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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델타-207화 (207/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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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레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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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험비의 엔진효율도 상당히 끌어올릴 수 있었다. 다만, 지상에서 움직이는 탈것의 한계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굳이 더이상 손을 볼 필요는 없었다. 이미 S급인 험비의 유류효율은 상당히 높았고, 거기다가 ‘기사’ 직업의 패시브 효과덕에 그 효율은 더욱 높아져 있는 상태였다.

‘뭐부터 만들어야 할지 모르겠군.’

갑자기 선택지가 확 넓어지니 약간은 혼란스러웠다. 우주선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있다고는 해도, 당장 만들 필요는 없었다. 어쨌든 현재 준은 수형자 신분이었고, 가석방 심사가 끝나기 전까지는 매인 몸에 불과했다. 물론 이번 일이 끝나면 가석방심사를 통해서 풀어주기로 약속하긴 했지만 서류에 도장이 찍히기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었다.

‘흠... 그래도 일단 만들어 두면 쓸데는 있으니까.’

우주선을 만드는데는 시간이 오래 걸릴테니 그렇다 치고, 일단은 반중력장치를 이용한 셔틀 정도는 만들어 두면 편리하게 써먹을 수 있었다. 플랫폼을 왕복하는데 쓰일 수도 있고, 도시간의 거리가 먼 알카트뢰즈를 운행하는데는 사실 지상을 굴러다니는 험비보다는 셔틀쪽이 훨씬 편했으니까.

무엇을 만들지는 잘 생각해두는 편이 좋았다. 기술력이 상승함에 따라서 들어가는 경험치의 양도 어마어마하게 늘었기 때문이었다.

‘50미터짜리 소형 우주선에 들어가는 경험치가 대략... 50만 정도인가.’

준이 타고 다니던 화물선 스팅스의 크기가 그정도였다. 사실 화물선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구형인데다가 크기가 작아 그런물건이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부지기수였다. 사실 50미터 정도 크기의 화물선이라는 건 거의 대부분 불법이민을 위한 사람들을 몰래 태우고 다니는 용도로 더 많이 쓰였다.

루나가 궤도 왕복선에 들이받은 화물선 이카루스의 크기는 대략 80미터 정도. 그 정도는 일반화물선 중에서도 약간 작은 편이라고 할 수 있었다. 현재 인류가 사용하는 함선들 중 가장 큰 것은 파티마제국에서 사용하는 유류운반선 인데, 그것들의 크기가 대체로 300~500미터 정도 였다.

준이 처음 바스라행성에서 보았던 외계함선의 크기와 맞먹을 정도였다. 그 정도쯤 되면 일반인이 보기에는 크기에서부터 압도되고 만다. 어지간한 플랫폼에는 들어갈 수 없었고, 각국의 주요 행성에 특수장치를 이용해 석유만 보급하고 훌쩍 떠나는 방식으로 운용하는 기체였다.

사실 현 인류의 기술로도 마음만 먹으면 몇 킬로미터씩 하는 우주선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기는 했다. 하지만 그렇게 커버리면 플랫폼에 제대로 안착하기 힘들다는 문제점 때문에 크기의 한계가 정해져 있는 것이다.

일단 300미터가 넘으면 착륙장에 들어가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고, 그렇다고 지상에 착륙하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했다. 불의의 사고로 불시착이라도 하고나면 수십만톤이 넘는 그 무게때문에 다시는 우주로 떠오를 수 없었다.

그 한계를 넘는 것은 오직 파티마 제국 뿐. 그 나라들은 유류운반선까지도 착륙장에 넣을 수 있을 정도의 큰 플랫폼들이 대다수였다.

거기에 경쟁의식을 느낀 연방이나 연합의 국가들도 최근들어서는 대형함선을 만들고 있었지만, 아직은 그 숫자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었다.

‘남은 경험치가 약 200만 정도니까...’

우주선을 만들고도 상당히 많이 남는다. 하지만 당장 50만이 넘는 경험치를 쏟아부으려니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준은 결국 우주선을 제작하는 것은 뒤로 미루기로 하고, 셔틀의 경험치를 살폈다.

하지만 이것도 상당히 만만치 않은 경험치를 요구했다.

‘20만이라니. 비싸다...’

반중력 엔진자체의 기술난이도 때문인 듯 했다. 사실 워프엔진보다도 후에 개발된 엔진임을 감안하면, 최신형 셔틀의 경우는 오히려 우주선보다도 비싼 경우도 허다했다. 거기다가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 엑조틱 결정체보다도 비싸게 취급되는 반물질임을 감안하면, 이쪽은 쳐다도 보지 않는 편이 이득이었다.

사실 셔틀에 들어가는 엔진은 로켓엔진만으로도 충분했다. 하지만 기체의 신뢰도나 위급상황에서의 안정성을 생각해보면 역시 반중력 엔진은 포기하기 어려운 옵션이었다.

준은 고민끝에 20인승 반중력 셔틀을 하나 만들기로 결정했다. 준이 플랫폼으로 부터 제공받았던 수송기보다도 훨씬 크고 용적이 큰 기체였다. 구겨서 타면 두 배의 사람까지 수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정도면 충분히 제값을 한다고 보면 되었다.

끼이익-

준은 그렇게 생각하며 차를 세웠다. 한창 생각에 잠겨있던 루나가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이에요?”

“아. 아무래도 셔틀 하나를 제작해야 할 것 같아서. 솔직히 이걸 몰고 가는 건 좀 무식한 짓이잖아.”

“하긴... 이 속도라면 하루종일 달린다고 해도 사나흘은 걸릴테니까요.”

“운이 좋을경우에나 그렇지. 재수없게 지형을 잘못 만나면 빙 돌아서 가야할 수도 있어. 그러면 가볍게 일주일을 넘어갈걸.”

“사실 전 그것도 좋은데요.”

“나도 그렇긴 한데. 내가 이런 곳에서 시간을 지체하고 있을 수는 없잖아. 루나도 다시 플랫폼으로 돌아가야 하고.”

막스에게 모든 일을 맡긴 상태이긴 하지만 일단 해결해야 할 일이 많았다. 클라이드 소장과 계약을 마무리 지어야 했고, 앞으로의 일이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도 미리 신경써야 했다. 불릿타임도 어떻게 나올지 몰랐기 때문에 한가롭게 여자친구와 오프로드 여행을 즐길때는 아니었다.

“네. 저는 이걸 좀 더 살펴볼게요.”

루나도 그걸 알고 있었기에 아쉽다는 얼굴만 할뿐 별 다른 투정을 부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준은 차에서 내려 약간 떨어진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제작하려는 셔틀의 크기가 20미터를 넘었기 때문에 넓고 평평한 땅을 필요로 했다. 준은 적당히 눈대중으로 위치를 잡고는 엔지니어링 기술을 열었다.

-반중력 셔틀을 제작하시겠습니까?

설계도를 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반중력 셔틀의 핵심은 반중력 엔진 그 자체로, 나머지 부분은 구형 셔틀의 것을 그대로 가지고 와도 그리 큰 문제가 없었다. 물론 반중력 엔진을 달고 있는 셔틀이라 할지라도 로켓엔진을 옵션으로 달고 있는 점은 동일했다. 단지 엔진룸 하나가 추가되는 것 뿐이기에 설계변경도 그리 어렵지 않았다.

-제작재료가 충분치 않습니다.

하지만 준의 생각처럼 일이 쉽게 돌아가지는 않았다. 결국 문제가 되는 것은 원재료였다. 셔틀에 필요한 재료의 양은 수십톤을 가볍게 넘어갔고, 이미 상당한 양을 전차를 제작하는데 써버린 준이었기에 남아있는 강철의 양이 충분치 못했다.

‘전차를 꺼내다 재료로 쓸까...’

방법은 있었다. 전차를 써도 되고, 아예 물질합성을 통해서 없는 재료를 만들어도 된다. 하지만 전자의 경우에는 기껏 만든 전차를 소모하게 되고, 후자의 경우는 거의 두배의 경험치가 들어간다. 어느쪽이든 썩 내키지는 않는 일이었다.

준은 고민하다 루나에게 메시지를 넣었다.

-루나, 혹시 근처에 철이 다량함유된 지형이 있어?

-왜요?

-거기서 철을 좀 캐낼까 해서. 아무래도 재료가 부족한 모양이야.

알카트뢰즈 곳곳에는 노천광산이 있었다. 물론 대부분은 산화철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었지만 그런 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냥 삽으로 퍼다가 한쪽에 모아놓기만 해도, 델타가 알아서 재조합해 줄것이다.

-음... 잠시만요. 일단 찾아보고 있어요.

지형지물에 대한 정보는 어느정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운이 좋으면 곧바로 찾아낼 수도 있었다. 근처에 없더라도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라면 그곳까지 가면 되는 일이었다. 루나의 메시지가 곧 돌아왔다.

-운이 좋네요. 근처 10킬로미터 근방에 노천광산으로 추정되는 지역이 있어요.

-오케이. 그리가면 되겠네.

준은 통신을 마치고 차량으로 돌아갔다. 루나가 차량에 오른 준을 향해 입을 열었다.

“일단 모든 기술을 전부 살펴봤어요. 개중에서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것을 꼽으면 세 개 정도로 압축할 수 있어요.”

“세 개?”

“네. 사용한 마나의 일부를 돌려주는 기술. 이동속도를 올려주는 기술.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든 스탯을 올려주는 기술이에요.”

“흠... 재활용, 풍운보, 그리고 근성스킬인가. 나는 두 번째가 땡기는데. 루나는 어떻게 생각해?”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처음에는 마나량을 늘리는 쪽으로 생각하다가, 생각해보니 이동속도만 빨라져도 훨씬 더 사냥효율이 올라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무래도 편의성면에서 생각해봐도 그쪽이 낫겠지. 누군가는 슬퍼하겠지만...”

준은 초비연을 떠올렸다. 풍운보는 그의 주력기술이었다. 그 덕에 그는 이번 전투에서 적진을 탐색하는 등의 중요한 일들을 맡아서 할 수 있었다. 모르긴 몰라도 기여도 역시 다른이들에 비해 꽤나 높게 나왔을 거라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그 기술을 판매하게 된다면 아무래도 그의 입장에서는 손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가능하면 그에 대한 보상을 해주고 싶었다. 만약 가문의 비전이라던가 하는 것이라면 함부로 판매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물론 기술판매의 권한은 오롯이 준에게 있다. 마음만 막는다면 설령 초비연이 거부하더라도 얼마든지 일을 진행할 수 있었다. 사실 이 일에 그의 동의는 아무런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준은 가능하면 본인의 동의를 받은 상태에서 일을 진행하고 싶었다. 이번 전투에서 그의 활약도 있었고, 이왕이면 좋은 인재를 이런 일로 잃고 싶지가 않기 때문이었다.

준은 초비연에게 통신을 넣었다.

-초비연. 이야기 할 게 있는데 통신 가능한가?

-아...? 준 알스버그님입니까? 무슨 일이시죠? 이거 제가 답신을 해도 되는 건가요?

펠로우쉽 통신은 현재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준이 허용하는 이들 몇몇 외에는 파티를 맺어야만 사용가능하도록 되어있었고, 평소에는 준이 펠로우쉽 전체에 공지를 띄우거나 할때만 사용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펠로우쉽들은 준의 메시지에 어느정도 익숙해져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지금처럼 개인메시지로 보내는 경우는 처음이었기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일단 네 기술 건으로 상의할 게 있다.

-말씀하십시오.

초비연은 약간 긴장한 듯 대답했다. 어차피 서로의 신분은 동등했지만, 몇번의 전투를 거치며 펠로우쉽 내부에 나름의 위계가 생기다 보니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었다.

-이번에 델타스토어를 통해서 일부 기술을 판매할 생각이다. 헌데 그 기술로 네 이동기술을 고려하고 있어서 말인데.

-그렇습니까. 얼마든지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의외로 초비연은 기꺼이 동의했다. 그 전향적인 태도에 오히려 준이 당황할 정도였다.

-내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한 모양인데. 델타스토어에 기술을 올리게 되면 일정 경험치를 지불해서 그 기술을 몸에 익힐 수 있게 되는 거다. 그렇게 되면 네 기술을 아무나 얻게 되는 거라고. 그래도 기술이라는 것은 헌터의 재산이나 마찬가지인데 그것을 그냥 풀어버리는 걸 그렇게 쉽게 결정해서는 안되지 않을까?

-괜찮습니다. 그런데 제 동의를 구하시려는 것 아니었습니까?

준이 오히려 뜯어말리는 듯이 되자 초비연이 의아한 듯 답신을 보내왔다. 준은 그제서야 자신이 무슨짓을 하고 있는지 깨달았다.

설마 초비연이 이렇게 쉽게 동의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하다 보니 일어난 일이었다.

-음... 그래도 그냥 쓰기는 좀 그런데... 그거 혹시 가문의 비전이나, 문파의 비기 뭐 이런거 아닌가?

-비슷합니다만... 이미 가문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아... 그런가. 어쨌든 네 뜻이 그렇다면 사양하지 않고 쓰도록 하지. 대신 수익의 일정부분은 보상하는 걸로 하지.

-굳이 그러실 필요까지는...

-그리 많지는 않을거야. 그러니 그냥 받는 걸로 해. 저작권 같은 건 없다고는 하지만, 일단 네 소유의 기술인 것은 맞으니까. 그걸로 이득을 보게되면 어느정도 이익을 나누는 것이 합리적이겠지.

-그러시다면 사양하지 않고 받겠습니다.

-좋아. 그럼 그렇게 알고 있지.

준은 통신을 마치고 스토어에 ‘풍운보’ 스킬을 등록했다. 방법은 간단했다. 기술판매탭을 열고, 스토어에 선택한 기술을 옮겨 담기만 하면 끝이었다. 어차피 델타OS에서 처리되는 일인 만큼 굳이 델타폰을 꺼내들 필요도 없었다.

============================ 작품 후기 ============================

주말 잘 보내고 계십니까. 전 오후에 일어나서 운동하고 카페에 앉아 글쓰다가 집에와서 TV를 잠시 보고는 다시 컴터 앞에 앉았습니다.

오늘 내로 한편 더 올라갑니다. 아마도 7시 전에는 올라갈겁니다. 하지만 쓰다가 피곤하면 쓰러질수도 있으니 너무 기다리지는 마세요. 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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