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로젝트 델타-241화 (24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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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인더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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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에게 살을 내어주겠다는 거로군요. 그래서 딜의 조건은 뭘로 하실 생각이십니까.”

“역시 제임스는 이해가 빨라서 좋아. 막스였다면 몇번이고 더 물어보고도 모른다고 했을텐데.”

“막스님은 저보다 훨씬 더 강하시지요. 사람을 이끄는 능력도 있고요.”

현재 알카트뢰즈 출신의 직원들을 총괄하는 것은 막스였다. 준이 일일이 관리하기도 힘들었고, 사람들이 모여 있다보면 생기는 분쟁을 해결하는 것은 그만한 사람도 없었다.

“뭐, 그렇긴 하지. 그건 그렇다치고, 일단 갤럭시에서 먼저 어떻게 나오자 보자고. 우리쪽에서 급할 것 없잖아.”

준은 의자에 몸을 기대며 느긋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행성에서 떠날 때 보았던 강원삼의 눈빛을 떠올렸다. 분명히 거래에서 손해를 봤지만, 그럼에도 무언가 큰 건수를 건진 듯한 표정.

상급헌터인 그가 언제까지 대리직급에서 만족할리 없다. 이미 준이 활약하는 모습은 영상으로 송출되었을 것이고, 갤럭시 내부에서도 이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고심이 많을 것이다. 이에 강원삼 같은 사람이 적극적으로 이쪽과 협상을 하려는 시도를 한다면 충분히 빅딜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최악의 경우도 생각해보셨습니까?”

“아아. 생각해봤지. 놈들이 갑자기 쳐들와서는 다 죽이고 나만 잡아가는 정도?”

“그만한 위험을 걸 가치가 있는 일입니까? 갤럭시에서 엑조틱 웨폰을 차기 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델타폰의 존재는 그들을 위협하는 가장 큰 적이 될 것입니다.”

“반대로 생각해야지. 과연 업계 1위가, 실패할 위험을 안고서 나를 공격하려 할까? 과연 그만한 위험부담을 가질 가치가 있는 일일까? 돈 몇 푼 이면 될 일인데 말이야.”

준의 말에 제임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갤럭시 인더스트리는 새크리파이스와는 다르다. 비인도적인 연구소를 몰래 운용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그들은 기본적으로 사업가이다. 사업가의 첫번째 전투는 다름아닌 협상테이블에서 이루어진다. 새크리파이스처럼 먼저 총부터 들이밀고 협박하는 것은 그들의 스타일이 아니었다.

“결렬이 된다면요?”

“그러면 그때가서 또 방법을 생각해야지. 철저한 건 좋지만, 모든 가능성을 전부 생각할 수는 없어. 그렇게 해서는 영원히 아무런 일도 못하게 된다고.”

준의 말은 꽤나 날카로웠다. 하나하나, 모든 가능성을 차단하고 100퍼센트 성공할 수 있는 계획이란 듣기에는 얼마나 좋은가. 하지만 세상에 그런 건 없다. 충분히 준비를 한다는 것이 나쁘지는 않지만, 승부를 걸때에는 걸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실패할 시에는 갤럭시 인더스트리를 적으로 만들고, 성공할 경우에는 행성의 지배권을 얻게 된다. 엄청난 리스크에, 엄청난 보상이로군요.”

“그래서 결론은?”

“사장님이 원하시는대로. 세부계획은 내일 아침에 올려드리겠습니다. 준비는 제 일이니까요.”

“그래. 사장은 목표를 세우고 부하직원은 일을 하는거지.”

준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제임스는 한숨을 쉬었다. 어쩐지 이런 일이 이번만으로 끝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준도 갤럭시 인더스트리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었다. 만약 그들이 보유한 전함 몇 척을 끌고오면 알바트로스가 허공의 먼지가 되는 데는 단 1초면 충분했다. 때문에 준은 만약의 가능성, 그러니까 적의 무력도발을 상정하고 방어계획을 짜두지 않으면 안되었다.

‘남은 경험치는 약 50만.’

알바트로스를 만들 때 거의 대부분의 경험치를 쏟아부었기 때문에 남아있는 경험치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꾸준히 경험치는 들어오고 있었지만 아직 알바트로스를 강화하기에 충분한 양은 아니었다.

준은 알바트로스의 정보를 눈앞에 띄웠다.

무장된 섀넌 급 스타쉽(B급)

2135년에 개발이 시작된 다우트 형의 다운그레이드 버전입니다. 본래 수송선의 목적으로, 선체의 경량화, 적재량의 최대화를 달성하는 것을 주안점을 두는 쪽으로 개발되었습니다. 2143년에 워프도중 외장이 감마선에 파손되는 피해가 생겼던 것 때문에 속도를 제한하게 되었으며 이는 이후 섀넌-2급의 성능에 크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첫 함선인 CSS Shanon은 2142년에 진수되었고, 2년 후인 2144년에 섀넌-2가 진수되었습니다.

본 기체는 원형인 섀넌급을 개조한 것입니다. B급 이상부터는 특수능력이 붙습니다.

전장: 75.7m

폭: 40.6m

높이: 48.2m

운용 정원: 155명

최대 항해 속도: 5.85

무장: 장거리용 양전자 포 1문. 유도수폭미사일 2문(10기 탑재). 15인치 포 5문.

방어장비: 없음.

특수능력: 카모플라쥬.

‘방어장비가 필요해.’

현세대의 우주선에는 딱히 이렇다 할 방어장비랄게 없었다. 일단 주포라고 할 수 있는 양전자포를 막을 만한 장갑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괜히 장갑을 떡칠해봐야 결국 종잇장처럼 찢겨나갈 뿐이었다.

때문에 전함이라고는 해도 방어력은 형편없었고, 단 한발의 명중탄이면 충분했기 때문에 사실상 현대 우주전은 선공을 하는 쪽이 유리한 싸움이었다. 압도적인 화력을 갖고도 해적에게 탈탈 털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때문에 레이더의 중요성이 더더욱 높아졌다. 준의 알바트로스는 그런 면에서 최강의 방어장비를 가지고 있는 셈이었다. 다름아닌 카모플라쥬 기능이었다.

문제는 이유도 모른 채 그 능력이 풀린다는 것이다. 아마도 준이 함선내부에 없는 경우 일정시간이 흐르면 풀리는 모양이었다. 거대한 우주선 전체를 감출 만큼의 전파교란을 위해서는 델타가 근거리에 있어야 하는 모양이었다.

때문에 만약 저번처럼 준이 우주선 밖에 나가있을때를 대비한 방어장비가 필요했다. 가장 좋은 것은 역시 EX필드였다. 그것만 있으면 양전자포든 뭐든 엑조틱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 무장이라면 전부 튕겨낼 수 있었다.

하지만 덩치가 크다보니 강화에 필요한 경험치는 최소 100만이었다. 그것도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패확률을 최소한으로 한다고 가정 했을 때, 적어도 300만은 있어야 S급까지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가만히 앉아서 기다린다면 최소 세 달에서 최대 반 년. 그나마 구현화 기능덕에 그 시간이 좀 더 줄어들 것 같긴 했다. 그렇다고 세 달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기만 할 생각은 없었다.

일단 준은 델타포럼을 통해서 행성 이스카야의 파란색 외도 가스토르니스가 제거되었음을 알렸다. 대부분은 그 행성이 어디에 박혀있는지도 몰랐다. 하지면 델타폰을 사용하는 사람은 현재 1만명이 넘었고 그들 중에 그 사건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그 소식이 새크리파이스에도 흘러들어갔다. 공교롭게도 그 소식을 가장 먼저 들은 사람은 다름아닌 마리엘 쿤이었다.

“뭐라고? 이스카야 행성의 파란색 외도가 사라져?”

“정확히는 제거되었다고 합니다.”

“누가 그 일을 했다는 거지?”

“팀 어벤져라고. 상급헌터로만 이루어진 레이드 팀이라고 합니다. 파란색 외도 레이드에 성공한 몇 안되는 팀 중 하나입니다.”

“이 소식을 누가 알고 있지?”

“아직 그리 많이 퍼진 소문은 아니라고 합니다. 대부분은 이스카야 행성에 대해서 잘 모르지 않습니까?”

“신빙성은 어느정도지?”

현재 마리엘은 스팅스의 함장직에서 떠나 수라드 행성의 플랫폼 관리직을 맡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탐색중인 바스라 행성의 외계함선에서 초대형 크리스탈(에피알게나스가 잠들어 있던)을 탈취당했다는 이야기에 골머리를 썩고 있던 중이었다. 그는 이 건이 자신에게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스팅스에서 외계함선을 발견, 그것을 통해 플랫폼 관리자로 승격한 지금 다시한번 더 높은 자리로 도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이걸 보시겠습니까?”

“이게뭐지?”

“델타폰이라고 하는 물건입니다. 최근 수라드 행성에서 하급 헌터들을 중심으로 조금씩 퍼져나가고 있는 통신기기입니다.”

마리엘은 처음보는 물건에 호기심을 드러냈다. 분명 박물관에서나 볼만한 과거의 유산이었다.

“이게 작동하는 건가?”

“그뿐 아닙니다.”

그는 그렇게 말하며 델타폰에서 또 하나의 델타폰을 생산했다. 마치 하나에서 두개로 복제되는 듯한 장면에 마리엘은 크게 놀랐다.

“마법?”

“아닙니다. 일정양의 결정체를 투자하며 생산하는 것입니다. 원리는 알 수 없지만 3D프린터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몇가지 물품이 생산가능합니다.”

마리엘은 델타폰의 기능에 대해 설명을 듣고는 기가막히다는 듯 눈을 껌벅였다. 이런 물건이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지만, 이것이 가진 잠재성에는 몸이 떨려올 지경이었다.

“이걸 만든 놈이 누구야? 당장 수배해.”

“이미 사람을 풀어 조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자가복제가 가능한 물건이다 보니 따로 판매처가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곳의 델타포럼에 보면 주인장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그자가 아마 이 물건의 생산자가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정체는 철저히 베일에 쌓여 있습니다. 특이점은 사용자 중에서 알카트뢰즈 출신이 많다는 겁니다. 아니, 거의 대부분이 그곳 출신입니다.”

“알카트뢰즈?”

마리엘 쿤은 어쩐지 익숙한 이름에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는 자신이 1년 전 쯤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누군가를 그곳에 밀어넣었다는 사실을 기억해 냈다.

“그 녀석 이름이 뭐였지?”

“네? 누구 말입니까?”

“그 왜. 엔지니어 녀석. 그녀석도 분명히 알카트뢰즈로 갔다고 들었는데.”

“아. 준 알스버그 말씀이십니까?”

마리엘 쿤이 사람을 모함해서 제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하지만 알카트뢰즈로 보낸 것은 준 알스버그 뿐이었기 때문에 그의 이름을 떠올리기는 어렵지 않았다.

“그래. 그 녀석. 지금 어떻게 됐지?”

“지, 지금 알아보겠습니다.”

비서는 황급히 스마트패널을 이용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잠시후 그가 입을 열었다.

“가석방 되었다고 합니다. 두달이 채 안되었다고 합니다.”

“뭐라고? 가석방이라니 대체 어떻게.”

가석방 심사라는 게 있긴 했지만, 일단 알카트뢰즈에 들어가면 수형기간을 채우지 못하고는 나오지 못하는 게 상식이었다. 그만큼 그곳에서 결정체 생산은 중요한 일이었고, 마음껏 써먹을 수 있는 무급노예를 이유없이 내보낼 필요는 없었다.

“이유는 모르겠답니다. 어쨌든 그 뒤로는 행적을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준 알스버그...”

마리엘 쿤은 어쩐지 머리가 지끈거렸다. 생각지도 못한 녀석의 가석방 소식이 최근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과 겹쳐진 것이다.

‘설마 그 녀석이 그 일을 저질렀을까?’

바스라 행성의 비밀은 물론, 준 만이 알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외계함선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미 어느정도는 정보가 퍼져있었고 상식적으로 준이 그곳을 털었다는 이야기 보다는, 그 정보를 입수한 다른 누군가가 저지른 일이라고 보는게 맞았다.

하지만 마리엘 쿤은 머리속에서 준의 이름을 지울 수가 없었다. 단순한 예감이라고 해도 좋았다. 젊은 나이에 그를 플랫폼 관리자 까지 끌어올린 그의 감이, 준과 그 일이 연결되어 있을 것 같다고 말하고 있었다.

‘조사해서 나쁠 것은 없겠지.’

하지만 당장은 그보다 중요한 일이 있었다. 그는 델타폰을 손에 쥐었다.

“오늘 하루 전부 비워.”

“네. 알겠습니다.”

마리엘은 이제 자신의 것이 된 새 델타폰의 전원을 켰다. 가장 먼저 한 것은 델타포럼에 글을 올리는 것이었다.

[주인장에 대한 정보를 구함. 제보하는 자에게는 1억의 보수를 약속한다.]

그리고, 그 글은 올라온지 1초도 안되어 삭제되었다.

============================ 작품 후기 ============================

말없이 쉰 점 죄송합니다. 더워서 그런가 컨디션이...

오류수정은 내일 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류 지적이나 조언은 꼭 챙겨서 보고 있습니다. 댓글, 선작, 추천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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