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로젝트 델타-389화 (389/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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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조틱 발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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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은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당장 또 이 자를 감옥에 쳐넣었다간 부대 자체가 해체될 것 같아서 내버려 두었다. 본보기를 보였으니 알아서 조심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애초에 란도넬 행성 전체가 부패와 타락으로 점철 된 도시이니만큼 군인이라고 해서 완전히 깨끗할 수는 없었다.

‘아니. 군인이니까. 더 하겠지.’

어디나 힘을 가진자들은 쉽게 타락한다. 군인은 실체적인 무력집단이고, 그들이 가진 힘은 헌터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 그런 만큼 가만히 있기만 해도 여기저기서 많은 뒷돈들이 들어왔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지만 지금 자신이 들어온 이상 그런 일들은 전부 근절할 생각이었다. 사회적 혼란이 뒤따를 것 정도는 예상했다. 제임스 말 대로 애초에 일을 벌이지 않는 것이 나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몬스터웨이브를 일으킬 수 있는 ‘눈알’을 새크리파이스의 손에 맡긴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일이다. 놈들이 외도의 통제권을 손에 넣게 되면 대체 무슨 일을 벌이게 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었다.

‘뭐, 아직은 란도넬 행성을 벗어나지는 못하는 모양이지만.’

눈알은 현재 지구라트의 형상만을 유지하고 있을뿐, 그 안의 핵심적인 기능을 준에 의해 모두 잃은 상태였다. 산란장도, 몸집을 키우기 위한 심장도 없다. 결국 뇌만이 남아서 외도를 통제하는 정신파만을 사용할 수 있는 정도였다. 그것도 지구라트가 없으면 출력이 낮아져 근거리에서 소수의 외도만을 컨트롤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도 연구 여하에 따라서 얼마든지 이용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위험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부대의 향후 계획은 뭐였나?”

“이 수로는 도시 안으로 진군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혹시나 반란군이 도시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경계하는 것이 저희의 임무였습니다.”

“그런 것 치고는 너무 한쪽만 틀어막고... 아니 됐다.”

애초에 대대급 병력으로 도시를 포위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거기다가 크린그만이 적과 내통하고 있었을 가능성마저 있다보니 일이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었다.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롤랜드의 질문에 준이 입을 열었다.

“어떻게 하긴 쳐들어가서 전부 무릎 꿇려야지.”

4천의 헌터. 누군가에게는 재앙이겠지만 준의 입장에서는 전부 일꾼들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준은 카심과 함께 사라올 시티로 들어섰다. 차량도, 무기도 없이 들어가고 있기 때문인지 별달리 경계하는 사람은 없었다. 어쨌든 도시내의 분위기는 침울할망정 어느정도 돌아는 가고 있었고, 완전히 도시가 봉쇄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타 도시로 출근하는 사람도 있었다.

헌터들은 팀을 짜서 외도 사냥을 위해 길을 나서고 있었다. 반란군이 도시 전체를 통제하고 있긴 했지만 어쨌든 간에 생존을 위해서는 생산활동이 필요했다.

“생각보다 분위기가 나쁘지는 않군.”

“자신들이 목적하는 바가 있으니 도시 전체를 약탈하거나 하지는 못할겁니다.”

“하긴. 원하는 것이 자유도시라면 시민들의 안전도 어느정도는 스스로 책임 져야 하겠지.”

사라올 시티는 인구 10만의 중소도시다. 헌터들이 원하는 제한없는 자유는 어쨌든 간에 그 일에 종사하는 주민들이 없으면 돌아가지 않는다. 때문에 그들은 스스로 치안대를 만들어 도시를 순찰시키며 가능한한 도시기능을 유지하는데 애쓰고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는 해도 사고를 치는 놈들이 없다는 것은 아니었다.

퍼억! 퍽!

“너 이새끼! 감히 누구에게 개소리를 지껄이는 거냐!”

“커헉. 아, 아닙니다. 제발 용서를...!”

“너 오늘 잘 걸렸다! 너 같은 놈이 배신을 하고 외부놈들을 끌어들이는 바람에 란도넬이 이 꼴이 된거다!”

퍼억! 뻑!

세 명의 사내가 한 사내를 바닥에 두고 마구 짓밟고 있었다. 상황을 대충 보아하니 얻어 맞고 있는 사내가 헌터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뭐라고 궁시렁거렸고, 그걸 들은 놈들이 그 사내를 죽일 듯이 패고 있는 모양이었다.

대낮부터 벌어지고 있는 참상이었지만, 지나가는 사람들 중 누구도 그들을 말리는 이들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이들은 현재 도시의 실권을 쥐고 있는 헌터들이었다.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헌터에게 괜히 밉보였다가는 쥐도새도 모르게 죽는다는 걸 모르는 이들은 없었다.

“카심.”

준이 슬쩍 눈치를 주자 아무생각없이 그 상황을 바라보고 있던 그가 얼른 정신을 차리고는 폭력의 현장을 향해 다가갔다.

“야야. 그만들 해라. 사람 죽겠다.”

“이건 또 뭐야?”

“아는 새끼냐?”

“잘 됐네. 이 자식 때문에 우리가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았으니 위자료를 청구할 생각인데. 가진거 있으면 전부 내놔.”

갑자기 폭력배에서 강도로 돌변한 헌터들을 보며 카심이 싱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형이 무척이나 무서운 사람이거든? 그냥 좋은 말로 할 때 가면 사지는 멀쩡할거야. 그런데 여기서 한마디만 더 한다? 그러면 그 놈은 오늘부터 평생동안 이빨없이 밥을 먹어야 할거야.”

웃는 얼굴로 하는 말이었지만 내용은 전부 협박이었다. 카심의 말에 다들 어이가 없는지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이 새끼 말 솜씨는 좋네. 어디가서 똘마니라도 시키면 밥은 굶지 않겠어.”

세 명 모두 카심보다 어려보였지만, 다들 그다지 개의치 않는 듯 했다. 헌터들 사이에는 나이라는 것이 그다지 의미가 없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수가 많다는 데에서 오는 자신감 때문이었다. 카심이 세게 나오는 데에 막연한 불안감은 있었지만, 그래도 이쪽은 수가 셋이다. 게다가 모드 중급헌터인 만큼 뒤에 있는 어린 녀석을 포함한다 해도 절대로지지 않을 거라는 판단이 섰다.

“한 마디만 더 하면 어떻게 된다고 했지?”

“글세? 이빨이 없어진다고 했나?”

“정답!”

뻐어억!

“켁?”

카심의 면전에서 입을 놀리던 사내가 엄청난 소리와 함께 뒤로 튕겨나갔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근처의 벽에 들이받은 그는 입에서 왈칵 피를 쏟았다. 쏟아낸 피에는 열댓개의 부러진 치아가 섞여 있었다.

“다음. 누가 말할래?”

카심이 주먹에 묻은 피를 닦으며 입을 열었다. 얼핏보면 잔인해 보이지만, 헌터들 사이에서 이런 다툼은 흔한 일이다. 애초에 처음부터 강하게 나오지 않으면 결국 서로 목숨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 온다. 때문에 힘의 격차를 느끼게 하기 위해서 압도적인 무력을 선보인 것이다. 이정도 선에서 그칠 수 있으면 다행이기 때문이었다.

“이이... 개자식이?”

하지만 이 녀석들은 순간적으로 동료가 당했다는 생각에 머리가 돌아버린 듯 했다. 두 사람은 다짜고짜 검을 꺼내어 카심을 향해 휘둘렀다.

“이런... 이건 상대도 파악하지 못하는 애송이잖아. 사람을 상대로 싸워본적도 없는 건가?”

카심이 혀를 차며 날아오는 검을 피했다.

휘익! 휙!

상체를 슬쩍 움직이는 것만으로 두 개의 검을 모두 피한 그는 준을 향해 입을 열었다.

“알스버그님. 어떻게 할까요?”

“죽이든 말든 알아서 해.”

검을 뽑아들고 상대의 목숨을 노린이상. 결국 자신의 목숨도 내어놓은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경우 준은 어지간해선 상대를 용서하지 않았다. 타인의 목숨을 쉽겨 여기고 검을 뽑아드는 자들을 살려두었다가는 결국 선량한 누군가가 피해를 보기 때문이었다.

“이익!”

“좀 맞아라!”

“형이 좋은 말로 할 때 가라고 했는데 말이지!”

카심은 어깨를 슬쩍 뒤로 젖혔다가 허리를 튕기며 앞으로 주먹을 뻗었다.

과아앙!

퍼엉! 퍼엉!

주먹에서 나는 소리라고는 믿기 어려운 굉음과 함께, 두 사람의 신형이 허공으로 치솟았다. 단 일격에 두 개의 검을 부러뜨리고 공격을 한 이들을 전부 에어본 시킨 것이다.

쿠웅! 쿵!

그리고 그대로 바닥에 추락했다. 이미 낙법이고 뭐고 제대로 몸을 간수할 수 없을 정도의 충격을 받은 상태다보니 둘 다 뼈가 부러진 상태로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으으...”

“크흑. 아, 씨발...”

끙끙거리며 바닥을 기는 헌터들을 향해 다가가 쪼그려 앉은 카심이 입을 열었다.

“아프냐?”

“크흑...”

“아프냐고 시발새끼야.”

“아, 아픕니다.”

“그래. 이 고통 잊지말고. 사람 가려가면서 덤벼라. 알겠냐?”

“죄, 죄송합니다.”

“오늘 한번 죽은거니까. 다음번에 또 만나면 그때는 정말 죽여버린다?”

“네...”

“새끼. 대답은 잘하네.”

카심은 그렇게 말하며 고개만 겨우 쳐들고 있는 사내의 머리를 툭 후려쳤다.

쿵.

가볍게 쳤다고 쳤지만 그 일격에 그 사내는 그대로 땅에 머리를 쳐박고는 기절했다. 카심이 머쓱하게 웃었다.

“거 되게 약한 놈들이네.”

카심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준의 곁으로 돌아왔다. 준이 입을 열었다.

“의외로군.”

“무슨 말씀이십니까?”

“아니. 살려둘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거든.”

“뭐, 한 번 실수는 누구나 하는 법이니까요.”

“그러냐. 저 사람은 별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 같은데.”

준은 처음에 일방적으로 얻어맞던 사람을 가리켰다. 그는 거의 숨이 넘어갈 것 같은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런.”

카심이 얼른 그를 향해 다가가 상태를 살펴보았다. 숨을 거의 쉬지 못하는 것이, 폐에 부러진 갈비뼈가 파고들어간 모양이었다.

“위험한데요? 빨리 구급차를 불러야...”

“괜찮아.”

준은 1번 던전을 열어 그를 안에 던져넣었다. 펠로우쉽 계약을 맺어도 되겠지만, 정신이 온전하지 않은 상태라 계약이 실패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럴바에는 그냥 던전에 넣어서 자연치유되기를 기다리는 편이 나았다. 설령 안에서 상처가 악화되어 죽는다 해도 하루가 지나면 완전한 상태로 다시 살아나니 문제 될 것은 없었다.

그런 간단한 설명을 들은 카심은 신기하다는 눈빛으로 준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원숭이 쳐다보듯 쳐다보면 눈을 콱 뽑아버린다.”

“아, 아닙니다. 그저 대단하다는 생각에. 대체 어떻게 그런 능력을 얻은겁니까?”

“운이 좋아서.”

“네? 그럴리가요. 그런 엄청난 능력을 단지 운이 좋아서 얻을 수 있을 리가.”

“노력을 안한 건 아니지만, 사실 운이 좋았지. 그리고 그건 너도 마찬가지 아닌가?”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나이 서른도 되기 전에 상급헌터에 오를 정도면 엄청난 재능이잖냐. 설마 노력만으로 그 자리에 올랐다고 우길 셈이야?”

“뭐... 그렇긴 합니다. 솔직히 다른 사람들이 실력이 늘지 않는 걸 보면 답답하기도 하고 그러거든요.”

“뭐, 그런거지. 어쨌거나 저 놈들도 죄값은 치러야겠지?”

준은 바닥에서 신음을 흘리며 쓰러져 있는 세명의 헌터를 보며 입을 열었다.

“어쩌시려고요?”

“강제노역 10년.”

“우와... 잔인하십니다.”

“뭘, 칼을 들고 날뛴데다가 한 명은 거의 죽일뻔 했으니 그정도면 양반이지.”

준은 그렇게 말하고 헌터들을 2번 던전에 던져 넣었다. 그곳에는 현재 엘라 행성으로 갈 사람들이 매일 같이 팔려갈 날을 기다리는 가축들처럼 모여 있었다. 그나마 델타폰이 있어 세상돌아가는 것 정도는 알 수 있다는 것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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