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로젝트 델타-521화 (521/540)

0521 ----------------------------------------------

지구

에피알게나스 없이 로버에 탑승하는 병크를 터뜨렸습니다...ㅠㅠ

급한대로 에피알게나스를 공간이동웜홀을 통해서 데리고 왔다는 추가 장면을 삽입했습니다. 오류 지적해 주신 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이걸 모르고 계속 갈뻔했네요...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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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의 출력을 최대로 해서 제작을 하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준이 에피알게나스를 향해 입을 열었다. 그녀가 잠시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

“모르겠어.”

“미안. 질문이 잘못된 것 같아. 최대출력으로 사용했을때 단순 제작기술의 속도향상이 있을 수 있을까?”

“잠시만 그건 계산 가능 한 것 같아.”

에피알게나스의 손이 빠르게 콘솔위를 넘나들었다. 그녀 역시 기술자 출신. 거기다가 로버는 로오나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녀석이다. 이 거대로봇을 사용하는 방법은 준 보다 그녀가 더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두번째 자비스가 100미터 안으로 근접했다.

“얼마나 걸릴 것 같아?”

“1분.”

“일단 이건 날려버려야겠군.”

준은 달려오는 자비스를 향해 손을 뻗었다.

“매크로 2번.”

파파팡!

수백개의 마법이 자비스를 향해 날아들었다. 매직미사일, 파이어볼, 일렉트릭 스피어를 포함한 투사형 마법들이 마치 불꽃놀이를 하듯 줄지어 쏟아져 나갔다. 그 마법의 향연에 자비스의 돌진속도가 극도로 느려지기 시작했다.

퍼퍼펑!

그럼에도 불구하고 놈은 그 모든 공격을 몸으로 맞아가며 로버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속도가 느려지긴 했지만 전혀 데미지가 들어가는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애초에 매크로 어택을 사용한 건 놈의 돌진 속도를 늦추기 위함이었다. 할 줄 아는 거라곤 달려와서 주먹으로 후려치는 것 밖엔 못하는 녀석이니 질주 후 공격만 저지해도 녀석의 공격력을 절반 이하로 떨어뜨리는 세이다.

“크아아아!”

“시끄러운 녀석이구만.”

적당히 녀석의 돌진 속도를 늦춘 준은 마법을 거두곤 놈을 향해 달렸다. 쿵쾅거리며 로버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달렸다. 한 걸음에 수십미터씩 나아가는 로버의 앞에서 자비스는 여전히 쥐새끼나 다름없었다.

더럽게 안죽는 쥐새끼라서 그렇지.

퍼억!

“크어어어!

순식간에 수킬로 미터 바깥으로 날아간 자비스가 근처 언덕에 박히며 먼지구름을 일으켰다. 마치 과녁에 대포를 쏘아 맞춘 것 같은 효과처럼 보일 정도였다.

그리고 그 옆으로 첫번째 자비스가 돌진하는 것이 보였다.

“계산 얼마나 남았어?”

“30초.”

“저 것도 날려야겠네.”

똑같은 방법으로 한번 더 자비스를 날려버리자 곧 에피알게나스가 입을 열었다.

“계산 끝. 최대치로 EP를 소모했을때 약 600배 정도의 속도 향상을 볼 수 있어.”

“...10미터 짜리 레일건은?”

타탁. 탁.

그녀가 콘솔을 두드리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퍼졌다.

띠딕.

“30초면 돼.”

“엄청나네...”

기적적인 속도 향상이었다. 단순히 마법을 로버로 사용하면 데미지도 동시에 증폭되니 제작 기술도 비슷하게 증폭되는 능력이 있지 않을까 했는데 그 수준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 이상이엇다.

“다만 들어가는 EP도 약 10배 정도 증가하니까...”

“속도 향상에 비하면 그 정도야.”

준은 일단 제작창을 열어 레일건의 설계도를 올렸다. 10미터짜리 함포용 레일건의 제작비용은 대략 5만 EP였다.

준은 로버를 이용해 기술을 시전했다. 그러자 순식간에 50만 EP가 빠지며 제작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레일건을 제작 합니다. 로버와의 연동을 통해 제작속도가 상승합니다. 추가 경험치가 필요합니다...

준은 가만히 서서 로버의 오른손에서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는 레일건을 바라보았다.

우워어!

크아아아!

이번에는 두 마리가 동시에 로버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하지만 놈들이 도착하기 전에, 레일건이 먼저 완성되었다. 역시 로버에 의해서 부스트된 전자기장 제어가 레일건을 순식간에 충전시켰다.

콰앙! 쾅!

준은 두 마리의 자비스에게 각기 한발씩 텅스텐 탄환을 먹여 주었다. 거의 딜레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빠른 재충전 속도였다.

“끄으으...”

“아아...”

레일건에 정통으로 격중당한 자비스들은 신체의 절반 가까이가 날아간 상태에서도 천천히 로버를 향해 다가왔다.

“오. 이거 화력 장난 아닌데?”

“그건 그런데... 저 녀석들 재생능력도 있는 것 같아.”

“그러네.”

준은 빠른 속도로 신체를 수복해 가는 자비스들을 보면서 혀를 내둘렀다. 피셔국장이 어째서 무리해서까지 자신을 불렀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로버를 꺼내든데다가 제작기술로 만든 대형 레일건 까지 적중 시켰는데도 죽지 않고 회복을 시작한 것이다.

쿵. 쿵.

배가 갈라져 내장이 덜렁거리면서도 신체수복을 하지 않았던 녀석들이었다. 그때는 안하고, 지금 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죽음에 이르러서야 재생을 해야 할 정도로, 그 능력은 공짜가 아니라는 것.

즉, 자신의 힘을 깎아 먹으면서 보이는 재생능력인 것이다. 놈들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지금이 기회였다.

“어디까지 재생을 할 수 있는지 보지.”

쾅! 쾅!

다시 한 발씩 먹여주었다. 이번에는 꼼꼼하게 머리를 날렸다. 하지만 놈들은 하체만 남은 상태에서도 꾸역꾸역 몸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어차피 예상했던 일이니 별로 놀라울 것도 없다. 준은 계속해서 레일건을 발사했다.

한발 쏠때마다 1천이 넘는 EP가 날아갔다. 그다지 비싸다는 느낌은 없었다. 자비스 열세마리를 잡는 가격이 10조이니, 설령 가지고 있는 EP를 전부 쓴다고 해도 남는 장사였다.

타탁. 탁. 치익.

미이라 처럼 완전히 말라붙은 두 사람의 시신이 바닥에 놓여 있었다. 방금 전까지 준과 싸웠던 자비스들의 모습이었다. 연이은 포격을 통해서 자비스의 재생능력이 모두 소모되자, 인간크기로 작아지며 말라비틀어진 시신으로 변한 것이다.

“딱 열 방에 죽는 군. 뭐 나쁘지 않은 화력이네.”

로버에서 내린 준은 죽은 자비스들을 이리저리 살피며 입을 열었다. 혹시라도 아직 살아있다면 완벽하게 숨통을 끊어줄 셈이었다. 하지만 놈들은 더 이상 숨을 쉬지도, 움직이지도 않았다. 얼핏 본다면 썩은 통나무로 보일 만큼 완전히 침묵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는 완벽하게 안심이 되지 않았다. 외도와 달리 결정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니, 죽음을 확인할 방도가 없다.

분쇄기에 넣어 가루로 만들어도 시간이 지나 재생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었다. 모 영화에 나오는 것 처럼 용광로에 넣을까 했지만, 그에게는 그보다 간단한 방법이 있었다.

사용하지 않는 빈 던전 중에서 무중력에 대기가 전혀 없는 던전이 있었다. 그곳에다가 두 마리의 자비스를 던져넣었다. 이 곳이라면 준이 끄집어 내지 않는 이상 영원히 봉인을 할 수 가 있었다.

“저게 로버인가...”

피셔국장이 모니터를 보며 신음을 흘렸다. 이미 로버에 대해서는 정보가 쌓여 있었다. 인간형의 전투병기. 그 크기는 30미터에 달하고 일개 함대를 혼자서 박살낼 수 있는 무력을 지니고 있었다. 지상에서도 사용 된 적이 있다는 보고는 받았으나 실제로 영상이나 사진으로 접해 본적은 없었다.

그것을 지금 실시간으로 관찰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거기다가 마지막에 로버가 사용한 무기는 틀림없는 레일건이었다. 자비스를 기존의 무기체계로 잡아내는 모습을 본 피셔국장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로버는 그렇다 치고... 레일건으로 자비스를 죽일 수 있는 건가?”

“저희도 온갖 무기를 사용해봤지만 현재 보유한 무기로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겉보기에는 레일건이지만, 실제로는 다른 무기일 확률이 높습니다. 니들 건 처럼요.”

피셔의 비서관인 에반스가 입을 열었다.

“흠... 그럴 수도 있겠군.”

준 알스버그가 운용하는 것으로 거의 확신하는 델타폰에서 니들건을 구해서 수차례 실험해 보았다. 겉으로 보나, 실제 사용감으로 보나 그것은 공업용 못발사개에 가까웠다. 물론 개조를 통해 실제 무기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운동에너지량을 보이긴 하지만 그것 외에는 별다른 특이점이 없었다.

헌데도 그것이 핵무기도 뚫지 못하는 외도의 가죽을 뚫고 틀어박혔다. 그것만 보아도, 준 알스버그에게는 외도의 가죽을 뚫을 수 있는 특수한 기술이 있음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그걸 알려달라고 한들 알려줄리가 없는 것이 문제였다.

“저 녀석에게서 어떻게 그 비밀을 알아낼 수 있을까.”

“델타 스피릿에 직접적으로 압박을 넣는 건 어떻습니까?”

“안 돼. 연합에서도 한 번 해봤다가 실패한 방법이야.”

“연합과는 다릅니다.”

“연방에서 총력을 다해서 델타스피릿을 압박해봤자, 어차피 근처에는 파티마 제국이 있어.”

“그쪽과도 델타 엔진 때문에 사이가 좋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아직 직접적으로 적대시 할 정도는 아니야. 게다가 파티마제국이라면 우리를 더 싫어할텐데 손을 잡을리가 없지.”

국력으로만 따지면 파티마제국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일단 거리가 상당히 먼데다가, 석유를 손에 꽉 틀어쥐고 있는 파티마를 함부로 건드렸다가는 세계전체의 경제가 휘청거릴 위험이 있다.

그런 결정을 지금의 연방국회에서 받아들일 수 있을리 없다. 대통령의 권한으로 밀어붙인다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떻게 그를 설득할 것인가하는 문제가 또 있다.

“아니... 이걸 보여주면 다르려나...”

로버의 힘은 충분히 탐이 나는 것이다. 피셔국장은 여전히 연방이 세계의 지배자가 되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일개 기업에서 저런 무기를 독점한다는 것은 세계 질서에 심각한 불균형을 일으킬 수 있었다.

“하지만 일단 그 건은 뒤로 미뤄두기로 하지. 그 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겠지.”

“오랜만이야.”

에피알게나스가 시미를 향해 입을 열었다.

“우웅...”

시미가 불만인 표정으로 준의 머리위에 내려앉았다. 준이 입을 열었다.

“뭐가 문제야?”

“쟤는 왜 데리고 왔어요?”

“필요하니까.”

“쳇. 나도 있는데.”

시미가 투덜거리며 준의 머리를 쥐어뜯었다.

“넌 어차피 상대가 안되는 녀석들이었어. 파란색 외도급이라고.”

“그러니까 진화 시켜줘요. 할 수 있잖아요.”

“다음에.”

“저도 뭔가 도움이 되고 싶어요. 오늘 처럼 구경만 하는 건 별로에요. 그거때문에 쟤까지 오고.”

“내가 싫어?”

에피알게나스가 입을 열자 시미가 준의 머리칼 속으로 숨어들었다.

“싫은 건 아니지만...”

“그럼 뭐가 문제야?”

준의 질문에 시미가 웅얼거리며 그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예쁘잖아요.”

“그런걸 신경쓰는 거냐...? 쟤는 어차피 인간도 아닌데.”

“저도 인간아니거든요.”

“참. 그랬지.”

준은 피식웃음을 흘렸다. 생각난김에 검둥이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너도 파란색 외도로 진화를 하고 싶으냐?”

“상관없는데요. 별로 싸우는 걸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요. 형님이 원하시면 하겠지만. 그냥 집에 갔으면 싶기도 하고.”

녀석은 영 귀찮다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원래부터 좀 이것저것 귀찮아 하는 편이긴 했지만, 최근들어서는 유난히 뭘 하는 걸 싫어하는 것 같았다.

“너 혹시 어디 아프냐? 외도화의 부작용 같은 거라도 있어?”

“완전 건강합니다만.”

“뭔가 이상해서.”

“전혀 문제 없습니다. 그보다 얼른 끝내고 돌아갑시다. 지금 같은 정도면 13마리라도 금방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갑자기 말을 돌리는 모습이 뭔가 수상했다.

하지만 녀석에게도 뭔가 이유가 있겠지 싶어 더이상 캐묻진 않았다. 아무리 형님 동생 하는 사이라지만 서로간에 지켜야 할 선이라는 건 있는 법이니까.

“진화 안시켜줌요?”

“나중에.”

준은 고개를 저었다. 시미가 파란색 외도가 되고 싶다며 노래를 부르는 이유를 대충 짐작하고 있었다. 결정도가 오를 수록 점점 자라고 있기 때문에 한단계 더 성장하면 성인과 같은 육체를 가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말로 그렇게 되었을 때, 준은 시미를 예전처럼 편하게 데리고 다닐 자신이 그다지 없었다. 그 역시 아직은 20대 초반이었고, 아무리 동생처럼 생각한다고 해도 자신을 좋다고 달려드는 여자 앞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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