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로젝트 델타-171화 (17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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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파트 점령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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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초비연이 돌아와 정찰보고를 완료하자 다시 회의가 열렸다.

“그들의 도시는 전력으로 방어태세를 갖춘 상태였고, 곳곳에 결정체 폭탄이 매장되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흠. 일종의 지뢰인가. 골치아프게 됐군.”

바스라가 입을 열었다. 하지만 오히려 준은 그 사실이 반갑게 여겨졌다.

“아니. 다행이야. 놈들이 바보같은 짓을 한 덕에 우리쪽의 피해가 훨씬 줄어들 수 있게 된 거니까.”

“무슨 소리지?”

“결정체 폭탄은 보통의 폭탄이 아니야. 엑조틱에너지를 활성화 시킨 상태에서 작은 자극만으로도 폭발할 수 있도록 만든 물건이지. 그러면 간단하잖아. 엑조틱에너지를 검출할 수 있는 기계하나만 있어도 얼마든지 피할 수 있어.”

“그런 방법이 있었군.”

전술회의 장에 있던 모두가 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막스가 입을 열었다.

“그러면 그 검출기는 어디서 구할거지?”

“루나에게 있으니까... 아차. 잠시만. 늦지 않았으면 좋겠군.”

루나는 현재 수도에서 플랫폼으로 거처를 옮기는 중이었다. 만약 이미 그녀가 플랫폼으로 가있다면 엑조틱 검출기를 가지고 있지 않을 확률도 있었다.

-루나. 지금 연락 가능해?

-네. 무슨 일이죠?

-아직 연구소에 있는 거야?

-네. 이것저것 챙길게 많아서요. 혹시라도 수도가 점령될 수도 있으니까, 그전에 비싼 물건들은 최대한 챙겨놓고 있어요. 헌데도 양이 많아서 힘드네요.

-혹시 초미량 엑조틱 검출기, 그것 좀 사용할 수 있을까?

-빌려드릴 수는 있는데, 절대로 부수면 안돼요. 그거 얼마짜린 줄 알고 있는거죠? 저라고 생각하고 다뤄주세요.

-최대한 노력해볼게. 인벤토리에 넣고 다니면 망가질 염려는 없잖아. 그리고 만약에 부서지면 변상해줄게. 이제 그 정도 금액은 별 부담없이 쓸 수 있어.

-돈 자랑 하는 남자는 매력없는데.

-괜찮아. 다른 매력으로 메꾸면 되니까.

-능글맞긴... 알았어요. 예쁘게 포장해서 넣어둘게요.

-땡큐. 고마워.

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랄지, 그녀는 아직 수도에서 떠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일단 늦지 않게 기계는 입수했어. 초미량검출기만 있으면 바닥에 숨겨둔 결정체 폭탄도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으니까 걱정할 필요 없을거야.”

“그럼 일단 결정체폭탄에 대해서는 한시름 놓은 건가?”

바스라의 말에 준이 고개를 저었다.

“수류탄처럼 쓰는 건 막을 수 없지. 어쨌든 그건 일전에 이야기 한 대로 몸으로 때울 수밖에는 없을거야.”

“공격시기는?”

황위안이 입을 열었다.

“내일 오전으로 하지. 병사들의 사기와 체력을 최대한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신경 좀 써줘. 결투같은 건 일단 금지하고.”

“알았다.”

그 이후에는 초비연이 얼추 그려 온 도시의 지형을 보고서 공격장소를 정하고, 각 중대의 배치까지 모두 정했다. 상황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으니 그때그때 파티채널을 통해 빠르게 명령을 내리기로 하고 그날의 회의는 마쳤다.

펠로우쉽군단이 공터에 모두 모이자, 준은 일단 막사를 인벤토리에 넣었다. 크기가 꽤 큼에도 불구하고 인벤토리에 집어넣는 시간은 순식간이었다. 마치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막사를 보고 펠로우쉽병사들은 눈을 비비며 자신들의 눈을 의심했다.

“출발.”

준이 막스에게 입을열자, 파티채널을 통해 진격명령이 내려졌다. 제대로 된 군인이라면 오와 열을 맞추어 행군할테지만 안타깝게도 이들은 군사훈련을 받은 적이 없는 이들이었다.

다소 무질하게 움직이는 와중에 소대장과 분대장들이 정신없이 병력을 인솔하느라 진땀을 빼야했다. 하지만 저렇게 엉망으로 보이는 이들이라도 막상 전투에 들어서면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 레이드시스템에 익숙한 이들은 명령에 빠르게 반응하고, 윗선에서 정확한 지휘만 해준다면 훈련된 군인 이상으로 강력한 힘을 보여줄 수 있었다.

이윽고 멀리 세파트 고원의 밴디트 집결지가 눈에 보였다. 그들이 진격하는 방향을 이미 짐작하고 있었던 것인지 목책과 참호가 도시로 향하는 방향을 막듯이 만들어져 있었다. 그 길 외에는 높은 언덕이 가로막고 있었다. 무리한다면 올라서지 못할 것도 아니었지만 어차피 다시 내려와야했고, 그 사이 공격을 받으면 오히려 더 위험할 수도 있었다.

“이대로 직진은 힘들 것 같다.”

바스라가 입을 열었다. 준도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골렘을 밀어넣는다고 해도 저렇게 대놓고 싸울준비를 하고 있는 곳을 무턱대고 들이칠 수는 없었다.

“뒤쪽으로 돌아들어가면 되지 않아?”

쿨렙이 입을 열었다. 그는 이미 온몸을 겹겹이 둘러싼 커다란 갑옷을 입고 있었다. 스탯치의 상승분을 전부 근력에다 투자한 것인지 셀럼이 입었던 갑옷 이상의 커다란 갑옷을 입고도 움직임에 부자연스러움이 없었다.

“저들이 노리는 게 그거겠지. 뒤쪽을 열어두었으니 빙 돌아서 와라. 하지만 그곳으로 가면 쾅! 폭탄이 터지는거고.”

준은 루나의 초미량엑조틱검출기를 꺼내들었다. 등에 커다란 검출기기를 메고, 디스플레이를 손에 들고 스위치를 올리자 화면에 전방 100여미터 안의 엑조틱 반응을 체크해 주었다. 탐사범위는 지금보다 더 넓힐 수는 있었지만, 그럴수록 감도가 떨어져서 땅속의 결정체를 놓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금 설정을 굳이 바꿀 필요는 없었다.

뚜- 뚜-

준이 손에 들고 있는 초경량 디스플레이에 수없이 많은 빛들이 깜빡였다.

“뭐가 이렇게 많아?”

“결정체 검출기라며? 애들이 최소 몇 개씩은 들고 있을걸?”

바스라의 말에 준이 검출기를 조작했다. 간단한 조작법을 루나에게 배운상태였기 때문에 그리 힘들이지 않고 일반 결정체 신호를 제거할 수 있었다. 그러자 화면을 가득 메우던 결정체 신호의 상당수가 사라지고, 펠로우쉽 군단이 이동하는 길목에 다량 매설된 결정체 폭탄이 확연히 드러났다.

“저거만 조심하면 되겠군.”

준이 앞장서고, 그뒤를 천여명의 펠로우쉽 군단이 따랐다. 백여미터는 아주 짧은 거리였고, 어느새 그 앞에 도달한 준은 인벤토리에서 수십개의 삽을 꺼내들었다.

“삽?”

“그보다 저거 왜 하늘을 날고 있는거야?”

“포럼도 안봤냐? 저거 주인장이 염동력으로 조종하는 거잖아.”

펠로우쉽의 상당수는 이미 준의 나하라에서 벌인 일을 알고 있었다. 몇몇 당황하던 이들도 설명을 듣고는 신기해 하면서 그 모습을 숨죽인채 지켜보았다. 몇몇 이들은 델타폰을 꺼내서 그 장면을 찍고 있었다. 포럼에 올릴 생각인 모양이었다.

일단 준은 병사들이 더 이상 접근하지 못하도록 명령하고는 폭탄이 매설되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그냥 버리기에는 아깝지.‘

밴디트 집결지와 이 곳까지의 거리는 어림잡아 2킬로미터 이상. 무선신호를 쓰는 폭탄이 아닌 이상에야, 이 정도 거리에서 결정체 폭탄을 원격으로 터뜨릴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때문에 폭탄은 인간의 무게를 감지하거나, 일정이상 충격을 받으면 폭발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을 거라 생각되었다.

준은 염동력을 이용하여 삽을 움직였다. 하나가 폭발하면 연쇄적으로 다른 놈들까지 같이 폭발하기 때문에 최대한 조심스럽게 땅을 파기 시작했다.

워낙 조심스럽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다. 거의 삼십분 정도 삽을 움직이자, 땅속에 묻혀있던 대부분의 결정체들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준은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붉은색의 결정체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굳이 그가 그것을 터뜨리지 않고 이렇게 땅속에서 끄집어 낸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자동분류.”

준이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자, 땅위로 모습을 드러낸 결정체들이 서서히 빛으로 화하더니 준을 향해 날아오기 시작했다.

“오오!”

지켜보던 사람들 사이에서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붉은 빛의 폭풍이 준의 주위를 맴돌면서 행성의 고리같은 형태를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곧, 그 붉은 빛이 결정체가 양자화 한 상태라는 것을 깨달았다.

“저거 다 경험치 아닌가?”

“부럽다.”

“좀 나눠주면 좋을텐데.”

“아서라. 괜한 욕심 부리지말고 퀘스트완료 경험치나 노려. 저 인간이 어떤 인간인데 경험치를 그냥 나눠주겠냐?”

“하긴 주인장 싸가지는 예전부터 유명했지.”

준이 델타포럼에서 적당히 분탕질 처놓았던 것이 이제와서는 오히려 편리하게 작용했다. 어지간한 것들은 그냥 그려려니 하고 마는 것이다.

“이게 마지막인가.”

준은 검출기를 이용해 남은 결정체 까지 모두 파내어 경험치화 했다. 모두 합해 서른 개 가량의 결정체가 있었고, 아무것도 모르고 밟을 경우 아무리 체력이 높은 펠로우쉽들이라고 해도 최소 수십단위의 희생자를 내었을 지도 몰랐다.

준은 그렇게 군단을 이끌며, 폭탄이 심어져 있는 부분만을 귀신같이 찾아내어 결정체를 흡수했다. 밴디트들 입장에서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으니, 직접 보지 못한다는 점을 감사해 할 판이었다.

그렇게 세파트 집결지를 멀리 돌아 비교적 방어가 허술한 서쪽 언덕으로 올라섰다. 그 쪽이라고 해서 참호나 목책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나마 다른 곳보다는 나은 편이었다. 오는 동안 지뢰제거를 마친 준은 더 이상의 폭탄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2km밖에 있는 집결지 안쪽을 들여다 보았다.

“흠... 관련 기술이 있던가.”

시스템에게 질문하니 하나의 기술을 눈앞에 띄워주었다.

천리안(초급) : 사용자의 시야를 확장시켜 1km 바깥의 물체를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볼 수 있습니다.(숙련도 0%)

“천리안이라. 나쁘지 않군. 1km라고는 해도 어쨌든 맨눈으로 보는 것 보다야 낫겠지.”

준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경험치를 20투자하여 기술을 익혔다. 펠로우쉽의 숫자는 지금도 늘어나고 있었고, 각 펠로우쉽들의 경험이 쌓이며 그동안 없었던 기술들도 많이 열리고 있었기 때문에 기술 보유량은 하루하루가 다르게 늘어가고 있었다.

준은 천리안을 이용해 다시한번 적진을 살폈다. 그러자 마치 망원경을 이용하는 것처럼 시야가 쭉 당겨지며 밴디트들의 움직임을 볼 수 있었다.

놈들은 꽤나 당황하는 듯 움직임이 분주했다. 당연히 터져야할 폭탄이 터지지 않았으니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느라 정신이 없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상당수의 밴디트는 여전히 이쪽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었다. 의외로 소총을 가진이들의 수가 절반가까이 되었다. 군인들에게서 노획한 것이라고 하기에는 좀 지나치게 많은 수였다.

‘배신자가 있는 건 확실해. 그게 누구냐가 문제지.’

군대라는 조직은 생각보다 부패하기 쉽다. 그것이 국가에서 관리하는 곳이든, 아니면 사기업이든 관계없이 고위직으로 오를수록 경직된 내부문화로 인해 서로의 부정을 눈감아주기 쉬운 형태로 발전하는 것이다. 때문에 준은 단순히 군내부의 누군가가 결정체를 받고 그들에게 총을 팔아넘기고 있다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총기가 많아. 어느정도의 피해는 감수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하는 수 없지. 자기 몸은 알아서 챙기는 수밖에.”

-적들은 화기로 무장하고 있다. 지급된 갑옷을 다시한번 확인하고 체력이 30퍼센트 이하로 떨어지면 가급적 후방으로 빠져 목숨을 보전하도록.

준이 펠로우쉽 통신을 통해 모두에게 공지했다.

꿀꺽.

누군가가 침을 삼켰다. 모두가 전투가 곧 시작될 것임을 직감하고 있었다. 언덕 위에서 준은 대흉근과 골렘 1,2,3호를 불러내었다.

쿵. 쿵. 쿵. 쿵.

날렵한 형태의 대흉근과, 6미터에 이르는 1,2,3호의 위용은 저 멀리에 있는 밴디트들에게도 충분히 압박감을 줄 것이다.

준은 골렘들을 전진시키며 펠로우쉽에게도 속도를 맞추어 진군을 명했다. 세파트 고원, 그중에서도 저들의 집결지는 인위적으로 만든 참호외에는 몸을 엄폐할 곳이 없었다. 때문에 기습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으니 오히려 전투양상은 단순해 질 수 있었다.

저 방어선을 뚫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였다.

============================ 작품 후기 ============================

즐거운 하루 되세여!

으와우! 졸린다! 나는 자러간다! 아이유 나오는 꿈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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