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로젝트 델타-172화 (172/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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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파트 점령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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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데 아까 그 결정체 말인데. 굳이 분류해서 경험치로 먹어야 했을까?”

골렘을 따라 움직이던 파비안이 문득 입을 열었다. 1중대 3소대에 속한 그는 나하라 출신의 헌터로 바스라 팀에서 오랫동안 사냥을 해온 이였다.

“무슨 소리야...?

파비안의 옆에 있던 동료가 입을 열었다.

“가지고 있다가 반대로 저쪽에 던지는 용도로 사용했다면 우리쪽 화력에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르는데.”

“그러다가 폭발이라도 하면 어떻게 하려고.”

“준은 아공간을 사용할 수 있잖아. 거기에 넣어다니면 폭발할 염려따위는 없지.”

“생각해보니 그러네. 진작 말하지 그랬어.”

“나도 지나고 나서 보니까 그런 생각이 드네. 말하는게 좋겠지?”

파비안이 저 앞에서 적진을 살펴보고 있는 준을 보며 입을 열었다.

“아서라. 괜히 말했다가 너만 손해본다. 주인장 성질이야 다 아는 거고. 기분나쁘다고 펠로우쉽 끊어버리면 어쩌려고.”

“흠. 그렇게 까지 꽉 막힌 사람은 아닐 것 같긴 하지만.”

“너의 운을 시험해 볼 필요는 없잖아? 그거 이야기 해준다고 주인장이 뭐 대단한 선물이라도 해주겠어?”

“하긴 그것도 그렇네.”

그렇게 파비안의 생각은 조용히 묻혔다.

준은 대흉근의 넓은 어깨 위에 올라선 채로 적진영을 훑어보았다. 어차피 이 거리에서 준을 저격할 수 있는 것은 총기뿐이고, EX필드가 아직 건재한 이상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대흉근의 키가 4미터에 달하다 보니 참호 안에 숨어 있는 밴디트들의 모습이 보였다. 녀석들은 잔뜩 긴장한 채 이쪽을 향해 총구를 겨눈 채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갑옷이 제대로 기능해 줘야 할텐데.’

준이 펠로우쉽 부대에게 지급한 갑옷은 대 외도 전용 갑옷이었다. 때문에 가격은 비싼데 비해 총탄의 관통력에는 그다지 높은 효율을 보이지 못했다. 준이 검둥이에게 갑옷을 입혀 시험해 본 바에 따르면 약 100여미터 거리에서 C급 갑옷을 입은 상대로 소총탄을 명중시켰을때, 대략 50퍼센트의 데미지를 감소시킬 수 있었다. 수치 자체만으로만 보면 상당히 높았지만, 소총탄의 데미지가 대략 300을 넘어간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체력 500이하의 펠로우쉽들은 딱 3발의 명중탄만으로 리타이어 된다는 이야기였다.

저들이 가지고 있는 ASPA-11 소총의 분당 발사수는 약 650발. 물론 탄창 하나에 들어가는 탄환의 수가 50발 정도니 만큼 실제 발사수는 그보다 훨씬 미치지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백정은 넘어 보이는 밴디트들의 소총이 만들어낼 화망 속에서 펠로우쉽 군단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준도 자신할 수 없었다.

그래서 준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녀석들의 공격을 준에게 집중시킬 필요성이 있었다.

쿵. 쿵. 쿵.

준이 가장 앞장서서 골렘과 함께 움직였고, 그 뒤를 한참이나 뒤에서 펠로우쉽 부대가 뒤따랐다. ASAP-11소총의 유효사거리인 1km에 들어서자, 밴디트들이 준과 골렘들을 향해 불꽃을 뿜어대기 시작했다.

쐐앵!틱! 티팅!

타타타탕! 따다다당! 탕! 타앙!

소리보다 빠르게 날아온 총탄이 준의 몸을 스치고 뒤이어서 귀를 멍멍하게 할 정도로 엄청난 소리가 적진에서 터져나왔다.

-총탄이 대흉근에게 명중해 체력이 5 하락합니다.

-총탄이 골렘 1호에게 명중해 체력이 2 하락합니다.

확실히 전투헬기의 기관총탄과 일반 소총탄의 위력차이는 컸다. 기관총탄에게서도 꿋꿋히 버텨낸 골렘들은 적들의 총탄에 거의 피해를 입지 않으면서 빠른 속도로 접근했다.

팅! 티팅!

쏟아지는 탄환은 준에게 닿지도 못하고 EX필드에 의해 튕겨나갔다.

쿵! 쿵! 쿵!

준은 골렘들의 속력을 더욱 끌어올렸다. 골렘들이 밟고 지나간 땅이 움푹 패였다. 십여톤이 넘는 청동골렘이 총알의 세례를 뚫고 적들의 100여미터 앞까지 근접했다.

후웅!

그러자 참호속에서 소총을 연사하던 밴디트들이 먼저 도착한 골렘 형제들을 향해 붉게 빛나는 결정체 폭탄을 던졌다.

휘이잉!

날아오는 결정체 폭탄을 보며 준은 대흉근의 어깨에서 내려와 그의 뒤로 숨었다. 결정체 폭풍에 휘말려 데미지라도 입게 되면 그대로 EX필드가 날아가버리기 때문에 가능하면 데미지를 입는 것은 피해야 했다.

‘EX필드는 양이 안늘어 나려나. 아무리 그래도 겨우 1밖에 없는 건 너무하잖아.’

EX필드는 마나에 의한 공격이나 엑조틱 에너지가 담긴 공격에 노출되면 수치가 깎인다. 문제는 그 수치가 1이다 보니, 아무리 약한 공격이라도 데미지를 조금이라도 받게되면 EX필드가 무력화 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레벨업이 되면 오를 거라고 막연히 생각해 왔지만, 14레벨에 이른 지금도 여전히 그 수치는 1에 불과했다.

-EX필드의 수치는 현 상태에서 더 오를 수가 있는 건가?

-가능합니다.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있어?

-아마도 15레벨이 되면 오릅니다.

-아마도?

시스템이 확실한 답변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어떤 일이든 소수점 단위로 확률을 내어 말하는 시스템 치고는 상당이 이례적인 답변이었다,

-확률을 계산할 수 없습니다. EX필드는 알려지지 않는 규칙을 따릅니다.

-알려지지 않은 규칙이라. 불규칙하다는 말인가? 아니면 모른다는 건가?

-출력이 낮아 계산이 불가능합니다.

-결국 경험치가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로군.

어쨌든 15레벨이 되면 오를 확률이 있다는 소리라는 것은 맞았기에 준은 대충 납득했다.

콰앙! 쾅!

“읏!”

폭발과 동시에 대흉근이 몸을 돌려 준을 감싸 안았다. 혹시라도 모를 폭팔의 여파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런 노력도 소용없이 준에게서 거의 십여미터는 떨어져 있는 곳에서 일어난 폭발의 여파에 EX필드가 날아가버렸다.

“젠장.”

이제부터는 총알이 날아오면 그대로 맞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준의 민첩성이 높다고 해도 날아오는 총알을 보고 피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전원 돌격!”

이렇게 된 이상 준도 위험을 분산시킬 수밖에 없었다.

와아아아!

두두두두!

지금까지 멀리서 준의 활약을 지켜보면 펠로우쉽 들은 홀로 적들 앞에 맞서고 있는 준을 보며 끓어오르는 전의를 다지고 있었다. 그 상황에서 돌격명령이 떨어지자 그들은 쏟아지는 탄환의 비속으로 두려움을 잊은 채 미친듯이 돌격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준과 골렘들에게로 집중되었던 사격이 펠로우쉽들에게로 향하기 시작했다.

타타탕! 탕!

“으앗!”

“아악!”

“젠장! 나는 여기까지인가!”

“엄살떨지말고 체력확인해! 체력 낮은 이들은 일단 뒤로 물러서!”

다행이랄지, 아직까지 사망한 이는 없었다. 하지만 사망자가 나오는 것도 시간문제였다.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해 전진해야만 했다.

타탓!

준은 대흉근의 어깨 위에 올라탄 채로 매크로 샤워를 시전했다.

콰콰콰!

마법의 파도가 준의 펼친 두 손에서 뿜어져 나왔다. 가장 강력한 더블애로우와, 파동권을 시작으로 수십개의 마법과 기공 계통 기술들이 전방의 밴디트 들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콰앙! 쾅! 펑!

화려하기 이를데 없는 준의 매크로 샤워는 밴디트들을 당황시키기에 충분했다. 그 어떤 마법사도 저런 식으로 수십개의 마법을 동시에 시전할 수 없었다. 쉽게 말해 머리속에서 수십계의 계산을 동시에 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 인 것이다. 시스템의 보정이 아니라면 지능이 40에 가까운 준이라 할지라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피, 피해!”

쾅!

마지막을 장식하는 파이어 볼이 참호 하나를 완전히 불바다로 만들었다. 매크로 샤워는 쿨다운이 있는 기술이다. 다음번 기술을 쓰기 위한 시간까지는 최소 30초 이상이 걸린다. 준은 그 사이 골렘들과 함께 적들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타탕! 탕!

준과, 그 뒤를 따르는 천여명의 펠로우쉽을 향해서 계속해서 총알이 빗발치듯 쏟아졌다. 그 사이 죽어나가는 펠로우쉽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들의 이름은 펠로우쉽의 명단에서 회색으로 변한 채 가장 밑으로 내려갔다.

처음 하나, 둘씩 생기던 그 회색이름들은 준이 첫번째 참호로 들어갈무렵에는 거의 십여명으로 늘어나 있었다. 갑옷을 입혀가면서 까지 그들의 목숨을 아끼려던 시도를 했지만 완전히 피해를 없앨 수는 없었다.

하지만 애초에 그 정도 희생은 생각하고 있던 것이었다. 그러지 지금 슬퍼하는 것은 기만에 불과했다. 그보다 준은 이 전투를 대승으로 이끌어야 할 책임이 있었다.

“힉?”

참호에서 고개를 내민 한 밴디트가 준과 눈이 마주쳤다. 그는 화들짝 놀라며 준을 향해 총구를 들이밀었다. 하지만 이미 그는 준의 간격안에 들어와 있었다. 10미터 이내라면 준의 염동력은 제한없이 발동할 수 있었다.

“어억?”

준과 마주친 밴디트는 자신도 모르게 총구를 옆으로 돌려 동료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타타타탕!

“으아악!”

“빌어먹을! 뭐하는 거야!”

“나, 나는!”

퍼억!

혼란스러운 눈으로 동료를 바라보든 거는 준의 니들리스 스패너에 의해 머리가 터지며 즉사했다. 참호안으로 뛰어든 그는 자신을 향해 총구를 겨누는 밴디트들을 사정없이 도륙하기 시작했다.

퍼억! 퍽! 퍼석!

준이 움직일때마자 밴디트들은 짚단처럼 쓰러졌다. 염동력을 발휘하며 총구를 밀어버리는 준의 앞에서 총기를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차라리 총을 버리고 익숙한 무기를 들었다면 준의 염동력을 버티며 공격할 수 있었을 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신없이 싸우는 와중에 그런 침착한 선택을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타타타탕!

콰앙!

우오오오!

준과 함께 참호로 돌진한 골렘들도 주변의 밴디트들을 그야말로 학살하기 시작했다. 초록색 외도에 이른 골렘을 상대할 수 있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거대한 골렘들 사이를 넘나드는 검둥이의 활약은 그들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실적을 올리고 있었다.

“아후우우우우우!”

타타탕!

늑대처럼 울부짖으며 엄청난 민첩성으로 참호사이를 뛰어다니는 그를 잡기 위해 총알을 사방으로 뿌려대던 밴디트들은 태반이 동료의 죽음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사격 중지! 중지! 무기를 들어 상대한다!”

그나마 적들 중에서 머리가 있는 이가 있었는지, 준과 검둥이, 그리고 골렘들이 뛰어든지 한참이 지나서야 명령을 내렸다.

카앙!

하지만 그렇다 해도 달라질 것은 없었다. 그들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 감히 상대할 수 없는 거대한 골렘들이었다.

“젠장! 이런 놈들을 어떻게 죽이라는 거야!”

“폭탄이라도 던져!”

“이 씨발것들아!”

콰앙!

밴디트 하나가 거의 자살폭탄이나 다름없는 형태로 골렘들에게 뛰어들어 폭탄을 터뜨렸다.

-강렬한 폭발로 골렘 1호가 1500의 피해를 입습니다.

-강렬한 폭발로 골렘 2호가 1200의 피해를 입습니다.

-강렬한 폭발로...

하지만 그의 발악은 그저 골렘의 체력에 미미한 충격만을 가했을 뿐이었다. 거의 50만을 돌파하고 있는 골렘의 체력에 결정체 폭탄 하나의 데미지가 주는 피해는 간지러운 수준이었다.

하지만 준과 검둥이, 그리고 골렘들이 그렇게 휘젓고 있는 와중에도 다른 곳의 전황은 서로 팽팽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펠로우쉽들은 적들이 있는 곳까지 돌격하는 와중에 3분의 1이 리타이어 했다. 600명 정도의 펠로우쉽은 일정 거리까지 가까워지자 니들건을 꺼내어 미친듯이 난사하며 접근했다.

그러자 밴디트들도 더 이상 화기의 우위를 가져갈 수는 없었다. 게다가 연사력에 있어서 만큼은 소총에 비해 니들건이 뛰어났다. 50발의 탄창을 가지는 소총에 비해 100발들이 탄창을 끼워넣을 수 있는 니들건이 오히려 더 많은 화력을 뿜어내기 시작한 것이다.

============================ 작품 후기 ============================

이렇게 파뱐님의 아이디어는 준에게 닿지 못했다고 한다.

그나저나 아이유는 왜 꿈에서도 나타나지 않는 것인가...

다음편은 아침 10시에 나가요.

에너지업 파워업 핫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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