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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델타-270화 (27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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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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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우쉽 창을 열어보니 체력이 약간 회복되어 약 300정도 있는 상태였다. 게다가 제대로 움직이고는 있지만 분명히 뼈가 제대로 붙어 있는 상태는 아니었다. 조금의 충격만 받아도 다시 부러지고 말 것이었다.

그런 상태로 과연 저 200명의 군인을 상대로 이길 수 있을까?

힘들다. 아무리 마나를 쏟아붓는다 해도 현재의 몸 상태로는 민첩성이 떨어 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여기서 도망치는 것도 쉽지 않다. 이 동굴의 크기가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곳곳에 군인들이 있었고 그 수는 천명. 아무리 은신을 한다 하더라도 그들 모두의 눈을 속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사라센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일반인을 상대로 이런 걱정을 하다니,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와라. 적어도 절반은 죽여주지.”

“저 녀석을 잡는 놈에겐 일계급 특진을 약속하지!”

“와아아!”

제이슨 중위의 말에 병사들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었다. 사라센은 헛웃음을 흘렸다. 겨우 그런 보상 때문에 목숨을 던지는 자들이 하찮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촤악!

사라센은 단검을 휘둘러 가장 앞서 오는 자의 목을 날렸다. 바로 뒤따라 오는 녀석은 심장을 찔렀고, 몸을 숙이며 팽이처럼 돌며 서너명의 다리 근육을 끊었다.

촤아악!

“끄아아아!”

피가 튀며 비명소리가 터져나왔다. 잠깐의 움직임이었지만 사라센은 벌써부터 몸에 부담이 오는 것을 느꼈다.

우웅!

그때 자신의 머리로 향하는 주먹에서 마나가 느껴졌다.

“뭣?”

서걱!

급히 마나를 끌어올려 팔을 날려버린 사라센은 깜짝 놀라며 쓰러진 군인을 바라보았다. 그자는 고통을 호소하며 죽어가고 있었지만 사라센의 놀람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뒤이어 달려드는 군인들의 눈빛에서 하나같이 마나가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무슨...? 군인이 헌터라고?”

쐐애액!

“큭!”

사라센은 점점 거세어져 가는 공격에 필사적으로 대응했다. 벌써 베어넘긴자들만 수십. 하지만 군인들은 마치 두려움을 모르는 전사처럼 미친 듯이 달려들고 있었다. 그리고 한 사내의 주먹을 세로로 쪼개는 순간, 자신의 옆구리 쪽으로 덮쳐오는 공격을 그만 놓치고 말았다.

퍼억!

뚜둑!

“컥!”

엄청난 충격에 겨우 붙어 있던 갈비뼈 몇 대가 순식간에 부서져 나갔다. 사라센은 자신의 몸을 덮친 군인의 등에 단검을 찔러넣었지만, 그자는 죽어가면서도 자신을 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이런...”

사라센은 자신의 몸이 완전히 봉쇄되었다는 것을 느끼고는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수십의 군인들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된 이상 힘을 아끼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그는 피에 젖은 검을 쥐고는 큰 소리로 외쳤다.

“일천세!”

파파파파!

완전한 상태에서의 공격이 아니었기에 일천개의 검기를 뽑아내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눈앞에 있던 수십의 군인을 피떡으로 만드는 데는 충분했다. 그는 피의 무리 속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베를루스 대위를 보았다. 부하들이 죽어나감에도 그의 표정에는 전혀 동요가 없었다.

그가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어서 일까? 사라센은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아. 하아.”

사라센은 숨을 몰아쉬며 눈을 희번득거렸다. 이미 백여명에 가까운 사람을 베어넘겼지만, 아직 그 이상의 군인들이 이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더 이상은 그들을 쓰러뜨릴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

“제엔장! 죽이든 말든 맘대로 해라!”

그말을 끝으로 사라센은 자리에 벌렁 드러누웠다. 어차피 도망칠 기운도 남아 있지 않았다.

저벅. 저벅.

그러자 베를루스가 천천히 다가와 그의 머리맡에서 멈추었다. 그는 사라센을 내려다 보며 입을 열었다.

“그래도 명성은 있는 자이니 예우는 해주지. 허나 여기서 혼자 생활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후후... 뭔가 대단한 이유라도 있나보지?”

“지난 2년간 많은 일이 있었지. 이 안에는 나름대로의 질서가 있다. 그것을 어기게 되면 설령 네가 상급헌터라고 해도 우리는 네놈을 구속할 수밖에 없다.”

“구속이라... 적어도 죽이지는 않는 다는 말이군.”

“그야. 당연하지. 이곳에서는 죽을 수가 없으니까.”

“...잠깐만. 뭐라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곳에서는 죽어도 다시 부활한다. 그것을 견디지 못해 미쳐버린 이들도 있지. 그들은 따로 격리해서 관리하고 있다. 내 부하들이야 관리가 가능하지만, 네가 미쳐버리면 이 안은 지옥도나 다름없게 되겠지. 그를 위한 방법이니 협조해 주길 바란다.”

“끄응... 알았다.”

사라센은 거기까지 말하고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지난 시간, 준은 천여명의 군인을 던전에 밀어넣고 유심히 관찰했다. 준에게 각인된 던전은 델타OS와 연동되어 심상을 통해 언제든지 관찰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첫 번째로 알게된 사실은 바로 그 안에서는 어떤 방법으로도 죽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생체정보 자체가 엑조틱 에너지에 의해 복구되는 형태로 되어있기 때문인데, 먹지 않아도 살 수 있는 것도 같은 원리였다.

즉, 안에서는 어떤 식으로 신체의 훼손이 일어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금 복구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일반 던전에서 외도가 리젠되는 것과 비슷했다. 다르다면 인간도 다시 살아난다는 것.

이유는 간단했다. 본래 엑조틱 에너지 자체는 외도에게만 작용한다. 던전은 엑조틱 에너지의 덩어리이며 인간의 몸은 그 에너지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그 시스템 내에 속할 수 없었다. 하지만 던전이 준의 몸에 각인이 되면서 인간도 받아들일 수 있는 에너지 형태, 즉 마나라는 형식으로 전환되면서 인간도 리젠이 되는 것이다.

거기에 시간이 지나면서 두 번째 기능도 알게 되었는데, 던전안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되면 자연스럽게 마나를 터득하게 된다는 것이다. 즉, 일반인도 헌터가 될 수 있다는 말이었다. 마치 델타가 펠로우쉽을 통해 헌터를 양성하듯, 다른 조각의 힘도 헌터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이다. 이 경우는 물론 람다와 시그마의 두 힘이 합쳐진 결과라고 해야 했지만, 델타가 아닌 다른 조각도 비슷한 결과를 낸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했다.

즉, 준 말고도 조각을 얻은 다른 이들이 있다면 얼마든지 헌터를 양성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증상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지나치게 오랜시간동안 그곳에 있게 되면 외도로 변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따지면 결국 던전핵이란 기나긴 변화과정을 단기간으로 압축하게 해주는 물건이라는 소리였다.

“어쨌든 전부 헌터로 각성하면 풀어줘야겠지.”

준이 굳이 새 행성을 찾아보려 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당장 어디에 풀어놓을 수 없는 이들을 새행성에 풀어서 살게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사라센의 경우엔 좀 더 다른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군인들에게 악감정은 없었지만 그는 달랐다.

준은 그를 이용해 외도화에 대한 실험을 해볼 생각이었다. 아직 일반 던전은 8대1의 시간비율이었지만 도른이 있던 대형던전을 각인할 수 있다면 거기에 넣어서 외도화에 대한 정보를 얻어 볼 셈이었다.

잔인하다면 잔인한 짓이다. 멀쩡한 인간을 대상으로 외도화 실험을 하는 것이니 만큼 알카트뢰즈의 미래연구소와 무엇이 다른가 하고 생각할수도 있었다.

때문에 준은 그에게 선택의 기회를 줄 생각이었다. 죽을 것인가, 아니면 그곳에서라도 살아갈 생각인가. 후에 그가 무엇을 선택하든 준은 그의 의견을 존중할 생각이었다. 때로는 삶보다 죽음이 달콤할때도 있을테니까.

델타스피릿은 여전히 심각한 현금유동성 부족에 시달렸다. 알파시티의 헌터는 왕복선의 영향으로 빠르게 늘었고, 어느새 1만명을 넘어설 지경에 이르렀다. 수라드 전체 헌터의 숫자가 약 10만 정도였음을 생각하면 10퍼센트 가까이 넘어온 셈이었다. 그만큼 현금의 소모도 급격히 빨라졌다.

“돈이 필요합니다.”

제임스가 입을 열었다.

“알았어. 그만보채.”

“새 행성 개척에 또 돈이 들어갑니다. 일단 탐사대를 보낸 상태이니 조사 결과는 조만간 나올 겁니다. 이르면 반년안에 자금이 바닥 날텐데 그 전에 무슨 수를 내야할 겁니다.”

“끙. 결정체를 모으는 것 까진 좋은데. 역시 돈이 문제로군. 그냥 운수업체를 확장하는 건 어떨까?”

“사장님이 일일이 만들어서 장사를 한다고 해도 지금처럼 단기간에 소모되는 비용을 감당하지는 못할 겁니다. 차라리 저번처럼 전차를 판다던가 하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그때 너무 많이 받아서 한동안 살 생각이 없어보이던데.”

“그건 그렇습니다만... 그러면 파티마 제국은 어떻습니까?”

“아. 나 그 동네 별로인데...”

“돈은 많습니다.”

“하긴. 헌데 뭘 팔아야 돈을 많이 받을 수 있을까? 거기 사람들 무조건 큰 걸 원하는 것 같던데. 이런 코딱지 만한 우주선을 가져가봐야 비웃음만 당할걸?”

“EX필드 기능이 있는 건 어떻습니까?”

“그건 안 돼.”

“어차피 전차는 파셨지 않습니까?”

“전차야... 지상전에 한정이지만 우주선을 팔았다가는 그놈들 우주정복이라도 하려고 들걸.”

“그렇긴 합니다만.”

제임스도 고개를 끄덕였다. 파티마 제국의 영토욕심은 어마어마했다. 석유를 바탕으로 뽑아낸 부를 바탕으로 우주개척에 가장 큰 열성을 보이는 곳도 파티마제국이었다. 그것도 모자라 기존의 연방이나 연합이 소유하고 있는 돈되는 행성들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기도 했다. 다만 전체적인 전력의 밸런스로 볼 때 서로가 전면전을 벌이게 되면 타격이 크기 때문에 지금은 눈치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 놈들에게 EX필드가 달려있는 함선을 팔았다가는 당장 전쟁을 하자고 난리를 칠지도 모른다. 물론 그건 연합도 마찬가지였다. 가장 신사적이라는 연방이라해도 과연 가만히 있을까? 준은 고개를 저었다. 결국 자신을 제외한 어느 누구에도 그 물건은 넘겨선 안되는 것이다.

준은 펠로우쉽 창을 열어 스킬창을 확인했다. 혹시나 펠로우쉽 기술 중에서 쓸만한 것이 있나 훑어보려는 것이다.

지금까지 펠로우쉽의 숫자는 꾸준히 늘어 현재는 5천명을 돌파한 상태였다. 역시나 대부분의 펠로우쉽들은 알카트뢰즈에 있었다. 그들은 대부분이 하급이상이었고 그러다 보니 개중 쓸만한 기술들도 종종있었다.

지금까지 준이 요긴하게 써먹은 것들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건축기술이었다. 번거로울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그 기술 하나로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이다.

‘흠... 낚시... 이건 별로. 벌목 기술? 쓸만하긴 할텐데 당장은 필요없군.’

준이 유심히 살펴보는 건 특히 생활스킬 종류였다. 현재의 준에게는 무력을 높여주는 전투스킬 보다는 이쪽이 훨씬 더 유용했다.

그리고 하나하나 꼼꼼히 살피던 준의 눈에 그럴듯한 게 들어왔다.

'광물탐색과 채광?’

가만히 읽어보니 인근 지질을 탐사하여 쓸만한 광물이 있는지 알 수 있는 기능인 모양이었다.

‘흠... 이걸로 석유나 금 같은 걸 채굴 할 수 있을까?’

현대의 탐사방식이라고 해서 별로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통계적으로 행성의 식생과 지형에 따라 있을 수 있는 자원을 유추하고, 그 지역을 집중 탐색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다지 효율이 좋지도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그렇기 때문에 행성 하나를 개척하는 데에는 많은 돈과 시간이 드는 것이다. 하지만 광물탐색 기술이 있다면 적어도 광물을 탐색하는데 드는 시간은 훨씬 줄여줄 수 있었다. 거기다가 채광까지 더하면 경제성이 떨어지는 광물이라도 손쉽게 채굴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 작품 후기 ============================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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