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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레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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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은 일단 펠로우쉽 창을 열어 호랑이 길드원들의 목록을 보았다. 생각대로 그들의 펠로우쉽 창이 활성화 되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이름들이라 반갑기도 했고, 그동안 별일 없었던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레벨은 아직 그대로 인 걸 보니, 델타의 범위밖에서는 펠로우쉽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모양이군.’
델타의 보조가 있어야만 레벨업이 가능하다. 준이 없는 동안 호랑이 길드원들이 속이 꽤나 타들어 갔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펠로우 쉽의 능력에 일단 한번 맛을 들이고 나면 빠져나오기 힘들었다. 그런 상황에서 별다른 사고없이 지금까지 잘 길드를 이끌어 온 것을 보면 장민성이 대단하다는 생각은 들었다.
-오랜만이야.
준이 장민성을 향해 메시지를 넣었다. 그러자 얼마지나지 않아 바로 대답이 돌아왔다.
-어?
-왜 놀라?
-아, 아니. 오랜만이다. 그동안 어떻게... 잠깐. 나 레벨업 됐는데? 어떻게 된거지?
-레벨업을 좀 했더니, 델타의 범위가 좀 넓어진 모양이다. 이제는 펠로우쉽의 기능들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거다.
-그, 그렇군. 어쨌든 다행이다. 그동안 별일 없었나?
갑작스런 준의 연락에 이은 레벨업으로 정신이 없을텐데도 장민성은 빠르게 침착을 회복하고는 대답했다. 역시 언제나 감탄스러운 녀석이었다.
-별일이야 많았지. 네가 생각하는 것과는 좀 많이 다르겠지만. 그쪽은 좀 어때?
-여전하지. 그나마 네 덕에 전투력이 상승해서 지금은 세일럼을 벗어나서 붉은 색 외도를 잡고 있는 중이다. 수입도 예전에 비하면 엄청나게 늘었지.
-다행이군. 그나저나 스테이터스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작동했던 모양이지?
-아아. 레벨업이 안되는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제대로 되더군. 우리끼리는 통신도 가능한 걸로 봐서는 레벨업 정도만 막힌 것 같아.
-그래. 어쨌든 조만간 행성을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언제라고는 못하겠지만 그 전까지는 통신도 가능하니 종종 연락하라고. 참. 그전에 혹시 레벨업부터 끝내지 않겠어? 만약 5레벨이 넘어가면 줄 물건이 하나 있는데.
-5레벨? 잠시만 기다려 봐.
장민성은 그렇게 말하고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텍스트로만 진행되는 펠로우쉽 통신의 특성상 그가 메시지를 보내오지 않으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 다소 불편했다.
준이 루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기다리기를 오분여. 장민성으로부터 메시지가 들어왔다.
-아. 딱 5레벨이 된 것 같아. 헌데 이거 뭔가 이상한 것들이 잔뜩 생긴 것 같은데.
-다른 것들은 천천히 살피고, 인벤토리 기능 열렸지?
-아. 그래. 확인했다. 네 승인이 있으면 10칸까지 쓸 수 있다고 하는군.
준은 곧바로 장민성의 인벤토리를 활성화 하고 공유를 했다. 그리고 그곳에 서은설과 홍창만에게 줄 니들건 세트와 델타폰을 넣었다.
-물건 보이지?
-어어?
이번에는 단단히 놀랐는지 한참동안이나 말이 없었다. 펠로우쉽 시스템에 익숙한 그라고 해도, 일백광년이나 떨어져있는 알카트뢰즈에서 단숨에 물건을 보내올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이거... 놀랍군. 또 무슨 말도 안되는 짓을 저지르고 다녔나 했더니 이건 상상을 뛰어넘는데.
한참이나 후에 장민성으로 부터 답신이 날아왔다. 준은 그의 당황한 얼굴을 떠올리며 피식 웃었다. 자신 또래의 이가 느끼는 솔직한 감상이 그대로 전해져 왔다.
-총 같은 건 니들건이고, 탄환은 동봉한 델타폰에서 살 수 있어. 그게 있으면 사냥도 훨씬 쉬워질거야. 델타폰의 조작법은 켜보고 만지작 대다보면 금방 알게 될거야.
-알았다. 녀석들이 좋아하겠군. 그렇지 않아도 동생들이 네 소식을 많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 다른 녀석들은 뭐하는데?
-자고 있지. 지금 여기는 새벽이다. 그쪽은?
-일단은 낮이긴 한데... 그런게 의미있는 장소는 아니라서.
-장소라니? 어디론가 이감 중인건가?
-아니. 자세히 설명하자면 길어지니까 나중에 확인해 봐. 어지간한 이야기들은 델타폰을 이용하면 알 수 있을거야.
-어쨌든 알았다. 다시 연락하게 되어서 반가웠다. 조만간 만날 수 있게 되길 바라지. 그리고...
장민성은 잠시 주저하는 듯 하더니 다시 메시지를 보내왔다.
-면회를 가려고 했는데 정부에서 승인이 떨어지지 않더라. 변명같아서 말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혹시나 서운해 할까봐서.
-크크. 그런걸 신경쓰고 있었던 거냐?
-...은설이가 워낙 성화였다.
-뭐, 잘 있다고 전해줘. 사고를 크게 한 번 치긴 했는데, 어떻게든 해결 되겠지.
-사고라니?
-일일이 설명하긴 입아프니까, 역시 델타폰을 참고해줘. 기계를 켜보면 안에 델타포럼에 접속할 수 있는 인트라넷 아이콘이 있을거야.
-알았다. 그럼.
-그래. 나중에 또 연락할게.
준은 그렇게 말하고 통신을 마쳤다. 오랜만에 서로 연락이 되어서 그런지 꽤나 반가웠다. 마치 반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도 있었다. 물론 그때의 준과 지금의 준은 많이 달라져 있긴 하지만, 다시 만나면 그들은 그때처럼 또 자신을 반겨줄 것이다.
준은 통신을 끊고 나서 다시금 천천히 레벨업 효과들을 살폈다.
‘체력과 마나는 아직 반영이 되지 않은건가...’
현재 준은 아직 신체가 변이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었다. 다만 조금씩 안정화 되면서 신체의 변이도 줄어들고 있었고 그에 따라 체력과 마나, 그리고 스탯도 천천히 줄어들고 있었다. 처음의 200이 넘는 스탯치도 지금은 100을 조금 넘는 정도까지 떨어져 있었다. 확실히 던전핵을 먹고 난 이후의 일시적인 능력치 상승이라고 보아도 무방했다. 다만, 그 때문에 델타 시스템이 아직 완전히 복구되지는 않고 있었다. 기본적은 능력은 정상적으로 행해지고 있었지만, 복잡한 계산들, 그러니까 간단히 말해 퀘스트의 기여도 계산과 같은 것들은 시간이 꽤나 오래 걸렸다. 아무리 대규모 퀘스트라고는 하지만 그 계산이 몇 시간이나 지나서야 완료된 것도 그때문이었다.
‘그나마 스탯이 10씩 오르게 된 것이 달라진 점이려나.’
하지만 당장 255라는 스탯을 경험한 때문인지 체감적으로 크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일단 뻥튀기 된 스탯 때문에 레벨업 효과를 확신할 수 없는 스탯은 잠시 미뤄두고, 다음으로 살핀 것은 직업이었다.
지금까지는 기본 직업 외에, 준이 할 수 있거나, 자주 행했던 행동에 기반해서 직업을 선택할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이번에는 좀 특이한 직업이 하나 새롭게 생성된 상태였다. 다름아닌 ‘기사’였다.
기사라고 하면 말을 탄 중세기사를 떠올리기 쉽지만, 이건 그런류의 기사가 아니라 다름아닌 운전기사 할 때의 그 기사를 말함이었다.
‘하루종일 운전만 하고 다녔던 게 반영되는 건가...’
당장 전투에 필요한 직업은 아니었지만, 준은 델타시스템에서는 그런 생활형 직업이나 기술들이 유용할때가 더 많다는 사실을 떠올리고는 자세히 직업설명을 읽어보았다.
직업, 기사(Driver)
사용자는 탈 것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습니다. 처음보는 탈 것이라 할지라도 조작방법을 숙지하는 것만으로도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고, 그 숙련도도 빠르게 증가합니다. 그 범위는 탈 것으로 판정되는 모든 것에 적용됩니다.
해당 탈 것에 대한 구조를 쉽게 파악하여,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하지 않는 범위내에서의 수리가 가능해집니다.
탈 것의 효율이 30퍼센트 증가합니다.
탈 것에 대한 정신적, 육체적 피로도가 감소합니다.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도 준은 하루종일 차량을 모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험비의 조작에는 이미 능숙해질대로 능숙해진 상태였지만, 장시간 운전의 피로까지 줄어들지는 않았다. 물론 체력적으로는 부족할 것이 없었지만, 정신적인 피로까지는 피할 수 없었다. 헌데 이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 그런 부분에서의 피로까지 감소시켜준다는 것이다.
물론 정말 중요한 것은 처음보는 탈 것 마저도 쉽게 조작할 수 있게 해준다는 부분이다. 그것은 이 기술의 진정한 메리트라고 할 수 있었다.
간단히 예를 들면, 준이 처음 상대하기 곤란했던 공격헬기 같은 물건도 조작법만 숙지한다면 쉽게 조종할 수 있다는 점이다. 헬기와 같은 물건들은 단순히 머리로 안다고 조작이 가능한 물건이 아니다. 옆에서 숙련자가 일일이 지시를 하며 반복된 훈련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조종을 할 수 없었다. 그런 과정없이, 오로지 지식만으로 조종이 가능하다는 건, 다양한 스펙트럼에서 활용될 여지가 있었다. 굳이 비행기술이라던가, 우주선 조종기술 같은 것을 따로 배울 필요가 없는 것이다.
‘어차피 전사나 마법사 같은 직업은 더 이상 필요도 없을 것 같으니. 이걸 선택하는 게 낫겠군.’
이미 준의 능력은 제작과 그를 통한 능력발휘에 특화되어 있었다. 소환사가 아니지만 소환사처럼 외도를 부리고, 매크로 시리즈만으로도 충분한 단독 화력을 뽑아낼 수 있었다. 그렇다면 굳이 공격형 직업을 선택할 필요 없이 이런 쪽을 선택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볼 수 있었다.
준은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 ‘기사’를 선택했다.
-직업, 기사를 선택하셨습니다. 사용자는 탈 것을 조종하는데 천부적인 재능을 얻게 되었습니다. 관련 지식을 습득하는 것만으로, 손쉽게 운용할 수 있으며 이 범위는 제한이 없습니다. 기술자와의 연계기술로 ‘차량개조’ 기술을 습득합니다.
‘차량개조?’
준은 황급히 기술의 설명을 펼쳤다.
기술, 차량개조.
사용자는 기술의 한계내에서 탈것을 개조 할 수 있습니다.
딱 한줄의 설명이 달린 기술이었다. 등급도, 숙련도도 없는 심플한 구성이라고 할 수 있었다.
‘흠... 일단 제작기술과 연동되는 모양인데. 그러니까 제작기술의 등급에 따라서 차량개조 기술도 영향을 받는다는 거로군.’
기술의 한계내에서, 라고 분명히 언급된만큼 무한정 개조는 힘들 것이라고 보였다. 다만 지금까지 제작에만 쓰였던 기술이, 좀 더 능동적으로 쓰일 수 있다는 정도의 의미라고 할 수 있었다. 단순해 보이지만 이는 큰 변화였다.
D1전차를 D2전차로 개조할 때 준이 가장 골치아팠던 부분이 바로 설계도 변경부분이었다. 제작기술에 쓰이는 개념이라면 굳이 설계도 변경이라는 어려운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도 훨씬 쉽게 전차를 개조 할 수 있었을 텐데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아 이만저만 고생한 것이 아니었다. 그나마 좀 쓸만하게 만들기는 했지만 시간도 오래걸린데다가 만족할만한 성능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 ‘차량개조’ 기술을 이용하면 준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을 제한없이 쏟아부을 수 있었다. 그러니까 전차에 델타폰의 기술을 삽입한다던가 하는 변조가 가능하다는 뜻이었다.
일단 머리속에 떠오른 아이디어만 해도 여러개였다. 준은 시험삼아, 빈 공간에 험비를 꺼내들고는 거기에 차량개조 스킬을 시전했다.
그러자 준의 눈앞에 험비의 전체 설계면과 함께 개조할 수 있는 부분이 하이라이트 되어 눈에 들어왔다. 이 부분은 말그대로 쉽게 개조를 하기 위한 가이드일 뿐이고 심화 과정에 들어가면 어디든지 준이 원하는 대로 손을 볼 수가 있었다.
준은 험비의 상단에 마운트 터렛을 설치하고는 D1전차의 동축기관총을 달아보았다. 별다른 문제없이 곧바로 적용되는 것을 확인한 준은 신이나서 이것저것 기능들을 주렁주렁 달기 시작했다. 차량의 내부에는 델타폰의 디스플레이 기술을 달아서 심심할때 볼 수 있도록 천장에 비스듬하게 스피커와 함께 설치해 두었다. 승차감이 좋지 않은 서스펜션 부분은 D1전차의 그것을 약간 손보아서 추가했다. 거기에 장갑도 두껍게 만들고, 무거워진 차체 때문에 엔진의 용량도 늘렸다. 거기에 자체 전력 생산을 위해 아예 겉면 전체를 태양광발전판으로 덮어버렸다.
그러다 보니 험비의 크기가 이전에 비해 1.5배가량 커졌지만 준은 오히려 그 점이 더욱 마음에 들었다.
무게감 없이 허공을 둥둥떠다니는 험비를 감상하던 준은 그것을 다시 인벤토리에 넣었다. 아직 봐야할 것들이 더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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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 조금 늦었지만 6시 업로드 성공.
최근 파오후를 탈출하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던 것 때문인지 컨디션이 들쭉 날쭉 합니다. 내일 부터 다시 성실연재하는 작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