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로젝트 델타-489화 (489/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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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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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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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

팅!

“오? 그걸 피했네?”

준은 제법이라는 듯 대장이라고 불린 사내를 쳐다보았다. 날아오는 총알을 피할 정도라면 최소한 중급이상의 헌터였다.

처척!

그의 뒤를 따르는 병사들이 총구를 내게 겨누었다. 겁먹고 떨고 있던 표적예비(?)병사들도 다시 준에게 총을 겨누었다.

“대, 대장. 저 녀석 총알이 먹히지 않습니다?”

“뭐? 방탄복이라도 입은거야?”

“아닙니다. 분명히 머리를 맞췄는데도 멀쩡합니다.”

“그럴 리가...”

대장이 준을 노려보았다. 바닥에 쓰러진 두명의 군인이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대체...”

“내가 먼저 물을게. 너희들 누구냐? 지금이라도 솔직히 이야기 하면 죽이진 않을게. 요즘에는 엔간하면 사람을 죽이지 않기로 마음먹은 상태거든.”

살려두면 두고두고 노예로 부려먹을 수 있는데 굳이 죽일 이유가 없었다. 던전에 잘 재어놓았다가 적당히 숙성되면 행성 엘라에 풀어서 결정체를 수집하는 노동자로 사용하면 한사람당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거기다가 모든 식생활을 델타폰으로 해결하기 때문에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도 없었다. 이토록 완벽한 감옥행성은 연합의 걸작인 알카트뢰즈도 따라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대중화제국의 위대한 군인이다.”

“아. 박력있다. 확실히 대장이 말하니까 조금 믿음이 가는데?”

준이 빙긋 웃었다.

꿈틀.

대장의 미간이 움찔거렸다. 준은 찔러나 보자는 생각으로 입을 열었다.

“진짜 중화제국이라면 자신들의 정체를 알릴 리는 없을거고, 누구라도 알법한 위장이지?”

“혓바닥이 긴 놈이군. 발포해.”“안그러는게...”

따다다다당!

수십개의 총구에서 불꽃이 튀었다. 준은 머리를 긁적이며 총알이 떨어지기를 기다렸다. 총알의 물리력은 EX필드를 가지고 있는 준에게는 조금의 타격도 입히지 못한다.

“...정말이군. 대체 무슨 수로 총알을 막아내는 지는 모르겠지만, 네놈이 보통의 인간이 아니라는 건 알겠다.”

“이제 계속해도 될까?”

“무슨 소릴 하는지 들어나보지.”

“이 여객선을 점거하는 건 상당히 위험한 작전이었을거야. 헌데 한 가지 의문이 있어. 왜 보름이 지나서야 공격을 시작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확률 높은 추론은 이거야. 여기가 연방의 세력권 내라는 거.”

“계속해봐.”

“허락받고 말하는 것 같아서 기분은 좀 그렇지만 뭐... 즉, 연방의 영토내에서 연합인이 다수 탄 여객선을 탈취한다. 이건 그러니까 연방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도 있는 문제야. 적어도 자신들이 지배하는 권역내에서 벌어진 일이니까. 물론 연방은 책임이 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연합과의 사이가 안좋아지는 건 당연하겠지.”

스으윽.

준의 뒤쪽으로 아주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기척이 있었다. 준은 짐짓 모른채 하고는 말을 이었다.

“즉, 연합과 연방의 사이가 안 좋아지길 바라는 모종의 단체가 있다는 이야기야. 물론 그런 곳이야 널리고 널렸지. 파티마제국이 대표적이고, 중화제국이나 러시아연방도 있고. 하지만 이중에서 제일 급한 곳이 바로 중화제국이거든.”

“무슨 개소리냐!”

“화내지말라고 아직 할 이야기가 많으니까...읏차!”

휘익!

준은 상체를 틀었다. 군용단검이 어깨를 스치고 지나갔다.

키릭.

“헛?”

타-앙!

퍽!

단검을 휘두른 군인의 머리가 총알에 관통되며 터져나갔다.

장내는 침묵에 휩싸였다.

“만에 하나 실패한다고 치고, 조사가 들어가면 너희들이 그쪽 출신이 아니라는 건 금방 나올거야. 그래도 연방에서는 누군가에게 책임을 떠넘겨야 하겠지. 그 타겟으로 딱 좋은게 중화제국이야. 서로가 꿍짝이 맞으면 결국 이 책임은 그쪽으로 넘어가고 진짜 범인들은 감춰지게 되겠지. 연방에서도 조사는 하겠지만. 글쎄... 이정도 여객선을 탈취할 계획을 짤 수 있는 곳이라면 그렇게 쉽게 꼬리가 잡힐 것 같진 않네.”

“멋대로 상상하는 군.”

“상관없어. 그보다 궁금한 게 있는데.”

“뭔데?”

“이 여객선에 누가 타고 있는거냐?”

흠칫.

대장의 표정이 처음으로 굳었다. 제대로 짚은 것이다.

“아무래도 여객선 하나 납치하는 걸론 모자라잖아. 누군가 엄청난 인물이 이 안에 타고 있어야 두 국가 사이의 불화를 이끌어 낼 수 있지 않겠어?”

“...알것없다.”

“그럼 알때까지 뭐.”

탕!

“아악!”

대장의 바로 오른쪽에 서 있던 군인의 다리를 쐈다. 그가 바닥을 구르며 연신 비명을 질렀다.

“무지 시끄럽네. 많이 아프냐? 그럼 덜 아픈 곳으로 보내줄까?”

“흡....”

당장이라도 죽을 것처럼 비명을 지르던 군인이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래도 죽고 싶진 않은 모양이었다.

대장이 슬쩍 눈치를 주자 군인들이 조금씩 준과의 거리를 넓히기 시작했다. 수틀리면 도망이라도 치겠다는 것 같았다.

“아. 도망칠 생각은 하지마.”

쿵!

우오오오!

준이 허공에 손을 젓자, 준의 뒤에서 골렘 1호가 나왔다. 대흉근은 덩치가 너무 커서 다른 형제들 중에서 하나를 꺼내온 것이다.

“골렘 소환사?”

탕!

“컥?”

입을 연 병사의 어깨를 날렸다. 그 역시 어떻게든 이를 악물고 버텼지만 새어나오는 신음은 어쩔 수 없었다.

“시끄러워서 안되겠네.”

준은 웜홀을 열어 총을 맞고 구르고 있는 병사들을 모두 쓸어넣었다. 갑자기 나타난 검은 구멍과, 그곳으로 빨려들어가는 총상자들을 본 병사들의 표정이 새하얗게 탈색되었다. 저 구멍이 그들에게는 마치 지옥의 입구처럼 보일 것이다.

“다음은 누구로할까...”

병사들과 시선이 마주칠때마다 움찔하는 것이 느껴졌다.

준은 피식 웃으며 총구를 대장에게 겨누었다.

“역시 본인이 직접 당하기 전에는 이야기를 안하겠지.”

“나는 아는게 없다.”

탕!

팅!

“오 잘피하네?”

타타탕!

준은 권총을 반자동으로 놓고 연사를 했다. 반자동 기능이 있는 권총이었다.

퍽!

“큭!”

“맞았다.”

“으아아!”

“끄윽...”

하지만 준이 연사를 하는 사이 주변에 있던 병사들 몇이 더 총에 맞아 쓰러졌다. 그녀석들도 죽기 전에 전부 던전에 집어던져놓고는, 배에 감싸쥐고 있는 대장에게 다가갔다.

“여기 누가 타고 있는거야?”

“큭...”

철컥.

총알이 떨어졌다. 준은 인벤토리에서 탄창을 꺼내어 갈아끼고는 녀석의 발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탕!

“아악! 빌어먹을!”

“말을 왜 안하는지 모르겠네. 어차피 죽으면 끝인데 비밀을 발설하고 죽는게 낫지 않아?”

준이 대장의 머리에 총구를 들이대자 그의 얼굴에 절망이 드리웠다.

이미 준이 군인 한명의 머리를 날리는 걸 본상태다. 정말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의지와는 달리 입이 멋대로 움직였다.

“큭. 마, 말하면 살려줄텐가?”

“그래. 살려준다니까?”

물론 노예 생활은 좀 해야겠지만.

“연합의 최고의장인 성상민 회장이 여기에 타고 있다고 한다.”

“음... 그건 제법 놀라운 이야기인데.”

거짓말 처럼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던전안에 들어있는 성상민 회장이 갑자기 밖으로 나올 리가 없다.

그렇다면 두가지 가능성이 있다.

이녀석이 거짓말을 하는 거거나, 그 정보 자체가 거짓이라는 거다.

만약 정보 자체가 거짓이라면 이 탈취작전 자체가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거다.

“내가 잘못 생각했네. 중화제국과 연방의 사이를 나쁘게 하려는 거였나? 하지만 이미 문제가 많은 사이인데 왜...?”

중화제국은 연방의 중추인 미국에게 밀려 지구를 떠나 자신들만의 행성을 찾았다. 하지만 전성기 미국과 양강을 이룰정도로 강성했던 중국은 중화제국이라는 이름을 참칭하고 나서 오히려 세가 줄어들어버렸다.

새로 이주한 행성의 환경이 혹독하고 식량생산량이 충분히 뒷받침해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외딴 곳의 버려진 행성들을 주 거주지로 삼은 그들은 현재 크게 세가 감소해 총 인구 10억 정도를 지닌 변방국가였다.

전 인류의 인구가 300억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제국이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연방이나 연합이 보기에는 동네 꼬마가 머리에 왕관을 쓰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크크크...”

“뭐야. 왜 웃지?”

“설마 우리 병사가 이것뿐인 줄 아는 건 아니겠지?”

“흠. 이제와서 허세는.”

“허세가 아니다. 우리의 일부 병력이 함교쪽으로 이동했다. 그곳은 특성상 외부와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이 있지. 네가 어떤 능력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병사가 그곳을 장악하기만 하면 모든 일은 끝이다. 우주에서 도망칠 곳도 없을테니까.”

“그건 네 생각이고.”

함교의 바리케이드는 라이트세이버만으로도 뚫을 수 있다.

“그리고... 지금쯤 밖을 순찰하던 우리 군인이 총소리를 듣고 몰려올 거다.”

“아? 그, 그건 안되는데?”

준이 당황하자 대장의 표정에 통쾌함이 어렸다. 계속해서 당하다가 드디어 한방 먹였다고 생각한 것이다.

“...지금이라도 도망치면 목숨만은 살려주겠다.”

“그게 아니라... 시미를 건드리면...”

타-앙!

그때 엔진룸 밖에서 총소리가 들렸다.

곧바로 시미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꺄아아아아아아아!

“큭.”

준은 귀를 틀어막았다.

콰직! 콰드득!

엔진룸의 벽이 통째로 뜯겨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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