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로젝트 델타-180화 (180/540)

0180 ----------------------------------------------

불릿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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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총구에서 연기가 흘러나왔다. 발사된 탄환은 나무에 틀어 박혔고, 동시에 뜨거운 열기와 일며 제법 화력을 뿜어내었다.

“흠...”

준은 손에 든 물건을 내려놓았다. 가스토치와 건타카를 조합하여 만든 무기였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그다지 쓸만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차라리 니들 건이나 식스팩을 쓰는 쪽이 훨씬 더 효율이 나았다.

“그냥 니들건의 사거리를 늘릴 방법을 생각 하는 게 낫겠군.”

펠로우쉽의 희생이 전투 초반 적의 진지를 향해 돌격할 때 가장 많이 일어났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니들건의 사거리 개선은 중요한 문제였다. 그 방법 중 하나로 준은 최대한 총기와 비슷한 물건을 만들어 보려고 했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있었다.

꽤 많은 경험치를 쏟아부어 가면서까지 이런 작업을 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만약 델타에 예속된 시스템을 통해 총기류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면, 밴디트들을 제압하는 것은 훨씬 수월해 지기 때문이다.

“총만 만들 수 있으면 좋을텐데.”

전차의 대포는 구현가능하면서 총기는 못만든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아 시스템에 그 점을 항변했다. AI에 불과한 녀석이지만 어쨌거나 델타에 대해서 이야기 해 줄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이었다.

-대체 총을 왜 못만든다는 거야?

-총기제작에는 또 다른 매커니즘이 필요합니다. 무기제작 기술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총기는 굉장히 단순한 구조로 되어있어. 기술레벨로만 따지면 엄청나게 낮은 수준이라고. 제작기술의 능력으로 봤을 때는 못만들리가 없는 물건이고. 전차도 결국 무기잖아. 심지어 동축기관총도 달려있다고.

-전차는 엔진제작 카테고리와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대포나, 기관총 역시 하나의 연관된 물건으로 간주합니다. 다만 독립적인 형태로 제작하는 것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델타 시스템에서 제작에 제한을 두는 것은 인정한다는 거군.

-그렇습니다.

-이유는 뭐지? 왜 굳이 그런 복잡하고 불편한 제한을 두려는 거야?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레 모든 기능을 열게 되면 사용자의 육체에 과부하를 일으켜 붕괴될 위험이 있습니다. 적절한 제한은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전차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부담과, 총기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부담 중 후자가 더 크다는 말을 하고 싶다는 거야?

-개념의 문제입니다. 기술이라는 시스템이 편의상 구현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연산의 효율성을 위함입니다. 델타는 현재도 행성규모의 연산처리를 하고 있습니다. 펠로우쉽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병렬분산을 통해 사용자에게 여러가지 편의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이미 한계에 이르러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규칙을 무너뜨리는 것은 복잡한 연산체계에 엄청난 부담을 일으키게 됩니다. 한 번 어긋난 규칙은 반복된 오류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너란 놈도 참 융통성이 업구만.

-저는 시스템과는 별도의 존재입니다. 저에게 그렇게 말씀하셔도 별 수 없습니다.

-끙. 뭐 알았어. 방법은 내가 알아서 찾아봐야지.

준은 결국 시스템에게서 답변을 얻는 일을 포기했다. 그냥 지금처럼 스스로 생각을 확장시켜서 방법을 찾아내는 수밖에는 없을 것 같았다.

그래도 하루종일 무기제작에만 매달린 보람은 있어, 니들건의 사거리를 지금보다 약 두배인 100미터 가량으로 늘이는데는 성공할 수 있었다. 니들건의 총열안쪽에 강선을 파넣은 것이다.

문제는 이것을 어떻게 보급하는가 하는 문제였다. 잠시 고민하던 준은 일부 부품을 교체하는 형식으로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나 실험을 진행했다.

방법은 델타 스토어에 업그레이드 키트를 올리고, 그것을 구입하면서 기존의 니들건을 재료로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업그레이드를 진행합니까?

그러자 델타폰에 기다리던 메시지가 떠올랐다. 1EP라는 저렴한 가격에 업그레이드가 진행되는것을 보고 준은 조마조마하며 기다렸다. 혹시나 실패하게 되면 결국 일일이 새 물건을 구입해야 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델타폰을 이용해 기존에 판매된 물건의 부품을 추가하거나 구조를 바꿈으로서 기능을 향상 시킬 수 있다면, 이후의 다른 물건에도 같은 방법을 적용시킬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제작기술과 델타폰의 가치가 몇 배는 더 뛰어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니 긴장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업그레이드가 완료 되었습니다.

“오. 된 건가? 일단 확인부터.”

준은 가볍게 니들건을 들어 멀리 있는 표적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구조 자체는 내부만 조금 바꾼 식이라 직접 쏴보지 않으면 확신할 수 없었다.

푸슉!

별다른 소음이 없이 탄자가 거의 100여미터를 날아가 나무표적에 꽂혔다. 그 충격도 상당해 나무의 절반이 패일 정도였다. 그 정도라면 충분히 유효사거리라고 할 수 있었다.

“좋군. 100미터면 부족하긴 해도 이전보다는 훨씬 낫겠지.”

일반 소총의 유효사거리가 약 500미터 정도가 된다는 걸 생각해보면 사실 아직 대인무기로서의 가치는 상당히 낮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차피 인간의 눈으로 100미터 이상의 위치에 있는 물건들을 맞춘다는것은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에 그정도면 펠로우쉽 부대원들도 어느정도 희생을 줄 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 오늘은 이정도로 하자.”

준은 바닥에 아무렇게나 흐트러져 있는 잡동사니들을 전부 인벤토리에 집어넣었다. 혹여 쓸모가 없어 보이는 물건들도 언젠가는 쓸 일이 있을지도 모르기에 버릴 이유는 없었다. 그렇게 용량이 늘어난다 해도 1*1*1의 크기에 경험치 100이 들어갈 뿐이다. 지금의 준은 큐브만 수천개를 살 수 있을 정도의 경험치가 남아 있었다.

총기실험을 마친 준은 사열대로 향했다. 아직 펠로우쉽 군단은 세파트 집결지에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부상자들을 회복시키고 지원병들이 모일 시간도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쿠르르-

멀리서는 아홉대의 전차가 열을 맞추어 움직이고 있었다. 각 중대에서 D2 전차의 시험 기동을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으음... 저게 다 돈인데...’

시험기동이라고는 하지만 아홉대나 움직이다보니 많은 양의 기름과 탄약이 필요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하루에 들어가는 식비가 그에 비해 훨씬 더 많이 나가는 편이기 때문에 애교로 봐주고 넘어갈 수준이었다. 기름값이 많이 들더라도 제대로 훈련을 해서 실전에 사용할 수 있도록 숙련되는 것이 더 중요했다.

처척.

사열대에 오르자 며칠동안 모인 신병들이 긴장한 얼굴로 준을 바라보았다.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준을 처음 보는 이들이었다. 애초에 준은 이런 자리를 피하는 편이었다. 사람을 다루는 일에 익숙하지 않고, 특히나 이렇게 까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들을 통솔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막스를 비롯해 대다수의 지휘부들이 전차를 시험운용하는 쪽에 가있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준이 그들을 맞이할수밖에 없었다.

“이곳까지 오느라 수고했다. 소속 도시에 따라서 부대를 배정받고, 적응시간을 거친 후에 바로 전장으로 향할테니까 그때까지 마음의 준비를 하도록. 무기가 없는 사람에게는 니들건을 지급하니 신청하도록 하고.”

웅성웅성.

준의 말이 떨어지자 다들 약간 흥분한 듯 입을 열었다. 니들건은 지금도 10EP면 살수 있는 물건이기는 했지만, 공짜라는 말에 다들 혹한 것이다. 하지만 개중에는 불만이 있는 녀석도 있었다.

“그런 건 미리 말씀해 주셔야 되는거 아닙니까? 괜히 사들고 왔잖습니까?”

맨 앞줄에 서있던 금발의 근육질 사내가 입을 열었다. 준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그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준도 모든것을 신경쓸 수 없다보니 그런 세세한 사항까지는 미처 공지 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나름 신경써서 공짜로 지급한 것인데 거기에 대해서 싫은 소리를 들으니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니들건이 있는 사람은 현금으로 지급해주시면 안됩니까? 그래야 형평성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이런 생각을 하는 녀석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했다. 하지만 이렇게 대놓고 준에게 돈을 달라고 하는 녀석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안되고 자시고 간에... 우리가 공짜로 싸우러 온 건 아니잖습니까? 목숨걸고 지원한 사람들에게 그정도 배려는 해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금발 사내는 건들거리는 태도로 입을 열었다. 정식 부대는 아니지만, 어쨌거나 군과 비슷한 편제를 가지고 실제 전투에 임해야 하는 입장에서 저런 태도를 보이다니 확실히 이곳이 알카트뢰즈라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온갖 범죄자들 가운데서는 정말 악질적인 놈들도 있었고, 저렇게 생 양아치같은 녀석도 있었다. 자신이 해야할 행동을 가리지 못하고 그저 조금의 손해에 연연하는 이들이었다.

“싫다면?”

준이 빈정거리는 태도로 나오자 금발 사내가 코웃음을 치더니 맞받아 쳤다.

“그럼 돌아가야지. 뭐, 대단한 대우라도 해줄 줄 알고 왔더니 어디서 이런 꼬맹이가 상급자랍시고 건방지게...”

그는 바닥에 침을 탁 뱉고는 짐을 챙겼다. 준의 얼굴을 모르는 녀석이 분명했다. 실제로도 준의 얼굴이 그리 알려진 편은 아니었다. 얼굴이 팔리기 싫었던 준이 포럼에 절대로 자신의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지 못하도록 했기 때문이었다.

“이 자식이 지금 누구한테...!”

결국 지원병들을 통솔해온 소대장 하나가 그 녀석을 향해 다가갔다. 그 역시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을 깨닫고는 뒤늦게 상황을 진압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냅 둬.”

준은 그를 제지하고는 한숨을 쉬었다. 이래서 굳이 이런 자리에 나오고 싶지 않았다. 막스라면 분위기만으로 이런 녀석이 입도 뻥긋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 이름이 뭐냐?”

“왜? 어차피 돌아갈 건데 알아서 뭐하게?”

“나는 참 이해가 안되는 게, 이럴거면 대체 뭐하러 이 먼 곳 까지 수송기까지 타고 왔느냐 하는거야.”

“씨발. 나도 후회하고 있던 중이다. 와봤더니 전부 약골들밖에 없고. 너희들 하고 같이 싸우다간 죽을 것 같아서 못 있겠다.”

“결국 무서워졌다 그거로군. 그냥 돌아가기는 그러니까 시비라도 걸고 가고싶었던 거냐?”

“개소리마. 난 그냥 여기가 마음에 안들뿐이야.”

준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저런 녀석들은 어디에나 있었다. 오기 전에는 온갖 기대를 하고 왔을 것이다. 전투에 참여해서 기여도를 높이면 레벨업도 가능하고, 밴디트들을 죽이는 과정에서 결정체 전리품 같은 부수입 같은 것도 얻을 수 있다는 소문을 들었을 것이다.

헌데 막상 와서 이곳이 생각보다 빡빡한 분위기라는 것을 알게 되고는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 전투를 한번 거치면서 나름의 위계질서가 생긴 펠로우쉽 군단의 분위기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준은 그런 이들도 친절하게 수송기에 태워 돌려보냈다. 어쨌든 펠로우쉽들은 존재만으로도 도시의 방어에 도움이 되는 편이었으니까. 그들 입장에서도 도시를 잃어버리면 살길이 막막해지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밴디트들의 공격을 막아야 했다.

그러니 굳이 싫은 일을 할 필요없이 자신의 도시에서 할 일을 하면 충분했다. 하지만 이런식으로 펠로우쉽 전체의 분위기를 흐트러뜨리는 행위는 용납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참을 이유가 없지.’

그의 짜증을 불러일으켰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그는 잘못을 저지른 상황이었다. 준은 펠로우쉽 창을 열어 눈앞의 사내의 이름을 검색했다. 시스템에 맡기니 순식간에 그의 프로필이 떠올랐다.

사용자 ; 크리스 멜튼

레벨   ; 6

클래스 ; 전사

칭호   ; 펠로우쉽의 대상(모든 능력치 +1)

능력치

체력 2931/2931 마나 800/800

경험치 1,875 잔여 스탯 0

힘 35(+1)  민첩성 33(+1)  지능 11(+1)  정신력 6(+1)

기술

섬광베기(중급) : 적 1인을 대상으로 한 베기 기술입니다. 빛과 함께 시전자의 모습을 감춥니다.(숙련도 12%)

무기빼앗기(초급) : 적의 무기를 손으로 낚아챕니다. 눈으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무기를 피해없이 낚아 챌 수 있습니다.(숙련도 31%)

도발(중급) : 적을 도발하여 자신을 공격하도록 합니다. 적의 지능수치에 영향을 받습니다.(숙련도 11%)

‘생각보다 능력이 좋은데?’

준은 의외라는 듯 프로필을 살폈다. 6레벨은 현재 펠로우쉽 전체에서도 몇명 이루지 못한 경지였다. 거기다가 두개의 기술이 모두 중급이라는 이야기는 그가 얼마나 지독하게 외도들을 잡으로 다녔던 것인지 알 수 있게 했다.

일단 준은 그의 기술을 전부 익혀 두었다. 펠로우쉽의 기술들 중 쓸만한 것들은 얼추 배웠다고 생각했는데 그가 미처 확인하지 못한 기술들 이었다.

“순수 전사계통이군. 검을 쓰는 건가?”

“보면 모르나? 어쨌든 난 이만 돌아갈테니 수고비나 두둑이 챙겨줘.”

“수고비랄 건 없고...”

딱!

준은 가볍게 손가락을 튕겼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좀 늦더라도 두편 올릴게요. 언제올라갈지는 모름. 12시 전에만 올릴 수 있길 바랄뿐입니당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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