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로젝트 델타-272화 (272/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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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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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은 병사들에게 명령해 녀석들에게 기관포를 난사했다. 15인치 포는 수백미터를 날아 외도들의 몸을 관통했고, 그럴때마다 경험치가 준과 병사들에게 분배되었다. 거의 수백마리나 되는 외도를 처리하는 것이다보니 순식간에 경험치가 차올랐다. 무리어미의 경험치까지 더하니 순식간에 수십만의 경험치가 올랐다. 병사들에게도 각각 수천 씩의 경험치가 붙었다. 준과 함께 나선 덕에 횡재를 한 셈이었다.

“이거 생각보다 쏠쏠한데?”

“무리어미는 공격력이 없어. 때문에 상대하기가 수월하지. 하지만 녀석들이 지상에 외도들을 떨어뜨리면 그렇게 쉽게 끝나지는 않을거야.”

“하긴. 한두 놈이 아니니까.”

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준이라도 노란색 외도가 수백마리나 되면 그걸 상대한다는 것은 상당히 까다로운 일이었다. 지금의 펠로우쉽 병사들이 맨몸으로 녀석들을 상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가장 현실성있는 대처방법은 전차를 양산해서 병사들과 함께 몰이사냥을 하는 것이다.

“일단은 근처에는 내리지 못하도록 감시를 철저히 해야겠군.”

그나마 준이 있을때라 빨리 대처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준은 일단 근처에 다른 초대형 웜홀이 없는 지를 확인하고 다시금 소행성 탐사에 나섰다. 전투 자체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고, 덕분에 경험치 까지 얻었기에 병사들도 군말없이 탐사를 계속했다.

-광물이 탐색되었습니다.

가장 가까이 있던 소행성에 접근하자 광물이 탐색되었다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하지만 확인해보니 철이나 아연 같은 일반 행성에도 흔하게 얻을 수 있는 광물이었다. 그렇게 몇번의 탐색끝에 겨우 백금이 소량 함유된 소행성을 찾았다.

“어떻게 할 생각이야?”

에피알게나스가 입을 열었다. 현재 알바트로스의 장비로는 소행성에 착륙한다는 것도, 광물을 캔다는 것도 불가능했다. 눈에 보이는 소행성의 크기는 약 100미터. 알바트로스와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었다.

“보면 알아.”

준은 그렇게 말하고 셔틀로 향했다. 셔틀에 탑승한 준은 우주복으로 갈아입고 알바트로스를 빠져나왔다.

기깅-

알바트로스의 격납고가 열리고 그곳으로 셔틀 한대가 조용히 빠져나왔다. 준이 탄 셔틀은 천천히 소행성으로 다가가더니 중력엔진을 이용해 소행성에 착지했다. 사실상 중력이 거의 없다시피 한 소행성에 내린 준은 가벼운 중력제어를 이용해 몸을 소행성에 안착하고는 딱딱한 소행성의 표면에 손을 올렸다.

‘인벤토리 오픈.’

그러자 거의 100여미터에 달하는 소행성이 그대로 사라졌다. 현재의 결정체와 경험치를 모두 털어 6만개 가량의 큐브를 확장해 인벤토리에 넣은 것이다. 그 모습을 디스플레이나 현시창을 통해 보고 있던 사람들은 나지막이 탄성을 내뱉었다.

무리어미의 출현은 이스카야의 이슈만은 아니었다. 세계 곳곳에서 비슷한 형태의 외도가 출몰한 것을 확인한 것이다. 그리고 그중에서 순조롭게 무리어미를 퇴치한 것은 갤럭시 인더스트리의 권역과 델타스피릿의 이스카야 행성, 단 두 곳 뿐이었다. 갤럭시 측에서도 우주에서는 막을 수 없어 녀석들이 행성에 도착한 후, 외도를 쏟아내는 것을 보고나서야 겨우겨우 상대할 수 있었다.

물론 그 녀석들을 퇴치하는 데에는 전차의 도움이 컸다. 파티마 제국과의 협상에서 실리를 얻기 위해 구입한 전차가 의외의 곳에서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그리고 그외 나머지 지역에서 나타난 무리어미들은, 행성을 초토화 시키며 막대한 피해를 낳았다.

[행성 타이탄, 외도 특보 발령. 전 시민이 이주를 위해 움직이고 있음.]

[행성 루테인. 외도 특보 발령. 도시의 절반이 파괴.]

이어지는 소식은 계속해서 암울한 것들 뿐이었다. 이번 무리어미의 등장으로 인해 총 12개의 행성이 회생불가능의 타격을 입었다.

그렇게 전 세계가 떠들썩한 상황에서, 준은 알파시티의 앞마당에 소행성을 내려다 놓고 그것을 살피고 있었다.

“흠. 백금이라니. 운이 좋은데.”

희귀금속중에서도 제법 가격이 나가는 것이 백금이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백금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리듐과 팔라듐 등의 다른 희귀원소들도 함께 뒤섞여 있었다. 본래라면 우주공간내에서 채굴이 쉽지 않지만 지금처럼 지상으로 가지고 온 다음에야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가만있어봐. 뭘로 채광을 하지...?’

곡괭이를 쓸까 하다가, 문득 라이트세이버가 생각났다. 빛의 형태로 잠들어 있는 그것은 이렇다 할 형태가 정해진 것은 아니었다. 즉, 사용자가 검의 형태를 지정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준은 정신을 집중하고 오른 손에 잠들어 있는 라이트세이버를 불러내었다.

파앗!

대낮임에도 눈이 부실 정도의 밝은 빛을 뿜어내며 준의 오른 손에 무게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하나의 커다란 곡갱이가 들려 있었다.

“오오. 됐다.”

준은 신기해 하며 손에 들고 있던 곡갱이를 이리저리 움직였다. 확실히 라이트세이버가 맞았다. 곡갱이로 사용하기엔 절삭력이 너무 높다는 것이 문제였지만 의도적으로 날도 뭉툭하게 만들었으니 그부분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파고드는 힘은 강해져 일반 곡괭이 보다 훨씬 더 수월하게 채광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럼 시작해 볼까?’

휘익!

번쩍!

라이트세이버를 내려치자마자, 거대한 소행성이 두조각이 나버렸다.

“음...”

준은 잠시 머리를 긁적이고는 라이트세이버를 다시 돌려보내었다. 빛이 흩어지듯 스러진 라이트 세이버를 보며 준은 고개를 저었다.

“역시 닭잡는데는 소잡는 칼을 쓰는게 아니야.”

준은 대신 실시간으로 니들리스 곡갱이를 잔뜩 만들어 염동력을 이용해 여러개를 동시에 사용했다. 그렇게 일단 곡괭이로 채광스킬을 발동하자, 빠르게 희귀원소들이 드랍되기 시작했다. 딱히 채굴에 대한 지식이 없이도 준의 발밑에 금속들이 모이는 것이다.

‘이거 편리하군.’

따다당! 따다다당!

얼마나 많이, 강하게 내려치느냐가 결국에는 관건인 듯 했다. 준은 혼자서 수십개의 곡괭이를 움직이며 채광을 시전했다. 그렇게 100미터 짜리 크기의 소행성에서 희귀금속들을 모두 뽑아내는데 걸린 시간은 채 1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겨우 이건가?”

준은 바닥에 떨어진 백금광석 100개와 팔라듐광석 10개, 이리듐 광석 10개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생각보다 양이 적은 편이었다. 정제해서 판다고 해도 100억이 나올까 말까한 정도였다. 이것저것 따지고보면 적자라고 할 수도 있었다. 소행성을 가지고 오기 위해서 사용한 큐브값만해도 6000억이 넘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꾸준히 하면 본전치기는 되겠군.’

한 번하고 말 짓은 아니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손해는 아니라는 생각에 일단 준은 눈물을 삼켰다. 준은 그 광석들을 분류하다가 문득 눈에 띄는 광물이 섞여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음...? 이건...?”

둥글고, 반짝이는 하얀색의 보석. 틀림없는 다이아몬드였다.

“이런 것도 딸려나오는 건가?”

애초에 이 소행성에는 다이아몬드가 섞여 있지 않았다. 그 이야기는 채광의 과정에서 갑자기 툭 튀어나왔다는 것이다. 랜덤하게 채광과정에서 보석들이 드랍되는 모양이었다.

“나쁘지 않군.”

일단 준은 그것도 함께 인벤토리에 넣었다. 당장은 쓸데가 없지만 잘만 세공하면 꽤나 값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리어미에 의한 피해는 생각보다 커지고 있었다. 유일하게 무리어미의 드랍을 막아내었다고 평가받는 갤럭시 인더스트리 측에는 여러곳에서 문의가 쇄도하고 있었다. 그쪽에서는 최대한 시간을 내어 지원을 약속했다. 물론 공짜는 아니었고, 먼저 많은 돈을 지급하는 곳에서부터 순차적으로 도움을 주기로 한 모양이었다.

“현재 전 세계에서 무리어미를 퇴치하기 위한 레이드팀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회의실에는 준과 제임스, 그리고 막스가 한자리에 있었다. 사실상 이 세사람이 델타스피릿의 전체 운영을 끌고 가는 인원이라고 할 수 있었다. 밥과 마스터는 전투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이들이고 루나는 연구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거 쉽지 않을텐데.”

막스가 입을 열었다. 무리어미가 드랍을 하기 전이라면 모를까, 수백의 노란색 외도가 우글거리는 곳에 목숨을 걸고 뛰어드는 것은 그다지 현명하지 못했다.

“사장님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어려운 건 아닌데. 우리가 이곳을 비운 사이에 누가 플랫폼으로 밀고 들어오면 곤란하지 않겠어?”

준이 굳이 무리어미들을 퇴치하러 가지 않는 이유였다. 새크리파이스는 여전히 자신들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고, 갤럭시 측도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도 사라센과 같은 암살자가 루나나, 혹은 엘라를 노리기라도 한다면 자신이 없는 그 시기를 놓칠리 없었다.

“새크리파이스도 당장은 그 녀석들을 처리하느라 시간이 없을 겁니다. 그리고 위험한 순간이 오더라도 사장님에게는 공간이동 기술이 있지 않습니까?”

“하긴. 그도 그렇군.”

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번 사용에 경험치 10만이라는 어마어마한 소모비용이 들긴 하지만, 위기상황에서는 돈값을 충분히 하는 기술이었다.

“우리측에서 무리어미 드랍을 처리할 수 있다면 델타스피릿의 위상도 높아질 겁니다. 새크리파이스 놈들도 어설프게 우리를 공격하지 못하겠지요.”

제임스의 말에 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갤럭시는 델타스피릿의 능력 중 일부를 이미 알고 있다. 때문에 가능한한 협조를 하려고 든다. 하지만 그 외의 기업들은 아직 준의 능력을 전혀 알지 못했다. 차라리 이번 기회에 힘을 드러내어서 우습게 보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도 벌고, 위세도 과시하자는 뜻이군.”

“그렇습니다.”

“그런데 정말 괜찮은 거야? 노란색 외도라며? 우리 애들로는 아직 부족할텐데?”

“전차부대를 좀 많이 만들 생각이야. 갤럭시도 내가 판 전차로 놈들을 물리 친 것 같더라고.”

“그렇다면야 나도 찬성. 이왕이면 이것저것 만들어보자고. 전차 뿐만 아니라 헬기라던가 하는 거 말이지.”

“그것도 나쁘진 않군.”

한 대 정도, 그러니까 자신이 조종할 헬기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인벤토리를 넓히느라 상당한 경험치를 소모했지만 그동안 모아둔 경험치는 아직 상당히 남아 있었다. 6백만을 사용하고도 아직 4백만 가량이 남아 있었다. 그것이면 기계화 부대 하나와 헬기를 만드는데는 충분히 차고 넘쳤다.

준은 우선 무리어미의 드랍을 맞은 곳 중 가장 가까운 곳으로 향하기로 했다. 그 지역은 새크리파이스의 영역으로 현재 여러 레이드 팀으로부터 지원을 요청하고 있었다.

“계약 완수시 대금이 50억이라고...? 이 녀석들 너무 짜게 주는 거 아닌가?”

함교에 있던 막스가 투덜거리며 입을 열었다. 노란색 외도가 단체로 나타난 것이다. 그들을 물리치는데 겨우 50억이라면 피해규모를 생각해봤을때는 심각하게 적은 금액이었다.

“액수가 적긴 합니다만. 이번 일을 제대로 마치면 그 이후부터는 주도권을 쥐고 협상을 할 수 있습니다.”

제임스가 입을 열었다. 준도 같은 생각이었다. 처음에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라도 듣도보도 못한 곳에 큰 돈을 덜컥 안겨줄 생각은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완수조건이잖아. 계약금이라면 모를까...”

하지만 막스는 여전히 불만인 모양이었다. 새크리파이스가 싸게 인력을 부려먹는 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이정도면 과하다는 것은 준도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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