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로젝트 델타-367화 (367/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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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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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준은 기존의 무기에 강화를 걸어 추가비용을 더한다음 델타스토어에 올렸다. 여전히 스토어에 올릴 수 있는 한계치는 100EP로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무턱대고 강력한 무기나 갑옷을 올릴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기존의 무기에 비해 훨씬 더 강력한 것은 사실이었다. 무엇보다도 원거리 무기인 니들건에 근거리 무기의 특수효과를 덧붙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고무적이었다.

‘일단 기존 니들리스 시리즈의 특수효과를 니들건에 붙이면...’

첫 번째로 만든 것은 니들리스 스패너의 스턴효과가 붙은 니들건이었다.

아득해지는 니들건(A급)

기존의 니들건에 기절효과가 추가 된 버전입니다. 낮은 확률로 피격된 적을 기절시킵니다. 확률은 근접무기에 비해 상당히 낮습니다.

특수효과 : 낮은 확률로 적을 기절시킵니다.

폭발하는 니들건(A급)

기존의 니들건에 파괴효과가 추가 된 버전입니다. 낮은 확률로 단단한 물질을 파괴합니다. 확률은 근접무기에 비해 상당히 낮습니다.

특수효과 : 낮은 확률로 파괴효과를 일으킵니다.

그 외에도 가스팩을 이용해 사용하는 폭발형 원거리 무기인 식스팩에도 두 가지의 특수효과를 부여했다. 공격타입을 생각하면 기절이나 파괴효과를 일으킬 수 없을 것 같아 보였지만 문제없이 적용되었다.

‘무기는 이정도면 되겠고...’

갑옷도 몇가지 추가했다. 기존의 금속성 갑옷에만 붙었던 방어력 감소라던가 하는 옵션들도 전신을 감싸는 수트형태의 갑옷에 부여할 수 있게 되어 회피형 탱커들도 좀 더 수월하게 탱킹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가격은 상당히 비쌌지만, 기존의 탱커장비에 비하면 훨씬 싸다고 할 수 있는 가격이었다.

‘갤럭시에서 꽤나 싫어하겠는데.’

현재 갤럭시 인더스트리에서는 엑조틱 웨폰이라고 해서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는 중이었다. 기존의 무기들에 비해서 훨씬 강력하면서도 저렴한 무기이다 보니 엄청나게 팔리고 있었다. 하지만 델타스토어의 무기들에 비하면 빛이 바래는 것도 사실. 아직 델타폰의 보급률이 낮기에 엑조틱 웨폰들이 팔리고 있긴 했지만, 델타스토어의 존재를 한 번 알고 나면 그쪽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내가 신경쓸 부분은 아니지.’

어차피 그쪽은 대기업이니 홍보만 잘해도 투자금액만큼은 뽑아낼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가는 델타스토어가 이쪽 시장을 모두 틀어쥐겠지만 아직 시간적 여유는 충분했다. 갤럭시 측에서도 이미 그정도는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잠깐 자둘까...’

어차피 도착하려면 한참이나 시간이 남았다. 준은 눈을 감았다.

-준! 준! 뭐하는거야?

준은 눈앞에서 깜빡이는 메시지창을 보며 조금씩 정신을 차렸다. 준은 하품을 하며 서은설로부터 날아온 메시지에 회답을 했다.

-무슨 일이야?

-큰일났어.

-큰일이라니. 들키기라도 한거야? 그러니까 잘 숨어있으라고 했잖아.

-그런게 아니야. 지금 영상보내 줄 테니까 확인해.

-알았어.

준은 알바트로스로부터 전송된 영상을 재생했다. 그러자 곧 전면 디스플레이에 엄청난 파괴의 흔적들이 떠올랐다. 분명히 도시였을 그것은, 살아남은 사람 하나 없을 정도로 초토화 되어 있었다.

-뭐, 뭐야? 이건? 여기가 대체 어디야?

-란도넬 행성이야.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외도가 나타났다고.

-외도? 설마 무리어미인거야?

-맞아.

-씁. 골치아픈 일에 말려든건가...

-어떻게 할 거야?

-어떻게 하기는... 저걸 그냥 두고 갈 수는 없잖아.

애초에 놈들의 생산기지를 파괴하러 온 준이 그들을 도와준다는 것이 어찌보면 우스운 상황이다. 하지만 준은 어디까지나 마약생산기지만을 파괴해서 그들의 자금흐름에 타격을 주려는 생각이었다. 지금처럼 사람이 살고 있는 도시를 무차별적으로 파괴하려는 생각은 없었다.

-혼자서 막을 수 있겠어? 지금 우리가 가다가는 괜히 저쪽에 혼란을 줄 수도 있어.

-일단 통신을 연결해 봐. 저쪽도 급한 상황이니 도움을 필요로 할거야.

-통신이 두절 됐어. 과도한 화력투사로 인해서 EMP효과가 발생한 것 같아.

-초광속 통신은?

-그것도 안 돼. 이쪽은 아마 무리어미의 짓일거라고 추측되지만.

-이런 어쩔 수 없지. 하는 데 까지 해보는 수밖에. 일단 너희들은 대기하고 있어. 혹시라도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으니까.

-알았어.

서은설은 그렇게 말하고 통신을 마쳤다.

‘무리어미라... 어디 한 번 해볼까?’

준은 무리어미를 상대하는 것에 나름 자신이 있었다. 일전의 무리어미 습격때도 거의 준이 혼자서 해치운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었다. 이제는 로버까지 있는 상황이니 손쉽게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리어미는 갑자기 나타났다. 일전에도 그랬듯이 우주공간에서 대형웜홀을 열고 무차별 요격을 가하는 함대의 포격을 무시한채 유유히 란도넬 행성에 내려앉았다. 크기만 100미터가 넘는 무리어미는 내려서자 마자 땅속으로 파고들었고, 인근의 대지가 검게 물들었다. 얼마 후, 그곳에서 사각뿔 형태의 지구라트가 서서히 형태를 이루기 시작했다.

‘지구라트의 둥지에는 외도가 태어나는 산란장이 있었지.’

무리어미 자체가 품고 있는 외도의 숫자는 적어도 백이 넘는다. 거기다가 가장 약한 녀석들이 붉은 색 외도였고 평균적으로 주황색 외도, 그리고 종종 그 이상의 외도들이 섞여 있었다. 아무리 새크리파이스의 본진이라고 할지라도 무리어미 드랍을 막아낼 전력을 구축한다는 것은 힘들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게 되면 지구라트에서 계속해서 외도들이 뿜어져 나온다는 것이다. 때문에 지구라트가 완전히 자리를 잡고 외도가 알을 깨고 나오기 전에 그곳을 태워버릴 필요가 있었다.

‘최대한 빨리 도착한다고 해도 이틀... 그 사이에 둥지가 완성되지는 않겠지만 서둘러야 겠군.’

최초의 무리어미 러시 이후, 각 기업에서 나름대로 대처를 하기 위해 전력을 증강했다고는 하지만 한창 델타스피릿과 전쟁중인 새크리파이스에서 그만한 전력을 상비하고 있기는 힘들 것이다.

결국 준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 된 것이다.

꽤애애애액!

비행형 외도 ‘크리슈나’가 홰를 치며 울부짖었다. 그러자 주변 수십미터 반경에 음파폭풍이 일며 대치하고 있던 아홉명의 헌터들이 종잇장처럼 날아갔다. 겉모습은 닭을 닮았지만 절대로 우습게 볼 수 없는 외도였다.

“크앗!”

“제기랄! 너무 강해!”

헌터들은 바닥을 뒹굴며 필사적으로 중심을 잡으려 했지만, 눈앞의 외도는 노란색 외도였다. 어중이떠중이들이 모인 중급헌터들로는 이들을 막기가 너무나도 버거웠다.

“젠장! 사람이 더 필요해!”

“다른 곳도 인원이 부족해! 여기는 우리가 막아야 한다고!”

“빌어먹을! 하늘을 날아다니는 녀석을 대체 어떻게 잡으라는 거야!”

노란색 외도는 구성하기에 따라 중급 팀으로도 충분히 레이드가 가능했다. 하지만 상대는 외도중에서 상대하기가 가장 까다롭다는 비행형 외도인데다가, 지금 이 녀석을 붙들고 있는 팀은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팀이었다. 중급헌터라도 해도 경험이 많지 않고서야 노란색 외도를 잡기란 버거울 수밖에 없었다.

키에에엑!

펄럭!

단 한번 날개를 펄럭였음에도 적 외도의 몸이 둥실, 허공으로 떠올랐다.

“닭 주제에 하늘을 날다니!”

“이 와중에 농담할 기분이 나냐!”

“젠장! 안그러면 오줌이라도 지릴 것 같아서 그래!”

근접헌터들은 검을 더욱 강하게 쥐었고, 몇 안되는 원거리 헌터들이 필사적으로 화살과 마법을 날렸다. 하지만 크리슈나의 깃털을 뚫기에는 역부족. 녀석은 20여미터 높이에서 잠시 멈추더니 그대로 체중을 싣고서 바닥으로 뚝 떨어졌다.

“모두 피해!”

“죽고 싶지 않으면 튀어!”

10여미터 크기의 외도가 급강하 할 경우 생길 충격파를 생각하면 어지간히 먼거리라고 해도 내장이 온전할리 없다. 발빠른 근접헌터들이 원거리 딜러들을 들쳐메고는 달렸다.

“뭐하는!”

“닥치고 가만있어! 죽기 싫으면!”

그렇게 사방으로 흩어진 헌터들의 한 가운데. 크리슈나가 머리를 아래로 하고 그대로 땅에 들이받았다.

콰아아앙!

마치 물속에 있는 물고기라도 잡아먹으려는 듯한 엄청난 쇄도. 수십미터 반경의 땅이 마치 파도처럼 출렁이며 원형으로 충격파를 내뿜었다.

“커허억!”

“끅!”

미처 도망치지 못한 헌터 몇이 그 충격파를 고스란히 뒤집어 쓰고는 온몸에서 피를 흘리며 튕겨져 나갔다. 즉사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양의 피를 쏟아내었다.

“하아. 하아.”

가까스로 살아남은 헌터들이 땅에 머리부터 들이받은 크리슈나를 돌아보았다. 사실상 거의 자살공격이나 마찬가지라고 느낄 정도의 엄청나게 무식한 돌격. 충격파만으로 중급에 달하는 헌터를 즉사 시킬 정도의 에너지가 발산되었다. 그 정도 충격이면 외도가 아니라 그 이상의 무언가가 나타나더라도 두개골이 온전할 리가 없었다.

꿈틀!

“신이시여...”

“농담이지?”

“빌어먹을! 도망쳐! 저 녀석은 우리가 상대할 수 없어!”

“웃기지마! 지금 도망치면 저 뒤의 마을은 어떻게 할 건데?”

“씨발! 알아서 도망치라고 해! 그렇다고 나보고 죽으라는 거야?”

크리슈나도 제법 충격이 있긴 했는지 땅속에 파묻힌 머리를 가까스로 빼고나서는 머리를 흔들며 몸을 휘청거렸다.

“도망칠 기회는 지금 뿐이라고!”

“젠장...”

크리슈나를 막아서고 있는 이들은 모두 합해 일곱. 원래는 아홉이었으나, 두명의 헌터가 방금의 공격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중급헌터 아홉의 레이드 팀이라면 약한 전력은 아니었으나 상대가 좋지 않았다.

“리더! 빨리 결정을...”

“...도망치자. 어차피 우리는 저 녀석을 막을 수 없다.”

“하지만... 마을이...”

“이미 두명이 죽었다. 우리로서도 할 만큼 한거야.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어!”

그렇게 두명의 사망자를 남기고 일곱의 중급헌터들이 전장을 이탈했다. 남을 살리는 것도 자신들의 목숨이 있어야 가능한 것. 겁쟁이라고 불리는 것도 살아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곧 깨달았다. 자신들에게는 애초부터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것을.

쿠웅.

“저... 다이달로스 아니야?”

“어째서 여기에... 저건 다른 팀이 맡기로 했잖아!”

저마다 절망에 찬 목소리로 퇴로를 막고 있는 외도를 올려다 보았다. 신장 8미터. 노란색 외도인 거인 다이달로스가 외눈을 꿈뻑이며 자신들을 향해 둔기를 들고 있었다.

“전멸 한 모양이다.”

리더라고 불린 사내가 다이달로스의 몽둥이에 묻은 핏자국을 보며 입을 열었다. 근방에 출몰한 외도는 모두 스무마리.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던 레이드 팀들이 모조리 투입되어서 녀석들을 막기 위해 출동했지만 대부분은 헛되이 목숨만 날렸다.

그리고 사실상 200명 이상이 투입된 이쪽 전선의 최후의 생존자가 바로 그들이었다.

쿠르르릉!

“저건...?”

이번에는 트리케라톱스를 닮은 대형 공룡형 외도가 그들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커다란 몸집에도 불구하고 그 속도는 마치 스포츠카를 보는 듯 했다. 이쯤되면 사실상 살아나가기란 불가능했다.

“이봐들. 여기가 마지막인 것 같다.”

“나... 난 죽기 싫어...”

그리고 그들 중 하나가 미친 듯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미 퇴로가 막힌 상황에서 그가 움직일 곳이라고는 단 한 곳. 그들이 도망쳐 온, 크리슈나가 있던 방향뿐이었다.

“멈춰!”

리더가 손을 뻗어 그를 말리려 했으니 이미 늦었다. 그는 크리슈나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기를 빌었겠지만, 녀석은 이미 만반의 상태였다.

쩍!

공격이고 뭐고 할 것이 없었다. 크리슈나의 거대한 부리가 도망치던 동료를 그대로 물었고, 간단하게 집어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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