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로듀스 나노머신-36화 (36/124)

플레어, 꽃길 걷자 (5)

[케이팝 리그 챌린지, 커뮤니티 게시판]

[플레어가 부른 곡 들으신 분? 처음에는 뭐지? 싶었는데, 사연 듣고 나서 감동ㅠㅠ]

└저두요. 눈물 찔끔 나더라고요.

[여지껏 플레어 무대도 좋았지만, 오늘 진짜 개멋... 포텐 제대로 터졌음.]

[지금 바로 플레어 입덕합니다. 완소 최강민♡]

[이 팀은 버릴 멤버가 없음. 숙소 영상 봤어요? 노아 개 귀엽지 않아요?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음. 큼큼.]

[솔직히 여기 있을 클라스가 아님. 보고 있냐. 샤인?]

└뒤질래요? 우리 샤인 건들지 마세요.

└222222

[그래서 이거 음원 언제 출시되는데요? 꼭 다시 듣고 싶어요. 꼭요!]

각종 언론사들도 우리의 무대에 대해서 앞 다투어 기사를 쏟아냈다.

-뜻하지 않은 선물 같은 노래.

제임스 리의 울먹이는 사진과 함께 그가 던진 멘트가 포털 메인 화면을 장식했다. 내 마지막 오글거리는 멘트도 대문짝만한 글씨로 달렸다. [한 사람만을 위한 노래. 이곡은 제임스 리가 아닌 존을 위한 곡.]

그리고 그 와 비슷한 수십 개의 기사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대체적으로 기사들의 내용은 비슷비슷 했다.

그리고 호평 가득한 기사들도 쏟아졌다.

-천재 뮤지션의 등장! [디지털 연예]

-노래로 마음을 어루만지는 플레어!!! [연예 투데이]

-심사위원 최초로 전원 만점!!! [TV live]

저절로 입가에 미소를 떠오르게 만드는 기사들.

이전들의 기사들도 좋았지만, 그들 중 오늘 반응이 가장 뜨겁다.

댓글들도 나쁘지 않다. 물론 그중에는 악의를 품은 댓글도 있다. 경쟁 프로그램의 특성상 우리의 성공을 싫어하는 이들이 그런 댓글 들을 달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하지만 그런 댓글에는 여지없이 댓댓글이 달린다.

너, 누구 팀 팬이지? 관종이냐? 눈 씻고, 귀 파고 다시 곡 듣고 와라등등.

분명히 적은 인원이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서 우리를 옹호해주고 있었다. 이건 좋은 징조다. 그만큼 플레어라는 팀에 대해서 애정을 갖고 대해준다는 뜻이니까.

돌아가는 차안.

장요한 녀석이 또 뭔가를 발견했는지 핸드폰을 슬쩍 내밀며 야단법석이다.

“어어! 형형. 어제만 해도 팬카페 회원수가 200명도 안됐는데, 어어··· 새로 고침 할 때마다 계속 늘어나! 이러다가 오늘 천명 넘겠는데!?”

팬 카페? 혹시 저번에 그 여자애가 만든 카페인가?

“어디 줘봐.”

장요한이 내민 핸드폰을 받았더니, 녀석이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비글남이라는 아이디가 보인다.

이건 또 언제 가입한 거래.

“이미 회원이네? 비글남? 네 아이디야?”

“당근이죠. 가뜩이나 없는 회원 수 나라도 가입해서 한 명이라도 늘려 줘야죠. 그날 저녁에 팬 카페 개설됐기에 잽싸게 가입했어요!”

그때 옆에 앉아 있는 노아가 슬그머니 핸드폰을 내밀며, 말한다.

“어··· 저도. 가입했어요.”

“나도.”

가만히 있던 김태현도 덧붙인다.

쟤는 이런 거는 관심 없는 줄 알았는데. 의외네?

“너는? 너는 가입 안했어!?”

돌연 장요한이 박진우를 홱 돌아보며 궁금한 표정으로 묻는다. 순간 박진우가 작게 헛기침을 토해냈다. 멤버들의 눈길이 자신에게 쏠리자 머뭇거리던 박진우가 콧잔등을 긁적이며 사실을 실토했다.

“실은 나도 했어. 그냥··· 어떤 말들이 오가나 궁금해서.”

그러고 보니 가입을 안 한건 나뿐이네.

“형도 어서 가입해요! 회원 수 한 명이라도 더 늘려야죠!”

장요한이 내 핸드폰을 뺏어들더니, 팬 카페로 들어가 간략하게 작성 메시지를 적어 넣고, 회원가입 신청을 누른다. 금세 수락 대기 중 메시지가 뜬다.

“이제 기다리면 돼요.”

장요한이 다시 핸드폰을 돌려준다. 그것을 받아들고 보니, 어느새 멤버들은 관심을 돌리고선 저마다 눈에 빛을 내며 자신의 핸드폰을 내려다보고 있다. 간혹 기분 좋아 보이는 입 꼬리가 슬며시 들렸다 내려오기를 반복한다. 실실거리는 녀석도 있고.

뭐를 그렇게들 열심히 보나 싶었더니, 우리의 관한 기사들이다.

나도 핸드폰을 내려다보며, 보이는 기사 하나를 클릭했다.

[케이팝 리그 챌린지는 플레어가 캐리한다! 이제 남은 건 최종 라운드!]

플레어는 3라운드 미션 때 심사위원단의 만장일치로 만점을 받은 최초의 팀으로 1라운드 때부터 연신 호평을 받은 것으로 자자하다.

플레어는 리더이자 메인 보컬·메인 댄서를 맡고 있는 최강민(23), 메인 래퍼를 담당하고 있는 김태현(21), 서브 댄서·서브래퍼를 맡고 있는 장요한(20), 메인 보컬·서브 댄서를 맡고 있는 박진우(20), 서브 래퍼· 서브 보컬을 맡고 있는 막내 노아(18)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나 플레어의 리더를 맡고 있는 최강민은 세계적인 락 밴드인 베드 보이즈의 메인보컬 제임스 리에게 천재 뮤지션이라고, 극찬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종 라운드 진출한 팀은 플레어, 샤인, 블루 울프, 노블 크루 4팀으로, 최종 라운드에서 각 팀들끼리 주어진 미션을 놓고 대결을 펼친다. 특별히 마지막 라운드는 생방송으로 진행되며, 시청자 문자 투표도 동시에 진행된다. 점수를 매기는 방식은 심사위원 점수가 40프로, 온라인투표 40프로, 실시간 문자 투표 20프로를 합산하여 최종 우승 팀을 가리게 된다. 플레어가 과연 최종 라운드에서 어떠한 특별한 무대를 펼쳐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용진 기자 [email protected]

3라운드 플레어 미션 영상 다시 보기를 원하시면, [CLICK]

기사뿐 만이 아니었다.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도 올라갔다.

현재 실시간 검색어 10위 안에는 케이팝 리그 챌린지에 관련된 내용들이나 나와 멤버들에 관련된 단어가 6개나 보인다.

그리고 새로 고침을 몇 번 한 결과 마침내.

1, 플레어

2, 제임스 리

3, 최강민

4, 샤인 김은우

5, 케이팝 리그 챌린지

······

플레어가 1위를 먹었다!

*

R&N엔터테인먼트 언론 홍보팀.

이른 아침부터 전화가 쉴 새 없이 걸려온다.

덕분에 홍보팀 여직원 둘은 한 시간째 화장실도 가지 못한 채 전화기 앞에 딱 붙어 있다.

-어제 그거 방송에서 플레어 오빠들이 부른 노래요. 음원 꼭 좀 사고 싶은데, 언제쯤 출시가 될까요?

“아, 음원이요? 그건 케리챌측과 제임스 리와 협의를 해봐야할 것 같아요. 네네. 아마도 조만간 출시가 될 거 같아요. 네네. 감사합니다.

-워블 대행사입니다. 플레어를 꼭 좀 섭외 하고 싶은데요.

“아, 저번에도 전화 주셨죠? 헌데, 죄송해요. 저번에도 설명 드렸다 시피 플레어가 아직 행사 뛸만한 준비가 되어 있질 않아서요.

-지금 말고, 앨범 나온 후라도 좋습니다. 일단 스케줄부터 잡아주시면······.

“아직 차후 일정이 정해진 게 없는 터라 그건 좀 곤란하고, 계획 잡히는 데로 다시 전화 드리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그런 광경들을 박호영 팀장과 장선영 팀장이 흐뭇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예상은 했는데, 아주 난리들이네. 벌써부터 스케줄 예약까지 걸어놓고.”

“몸값 더 올라가기 전에 미리 협상부터 해놓겠다는 거죠. 좋은 징조예요. 아까는 광고 섭외전화까지 걸려온 걸요?”

“진짜? 무슨 광곤데?”

궁금증이 떠올라 있는 박호영 팀장을 보며 장선영 팀장이 아까 일을 상기시키고는 피식댔다.

“무좀약 광고요. 도저히 플레어 이미지랑 맞질 않아서 거절했어요.”

“허, 도대체 광고주는 무슨 생각으로 플레어를 섭외하려고 했대? 이미지랑 전혀 맞지가 않잖아?”

“그냥 싼 맛에 섭외하려는 거죠. 몇 개월 후쯤 빵 터지면 그게 다 광고제품 인지도 올리는데도 도움이 되는 일이니까.”

박호영 팀장이 잘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그래도 첫 광고를 무좀약 광고를 찍을 순 없지. 아이돌 이미지라는 게 있는데.”

“아, 그리고 어제 반응 체크해본다고 모니터링 좀 했는데, 지금 네티즌이 플레어를 보고 뭐라고 부르는지 알아요?”

“뭐라고 부르는데?”

“만점돌이래요.”

“만점돌?”

“점수 만점 받았다고요.”

“큭큭, 그거 말 되네.”

박호영 팀장이 소리 죽여 웃는다.

그걸 보고 있던 장선영 팀장이 갑자기 생각났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아참, 그나저나 음원 판매 수익 배분은 어떻게 하기로 했어요?”

“50 대 50. 추가로 공제되는 세금은 그쪽에서 부담하기로 하고.”

“보통 60 대 40으로 하던데, 그 정도면 괜찮은 조건 아니에요?”

“그쪽도 처음에는 음원 쪽은 큰 기대 안 했으니까. 설마 이런 식으로 흘러갈 줄 그쪽에서도 몰랐겠지.”

“와, 그쪽은 속 좀 쓰리겠네요. 이거 음원 나오면, 판매량 좀 될 것 같은데.”

“그래도 그쪽이야 이미 스트리밍 업체랑 선점 계약까지 다 끝난 마당이라, 커미션도 만만치 않게 받았을 걸? 그리고 요즘 오디션 통한 방송사 음원시장 진입 가지고 말들이 많잖아. 시즌 1때도 정산 비율 가지고 기획사들이랑 잡음 좀 있었으니, 이번 시즌에는 눈치 좀 보겠다는 거지. 기획사들도 먹고는 살아야하니까.”

“원곡자는요? 제임스 리는 어떻게 한 대요? 일단 그쪽이랑 이야기를 먼저 끝내야하는 거 아니에요?”

“그 사람 아주 쿨하더라고. 자기는 돈 욕심 없대. 예전에 자신이 작곡했던 곡이 이런 식으로 빛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 음원에 관한 수입은 모두 우리 측에 넘겨주기로 했어. 오히려 우리 측에 고맙다고 말하던데?”

“와, 대인배.”

“그뿐 만인 줄 알아? 방송 끝나고 개인적으로 최강민 연락처까지 받아갔어. 나중에 꼭 다시 한 번 만나보고 싶다고. 얼마 전에는 자기 sns에 플레어까지 언급해줬더라고. 아주 마음에 든 모양이야.”

“아, 저도 봤어요! 이거잖아요.”

장선영 팀장이 앞자리에 놓여있는 컴퓨터 화면을 클릭해 제임스 리 sns에 들어갔다. 그러다 고개를 갸웃한다.

“어? 새 글이 있네요? 10분전에 업데이트 한 건데요?”

“뭔데?”

마우스를 가져다대고, 게시 글을 클릭하자 동영상과 글 문구가 보인다.

[오늘은 아주 기쁜 날입니다. 드디어 저를 낳아주신 생모를 만났습니다. 미안함과 죄책감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지만, 방송을 보고 용기를 내셨다고 합니다. 고맙고, 감사합니다. 이게 다 케이팝 리그 챌린지 덕분입니다. 최강민에게도 고맙다는 인사 꼭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플레어 파이팅!]

장선영 팀장이 안경테를 치켜 올렸다. 얼굴에는 놀람 가득한 표정이 스쳐 지나간다.

“박 팀장님. 제임스 리 생모 만났다는 데요?”

“어, 잘됐네. 생모 만나고 싶어 했잖아. 그것 때문에 한국 들어왔다고 하더니··· 동영상 한번 클릭해봐.”

장선영 팀장이 서둘러 동영상을 클릭했다. 그러자 스마트 폰으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영상하나가 재생된다.

화면 속에는 카메라를 보며 손을 흔드는 제임스 리와 그의 어머니일 것으로 추측되는 나이든 노인이 어깨 너머로 보인다. 얼마나 울었는지 카메라를 보고 있는 제임스 리의 눈가가 벌겋다. 그건 의자에 앉아 있는 노인도 마찬가지였다.

오랜 세월동안 공백 기간이 있어서인지 아직은 서먹해 보이지만, 두 사람의 얼굴에는 재회의 기쁨이 얼굴에 떠올라 있다. 상기된 제임스 리의 목소리와 함께 간략한 인사와 소개가 끝이 나고, 이내 화면이 검게 물든다.

아주 짧은 15초짜리의 영상.

화면에서 눈을 뗀 장선영 팀장의 입가가 슬그머니 벌어진다. 웃음꽃이 예쁘게 양쪽 보조개에 자리 잡았다.

“와, 잘 됐다, 진짜! 근데 이거 벌써 클릭 조회수가 1만이 넘어가는데요?”

“세계적인 팝스타니까.”

“그런 스타가 직접 최강민이랑 플레어를 언급해준 거잖아요. 지금!”

“그렇지.”

“매일이 요즘만 같았으면 좋겠네요. 플레어 팬 회원 수도 하루가 몰라보게 계속 증가하고 있고, 네티즌 반응도 대체적으로 우호적이고. 방송도 순조롭게 잘 이어가고 있고, 이대로 기세 쭉 타고, 1집 앨범까지 대박 났으면 좋겠어요!”

박호영 팀장이 장선영 팀장 어깨를 툭 치며, 걱정 말라는 표정으로 말했다.

“뭐가 걱정이야? 곡이 기똥차게 나왔는데.”

장선영 팀장이 고개를 주억거린다.

“하긴. 근데 지금 얘들은 뭐하고 있어요? 혹시 유명세 체감해본다고 홍대, 압구정 막 이런데 돌아다니고 있는 건 아니죠?”

“그럴 시간이 어딨어. 애들 요즘 엄청 바빠. 4라운드 미션준비도 해야 하고, 1집 앨범 녹음 작업도 들어갔고, 틈틈이 안무 연습도 해야 하니, 눈코 뜰 새도 없을 걸?”

“아, 맞다. 그러고 보니 4라운드 미션이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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