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로젝트 델타-375화 (375/540)

0375 ----------------------------------------------

급속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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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덩크!”

준은 일단 밀려오는 거미들을 향해 다시한번 땅을 내리찍었다. 거미들이 사방으로 튕겨나갔고, 잠시지만 준의 주변에 빈공간에 생겼다. 준은 거기다가 제로라고 이름붙인 대외도용양산형병기 A-10을 소환했다. 엘라가 제작한 제로는 간단한 개조를 거쳐 무장을 탑재한 상태였고, 거미같은 비교적 약한 외도를 상대하는데에 특화되어 있었다.

[관리자 인증완료. 마스터 명령을.]

“저 거미들 좀 처리해.”

[명령시행. 타겟을 지정. 무기전환.]

철컥. 드르륵.

제로의 양 팔에서 개틀링 건이 불을 뿜었다. 2미터짜리 병기였지만 등에 짊어진 탄약의 양은 충분했고, 일순간 접근하던 거미들이 터져나가며 어미벌레로의 길을 열어주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거미들은 다시 무수히 생성되며 길을 막았다.

‘하나로는 안되는 거군.’

준은 인벤토리에서 연이어 제로시리즈를 꺼내들었다. 현재까지 만들어 놓은 제로시리즈는 모두 다섯. 시간이 충분치 않아 만드는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다섯 대의 제로시리즈가 뿜어내는 화력은 준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엄청난 위력을 보였다.

투타타타!

총화기가 외도에게 통하지 않는 다는 게 무색할 정도로 녀석들은 엄청난 기세로 터져나갔다. 애초에 준의 제작기술로 만들어진 녀석들은 실드를 뚫어낼 수 있는데데가, 원래부터 녀석들은 외도를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녀석들이다.

그러다보니 녀석들의 만든 화망안에 있던 거미들은 잠시도 버티지 못하고 나타났을때보다 더 빠르게 사라졌다.

“좋아. 쓸만한데.”

비록 붉은색 정도의 약한 외도를 상대로 보인 힘이지만 화력을 집중하면 주황색이나 노란색 외도까지도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준은 제로시리즈를 앞세워 바퀴벌레를 닮은 거대 벌레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키에에엑!

녀석은 엄청난 괴성을 지르며 더욱더 가열차게 거미들을 뿜어내었지만, 나오는 족족 제로시리즈에 터져나가는 모습을 지켜봐야했다.

후드득.

결국 녀석은 몸을 꿈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납작 엎드려 있던 상황에서 다리만 들었을 뿐인데도 놈의 몸은 높이만 10미터에다 길이는 30미터에 달할 정도로 길었다. 거대하기로 따지면 로버에 필적할 정도였다.

녀석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거미들의 생산력이 떨어졌다. 제로시리즈의 일부가 녀석을 향해 개틀링건을 난사했지만 화력이 부족한 것인지 놈에게 별다른 타격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보였다.

[무장을 교체합니다.]

제로시리즈중 첫 번째. 엘라가 제작하고, 모든 제로시리즈의 베이스가 되어 넘버링으로 ‘1’이 붙은 녀석이 양팔에 붙은 무장을 교체했다. 마치 팔이 해체되었다가 다시 재조립되는 듯한 독특한 매커니즘과 함께 오른쪽 팔의 무장이 펄스건 형태로 변환되었다. 화기가 아닌, 전자기파를 발사하는 것이다.

슈아앙!

대기를 푸른빛으로 가르며 발사된 펄스레이저가 어미벌레의 머리에 명중했다. 파직, 하는 소리와 함께 펄스레이저가 녀석의 실드를 따라 흘렀다. 되튕겨 나가는 것이 아니라 녀석의 실드에 확실히 데미지를 입히고 있는 것이다.

‘저런 대형 외도에게도 통하는 건가. 위력이 세보이지는 않지만 다수가 있다면 꽤나 쓸만할 것 같군.’

하지만 제로 2,3,4,5번이 계속해서 거미를 제거하는 중에 1번 기체의 펄스레이저만으로 녀석의 실드를 모두 제거하기에는 화력이 부족했다. 준은 인벤토리에서 니들건을 꺼내어 난사를 시작했다.

쏴아아!

빗소리와 함께 엄청난 수의 탄환이 발사되었다. 녀석은 쏟아지는 탄환을 몸으로 버티더니 날개를 펼쳤다.

좌라락!

그러자 녀석의 몸속에서 거미들이 마치 포자가 흩어지듯 뿜어져 나왔다. 눈앞에 검은 베일이 드리워진 듯 한 착각이 들 정도. 일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의 가공한 숫자였다.

전방위적으로 준과 제로시리즈를 향해 날아오는 검은거미들을 향해 준은 실드를 전개했다. 격자형태의 육각형 실드가 준을 중심으로 펼쳐지며 날아오던 거미들이 튕겨나가기 시작했다. 녀석들은 힘없이 밀려났다. 개개의 거미들이 별다른 전투력이 없다보니 실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준이 상황을 낙관하고 니들건의 탄환을 재장전 했다.

기릭. 기릭.

그때 거미들에게서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쇠를 긁는듯도 하고, 이를 가는 것 같기도 한 묘한 소리에 준은 영문모를 불길함을 느꼈다. 그리고 준의 직감은 기술 ‘미래예지’에 기반한 것이다. 어지간해서는 거의 들어맞았고, 그 예감이 현실로 드러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로 하지 않았다.

쭈아왑!

갑자기 사방에서 거미줄로 보이는 것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수백마리의 거미가 한순간에 쏟아낸 거미줄은 빛조차도 빠져나갈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실드를 뒤덮었다. 한순간에 시야가 사라진 준은 실드를 틀어막은 은회색 거미줄을 향해 라이트 세이버를 휘둘렀다.

촤악!

그러자 거미줄이 바깥으로 터져나가며 한순간 시야가 트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순식간에 그 틈이 다시 메워졌다. 거미들의 수가 원체 많다보니 일부를 뚫어내더라도 순식간에 다시 틀어막히는 것이었다.

‘공간자체를 밀폐하려는 건가? 그런 것 치고는 재질이 약한데.’

준을 직접 타격해서 죽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인지, 거미줄로 준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 생각인 모양이었다. 하지만 준의 라이트세이버가 지나갈때마다 쭉쭉 찢겨져 나가는 걸 보면, 그다지 효율적인 방법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준의 오판이었다. 준이 계속해서 무기를 휘둘러 거미줄을 찢어낼때마다 그 몇배에 이르는 양의 거미줄이 금세 틈을 덮었다. 그렇게 준을 둘러싼 거미줄이 점점 두꺼워졌고, 시간이 갈수록 단단해지기 시작했다.

“흠. 어디 한번 해보자 그건가?”

준은 코웃음을 치며 인벤토리를 열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사용하기 좋은 무기가 있었다. 준은 식스팩을 꺼내들었다. 가스팩을 이용해 화염을 토해내는 무기였다. 거기에 파괴옵션까지 달려있으니 단단한 거미줄이든, 아직 그렇지 않은 거미줄이든 전부 부수고 태워버릴 수 있었다.

딸깍.

식스팩 열 개를 꺼내들고는 염동력을 이용해 한번에 방아쇠를 당겼다.

쾅! 쾅! 쾅! 쾅! 쾅! 쾅!

하나의 식스팩은 총 여섯발의 가스팩을 발사할 수 있다. 열 개의 식스팩이 총 60발의 화염을 토해내자 실드를 둘러싸고 있던 거미줄들이 터져나가며 불타올랐다.

키에에엑!

뜨거운 열기와 매캐한 연기가 통로 안을 가득메웠다. 준은 가볍게 기침을 하며 훤히 밝혀진 통로 내부를 보았다. 거대한 어미벌레가 이쪽을 보며 커다란 입을 쩍 벌리고 있었다.

꾸에엑!

녀석의 입에서 검은 색의 독액이 뿜어져 나왔다. 실드에 달라붙은 독액은 천천히 흘러내리며 지속적으로 실드에 타격을 주었다. 계속해서 마나가 빨려나가는 것을 확인한 준이 실드를 거두었다.

‘실드로 막았다가는 순식간에 마나가 증발하겠군.’

준은 혀를 차며 녀석이 뿌려대는 독액을 피했다. 준은 얼추 피할 수 있었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제로시리즈였다. 화망을 형성하며 거미들을 모조리 터뜨리고 있던 로봇들에 독액이 묻자 순식간에 부식이 일어나며 부서지기 시작했다.

준은 일단 부식된 제로 두 기를 인벤토리 안에 넣었다. 녀석은 더 이상 거미를 뿜어내지 않았다. 방금 전 뽑아낸 거미들이 마지막인 모양이었다. 준은 새카맣게 달려드는 녀석을 향해 니들건과 식스팩을 난사했다.

콰앙! 쏴아아!

엄청난 기세로 쏟아부어지는 화력에 거미들이 쓸려나가고 독액의 피해를 막기 위해 후방으로 돌린 제로들이 개틀링 건을 난사했다.

그리고 준은 특수능력이 있는 방패를 꺼내들고는 그대로 어미벌레를 향해 달렸다.

극도로 강화된 방패(S급)

오리지널 설계로 만들어진 티타늄 방패입니다.

B급 이상부터는 특수효과가 붙습니다.

특수효과 : 피해감소(30%), 마법방어(30%)

특수효과로 피해감소와 마법방어가 붙어있는 물건으로 델타스토어에서 파는 물건보다 훨씬 성능이 뛰어난 녀석이었다.

촤아악!

“큿.”

가공할 속도로 달려드는 준을 향해 녀석이 독액을 내뿜었고, 준은 방패를 들어 그것을 막았다. 치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방패가 순식간에 녹아들어갔다.

피해감소과 마법방어까지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티지 못할 정도로 녀석의 독은 지독했다. 하지만 잠깐이라고 해도 그것은 녀석의 독을 분명히 막았고, 그 사이 준은 녀석의 등 위로 뛰어오르는 데 성공했다.

부글부글 끓고 있던 등껍질 안쪽의 살은 타르덩어리들이 뭉친 것처럼 흉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준은 그 위에서 라이트세이버를 휘둘러 녀석의 등을 베었다.

촤악!

키에엑!

갈라진 등에서 다시한번 체액이 뿜어져 나왔다. 준은 관성제어를 사용, 황급히 위로 떠오르며 연기와 함께 뿜어져 나오는 독액을 피했다.

‘온몸이 독이냐? 지랄맞은 녀석이군.’

준은 다시한번 더 독액을 막아낸 티타늄 방패를 버리고는 아래를 향해 마법을 연사했다.

“매크로미사일!”

콰콰쾅!

수십개의 마법이 저마다 다른 궤적으로 날아가 상처안에 틀어박혔다. 화염구와 얼음화살이, 라이트닝볼트와 파동권이 각자 시차를 가지고 차례대로 폭발했다.

쿠에엑!

비명소리는 끊임이 없었다. 뒤에서는 거미들이 터져나가고, 바로 밑에서는 어미벌레가 몸을 뒤틀면서 고통을 호소했다. 하지만 녀석의 거대한 덩치는 쉽사리 쓰러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거 상급헌터들을 데리고 왔다가는 순식간에 전멸당했겠는데.’

파란색 외도를 잡기 위해서는 최소 상급레이드 팀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도 손발이 맞는 파티원이 있을 경우에 한해서였다. 지금처럼 어중이떠중이를 모아 호흡도 맞지 않는 이들을 데리고 이녀석을 상대했다가는 순식간에 전멸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멀리서 누군가의 외침소리가 들려왔다.

“사, 살려줘!”

“뭐?”

준이 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상당히 거리가 있긴 했지만 준이 천리안을 개방하자 어둠속에서도 또렷이 위기에 처한 카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사방에서 몰려드는 거미들을 향해 검을 휘저으며 필사적으로 자기자신을 방어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마나는 모두 소모한 듯 검기는 맺히지 않았고, 두 다리도 후들거리는 모습으로 보아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것으로 보였다.

‘제로시리즈는... 안되겠군.’

그 녀석들이 카심을 구하러 가기에는 너무 늦을 것 같았다. 준은 하는 수 없이 관성제어를 이용해 빠른 속도로 카심을 향해 날았다. 관성제어로 몸을 움직이면 상당한 마나가 소모되지만, 지금의 카심을 구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촤악!

준이 라이트세이버를 들어 카심을 덮치던 거미들을 모두 제거하자, 그는 마치 구세주를 만난 듯한 얼굴을 하더니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하아. 하아. 고, 고마워.”

“대체 왜 여기까지 온거야? 그 자리에서 대기하고 있으라는 말 잊었어?”

“사정이 있어.”

“그 사정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어미벌레를 처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것만 알아둬.”

준은 뒤를 흘깃 바라보았다. 이쪽으로 오면서 제로시리즈들 까지 전부 챙겨서 왔다. 어미벌레가 그 사이 얼마나 회복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외도들의 기이한 회복력을 생각해보면 다시 처음부터 싸우는 모양새가 될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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