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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델타-170화 (17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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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파트 점령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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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준은 시미를 한동안 데리고 다니기로 했다. 심심할까봐 둘이 붙여 놓은 것이었는데, 이러다간 사고가 터져도 이상할 것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미 입장에서는 자유롭게 돌아다니다가 행동의 제한을 받게 되니 불편하기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시기의 청소년은 보호가 필요했다.

“한동안 갑갑하더라도 참아. 하는 걸 봐서 풀어주거나 할테니까.”

“안 갑갑한데요?”

시미는 준의 어깨위에 앉아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투였다.

“마음대로 못 돌아다닐텐데?”

“준이 가는데는 따라갈 수 있잖아요.”

“내가 가는 곳이 딱히 재미있는 것도 아니고. 회의실에서 아저씨들 상대하는 일인데 재미있을 것이 있나?”

“검둥이도 재미없어요.”

“...검둥이가 들으면 서운하겠다.”

준은 집을 지키고 있을 검둥이를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호기심이 많은 시미에 비해서 검둥이는 대체로 일이 없을 때는 집에서 늘어져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 녀석이 돌아다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시미가 끌고 다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검둥이는 너무 게을러요. 공부도 안하고.”

“공부안하는 건 너도 마찬가지잖아.”

“메롱. 시미는 외도걸랑요. 안 해도 상관없거든요.”

“너 의외로 자기 자신에 대해서 상당히 잘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

“40살 쯤 되면 자아정체성은 확립될 시기라고 생각해요.”

“오오. 말 잘했다. 그런 녀석이 왜 그렇게 발정난 것처럼 하고 돌아다니는 거냐?”

“발정이라니... 너무해요.”

“아. 미안하다.”

준은 재빨리 사과를 했다. 아무리 그래도 여자아이에게 할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시미가 뺨을 발그레하게 물들이며 입을 열었다.

“그보다는 수분기라고 해주세요.”

“...그거나 그거나.”

준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그렇게 시미를 어떻게 해야 조신한 아이로 기를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준은 막사를 점검했다. 아무래도 급조한 건물들이다 보니 문제가 없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헌데 생각외로 건물들은 상당히 잘 지어져 있었다. 마감도 훌륭했고, 젖은 나무를 사용한 경우도 있었는데, 그런 재료의 문제점도 싹 사라져있는 상태였다. 경험치를 먹은 만큼 제 기능은 확실히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보다 특수효과는 어떻게 되려나...”

준은 이 커다란 막사에 달려있는 특수효과를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대형 막사(B급)

천명 단위의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막사입니다. 동일 수의 사람들을 먹일 수 있는 식당과, 작은 강당도 딸려 있습니다. B급 이상에서는 특수효과가 발효됩니다.

특수효과 ; 건물에서 휴식할 경우 체력이 빠르게 회복됩니다.

지금까지는 전투가 없었기 때문에 그 효능을 확인할 길이 없었다. 하지만 방금 전 준이 보았던 결투처럼 몇몇은 체력을 절반 정도 깎아 먹은 채 자신의 방에서 쉬고 있었다.

준은 그들을 찾아 가 볼 생각이었다. 1중대 건물 안에서 방금 결투를 벌이고 부상을 입은 채 쉬고 있는 흑인을 찾았다. 몇명에게 물어 근처 의료실에서 쉬고있는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의료실이라고는 해도 별달리 의약품이 있거나 한 것은 아니었고, 그저 개인용 침실이 십수 개 정도 있을 뿐이었다. 어차피 펠로우쉽은 가만히 있기만 해도 체력이 회복되기 때문에 의약품은 딱히 필요 없었다.

“누구야?”

그는 심기가 불편한 듯 첫마디부터 공격적이었다. 싸울 때는 몰랐는데 가까이서 보니 의외로 키가 작았다. 준은 셀럼의 장대한 덩치를 떠올리며 그를 향해 입을 열었다.

“준 알스버그. 그쪽 이름은?”

“음? 델타의 주인인가?”

“그런셈이지. 이름을 물어봤던 것 같은데.”

“아. 난 톰슨이라고 한다. 기분나빴다면 미안해. 방금전에 좋지 않은 일이 있어서.”

“아. 그 싸움이라면 봤다. 시원하게 지던데.”

“끙. 약올리려고 온거면 가. 아무리 주인장이라도 예의차리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까.”

“별로 그런 걸 바라지는 않아. 그냥 물어볼 것이 있어서 온 것 뿐이니까.”

“뭔데?”

그는 귀찮다는 듯 입을 열었다. 대답해 줄 테니 어서 꺼지라는 듯한 태도였다. 막스가 자신을 처음 봤을 때 이런 기분이었을까 싶다.

‘하긴 난 그보다 더했겠지.’

“체력회복 속도는 어때?”

“음? 그런 걸 물어보러 온 건가?”

“설마 네게 개인적인 관심이라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겠지?”

“그런 불쾌한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걸 보니, 주인장 성격이 나쁘다는 것도 어느정도 신빙성이 있는 말이었구만.”

“말로는 어디 가서 지지 않는다는 소리 안 들어?”

“그게 내 장점이지.”

톰슨은 어깨를 추켜올리며 입을 열었다. 재미있는 녀석이라고 생각하며 준은 입을 열었다.

“그래서 대답은?”

“흠...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정도? 그런 걸 왜 묻는 거야?”

“아. 이 건물 안에 있으면 체력 회복 속도가 빨라지거든. 그래서 체감이 될 정도인가 싶어서.”

“듣고보니 그런 것 같기도... 방금전에 들어왔는데 벌써 체력이 60퍼센트까지 찬 걸 보면 앞으로 두 시간 정도면 회복될 것 같은데.”

“정확한 수치를 알 수 있겠나?”

“잠시만 기다려. 체력회복 수치를 확인해야 하니까.”

준이 잠시 기다리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회복률 상승치는 대략 10퍼센트 정도인 것 같군.”

“흠... 그 정도라면 쓸만하려나.”

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기본 체력회복 수치는 퍼센트가 아니라 일정수치만큼 회복되는 방식이었다. 때문에 퍼센트로 회복을 할 수있는 기술이나 특수효과는 매우 중요했다.

준의 경우만 보아도 건강과 재생기술까지 합해, 시간당 5400의 회복률을 보였다. 그 정도면 두시간 반이면 완전히 체력을 회복할 수 있을 정도였다.

거기다가 건물자체가 가진 회복력을 더하면 그 시간이 두 시간 십 분정도 까지 당겨질 수 있었다.

“고맙군. 수고해.”

준은 그렇게 말하고 돌아섰다. 어차피 알아낼 것은 그것뿐이었으니 더 이상 대화를 나눌 필요는 없었다.

“그냥 가는 거냐?”

“뭐?”

“아니... 뭐. 그냥. 나름 정보를 제공했는데 뭔가 작은 보답이라도 바라는 건 아니고.”

“센척할거면 센척만 하던지.”

준이 피식 웃자 톰슨의 검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에이 씨. 안줄거면 꺼져.”

“선물이다.”

준은 인벤토리에서 꺼낸 소총을 건네 주었다.

“이건 뭐야? 누구 인생 망칠일 있어?”

그는 깜짝 놀라며 다시 준에게 총을 내밀었다.

“어차피 밴디트와 싸울 때 써야할 일이 있을거야. 니들 건 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까. 그리고 놈들을 처리하고 나면 노획한 소총을 어차피 나눠 줄 건데 그전에 연습사격이라도 해두라고.”

“정말 괜찮을까? 나 잡혀가는 거 아니야?”

“지금 상황에서 누가 어떻게 잡아갈 수 있겠어?”

불릿타임은 밴디트들 상대하느라 정신이 없는 상황이었고, 관리소는 아예 준과 손을 잡은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펠로우쉽 군단에서 총기를 사용한들 뭐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은 없었다.

“그건 그렇긴 한데... 만약 전쟁이 끝난 후에 문제가 될 수도 있잖아.”

“이자식 첫인상과 달리 엄청 겁쟁이로구만.”

“농담아니야. 나도 총기관리법때문에 여기에 들어왔다고.”

“총기관리법위반이라니. 갱단이라도 있었던거냐?”

“다 옛날 일이지. 지금은 손 씻었어.”

그는 과거를 회상하듯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준이 코웃음을 치며 입을 열었다.

“어차피 나가면 또 할 거면서.”

“그건 그때가서.”

“어쨌든 가지고 있어. 총알은 더이상 보급이 안되니까 적당히 사용하고.”

준은 그렇게 말하고 의료실을 빠져나왔다. 가지고 있던 총기는 예전에 미래연구소에서 획득한 노획물이었다. 그외에도 플라즈마 수류탄도 가지고 있었지만 그건 일단 나중에 사용하기로 했다.

정찰을 나간 초비연이 돌아오기 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었기에 그 사이 준은 밴디트와의 싸움을 대비하기 위한 준비에 매진했다.

밴디트들이 펠로우쉽에 비해 가지는 이점은 몇가지가 있었다.

그중 첫번째는 바로 결정체 폭탄이었다. 어디서 공급받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지간한 플라즈마 수류탄에 비해 훨씬 더 강력한 폭발력을 가진 그 물건은 펠로우쉽의 헌터들에게 실질적으로 가장 위협적인 무기였다.

‘밴디트들도 헌터이긴 마찬가지니 최소 백미터 이상은 던질 수 있다고 가정해야 해.’

오로지 근력의 힘으로 던진다고 할지라도 그 정도의 거리가 나온다. 녀석들이 멀리 일렬로 서서 접근하는 펠로우쉽을 향해 폭탄을 던지는 생각을 하니 그 자체만으로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폭탄이 무한하지는 않았다. 실제로 준이 밴디트들의 도시를 습격할때를 보면, 한 도시에 기껏해야 십여 개 안팍의 폭탄이 있을 뿐이었다. 생산량도 한정적이고, 실제로 가지고 있는 이들도 그리 많지 않았다. 게다가 준이 계속해서 밴디트들의 결정체를 빨아들이고 있었기 때문에 생산량도 많이 줄었을 거라고 판단되었다.

그래도 녀석들이 언제든지 이쪽의 진영을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는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굉장한 위협이었다. 준도 그 부분만큼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라면 직격만 당하지 않으면 죽지는 않을 거라는 정도였다. 펠로우쉽 광풍으로 인해 5레벨을 넘은 이들이 상당히 많았고, 체력의 상승덕분에 폭발의 영향권 하에서도 어지간해서 즉사는 면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바로 총기의 사용에 있었다. 헬기나 전차 같은 경우는 이미 대비책을 세워두고 있었다. 레일건의 사거리와 관통력은 병기들을 무력화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에 큰 걱정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총기에 대한 방어는 미진한 상태였다. 대흉근과 골렘들이 적진을 무너뜨리며 전진한다 하더라도 모든 적들을 골렘만으로 처리할 수는 없었다.

때문에 총기에 피격당하는 이들은 나올 것이고, 앞서 언급했던 결정체 폭탄과 맞물리게 되면 피해가 누적되어 사망하는 자도 심심찮게 나올 수 있었다.

세 번째는 병력의 수였다. 단순 계산으로 3천이 넘는 적과 1천의 펠로우쉽은 세 배 가량의 차이가 났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밴디트들과 펠로우쉽 간의 능력차이가 압도적으로 펠로우쉽 쪽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승한 레벨로 인해 얻은 스탯과 체력으로 중급헌터가 된 이들의 수 만해도 수백명이었고, 그에 달하지 못하더라도 조만간 중급으로 올라설 수 있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결국 문제는 적은 수의 병력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부분이었다.

준은 첫번째와 두번째 문제를 다소 간단할 수도 있는 방법으로 해결하려 했다. 그것은 다름아닌 ‘갑옷’의 사용이었다.

그것은 이미 준이 레이크시티에 있기 전부터 구상하고 있던 것으로, 이미 밥에 의해 전 알카트뢰즈의 상점에 있는 재고물량을 상당히 끌어모은 상태였다.

메인 탱커를 위한 A급 갑옷은 상당히 비싼 물건이었기 때문에 대부분은 싸구려 텅스텐 합금강에 불과했지만 그것만으로도 소총의 관통력을 상당히 저지시킬 수 있었고, 폭발의 영향력에서도 방어를 가능케 했다. 실전에서 사용해보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상당한 수치의 피해감소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세 번째, 병력운용의 문제는 생각보다 간단히 해결 할 수 있었다.

펠로우쉽군단 전체에 ‘파티시스템’을 적용해버린 것이다. 최대 열 명만이 가입할 수 있는 파티시스템은 중복가입이 가능했다.

준은 그것을 이용해 각 장급들을 연결하는 파티 채널을 만들었다. 그렇게 해서 막스는 빠르게 중대장들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고, 중대장들은 소대장들에게, 소대장들은 분대장들에게, 분대장들은 자신이 담당하는 아홉 명의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었다.

이렇게 일원화된 명령체계를 갖춤으로서 펠로우쉽 군단은 그어떤 부대보다도 빠른 명령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다음편 업로드 시간은 아침 10시쯤 될 것 같아요.

그거보다 빨리 올릴 수 있으면 올릴텐데 과연 그럴 수 있을지.

전편에 파워추천 해주신 분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너무 기뻐서 하루종일 춤추다가 그만 연재가 늦어버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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