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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위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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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예상보다 100만이 더 들었다. 보통 시뮬레이션을 계속해서 돌려 70퍼센트 이상의 성공률을 보일 때 강화를 했는데, 두 번이나 실패를 하고 만 것이다. 그래도 그만한 경험치를 들인 보상은 있었다.
기존의 B급 알바트로스였을때는 카모플라쥬 기능만 달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S급으로 강화를 하면서 두 개의 능력이 추가로 붙었다.
놀랍도록 강화 된 섀넌 급 스타쉽(S급)
2135년에 개발이 시작된 다우트 형의 다운그레이드 버전입니다. 본래 수송선의 목적으로, 선체의 경량화, 적재량의 최대화를 달성하는 것을 주안점을 두는 쪽으로 개발되었습니다. 2143년에 워프도중 외장이 감마선에 파손되는 피해가 생겼던 것 때문에 속도를 제한하게 되었으며 이는 이후 섀넌-2급의 성능에 크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첫 함선인 CSS Shanon은 2142년에 진수되었고, 2년 후인 2144년에 섀넌-2가 진수되었습니다.
본 기체는 원형인 섀넌급을 개조한 것입니다. B급 이상부터는 특수능력이 붙습니다.
전장: 75.7m
폭: 40.6m
높이: 48.2m
운용 정원: 155명
최대 항해 속도: 5.85
무장: 장거리용 양전자 포 1문. 유도수폭미사일 2문(10기 탑재). 15인치 포 5문.
방어장비: EX필드 50000/50000
특수능력: 카모플라쥬, EX필드, 이동속도 50%상승.
준의 예상대로 S급으로 오르면서 EX필드가 생성되었다. 그 수치도 전차에 비해 훨씬 높았다. 들어가는 경험치가 많았던 만큼 만족스러울 정도라고 할 수 있었다. 사실 우주공간에서는 알바트로스를 제외하면 엑조틱 에너지를 방사하는 함정이 없었기 때문에 1만 있어도 충분하다는 생각이었지만 어쨌든 적은 것 보다는 많은 편이 나았다.
이제 알바트로스는 최소한 외부의 공격에서는 어떤 병기로도 파괴시킬 수 없는 철벽의 요새가 된 셈이었다. 혹시 카모플라쥬 기능처럼 준이 없을 때 EX필드의 기능이 사라지는 지를 확인해보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만일의 사태에 준이 없어도 충분히 안전한 공간을 구축한 셈이었다.
거기다가 이동속도도 상당히 높아졌다. 알바트로스는 일단 수송선을 개조한 것이라 비교적 속도가 느린 편이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어지간한 신예기에 필적할 정도의 속도를 낼 수 있게 되었다.
이로서 준도 한시름 놓게 되었다. 이제는 어떤 이들이 시비를 걸어와도 두렵지 않았다. 준의 자신감 만큼이나 델타스피릿의 사기도 올랐다. 일부 관계자를 제외하면 EX필드에 대한 정보를 알지는 못했지만, 관리자의 분위기만으로도 사람들은 쉽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었다.
‘이제 수라드 행성으로 가볼 때인가.’
준이 알바트로스를 S급까지 올린 이유도 수라드 행성에 혼자 갔다오기 위해서였다. 출산일을 앞둔 루나가 조금 걱정되었지만 공간이동 기술도 얻었으니 생각보다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도 않을 것이다.
준은 그녀에게 사정을 설명했다. 적어도 그녀는 자신이 왜 자리를 비워야 하는지 알아야 할 권리가 있었다. 루나는 의외로 가볍게 승낙했다.
“괜찮겠어?”
“오래 걸리지 않는다면서요. 아직 아이가 나올때까지는 시간이 좀 있고, 준이라면 별 문제 없이 돌아올 수 있을테니까요.”
“그렇게 믿어준다니 고마운데.”
“그러니까 너무 큰 사고만 치지마세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래도 출산일을 앞두고 먼 길을 가려고 하는 준이 약간 야속한 것도 사실이었다. 준은 가만히 그녀의 곁에서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원래 말주변이 좋지 않다보니 보통 그녀와 대화를 할때는 주로 들어주는 편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루나는 약간 마음이 놓이는 듯 했다.
“큰 일도 아니야. 어차피 새크리파이스와는 해결해야 할 일도 있고.”
“행성 반대편에 있는 도시 때문에 그런거죠?”
“아아. 그렇지 않아도 항의가 엄청 들어오고 있거든. 조사단을 보낸다느니 해서 그렇지 않아도 곧 시끄러워 질거야. 우리쪽에서 결정체를 비싸게 사들이고 있다고 고발도 들어간 상태고.”
“걸리지 않을 자신은 있어요?”
“우리 쪽에서 배신자만 나오지 않으면.”
“혹시 모르니 집안 단속을 좀 해놔야 겠네요. 제임스가 알아서 하긴 할테지만 막스에게도 부탁을 해놓을게요.”
“좋은 생각이야. 그 양반은 이쪽에서 말해두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을테니까.”
준은 루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머리가 좋은 여자친구가 있다는 것은 상당히 고마운 일이었다. 준이 깜빡하고 잊어버리는 것들을 매번 짚어주는 것이다.
준은 제임스를 포함한 델타스피릿의 간부들에게도 이야기를 전했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그다지 없었다. 지금 준의 힘을 감안하면 플랫폼 관리소장 정도의 능력으로 그를 어떻게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모두 잘 아는 것이다. 게다가 그들은 준과 마리엘 쿤 소장과의 관계를 대략이나마 알고 있는 이들이었다.
“너무 큰 사고만 치지 마십시오.”
“예를 들면.”
“수라드 플랫폼을 날리는 것만 아니면 어떻게든 수습해보겠습니다.”
“하하. 내가 아무렴 그런 짓 까지 할까.”
준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 하지만 막상 수틀리면 무슨짓을 할지 모르는 사람이라는 걸 아는 제임스였기에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간단히 출정준비가 끝나고 준이 시그마의 능력을 이용해 웜홀을 열었다.
그것을 지켜보던 막스가 신기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저거 일단 열어놓으면 계속 쓸 수 있는 건가?”
“오래는 유지 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어. 물론 내가 마음만 먹으면 닫을 수도 있고.”
준도 정보창을 통해 사용법은 충분히 숙지한 상태였지만, 그래도 실제로 사용해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럼 갈까.”
“응.”
준의 앞주머니에 있던 시미가 입을 열었다. 그녀를 데리고 가는 이유는 단순히 심심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녀의 뛰어난 정신교란 능력을 사용할 일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일대다로 싸움이 벌어질때야 말로 그녀의 능력이 최대한 발휘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여차하면 정신교란으로 몸을 숨기고 다시 이스카야 행성으로 돌아올 수도 있었다.
무력은 낮았지만, 유용성면에 있어서는 시미만한 동료도 없었다.
쾅!
“빌어먹을!”
마리엘 쿤은 책상을 부술 기세로 내리쳤다. 뭐 하나 제대로 되는 일이 없었다. 기껏 잡아두었던 브랜든은 탈옥을 하고, 이스카야 행성에 투자했던 금액을 전부 말아먹게 생겼다. 거기에 들어간 자금이 마리엘 쿤 본인의 돈일리가 없었다. 최소 수백억이 들어갔으니 그 자금의 대부분은 새크리파이스의 공금을 빼돌린 것이다. 물론 들키지만 않으면 어떻게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위험요소를 끌어안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는 화가 치밀어 견딜 수 없을 정도였다.
‘젠장. 브랜든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지만... 이스카야 행성의 자금은 회수를 해야해.’
일단 조사대원을 알파시티로 보내둔 상태였다. 가는데만 일주일이 넘게 걸리는 곳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보고를 받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더 걸리긴 하겠지만, 그의 예감은 계속해서 좋지 않은 쪽으로만 향하고 있었다.
델타스피릿인가 뭔가 하는 놈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어떻게든 도망칠 구석은 마련해 놓고 일을 저질렀을 거라는 확신이 있는 것이다.
단 한가지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은 도대체 왜 그런 짓을 했는가 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자신은 완전히 물을 먹은 상태였다. 막대한 손실을 봤고, 그를 메우기 위해서 또 그만큼의 비리를 저질러야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델타스피릿이 얻는 이득이 뭐란 말인가. 그는 그 지점이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스카야 행성은 넓었고, 그정도 크기의 행성을 이제 생긴지 얼마되지도 않는 작은 기업이 전부 관리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드와이트!”
마리엘은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바깥에서 대기하고 있던 드와이트가 들어오며 입을 열었다.
“부르셨습니까?”
“그쪽에선 아직 연락이 없나?”
“일단 조사단이 도착한지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그쪽에서도 시치미를 떼고 있는 상황이니 시간이 좀 더 걸릴 듯 합니다.”
“대체 그 놈들은 무슨 생각이지?”
“그것은 저도 잘... 다만, 처음부터 일이 이렇게 될 거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던 듯 합니다.”
“그것이 이해가 안간단 말이야. 대체 무슨 꿍꿍이가 있기에 이런 일을 저지르냔 말이다.”
“자신들이 이스카야 행성의 이권을 모두 먹으려는 생각인 듯 합니다.”
“그걸 할 능력은 있고?”
“그것이...”
드와이트는 손목에서 느껴지는 진동에 스마트패널을 펼쳤다. 조사단쪽에서 메일을 보낸 모양이었다. 그것을 살피던 그가 깜짝 놀라며 신음을 흘렸다.
“으음... 이거 좋지 않습니다.”
“뭐지? 조사단인가?”
“아닙니다. 위쪽에서 내려온 정보입니다.”
“위쪽?”
위쪽이라면 새크리파이스 본사를 말함이다. 얼마전 델타스피릿에 대한 정보를 요청해 둔 상태였는데 지금 그 결과가 나온 것이다.
“갤럭시 인더스트리가 끼어든 듯 합니다.”
“갤럭시? 그놈들의 이름이 왜 나와? 여기는 그 놈들 구역도 아니잖아.”
“얼마전 가스토르니스를 처치한 팀 어벤저라는 녀석들의 소속이 갤럭시 인더스트리였다고 합니다. 기밀정보라고는 하는데 업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듯 합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델타스피릿과 접촉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이번에 투자지원금으로 1조의 현금이 움직였다고 하는 군요.”
“1조라고? 그 오만한 놈들이 그런 자금을 투입할 만큼 그 행성에 매력을 느끼고 있단 말인가? 아니, 애초에 새크리파이스의 구역에 침범하지 않는 것은 불문율이 아닌가?”
우주는 넓고 개척행성은 많다. 굳이 서로 영역싸움을 하지 않더라도 갤럭시쯤 되는 기업이라면 얼마든지 이익창출을 할 수 있었다. 이런식으로 다른 기업의 뒤통수를 치는 것은 결국 싸우자는 모양새 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100인회의 소속기업들 사이에서는 이런 일을 가급적 피하는 편이었다.
그것을 아는 마리엘 입장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그것이 아닌 듯 합니다.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만, 이스카야 행성의 어떤 이권도 보장받지 못하는 무상투자라고 합니다.”
“뭐라고? 그럴리가?”
마리엘 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 놈들이 어떤 놈들인가. 겉으로는 깨끗한 척 하면서 얼마나 알뜰하게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는 놈들인데 그럴리가 있는가?”
“지금 정보만으로는 그렇습니다. 저로서도 믿기지는 않습니다만... 어쩌면 알려지지 않은 다른 이유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다른 이유라면...”
“갤럭시 쪽에서 세력확장을 도모한다는 뜻이겠지요. 이스카야 행성을 시작으로 우리측의 영역을 탐내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어떤 이권 보장도 없다고 하지 않았나.”
“그것이 노림수라고 생각합니다. 자신들이 들어갈 수는 없지만, 대신 새크리파이스도 들어갈 수 없다. 그렇게 중립지대를 설정해 놓으면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 갤럭시 인더스트리가 들어갈 수 있는 명분이 만들어지니까요.”
“그건 그렇군. 무주공산에 깃발을 꽂는 다고해서 시비를 걸 수는 없을테니까.”
“제 생각이 그러합니다.”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이 이상 가는 해석을 내리기가 어려웠다. 드와이트의 머리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그정도였고, 마리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큰 일이 아닌가? 이는 우리선에서 처리할 수가 없는 일인데.”
“정보부서쪽에서 입수한 문건인 만큼 위에서도 이미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는 말인가?”
“눈치를 보는 것이겠지요.”
“젠장.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새크리파이스도 한 지역의 패자이다. 아무리 갤럭시가 무섭다 한들, 영역을 침범당했는데 눈치만 보고 있다는 것은 자존심 문제였다. 하지만 자신의 위치에서 본사의 움직임을 제어할 능력은 없었다.
============================ 작품 후기 ============================
핑계 하나.
어제는 제 생일이었습니다. 술퍼먹다 잠듬 ㅠㅠ
핑계 둘.
본가에 갔다가 조부모님 까지 뵈러 가야해서 시간이 없었습니다.
흑흑.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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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있다 한 편 더 올라갑니다. 한... 두시간 정도 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