
“크으.”
“역시 잭!”
그들은 관물함을 뒤져 컵을 하나씩 꺼내었다. 강민도 자신의 관물함을 열어보았다. 반찬고와 약 몇 개, 그 외 자잘한 잡동사니들이 들어 있었다. 그는 그 중에서 철제 컵을 찾아 꺼내었다.
‘취하게 마시지 말자.’
술은 판단력을 흐리게한다. 비록 연금술사 무르짐의 지식을 얻었지만, 아직 좋아하기는 이르다. 지금 그에게는 아무것도 없었다.
“자. 오늘은 실컷 마시자고.”
“언제는 안 마셧나?”
그들은 중얼거리며 각자 잔에 술을 채웠다.
“카르안. 자네도 들게.”
“그래.”
강민도 잔에 술을 채웠다. 투명한 액체가 컵에 들어왔다.
‘카르안이라고 했나.’
그는 잔에 코를 살짝 대었다. 강렬한 알콜향.
‘그렇다면, 이번 생은 카르안으로 살아가주지.’
모처럼 얻은 재능이다. 이왕이면 끝까지 가야겠지.
대 연금술사.
‘안식과 평온의신. 그가 당신의 세계를 집어삼킬 것입니다. 기간은 10년쯤 남았겠군요.’
안식과 평온의신이 뭐하는 놈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힘을 성장시키면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권력과 부, 저번 생에서 얻지 못한 것들. 그것을 모조리 집어삼키겠다.
“자! 그러면 첫잔은 한스놈에게 한방 먹인 카르안을 위해서.”
“카르안을 위하여!”
동료들이 껄껄 웃었다. 장난스러운 분위기. 강민도 씨익 웃었다.
싸구려 알콜향, 바람이 술술 들어오는 창문. 여기는 죽은 강민을 위한 장례식장이요, 새로 태어난 카르안을 위한 잔치였다. 강민, 아니 카리안은 눈을 감았다. 포근한 봄 바람이 뺨을 스쳐갔다.
“카르안을 위하여.”
2.
“으윽, 머리야.”
다음날 아침. 카르안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일어났다. 지독한 숙취. 역한 구토감까지 느껴졌다.
“숙취 해소제......”
카르안이 중얼거렸다. 알코올을 너무 섭취해서 그런지 목이 타들어간다. 그는 주전자를 향해 좀비처럼 걸어갔다. 그리고 정신없이 물을 들이켰다.
꿀꺽 꿀꺽-
미지근한 물이 목을 적셔주었다. 조금 정신이 돌아왔다. 그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젠장.”
여기는 그가 살던 곳이 아니다. 여기에 숙취 해소제라.
그러자 몇 가지 포션이 머리에 떠올랐다. 숙취에 효과있는 것들. 카르안은 고개를 휘휘 저었다. 당장 재료를 어디서 구하나. 그가 고민하는 사이, 다른 동료들이 하나 둘 일어났다.
“으으으. 또 좆같이 고생할 시간이군.”
한명이 기지개를 켜며 크게 소리쳤다. 그 목소리에 다른 사람들도 전부 침대에서 일어났다.
“자, 어서 밖으로 나가자고. 우리가 늦으면 또 한스가 지랄을 떨어댈 거야.”
카르안도 낡은 목장갑을 챙기며 일어섰다. 어제 밤에 있었던 일을 회상하며.
3.
그날 밤, 술자리에서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이곳이 알페라츠 백작이라는 자의 영지라는 것. 예상대로 자신이 일용직 노동자라는 점.
알샤인 교단이라는 종교단체의 신전(神殿)을 짓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까지.
‘월급. 엄청 적었지.’
그리고 그가 일하는 환경. 그가 받는 월급은 20실버였다. 1실버가 한화 만원보다 조금 비싼 정도.
한마디로 월급이 20만원이다. 그것을 처음 들었을때는 농담인줄 알았다. 당연히 장난 따위가 아니었다.
그 20실버도 한 달 내내 쉬지 않고 일했을 때 이야기다. 무슨 일이 있어 일을 나가지 못하면 월급이 팍팍 깎여나갔다.
이 정도면 노예가 따로 없었다.
‘여긴 노동자를 위한 인권 위원회 같은 것도 없으니까.’
먹고 살려면 어쩔 수가 없다. 게다가 그의 상사 한스는 더욱 악질적인 놈이었다.
카르안이 병에 걸려 지치면 기침이 난다는 것을 알고, 화가 날 때마다 그를 있는 대로 두들겨 팼다. 병 때문에 장시간 일을 할 수 없는 카르안은 반항하지 못했다.
그가 아케르나라에 오기전 카르안의 일상이었다.
그는 그렇게 술기운을 빌려 정보를 얻었다. 다만 예상치 못한 것은, 술이 생각 이상으로 독주라는 점. 족히 60도는 되어 보였다. 그가 죽기 전 즐기던 위스키보다 훨씬 독했으니.
그의 동료들은 정말로 말술이었다. 그런 독주를 맥주 마시듯 벌컥벌컥 마셔대었다. 그는 마법이나 연금술보다 그들의 간이 무사한 게 더 신기했다.
카르안은 일부러 마시는 척 바닥에 흘리는, 평소에 술자리에서 자주 쓰던 기술까지 동원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쯤 필름이 끊겨 머리만 부여잡고 있을 것이다.
아무튼 잘 확인했다
‘나쁘지 않아.’
얼떨결에 이세계로 왔다. 하지만 언어문제도 없다. 게다가 전설 속 연금술사의 지식과 기술. 덤으로 S급 성장포션까지 얻을 수 있었다.
비록 수중에 돈도 별로 없고, 이상한 병까지 얻었지만. 연금술의 힘이라면. 고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준비체조 하고, 일 시작하지.”
한스의 목소리. 그는 카르안을 상당히 찌뿌둥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좋게 보일 리가 없다.
‘그냥 호구새끼인줄 알았는데.’
평소에는 때려도 아무 말도 못하던 녀석이다. 그것을 알기에 마음 놓고 두들겨 팬 것. 그런데 어제는 갑자기 사람이 달라진 것 같았다.
게다가 힘은 왜 저렇게 센지. 평소의 모습과는 정 반대였다.
하나- 둘- 셋- 네엣-
‘어디서 많이 듯던 소린데.’
국민체조와 비슷한 구령. 카르안도 목소리에 맞춰 몸을 움직였다. 처음 해보는 것이었지만 동료들의 동작을 따라하면 그만. 물론 상당히 어색했다.
그것을 지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동료들도 처음부터 대충대충 하고 있었으니. 그저 형식적으로 하는 듯한 느낌이 강했다. 심지어 한스도 딱히 그것으로 지적하지는 않았다.
체조가 끝나자 일과가 시작되었다. 한스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인부들에게 욕설을 해대었다.
“빨리빨리 움직여! 밥값도 못하는 새끼들아!”
‘할거 없으면 잠이나 자지.’
카르안이 혀를 찼다. 그 앞에는 커대한 나무조각이 쌓여있었다.
그가 할 일은 목재와 돌을 나르는 것. 단순한 일이지만, 더럽게 힘든 일이다. 생전 공사장 일을 해본 경험이 있었기에 잘 알고 있었다.
“흠.”
그는 능숙하게 돌과 나무를 지게에 지고 옮겼다. 묵직한 무게가 느껴졌다. 하지만 카르안에게는 별로 어려울 게 없다. 근력이 상당히 증가한 탓이다. 그다지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다.
게다가 체력도 배로 늘어났다. 일을 시작하고 한참을 일했다. 그래도 그럭저럭 견딜 만 하다. 약간 숨이 차오르기는 했지만 그뿐이었다. 그는 호흡을 조절하며 일을 했다.
“점심먹고 합시다!”
누군가가 소리쳤다. 어느새 점심시간. 식사는 대충 만들어진 주먹밥이었다. 정말 맛없어 보인다. 카르안은 투덜거리며 주먹밥을 한입 먹었다. 놀랄만큼 맛이 없었다.
그래도 뭘 좀 먹어야 한다. 아침도 못 먹었고, 아무튼 움직이려면 배는 채워야 하니까.
“몸은 좀 괜찮은가?”
밥을 입에 우겨넣고 있을 때, 한 남자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그의 동료였다. 그도 자기 몫의 주먹밥을 먹고 있었다.
“몸이라니?”
“기침말이야.”
‘불치병 말이로군.’
워낙 희귀한 병이라 병명마저 없다. 걸린 사람은 무슨 병인지 알지도 못하고 죽는 병.
숨이 찰 정도로 움직이면 기침이 미친 듯이 난다. 게다가 폐과 기관지부터 천천히 썩어들어가는 것이다.
이 병에 걸리면 20년에 걸쳐 천천히 죽어간다. 원인은 마족의 저주와 독이고 전염성은 없다. 그리고 치료법도 없었다.
아니, 세간에 알려진 치료법은 없다. 그는 이미 병을 치료할 포션의 제조법을 알고있기 때문.
“아아. 어제 산에서 약수를 마셨더니 괜찮아진 것 같아.”
“그게 정말인가?”
“농담이지. 아무튼 뭐, 좀 좋아지긴 했어.”
“나 참. 농담할게 따로 있지. 아무튼 다행이야.”
그는 씨익 웃었다. 정말로 안심된다는 표정. 카르안은 주먹밥을 마저 입에 털어넣었다.
‘좋은 사람이야.’
함께 오래 일하다 보니 생긴 동료애일까. 그는 진심으로 카르안을 걱정하고 있다. 그는 남은 주먹밥을 꾸역꾸역 삼켰다.
“아무튼 조심하라고. 또 기절하지 말고.”
“알겠어. 걱정해줘서 고맙다.”
기침을 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했다. S급 강화포션 덕분. 기본적인 체력이 두 배 이상 올라가서 어지간하면 지치지 않았다.
다만 병의 근본이 치료된 것은 아니다.
‘일단 이 병부터 치료해야겠어.’
할 일이 많이 생겼다. 병의 치료, 그리고 연금술 포션의 재료 모으기. 그는 찬찬히 계획을 세워나갔다.
“자! 점심시간 끝났다. 일 시작 하자!”
일단 일부터 끝내고 나서. 카르안은 한숨을 쉬며 일어났다.
4.
“끄음.......”
답답한 한숨소리. 한스의 것이다. 그는 카르안을 슬쩍슬쩍 보고 있었다.
‘뭐 저리 일을 잘해?’
예상외의 상황. 그는 애꿎은 침만 자꾸 뱉어대었다.
어제 저녁. 카르안을 치려다 손가락이 부러진 일. 거기다 덤으로 마을 한중간에서 사람들에게 욕까지 먹었다.
따지고 보면 전부 인과응보지만. 한스는 그런 쪽으로는 더 없이 뻔뻔했다.
오늘 아침 돌을 나르게 한 것도, 그가 병에 걸린 것을 알고 일부로 시킨 것. 체력적으로 가장 힘든 일을 시켜서 한번 죽어보라는 속셈이었다.
하지만 카르안은 기침은커녕, 이인분에 가까울 만큼 일을 잘 해주고 있었다.
쿠웅-
거대한 돌이 바닥과 부딪혔다. 카르안이 옳긴 것. 주변의 다른 인부들도 그의 평소와 다른 모습에 감탄하고 있었다. 한스가 뭐라고 생각하건 카르안은 묵묵히 일을 하고 있었다.
‘기침이 안 나올 정도로만 하자.’
너무 열심히 하지도, 너무 꾀부리지도 않는다. 이게 카르안이 전생에 공사판에서 배운 철칙.
지금 상황에서는 그게 더더욱 중요했다. 너무 일에 열내다가는 몸에 무리가 간다. 그는 체력의 관리하며 계속 일했다.
일주일같은 일곱 시간이 지나고,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했다. 한스는 주변을 둘러 보더니 크게 소리쳤다.
“자! 오늘은 여기까지! 병신같은놈들. 일이 진행되지를 않았군!”
한스가 욕설을 뱉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모두의 입에 미소가 걸렸다. 이제 쉴 수 있기 때문이다. 고된 노동이 끝났다.
그들에게 이 시간만큼 즐거울 때는 없었다. 모두 한마음이 되어 작업 도구를 공사장 구석으로 몰아넣었다.
“내일도 일할 사람은 와서 말해.”
한스가 말했다. 다음날을 휴일. 이곳도 일주일중 하루는 쉰다.
주말과 같은 날이다. 노동자들도 의무적으로 일할 필요는 없는 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날에도 일을 하였다.
조금이나마 나오는 추가수당. 애초에 노동자들은 돈이 항상 궁했다. 일할 수 있을 때 조금이라도 더 일하자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과연 한스가 말하자마자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갔다.
카르안도 그들을 따라 한스에게 걸어 갔다.
그들과는 전혀 다른 이유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