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로젝트 델타-183화 (183/540)

0183 ----------------------------------------------

불릿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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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검둥이가 크리스를 데려다가 훈육 겸 스트레스 해소를 하고 있는 동안 준은 다음계획을 생각하고 있었다. 펠로우쉽 군단은 준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사조직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었다.

물론 전술회의때면 명목상 총대장인 막스와, 각 중대장들이 서로 자신들의 의견을 내기도 한다. 하지만 밴디트들을 어디서 어떻게 맞아 싸울 것인가 하는 부분은 준의 의견에 따라 결정되는 사안이었다. 애초에 퀘스트의 주체이기도 했고, 받고 있는 정보자체가 달랐다. 그는 델타포럼 뿐만 아니라 볼칸과 루나에게서도 정보를 받고 있었다. 동시에 관리소의 제임스 비서관과도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러다 보니 고급정보들이 준에게 모여들었고 결국 모든 회의는 준이 세운 계획에 기초해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일단 서부군 쪽은 얼추 해결 됐고...’

세파트 집결지에 모여들었던 밴디트들, 통칭 서부군은 준이 이끄는 펠로우쉽에 의해서 머리를 잃고 와해되었다. 그들을 이끌던 변이형 외도 ‘버팔로’가 허무하게 목숨을 잃으면서 구심점이 사라진 것이다.

당시 전투에서 살아서 도망친 밴디트들의 숫자가 2천이 넘었지만 그들이 다시 하나로 뭉치기란 어려운 일일 것이다. 다만 문제라면 앞으로도 던전핵을 처먹고 힘을 키워 세력화 하려는 놈들이 있을거라는 것 정도였다.

그것은 당장 준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뿔뿔이 흩어진 밴디트들을 일일이 찾아내어 제거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 문제는 후에 관리소에서 알아서 할 문제였다.

이제 남은 것은 북부군과, 동부군이었다. 그 외에도 자잘한 녀석들이 있긴 했지만 그런 놈들은 준이 신경쓸 정도는 아니었다. 도시에 남아있는 펠로우쉽들이 자체적으로 방어계획을 짜서 물리쳤다는 보고도 종종 올라오고 있었다. 하급 헌터였던 이들이 중급헌터로 오르는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적으로 한 달. 그들의 실력이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보니 어느 도시나 펠로우쉽에 가입된 이들이 주류가 되고 있었다.

“동부군은 불릿타임이 해결하기로 했다는데... 어떻게 되었으려나.”

불길한 예감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설마하니 이번에도 지지는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사람일은 모르는 것이다. 혹시라도 저번처럼 완패라도 하게 되면, 준이 서부군과 북부군을 모두 막아야 하는 곤란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일단 동부군쪽은 불릿타임이 상대하고 있으니까...”

남은 것은 북부군이다. 문제는 그 위치가 제대로 특정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교적 명확히 집결지의 위치가 파악되고 있는 동부군과 달리 북부군의 위장은 상당히 치밀했다. 위성사진만으로 그들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 했다. 위성이 다른 행성처럼 촘촘하게 떠 있는 것도 아닌데다가, 사진을 찍는다고 해도 그 모든 사진을 제시간에 분석하여 위치를 알아내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소문만으로 위치를 알아내기란 더욱 어려웠다. 동부군의 경우에는 이미 목격자가 있을 정도로 다른 도시와 가까운 곳에 집결하고 있었지만 북부군은 마치 유령처럼 밴디트를 빨아들이기만 할 뿐 그 위치를 철저하게 숨기고 있었다.

“흠... 일단 어디로 가야하나...”

준은 눈앞에 지도를 띄웠다. 이미 생각해 둔 곳은 있었다. 수도에서 너무 먼 곳으로 가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너무 수도에 가깝게 있다보면 기민한 대응이 힘들었다.

준은 수도에서 북쪽으로 약 1000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작은 도시를 택했다.

오르트 탄약고가 습격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은 세파트 집결지에서 막 떠날 무렵이었다. 그곳은 수도를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무기들을 보관하고 있는 곳이었다. 탄약고라는 이름답지 않게 각종 병기들을 보관하고 있는 곳이기도 했다. 전차와 헬기는 물론이고 강화수트라던가, 드론 같은 장비들도 다량 보유하고 있었다.

델타포럼에서도 이에 대한 이야기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었다. 그중에서 전문적으로 이를 취재하기 시작한 오프리 윈스턴이라는 현터 하나가 관련 뉴스를 올렸다. 본래 기자 출신이었고, 반군과 싸우면서 총기를 사용한 이유로 중형을 받아 알카트뢰즈에 수감되어 있는 자였다.

자욱한 연기가 올라오는 탄약고의 사진과 함께, 그곳에서 탈출했다는 자의 영상인터뷰도 첨부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경악하며 그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렇지 않아도 밴디트들이 총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때문에 사람들이 불안을 느끼고 있던 와중이었다. 헌데 탄약고가 통째로 털린이상 그들의 화력이 몇 배 이상으로 강력해졌음은 당연지사였다.

[오르트 탄약고를 지키던 병사들은 대부분 전사했습니다. 그들은 마치 군사작전을 벌이 듯 은밀하고도 신속하게 점령전을 벌였습니다. 이 사태에 대해서 알카트뢰즈 관리소와 불릿타임의 후속대처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이상 오프리 윈스턴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프리의 짧은 마무리 멘트와 함께 영상인터뷰가 끝을 맺었다. 순식간에 댓글이 수백 개가 달리기 시작했다.

-미친. 밴디트가 무슨 군대야?

-도대체 그게 말이 되는 건가? 아무리 그래도 군인들이고, 지금같은 상황이면 비상체제일텐데 그냥 힘없이 털렸다는 게 난 이해가 안 됨.

-군인들이 무능했던거 아닐까? 왜 저번에도 밴디트들과 싸우러 갔다가 완전 털렸잖아. 사실 지금 위기도 그것때문에 생긴 일이고. 괜히 놈들에게 무기조공한데다가 자신감까지 준거 아니야. 이제 어떻게 하지? 정말 주인장말대로 수도로 모여야 하는건가?

-모르겠어. 관리소에서는 아무말도 없고. 개새끼들. 상황이 이렇게 됐는데도 하는 일이 없어.

-대피라도 시켜야 하는 거잖아.

-10만명이나 되는 사람을 어떻게 한꺼번에 대피시키냐. 그만한 수송기가 있을리도 없다고. 어차피 알카트뢰즈 자체는 넓으니까, 시간이나 끌면서 추가병력을 지원받을 생각을 하고 있는 걸 수도 있어.

델타포럼에서는 계속해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그리고 잠시 후, 오프리 윈스턴의 두 번째 기사가 올라왔다. 그 뉴스를 본 사람들은 한동안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오프리가 다름아닌 오르트 탄약고 안으로 들어가 적들과 인터뷰를 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인터뷰이는 시어도어 대령이었다.

이 사실에는 준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까지 죽은 줄 알았던 시어도어 대령이 살아있다는 것만해도 놀라운데, 그가 북부군을 대표해서 인터뷰를 나선 것이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간단했다.

“시어도어 대령이 내통자였군.”

준은 짤막하게 입을 열었다. 불안감의 정체는 이것이었다. 누구보다도 군 사정을 잘아는 시어도어 대령이 불릿타임이 동부군을 상대하러 간 사이 오트르 탄약고를 급습하여 무기를 챙긴 것이다. 병력이 부족한 불릿타임이 탄약고의 병력들까지 움직여 공격을 나설것이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불릿타임 입장에서는 설마하니 적들이 탄약고를 습격할 거라는 예상을 하지 못한 듯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밴디트들이 오르트 탄약고의 위치를 알리도 없었고, 설령 안다해도 엄두를 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상대가 시어도어 대령이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그는 조직 내부의 상황과, 각 지역의 방위실태등 1급기밀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오르트 탄약고의 위치과 침투방법, 공략 방법등은 이미 숙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3천이 되지 않는 적은 병력으로 기관총을 포함 다수의 무장을 보유한 오르트 탄약고를 점령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오르트와 오스트로스의 거리는 대략 800킬로미터. 기갑부대를 편성하여 밀고 내려온다면 한달이면 충분한 시간이었다. 만약 준처럼 수송기를 이용하면 훨씬 짧은 시간에 밀고 내려올 수도 있었다. 가는 길에 다른 도시를 박살내며 온다고 해도 두 달이 채 걸리지 않을 시간이었다.

준은 시어도어 대령의 델타폰에 직접 연락을 시도했다. 하지만 여전히 통신은 연결되지 않았다. 아마도 스스로 부수거나 아니면 다른 곳에 보관해 두고 있는 것일 수도 있었다.

“내 생각이 짧았던 걸까? 그가 대체 왜 밴디트들과 손을 잡은 거지?”

여러 가지 정황을 살펴본다면 알카트뢰즈를 점령하여 결정체를 독식할 생각이었던 것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결국 이유는 돈 외에는 없었다. 오랜기간 권력을 쥐고도 부를 쌓지 못한 데 불만이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준은 다른 쪽으로 생각이 미쳤다.

‘그자도 던전핵에 오염되었을 수도 있다.’

그는 미래연구소의 칼 레이건 박사와 연관있는 자였다. 만약 준이 그를 만나기 이전부터 변이 외도화 되어 있었다면, 그는 이미 칼 레이건 박사가 폭주하기 전부터 이 계획을 준비했을 수도 있었다.

“변이외도가 인간을 죽이면, 그에 비례해 그 힘이 커진다.”

정확한 매커니즘은 모르지만 이는 그랑튀르때부터 일관된 사실이었다. 사람을 죽이면 죽일수록, 그리고 그 기간이 길면 길수록 그들은 더 큰 힘의 상승을 보였다. 최초에는 주황색 정도의 힘을 발위했던 던전핵의 보유자가 이제는 초록색까지 진화했음을 볼 때, 그 가정이 마냥 의미없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그자는 더 강한 힘을 손에 넣고자 했은 걸까? 모르겠군.’

하지만 혼자서 궁리한다고 해도 그자의 속마음까지 전부 알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중요한 것은 그의 마음을 아는 것보다 그의 행보를 막는 것이다.

준은 방향을 틀어 수도로 향했다. 시어도어 대령에 대한 정보가 좀 더 확실해 지기 전에 무턱대고 싸우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다.

병력을 수도로 모은 준은 오스트로스의 시장과 만났다. 어쨌은 인구 1만의 도시이니 만큼 다른 곳과 달리 이곳은 어느정도 행정시스템이 정비되어 있었다. 시장이라고는 해도 알카트뢰즈의 관리소장에 비하면 그리 직급이 높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그리 긴장할 것은 없었다.

오스트로스는 가장 많은 수형자가 모여있는 곳이었다. 그 특수성 때문에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었고, 각종 연구소가 위치해 있었다. 또한 이곳은 민간인들이 거주하는 유일한 지역이기도 했다. 하지만 어지간해서는 군부대 밖으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민간인과 수형자는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다.

준이 시장을 만난 것은 불릿타임과의 중개를 위해서였다. 준이 직접 불릿타임의 책임자를 만나 기밀로 분류되는 정보를 얻어야 했다. 그것은 다름아닌 오르트 탄약고에 뭐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물론 병기 창고일 뿐이기 때문에 1급 비밀로 분류될 정도는 아니었지만, 좀 더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쪽 정보를 넘겨받을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불릿타임 측 사람으로 나온 이는 공교롭게도 볼칸 탁시노스 대위였다.

“볼칸 탁시노스 대윕니다.”

“준 알스버그입니다.”

-어지간히 할 일이 없나보군. 여기서 까지 만나다니.

-후... 이게 다 너 때문이다. 그때 습격만 안당했어도 벌써 부대를 따라 움직였을텐데...

결정체 폭탄에 의한 습격사건 때문에 볼칸은 결국 밴디트 섬멸 작전에도 참여하지 못했다. 상당수의 병력이 그쪽으로 빠져나간 상태에서 불릿타임을 대표하기 위해서 그가 나타났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어싿. 대위급의 장교조차도 지금은 거의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하하. 그럼 이야기를 나눠봅시다. 밴디트들이 지금 수도의 지척까지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시장 호루스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입을 열었다.

============================ 작품 후기 ============================

늦어서 죄송합니다. 중간에 자버렸....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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