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로젝트 델타-529화 (529/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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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그런데 아빠도 뭔가 부탁할 거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어음... 아영이들 자가복제 가능하게 개조할 수 있나 싶어서.

-으음... 한 번 만들어볼게요. 잘 안될수도 있으니까 너무 기대하지 말고요.

-어. 알았어.

행성으로 우주선을 만들겠다는 녀석이 자가복제 로봇은 못만들 수도 있다니. 엘라에게 들어가 있는 오리진의 지식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긴 하겠지만, 어쨌든 웃긴건 사실이다.

그나저나 거주가능 행성 중에서 저렴하게 살만한게 있던가...?

그렇다고 지금 열심히 테라포밍하고 있는 스파일리 행성을 넘기기는 좀 그렇고.

잘 모를때는 제임스에게 부탁하는게 제일이지.

-...그렇게 되어서 행성이 좀 필요한데.

-버려진 행성은 있긴 합니다. 사람들도 거의 살지 않고 교통의 요지도 아닌데다가 자원도 별로 없어서 딱히 쓸모가 없다고 판단된 곳이지요. 하지만 그런 것들 대부분이 외우주에서도 최전방의 개척지대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란도넬 행성에서 최소한 200광년 이상 떨어진 곳 입니다.

-가는데만 한달이 넘게 걸리는 군.

공간이동을 사용하려고 해도 이미 가본 곳이 아니면 불가능했다. 지금 상황에서 그런 긴 시간을 따로 낸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냥 가지고 있는 걸 사용하시지요.

-가지고 있는거?

-행성 엘라 있잖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따님 이름을 달고 있는데 말이지요.

-흠... 그렇긴 한데. 거긴 범죄자들 수용소라서 말이지.

뭔가 썩 내키지 않는게 사실이다.

-행성 엘라의 크기는 란도넬의 1.3배 크기입니다. 그런 넓은 땅에서 범죄자들과 마주칠 확률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하긴 그것도 그렇긴 하지.

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제임스의 조언을 받아들여 준은 일단 행성 엘라를 넘겨주기로 마음먹었다.

엘라에게 연락이 온 것은 한시간 정도 지난 후였다.

-완성!

-벌써?

-네. 근데 이거 어떻게 보내야 하는거지?

-내가 가지러 갈게.

일단 호텔에 검둥이와 시미를 보초로 남겨두고 공간이동웜홀을 열었다. 혹시라도 누군가 침입한다고 하면 검둥이가 바로 연락을 할테니 문제는 없었다.

“아빠아!”

덥썩!

엘라가 준의 품에 안겨들었다. 자기가 원하는게 있지 않으면 애교를 안부리는 녀석이라는 걸 알고 있는 그가 피식 웃음을 흘리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선물이 마음에 안들 수도 있는데?”

“대기가 없는 곳이에요? 혹시 가스형 행성이라던가? 그거는 안되는데...”

“아니. 환경은 좋아. 하지만 이미 사람이 좀 살고 있어서 말이야.”

몇명이나 거기에 살고 있는지도 확실치 않았다. 거기다가 지금 던전안에 있는 범죄자들도 다시 풀어넣고 나면 얼추 2~3천명 정도 되지 않을까?

“아. 그건 괜찮아요.”

“만약 정말로 행성으로 우주선을 만든다면 이동할때 행성 외부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대기가 날아간다거나 할 수도 있고.”

“성층권 안에 있으면 크게 영향 받지 않게 만들 수 있으니까.”

“에너지는? 행성전체에 필요한 에너지는 엄청난 양인데. 내부의 핵에너지만으로는 안될걸?”

“핵융합발전소를 만들거에요.”

“아. 그렇군.”

우주선이라고 생각하니 당연히 핵융합을 생각못했다.

하지만 애초에 우주선에 그걸 못쓰는 이유는 워낙 발전소의 크기가 크기 때문이다. 애초에 행성을 우주선으로 사용할거라면 얼마든지 지을 수 있었다.

다만 그걸 이 녀석 혼자서 만들 수 있는건가?

되니까 된다고 하겠지. 이 녀석이 뭘하든 고민해봐야 소용없다는 건 이미 숱하게 경험했다.

“에너지는 그걸로 충당한다 치고. 그럼 워프는 어떻게 할거야? 그건 엑조틱에너지가 대량으로 필요한데,”

덩치가 크면 클 수록 에너지가 많이 드는 건 당연하다.

그게 수킬로미터도 아니고 만오천 킬로미터 급의 지름을 가진 행성이라면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필요로 할지 상상도 하기 힘들었다.

엘라가 준을 가리켰다.

“그건 아빠몫.”

“응?”

“아빠한테 EP엄청나게 많잖아요. 그걸로 쓰면 될거에요. 저는 그냥 만들기만 하고 쓰는 건 아빠가.”

“그러냐... 뭐 일단 하고 싶은대로 해봐.”

준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실제로 우주선이 기동가능하다고 해도 대량의 엑조틱에너지가 필요하다면 거의 사용하지 못하게 될 거다.

하지만 그러면 좀 어떤가 싶었다. 어차피 행성 엘라는 거저나 다름없이 구한 것이고, 만들다가 실패해도 큰 타격은 없다. 까놓고 말해서 여긴 그녀에게 필요한 초대형 장난감 같은 거다. 블럭쌓기를 하다가 질리면 그만두는 아이들 처럼 하다가 마음에 안들면 버려두어도 상관없었다.

“참. 그건 다 좋은데 학교는 어떻게 할거냐? 여기에서 등교를 할 수는 없잖아.”

“지금 방학이에요. 그래서 애들이랑 당분간 여기서 지내려고요. 다른 애들도 데리고 와도 되죠?”

“뭐, 상관은 없지.”

엘라의 친구들이라고 해봐야, 몇명 없다. 검둥이나 시미, 그리고 펄과 메이드인 스위니, 로봇친구인 프랜 정도가 전부다.

그녀들이 살 수 있는 작은 집을 강가 근처에 하나 만들었다. 그리고 펄과 스위니가 오고, 프랜이 들어왔다.

“아저씨 오랜만...”

펄이 손을 슥 들었다가 내렸다.

여전히 나를 어려워하는 모양이다.

프랜들의 수는 대략 백여기.

그 녀석들이 알아서 뚝딱뚝딱 자기들이 머물 창고를 만들기 시작했다. 지하의 투기장도 이런식으로 만들었던 모양이다. 누굴 닮아서 이렇게 남 시키는 걸 좋아하는 지 모르겠다. 적어도 나는 전부다 직접 만드는 편인데. 물론 설계까지만 하긴 하지만.

“혹시나 누군가 습격해 오면 바로 연락해. 여긴 너희만 사는게 아니거든.”

“프랜이 있으니까 괜찮아요.”

엘라 본인도 강한 편이다. 그런 데다가 로봇들을 주렁주렁 달고 다니면 큰 문제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루나가 잠시 반대하긴 했지만 엘라가 방학이 끝나면 돌아가겠다는 말에 하는 수 없이 승낙했다. 잠시 그녀의 잔소리를 듣긴 했지만, 그래도 엘라가 부탁하는 걸 거절하기는 더 어려운 준이었다. 게다가 루나도 일정이 바쁜 바람에 그녀를 제대로 보살필수 없는 건 마찬가지.

그렇게 엘라를 행성에다가 데려다 놓고, 자가복제형 로봇 ‘신아영‘을 데리고 왔다. 새로 만든거라고 신아영이란다.

뭔가 이제 완전히 사람이름처럼 된 느낌이라 기분이 묘했다.

“후우.”

공간이동 웜홀을 통해서 호텔로 돌아오자 이미 다들 잠들어 있었다. 별다른 문제는 없어보여 준은 간단히 씻고 침대를 찾아 누웠다.

스윽.

이불을 덮고 눈을 감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 이불속으로 기어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시미라고 생각한 그가 피식 웃으며 녀석이 베고 잘 팔을 하나 내어주는데 부드러운 손길이 그대로 준의 바지속으로 거침없이 들어왔다.

“뭐, 뭐야?”

완전히 방심하고 있다가 당한 준이 이불을 들어보자, 그곳에는 아영이가, 아니 신아영이 붉어진 얼굴로 발기한 준의 그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주, 주인님의 것은 크군요.”

완벽한 여성체인 그녀가 발기된 그것을 쥐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머리가 백지장처럼 하얘졌다.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몰라 당황하고 있는데 갑자기 물컹한 무언가가 준의 물건을 감쌌다. 아영이 준의 그곳을 입에 머금은 것이다.

찌릿.

지금껏 경험해 본적 없는 짜릿한 쾌감에 준은 신음이 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참았다. 이곳에는 시미와 검둥이, 에피알게나스가 있었다. 만에 하나 깨기라도 한다면 엄청나게 낭패였다.

그런 준의 걱정을 알기라도 하듯, 아영이 입을 열었다.

“음파는 읏. 차단 되어 있... 습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쯔읍. 편하게 계셔도 됩니다.”

‘그짓하면서 입열지 말라고...!“

상대가 로봇인데다가, 정말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당한거다보니 어어하다가 여기까지 와버렸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준이 명령을 내렸다.

“그만해.”

“네.”

쯔읍! 쯥!

하지만 대답과 달리 그녀의 머리는 더욱 빨리 움직였다.

“읏!”

정신을 잃을 뻔한 아찔한 쾌락이 치고 올라왔다.

“그만하라고!”

“네. 알겠습니다.”

그러더니 그곳을 빨아들이는 힘이 더욱 강해졌다.

준이 아니라면 버틸 수 없을 정도의 강도. 하지만 그런 만큼 쾌락은 배로 더 강해졌다.

‘말려야 하는데...!’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 쾌락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뭔가 이렇게 영문도 모르고 당하기는 싫었다. 준이 그녀의 머리채에 손을 가져갔다. 어떻게든 떼어내려고 하는데.

“으읏!”

왈칵!

그만 그대로 사정해버리고 말았다.

일이 시작된지 채 30초도 되지 않아서였다.

“하아...”

준은 타액과 정액으로 엉망이 된 자신의 물건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뭔가 이렇게 일방적으로 당하니 화도 나지 않았다.

신아영이 입가에 묻은 정액을 혀로 핥으며 조용히 몸을 일으켰다.

“이로서 자가복제에 필요한 재료는 모두 얻었습니다. 총 5억개체의 유전자풀 중 건강한 것들을 추려 1천만의 복제로봇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그런거였나...?”

“네.”

“나는 애초에 그런 설명은 전혀 듣지 못했는데.”

애초에 설명할 생각도 없었겠지.

뭐가 되었든 간에 자가복제는 그녀의 제 1 목적일테니 거절당할 게 뻔한 이야기를 할 이유가 없다.

“그렇게 되면 네가 생산하는 로봇은 전부...”

“네. 준 알스버그님의 유전자가 포함됩니다.”

“기가막히군.”

졸지에 로봇아빠가 되게 생겼다.

준은 기가막혀 웃음을 흘렸다.

“그렇다 해도 복제되는 로봇들이 인간은 아니니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인간의 유기체적 정보가 필요한 때문이니까요.”

“그러냐...”

준은 그냥 포기하고 웃음을 흘렸다. 화를 내려고 해도 낼데가 없었다. 엘라에게 뭐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상황이니까.

“다음부터는 절대로 하지마.”

“네. 알겠습니다.”

씨익.

미소짓는 그 모습이 어쩐지 불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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