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로젝트 델타-383화 (383/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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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속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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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전에는 짐싸서 가라고 했으면서, 말이 너무 이랬다저랬다 하시는거 아닙니까?”

“생각해보니까 전부 해고하는 건 무리니까. 그래도 윗대가리들은 다 잘라낼거야.”

준의 말에 질문을 던졌던 카심이 재미있겠다는 듯 웃음을 흘렸다.

“어쨌거나 그렇게 되었으니 이 녀석은 당분간 네가 관리하도록 해.”

준이 오카모토 재난본부장을 향해 입을 열었다.

“제, 제가요?”

“그래. 네가 일을 벌렸으니 책임을 져야지. 나는 갈데가 있잖아.”

“가, 갈 데라면.”

“새크리파이스 본사. 멋대로 전쟁을 걸었고, 깨졌으니 그에 합당한 보상이 있어야겠지. 카심. 네가 길 안내를 좀 해줘야겠다.”

“네. 저에게 맡겨주십시오.”

“그리고 너 눈알.”

[눈알. 아니다.]

“됐고. 일단 그거 정지시켜. 협상은 맺어줄테니까. 조각도 내놓고.”

[알았다.]

눈알, 그러니까 지구라트의 뇌가 잠시 눈을 감더니 바닥에 손톱만한 검은색 조각을 토해내었다.

‘이게 이 녀석의 무한성장의 원인이라면, 지금처럼 지구라트가 비정상적으로 성장하는 일은 없겠군.’

준은 그렇게 생각하며 마지막 조각을 챙겼다. 그러자 곧 퀘스트 목록이 갱신되었다.

[지구라트의 심장] 퀘스트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험치 3,000,000이 주어집니다. 보조퀘스트를 완료함으로서 경험치 500,000이 주어집니다.

‘헐... 이거 상당히 짭짤한데.’

단독으로 지구라트를 정리한 덕분인지 어마어마한 경험치가 주어졌다. 유일하게 함께 움직였던 카심이 펠로우쉽 계약자가 아니기 때문에 경험치를 나눠먹을 일도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총 3백5십만이라는 경험치를 먹었어도 아직 레벨업에는 한참이나 미치지 못하는 수치였다. 그동안 쌓인 경험치를 모두 합해도 겨우 600만이 겨우 넘었다.

그래도 꽤나 오랜만에 큰 경험치를 먹은 덕분에 꽤나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아직 모두 끝난 것이 아니었다. 잠시 기다리자, 시스템메시지가 다시한번 출력되었다.

-성장의 조각을 모두 입수하셨습니다. 이는 본래 하나였던 것이 세 개로 나뉘어져 지구라트의 성장을 이끌어 낸 것입니다. 하나로 합치시겠습니까?

-오케이.

-성장의 조각의 융합을 시도합니다. 세 개의 조각을 한 곳에 모아주십시오.

준은 인벤토리에서 나머지 두 개의 조각을 꺼내어 손에 모았다. 그러자 준의 몸에서 은은한 빛이 흐르더니 그의 손으로 집중되었다.

“무슨...”

갑자기 일어난 현상에 카심과 오카모토, 그리고 나머지 헌터들의 시선이 준에게 향했다. 준 역시 가만히 자신의 손에서 일어나는 일에 집중했다.

그리고 잠시후, 눈부신 빛과 함께 시스템 메시지가 출력되었다.

-성장의 조각(3)을 제타의 조각으로 융합하는데 성공하셨습니다.

-오리진의 조각을 습득하셨습니다. 델타 시스템에 귀속하시겠습니까?

“이거지!”

준은 주먹을 불끈 쥐며 외쳤다. 혹시나 했는데 정말로 오리진의 조각이 떨어질 줄은 몰랐다.

제타의 조각 : 광범위한 지역에 생명체가 거주가능 한 공간을 생성합니다. 사용된 경험치에 따라 그 크기가 달라집니다. 기본 10만의 경험치가 필요합니다.

‘이건 테라포밍 능력인가? 약간 아쉽긴 하지만...’

거주가능 행성이 남아도는 지금 상황에서 딱히 필요한 능력은 아니었다. 하지만 오리진의 조각이 주는 이득은 그것뿐만은 아니니 그 정도에 실망할 필요는 없었다. 일단 준은 제타의 조각을 흡수했다. 그러자 시스템 메시지가 다시한번 주르륵 떠올랐다.

-오리진의 조각을 흡수함으로서 경험치 20,000,000을 얻으셨습니다. 레벨업 하기에 충분한 경험치를 얻으셨습니다. 레벨업 하시겠습니까?

‘대박...’

이번 한 번의 원정으로 얻은 경험치가 자그마치 2천 3백 5십만이었다. 지구라트에서 처리한 외도의 수도 많았고, 무리어미 자체가 가진 경험치에, 오리진의 조각까지. 준은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레벨업 버튼을 눌렀다.

-경험치를 소모하여 레벨업 합니다. 19레벨로 상승하셨습니다. 체력과 마나가 상승합니다. 추가능력치 10이 주어집니다.

‘별다른 기술이 개방되거나 하지는 않는 건가.’

약간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번 레벨업을 할때마다 새로운 능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겠지만, 상당히 오랜만이다 보니 약간 기대를 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래도 그동안 정체되어 있던 레벨이 한단계 상승한 것만으로도 준은 만족했다.

그렇게 프로필을 열고 살피려고 하는데, 또다시 시스템 메시지가 울려퍼졌다.

-레벨업 하기에 충분한 경험치를 얻으셨습니다. 레벨업 하시겠습니까?

‘응?’

준은 깜짝 놀라며 경험치 테이블을 보았다. 지금까지 모았던 경험치가 모두 합해서 약 2600만 정도였다. 그걸로는 20레벨을 만들기에는 다소 부족한 경험치였다. 애초에 19레벨로 오르는데 필요한 경험치 테이블이 최소 1300만은 되어야 했고, 그 다음 레벨은 1500만에서 2000만정도는 될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어... 이게 어떻게 된거지?’

준은 당황하며 프로필을 펼쳐보았다. 일단 레벨업을 하면서 체력과 마나가 상승했다. 잔여 스탯이 17에서 27이 되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가 있었다.

‘제타의 소유자에게 추가 경험치 30퍼센트...’

그것은 다름아닌 칭호였다. 지금까지 델타와, 람다, 시그마의 경우 그것들을 소유함으로서 칭호가 붙었다. 하지만 이전까지는 모두 스탯에 추가 능력치가 붙는 형태였다. 델타는 모든 능력치에 10을 더한다던가, 람다는 민첩에 10을 더한다던가 하는 식이다.

헌데 이번 제타의 경우는 추가경험치 30퍼센트였다. 재미있는 건 기존에 가지고 있던 경험치도 30퍼센트가 뻥 튀기 되었다는 것이다.

‘제타의 진정한 능력은 경험치 뻥튀기였군.’

어쨌거나 20레벨이다. 남은 경험치를 모두 때려박아서라도 올릴 가치가 있었다. 레벨 제한으로 인해 막혀있던 능력들을 전부 뚫어낼 기회였다.

-20레벨. 부탁해.

준은 시스템에 명령을 내렸다.

-사용자의 승인을 통해 20레벨로 성장합니다. 체력과 마나가 상승합니다. 추가 능력치가 10이 주어집니다.

그리고 연이어 메시지들이 주르륵 출력되었다.

-체력과 마나가 상승합니다. 추가 능력치 10이 주어집니다.

-델타의 영향력 거리가 증가합니다. 1만 광년으로 증가합니다.

-기술등급 제한이 최상급으로 상승합니다.

-펠로우쉽 인원이 10만명으로 증가합니다.

-델타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 됩니다. AI의 성능이 향상됩니다.

-미니맵이 업그레이드 됩니다. 3차원 매핑이 가능해집니다.

-EX필드가 증가합니다.

...

한 번에 다 살피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양의 텍스트들이 줄줄이 출력되었다. 일단 간략하게 죽 훑어본 준은 가장 먼저 엔지니어링 스킬부터 확인했다. 제작기술은 상급을 넘어 최상급으로 진화되어 있었다.

엔지니어링(최상급) : 궁극에 이른 사용자의 기술은 미래에 닿아있습니다. 제작 카테고리가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현세대의 기술은 제한없이 사용가능합니다. (숙련도 0%)

‘드디어...’

준은 제작 카테고리를 열었다. 통신, 엔진, 공구의 세가지 카테고리는 여전했다. 목록을 살펴보니 하나같이 현세대에서는 아직 이론으로만 존재하는 기술들이 구현가능한 형태로 설계도까지 완성되어 있었다.

예를 들면, 엑조틱 에너지 발전기 같은 것이 그러했다. 즉, 준은 결정체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남들이 아직도 석유를 가지고 싸울 때, 자신은 결정체를 통해서 저렴하게 전기를 뽑아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초광속 통신모듈도 있었다. 그것은 지금도 사용가능했지만, 어디까지나 기술적으로 완벽한 기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것은 완벽하게 안정적이었고, 우주의 끝에서 끝까지 데이터를 보낼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기기였다.

그 중 준의 시선을 가장 끄는 것은 다름아닌 워프엔진이었다. 현재의 하이젠베르크 드라이브를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물건이었다. 지금은 우주공간을 밀면서 나가는 방식을 통해 광속을 초월한 속도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이 워프엔진은 인간이 상상으로만 구현했던, 공간과 공간의 연결지점을 관통해서 움직이는 방식이었다.

한 점에서 다른 한 점 까지 웜홀을 열어 이동하는 것이다. 어찌보면 준의 순간이동과 그 방식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것을 함선 레벨로 사용한 것이다. 하지만 워프를 할 수 있는 거리는 제한되어 있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기존의 워프드라이브에 비하면 그 속도의 차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과장을 좀 섞는다면 기존의 워프드라이브가 거북이라면 새롭게 얻은 것은 비행기라고 할 수 있었다.

이스카야에서 수라드 까지 몇 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을 정도였다. 기본에 보름 가까이 걸렸던 것을 생각하보면 속도의 차이는 압도적이었다.

“후우...”

준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20레벨이 되면 많은 것이 변할 거라고는 생각했다. 그리고 예상보다 훨씬 큰 혜택에 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였다.

준은 카심과 함께 셔틀에 앉아 새크리파이스의 본사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카심은 현재 펠로우쉽 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1만 1번째 계약자가 된 것이다. 10만명까지 계약을 유지할 수 있으니 이제 시작인 셈이었다. 게다가 준에게 들어오는 경험치는 모두 30퍼센트 이상 이득이기 때문에

“이런 기능이.”

그는 현재 펠로우쉽 기능들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있었다. 준도 마찬가지로 강화된 능력을을 천천히 살펴보고 있었다. 기술등급은 이미 확인했고, 그 다음으로 살펴보고 있는 것은 시스템 관련 분야였다. 20레벨이 되면서 델타시스템도 조금씩 변화를 맞았다. 우선적으로 눈에 띄는 것은 델타스토어의 등록물품 제한이 경험치 100에서 1000으로 늘었다. 즉, 어지간한 물건은 제한없이 올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전에 스쿠터 같은 경우엔 모듈식으로 몇 개로 쪼갠다음에 만들기도 했지만 이제는 더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경험치 1000이면 중형차 정도까지는 올릴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건축기술을 이용하여 제작한 물건들, 그러니까 몇 사람이 쉴 수 있는 작은 쉘터 같은 것들도 올릴 수 있었다.

이로서 원거리 택배 사업 때문에 거의 죽어나가던 밥의 짐도 다소 덜어 줄 수 있게 되었다. 하루종일 물품을 받아서 배송하는 일에 전력을 다해도 사람이 부족해 몇몇 헌터들을 레벨업시켜 상인으로 전직 한 다음 원거리 택배기술을 익히도록 할 정도였다.

일단 스토어에 올릴 물품은 천천히 생각하기로 하고, 다음으로 체크 한 것은 통합정보시스템 내에 있는 외도백과사전이었다. 이전에는 배정현이 가지고 있던 데이터베이스를 다운 받아 사용했는데 이번에 시스템에 업그레이드 되면서 자동으로 준이 만난 외도의 정보를 입력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준의 스탯과 적 외도의 반응들을 정밀계산하여 스탯을 측정할 수 있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몇 번의 공방만 거쳐도 상당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다.

물론 전투정보가 쌓여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아직 새롭게 등록된 녀석은 없었다.

-또 뭔가 눈여겨 봐야할 건 없어?

준은 시스템에 질문을 던졌다. AI가 얼마나 업그레이드 되었나를 확인해보기 위해서였다.

-시스템이 업그레이드 되면서 통합정보시스템에 관리자 탭이 생겼습니다. 이를 통하면 현재 준 알스버그님이 관할하는 행성의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살피실 수 있습니다.

-어떻게 사용하는 거지?

준의 질문에 AI가 친절하게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이전이라면 이런 단답형 질문에는 제대로 대답해 주지 않았다. 설령 대답하더라도 이렇게까지 자세히 설명하는 일은 없었다. 그만큼 준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이 상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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