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로젝트 델타-169화 (169/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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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 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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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도 가볍게 식사를 마치고, 작전회의를 위해 회의실로 향했다. 회의실은 막사 한 가운데에 마련되어 있었다. 그곳에는 이미 막스와 바스라, 그리고 2,3중대의 중대장인 황위안과 쿨렙이 와 있었다.

현재 펠로우쉽 원정대의 총 대장은 준이 맡고 있었고, 실제적으로 병력을 지휘하는 것은 막스 레벤톤이었다. 그 아래 1,2,3 중대장을 차례로 바스라, 황위안, 쿨렙이 맡고 있었다. 황위안은 중국계, 쿨렙은 북유럽 계통의 외모를 하고 있었고, 황위안은 6레벨, 쿨렙은 5레벨이었다. 바스라도 현재는 5레벨을 유지하고 있었다.

실제로 5레벨과 6레벨은 그다지 큰 차이가 없었다. 스탯 조차도 초기 수치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어느쪽이 우위라고 말할 수 없었고, 그나마도 훈련의 의해 늘어나거나 줄어들 수 있었다. 결국 기술의 효과와 능숙도에 의해서 차이가 나는 것인데 서로 대결을 해보지 않은 이상 확인해 볼 수 없는 부분이었다.

“적들의 근거지는 현재 위치로 부터 약 10킬로미터 지점에 위치하고 있어. 아마도 우리가 이곳에 도착한 시점에서 저들도 우리의 존재를 눈치채고 있을 확률이 높지. 수가 많은 만큼 기습도 어렵고 몸을 숨기거나 엄폐를 할 수 있는 지형도 아니니 결국 정면대결로 가는 수밖에 없어.”

“무턱대고 쳐들어가는 건 조금 위험하지 않을까?”

바스라가 입을 열었다. 준도 그 의견에는 동의하는 편이었다.

“일단은 정찰을 좀 해볼 생각이야. 위성정찰은 간섭때분에 불가능하니 결국 눈으로 하는 수밖에 없겠지. 발이 빠른 사람이 있으면 추천을 좀 해주었으면 좋겠는데.”

“우리쪽에 한 명 있다. 초비연이라고 경공의 달인이지.”

“흠. 혹시 풍운보를 사용하는 녀석이야?”

“알고 있다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군.”

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풍운보는 매크로 3번 기술에도 섞여있는 기술로, 순간 가속력은 떨어지지만 일단 속도가 붙으면 적은 마나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다. 준은 그 기술을 점멸과, 가속 이후에 연계해서 초반의 느린 속도를 보정하여 사용하고 있었다.

“좋아. 그러면 정찰은 그 친구에게 맡기도록 하고. 그동안 사주경계는 확실하게 부탁하지.”

잠시나마 자신이 정찰을 할까 하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만에 하나의 위험을 생각하면 자신이 움직이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로잡히거나 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건 가능성이 높지 않고 그보다 더 문제인 것은 자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 기습을 당하는 경우였다.

펠로우쉽 군단에서 가장 강력한 무력을 보유한 자신이 빠진다면 화기를 지닌 밴디트를 상대로는 거의 승산이 없다고 봐야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나머지는 정찰이 된 이후에 논의하도록 하지.”

전술회의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난 준은 막사의 앞마당에서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을 보고 그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사람들은 서로 소리를 지르고 무언가에 환호하고 있었다.

“뭐하는 거지?”

모여있는 사람들 중에서 낯익은 인물을 발견한 준은 그에게 다가가 입을 열었다. 나하라 재건작업을 할 때 안면을 익혀둔 사람 중 하나로 존이라는 이름이었던 것으로 기억했다.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 열심히 작업을 했던 것이 좋은 인상으로 남아 있었다.

“아. 준이군. 별거 아니야. 가벼운 시비가 붙었는 데 진검승부로 잘잘못을 가리기로 한거지.”

“흠... 벌써부터 같은 편끼리 내분이 일어나고 있는 건 아니겠지?”

“그냥 가벼운 기싸움이야. 저쪽 대머리 친구는 2중대. 그리고 이쪽의 흑인 친구가 1중대 녀석인데 지나가다가 서로 어깨를 부딪친 모양이더라고. 그뒤론 뭐...”

“자존심 싸움인건가?”

“그런 셈이지. 굳이 말리지는 않아도 될 것 같은데.”

존은 어깨를 으쓱하며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준이 책임자 역할을 하고 있다보니 혹시라도 끼어들어 일을 키우지 않을까 걱정된 것이다.

“이 재미있는 구경거리를 왜 말려.”

준은 흥미롭다는 듯 사람들 사이에 끼어 싸움을 지켜보았다. 어차피 펠로우쉽 끼리는 공격불가 옵션이 걸려 있어 서로를 죽이는 것이 불가능했다. 원래라면 체력을 깎는 것조차도 허용되지 않았지만, 현재는 준이 50퍼센트까지는 떨어뜨릴 수 있게 조정해 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얼마든지 서로를 공격할 수 있었다.

차앙! 캉!

두 사람 모두 검을 쓰는지 양쪽에서 햇빛을 반사하며 현란한 검놀림을 보여주고 있었다. 사실상 룰이 없는 싸움이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서로의 급소만을 노리며 필사적으로 공격을 감행하고 있었다. 서로를 죽일 수 없는 싸움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보는 사람의 가슴이 서늘해 질정도로 피튀기는 싸움이 이어졌다.

결국 싸움은 2중대에 속한 대머리 사내의 승리로 결정되었다. 상대쪽에서 먼저 50퍼센트까지 체력이 떨어져 패배를 선언한 것이다. 여기서 참지 못하고 계속해서 싸움이 이어질 수도 있었겠지만 그러기엔 지켜보는 갤러리가 너무 많았다.

“후우. 장난 아닌데. 언제부터 이런 일이 있었던 거야?”

“레이크시티로 모이면서 부터지. 그전에는 서로 공격이 안되었었는데 어느순간부터 절반까지는 피가 깎이더라고. 네가 조정한거아냐?”

“원래 이런 용도로 쓰려고 한건 아닌데. 생각보다 재미있는 걸 봤군.”

“재미있기도 하지만, 스트레스 해소용으로도 딱이지. 나도 가끔 심심할때면 아무나 잡아서 결투를 벌이기도 하거든.”

“전투 하루 전에는 결투금지령이라도 내려야겠네. 체력이 빠진 상태로 밴디트들이랑 싸웠다가는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그렇지. 어쨌든 소감은 어때?”

“솔직히 말하면 이렇게 까지 치열한 싸움은 본적이 없어. 보통의 격투기는 최소한의 룰은 갖추고 하니까. 이렇게 까지 서로를 죽일 듯이 싸우는 걸 본건 처음이야.”

“이게 다 네 덕분이지. 사실 이곳의 헌터들은 대부분 엄청난 욕구불만에 쌓여있으니까. 헌데 네가 나타난 이후로 각종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보니까 오히려 범죄율도 많이 줄어든 상태야.”

“의도했던 건 아니야.”

준은 머쓱하게 웃었다. 델타폰도 원래는 통신목적으로 홍보할 계획이었던 것이 야동플레이어가 된 것이다. 그 덕에 엄청난 속도로 보급된 델타폰은 이제는 알카트뢰즈의 수형자들에게 떼어놓을 수 없는 핵심 기기로 사용되고 있었다. 각종 영화, TV, 음악, 도서 등을 재생하는 것을 넘어 이제는 온갖 물품들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상점의 역할도 하고 있었다.

거기다가 시미를 덮치는 놈들을 응징하기 위해 조정했던 공격불가 옵션이 펠로우쉽 끼리 서로 결투를 빙자한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은 나름 고무적인 일이었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결투는 실력의 상승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다.

“나중에 토너먼트를 여는 것도 생각해 봐야겠군.”

“좋은 생각이야. 이왕이면 상금도 크게 걸어야지.”

“결정체 100개 정도면 되려나?”

“에이. 수만개 정도는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있던데. 좀 더 쓰시지?”

“뭐. 1000개 정도는 쓰지.”

실제로는 제임스로부터 10만개가 넘는 결정체를 받았지만, 그걸 굳이 말할 필요는 없었다.

“오오. 그러면 상당히 열기가 뜨거울 것 같은데.”

“대신 저작권은 내가 갖는 걸로.”

“크크. 아예 매니지먼트를 차리지 그래? 새로운 격투기 대회의 주최자로 나서면 그쪽도 꽤나 돈이 될텐데.”

“만약에 하게 된다면 난 1회만 개최하고 빠질거야. 그런 골치아픈 일은 더 잘하는 녀석들에게 맡겨야지.”

준은 적당히 판만 깔아줄 생각이었다. 돈도 좋지만, 준 역시 이런 놀이는 그 자체로도 즐기는 편이었으니까.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쪽에 맡기는 것이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집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데 어디선가 익숙한 소리가 들려왔다.

크르릉! 컹!

검둥이가 짖는 소리였다. 아무래도 트러블이 생긴 것 같아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보니 준의 집앞에 몇 명이나 되는 헌터들이 쓰러져 바닥을 기고 있었다.

검둥이는 쓰러져서 바닥을 기고 있는 자들의 어깨를 앞발로 누르고는 늠름한 표정으로 주변을 훑어보고 있었다. 상황을 보아하니 준이 구입한 10리터짜리 물통 속에서 놀고 있던 시미를 신기하다는 듯 만져보려다가 검둥이에게 당한 상황인 것 같았다.

개에게 당한 것이 자존심 상하는지, 그들은 눈치를 살피다가 슬슬 물러갔다. 준을 알아본 이들이 개중에 있었던 모양이었다.

“바깥에서 뭐하는 거야?”

“심심해서 사람들 구경하고 있었어요.”

물속에서 머리를 끄집어 낸 시미가 입을 열었다.

“내가 보기엔 사람들이 널 구경하고 있었던 거 같은데? 하라는 숙제는 다 했어?”

“헤헤. 오늘은 쉬는 날.”

“누구 맘대로.”

준은 시미를 집어들고는 집안으로 들어갔다. 검둥이는 집밖이 좋은지 문앞에서 앉아 목덜미를 벅벅 긁었다. 종종 지나가는 이들을 향해 큰소리로 짖기도 했는데,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것에 재미를 들인 모양이었다.

최근 준은 가능하면 시미와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애쓰고 있었다. 너무 검둥이에게만 맡겨 두었더니 가정교육에 문제가 생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정신연령은 사춘기 소녀 정도에 멈춰있는데, 거기다가 변태기질이 다분한 검둥이를 붙여놓으니 죽이 잘 맞는 것을 넘어 안좋은 쪽으로 물들고 있었다.

“자. 이걸 읽고 풀어봐.”

“이거 뭐에요?”

“슈바르츠실트 반지름 계산식.”

“뭐 어쩌라고요.”

“헉. 벌써 반항기에 접어든건가?”

“바보 주인님아. 이런 건 대학에서 배우거든요?”

사실 문제는 준에게도 있었다. 검둥이뿐만 아니라 그도 정상적인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것이다. 준에게 이런 문제는 덧셈뺄셈 만큼이나 쉬운 것이었으니까.

그는 그제서야 자신의 실책을 깨닫고는 고심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을 하려니 당최 어떻게 해야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 책을 읽어줄게.”

고심 끝에 나름의 해결책을 찾아낸 준은 스마트 패널에서 전래동화를 띄워 시미를 무릎에 앉히고는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이러고 보니 정말로 딸같이 느껴져서 준은 집중해서 책을 읽었다.

“그 뒤 호랑이는 산삼을 찾아 돌아다녔어요. 산삼을 찾아서 어머님께 갖다 드려야지. 어흥! 결국 호랑이는 산삼을 찾아 어머니에게 드릴 수 있었어요. 산삼을 뿌리 채 푹 고아먹은 덕택에 어머니 병은 점점 나아졌지요.”

헌데 점점 시미가 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준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그 모습이 심상치가 않아 준이 의아한 듯 입을 열었다.

“왜그러는 거야?”

“시미는 무서운 이야기 싫어해요.”

“무서운 이야기라니 여기의 뭐가...?”

준이 읽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전래동화였다. 세계 각국의 민담과 설화를 엮어 만든 책으로 수십년째 어린이 권장도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스테디셀러 중의 스테디셀러였다.

“산삼이 결국 호랑이에게 잡혀서 뜨거운 물속에서 비명횡사를 했잖아요.”

“아... 이야기가 그렇게 되는 건가.”

준은 머리를 긁적였다. 어떻게 보면 시미는 산삼의 사촌쯤 되는 존재였다. 땅속에서 오래살고, 몸에 좋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이 많았다.

“아는 산삼이라도 있어?”

“있을리 없잖아요! 무엇보다 그런 저급한 거하고 같이 엮지 말아주세요!”

“저급하다니. 산삼이 얼마나 비싼데.”

“제가 훨씬 더 비싸거든요? 몸에도 백배는 좋아요.”

“뭐야? 잡아먹으라는 거야?”

“먹을거에요?”

“크아아!”

준은 시미를 입에 집어넣는 시늉을 하며 다리를 살짝 물었다. 그러자 돌연 시미가 얼굴을 붉히고는 몸을 비비적 대며 입을 열었다.

“아잉. 낮에는 싫어요...”

준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더니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문밖을 향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검둥아.”

-네. 형님.

“머리박아라.”

-네. 형님.

문을 열고 후다닥 뛰어들어온 검둥이는 그대로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준은 한숨을 쉬며 그녀를 물컵에 퐁당 던져넣었다. 아무래도 이 에로식물과 동물을 어떻게든 해야 할 것 같았다.

============================ 작품 후기 ============================

투척!

연참은 뭐다? 추천!

oh!              oh!

파 워 추 천

oh!              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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