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로젝트 델타-161화 (16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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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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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아아아!

또다시 헬파이어 미사일이 날아들었다. 이번에는 훨씬 더 근거리에서 쏘아진 만큼 미처 준이 대비할 시간도 없었다.

“빌어먹을! 밴디트 주제에 헬기라니!”

헌터들은 총화기를 가지고 다니는 것 조차도 중범죄로 여겨지며 무거운 처벌을 받는다. 헌데 밴디트 따위가 공격헬기를 가지고 다니면서 미사일을 쏘아대니 준으로서는 미치고 팔짝 뛸 상황이었다.

콰아아앙! 쾅! 쾅!

또다시 여덟발의 미사일이 골렘들에게 명중했다. 준은 폭발 순간, 관성제어를 펼쳐 폭발의 권역에서 일시적이나마 벗어났다. 모든 폭발력을 감쇄시킬 수는 없었지만 골렘들이 대부분을 몸으로 막아주고 있었기 때문에 큰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이런 상태에서는 골렘들에게 피해가 누적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저 공격헬기에 달려있는 기관총은 소총과는 차원이 다른 파괴력을 지니고 있었다. 아무리 단단하기 그지없는 골렘이라도 연속적으로 피격을 당하게 되면 체력이 소모될 수밖에 없었다.

투투투-

두 대의 헬기는 어느새 준과 골렘의 지근거리까지 도착해 호버링 하며 이쪽을 향해 기관총을 예열하기 시작했다.

“이대로는 안되겠군.”

공중에 떠 있는 헬기는 골렘들이 공격하기 너무 높았고, 매크로샤워를 시전하기에는 또 멀었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당장 떠오르는 묘책은 없었다. 일단은 뭐라도 해야한다는 생각에 준은 인벤토리에서 니들리스 스피어를 꺼내어 골렘들에게 넘겨주었다.

“최대한 가까이 접근해서 날려버려!”

니들리스 스피어는 본래 투창으로 제작된 도구는 아니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해봐야 했다.

쿵! 쿵! 쿵!

준의 명령에 따라 네 마리의 골렘이 헬기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준도 그 뒤를 따르며 언제든지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준비를 하고 있었다.

‘좀 더 가까이 다가가야 매크로 샤워를 사용할 수 있어.’

준이 배운 단일 마법중에서는 가장 사거리가 긴 것이 ‘크리스탈 애로우’라는 마법이었는데, 대략 50미터 가량을 날릴 수 있었다.

하지만 초급의 크리스탈 애로우로는 헬기의 장갑에 손상을 주기 어려웠기 때문에 가능한한 크리스탈 애로우의 사거리인 30미터 안쪽으로 접근해야 했다.

그리고 헬기가 떠 있는 높이는 약 20미터 정도. 결국 헬기가 호버링 하고 있는 위치까지 가지 않으면 매크로샤워를 사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위이잉!

투타타타타!

헬기의 기관총열이 맹렬히 회전하기 시작하더니 곧이어 기관총탄을 소나기처럼 퍼붓기 시작했다.

팅! 티티팅! 피잉!

“큿!”

골렘의 몸에 튕긴 기관총탄 하나가 준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갔다. 살짝 스쳤음에도 불구하고 순간적으로 체력이 200가까이 날아가는 것을 확인한 준이 대흉근의 뒤로 더욱 가까이 붙었다. 남은 체력이 대략 2000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에 재수없게 정면으로 맞았다간 한방에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관총에 의해 대흉근의 체력이 100 감소합니다.

-기관총에 의해 골렘 1호의 체력이 150 감소합니다.

-기관총에 의해...

다행히 골렘들은 기관총탄에는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기본적인 방어력 자체가 높다보니 쏟아지는 탄환세례에도 어느정도 버틸 수 있는 것이다.

“컹!”

-기관총에 의해 검둥이의 체력이 1700 감소합니다.

-기관총에 의해 검동이의 체력이 2100 감소합니다.

하지만 검둥이는 그렇지 못했다. 거대화 한 채 준을 따라 달리던 녀석의 몸은 기관총의 화망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소총도 튕겨내는 녀석의 가죽이 관통되며 순식간에 1만이 넘는 피해를 입었다.

-뒤로 물러나 있어. 저 녀석은 내가 상대할테니까.

-형님이 더 위험합니다. 한 방이라도 제대로 맞으면 죽을 수도 있어요!

-그거야 정타로 맞았을 때나 그렇지. 관성제어를 사용하면 기관총탄 정도는 빗겨낼 수 있어.

정면으로 탄환을 되돌리는 것은 어려워도 살짝 궤적을 비트는 것 정도는 그리 큰 마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EX필드가 남아 있다면 이런 걱정을 할 필요도 없었겠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으로선 관성제어에 목숨을 걸 수밖에 없었다.

-그냥 도망칩시다.

-헬기에게서? 그건 불가능해.

검둥이도 준이 걱정되는지 도망치자는 의견을 냈지만 준은 고개를 저었다. 숨을 곳도 없는 이런 황무지에서 헬기로부터 도망치는 것은 불가능했다. 일단 저것들이 나타난 이상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저 두 대의 헬기를 박살내는 것만이 유일한 탈출구였다.

타타타타!

쿵! 쿵! 쿵!

골렘들이 지축을 뒤흔들며 달려들고, 헬기는 거기에 기관총탄을 쏟아부었다. 분당 600발을 쏟아붓는 엄청난 화력의 기관총이 대당 두 개씩 달려있다보니, 골렘들의 체력도 준의 예상보다 훨씬 빨리 떨어지고 있었다.

대흉근의 체력바를 확인해보니 어느새 30퍼센트 정도만이 남아 있었다. 그사이 모든 총탄을 쏟아부은 헬기는 호버링을 멈추고 기체를 띄워 올렸다. 현재 골렘과 헬기의 거리는 대략 50미터 까지 좁혀진 상태.

약간 거리가 있기는 했지만 이대로 헬기가 도망쳐버리면 다시 처음의 반복일 수밖에 없었다.

-지금 창을 던져!

-알았어.

대흉근과 골렘 형제들이 일제히 손에 들고 있던 창을 헬기를 향해 던졌다.

파앙!

거의 동시에 네 개의 창이 대기를 가르며 빨랫줄 같은 일직선 코스로 헬기를 향해 날아갔다. 그바람에 동체를 상승시키려던 헬기들이 황급히 방향을 바꾸어 이리저리 움직였다.

휭!

안타깝게도 네 개의 니들리스 스피어가 모두 헬기에 명중하지 못하고 허공을 스치고 지나갔다. 하지만 애초에 준이 바라는 것은 명중을 시키는 것이 아니었다. 헬기가 잠시나마 골렘들에게 시선을 빼앗겨 준의 위치를 놓치길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타탓!

준의 몸은 어느새 상승을 멈춘 헬기의 바로 아래까지 도달해 있었다. 공격헬기 두 대는 회피기동을 하느라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흩어져 있었고, 그 사이 준은 오른쪽에 있는 헬기를 향해 두손을 펼쳐 마법을 쏟아내었다.

“매크로샤워!”

파파파앙!

한 순간에 종류가 다른 수십개의 마법이 쏟아져 나갔다. 공격헬기는 기본적으로 어지간한 총탄이나 대공포까지도 버틸 수 있을 정도의 반응장갑을 장착하고 있었다. 하지만 준이 노린 것은 헬기의 몸체가 아니라 그것을 띄우고 있는 로터부분이었다.

어차피 조준도 준이 직접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에서 모든 계산을 대신 해주기 때문에 헬기의 로터부분을 맞추는 것이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이미 모든 역학계산이 끝난 상황. 그 크기만큼이나 방향전환이 느린 공격헬기는 그대로 준의 마법을 두드려 맞을 수밖에 없었다.

퍼퍼펑! 펑! 퍼펑!

각기 속도가 다른 마법들이 순차적으로 헬기의 로터부분에 명중하기 시작했다. 처음 몇 대까지는 꿈쩍도 하지 않던 헬기도 차츰 데미지가 쌓이자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로터부분이 뚝, 하고 부러지며 헬기에서 떨어져 나가며 허공을 날았다.

-형님! 왼쪽!

하지만 그 사이 준을 향해 머리를 돌린 나머지 헬기 하나가 기관총을 예열하기 시작했다. 준은 품속에 넣어두었던 물통을 꺼내고는 그대로 바닥에 쏟았다. 안에 들어있던 시미가 물을 뿜으며 입을 열었다.

촤악!

“오빠. 살살 좀.”

“시끄럽고. 교란 좀 부탁해. 거리는 충분할거야.”

시미의 정신교란의 범위는 매크로 샤워보단 약간 짧은 20미터 정도. 하지만 니들리스 스피어를 피하기 위해 회피기동을 하던 헬기는 이전보다 낮게 날고 있었다. 아슬아슬하게 사거리에 들어오는 위치였다.

“바나나맛 결정체 줄거에요?”

“몇 개든지 줄테니까. 빨리!”

“알았어요!”

재빠르게 성체화 한 시미는 이쪽을 향해 기관총을 겨누고 있는 헬기를 보며 눈을 반짝였다. 다음 순간, 엄청난 소리와 함께 기관총에서 총탄이 쏟아졌다.

준은 시미를 안고 앞으로 달렸다. 매크로 3번을 시전하자 순식간에 두 사람의 모습이 사라지며 화망에서 벗어났다.

시미의 정신교란 때문에 그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한 헬기가 순간적으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는 사이, 헬기의 지근거리까지 도달한 준은 인벤토리에서 니들리스 해머를 꺼내들고는 그대로 뛰어올랐다.

텅!

“읏차!”

헬기의 발판에 매달린 준이 몸을 두어번 흔들고는 그대로 몸을 튕겨 헬기의 옆면으로 뛰어 올랐다.

투투투투!

엄청난 로터음 때문에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안에서는 준이 헬기에 올라탄 것을 눈치챈 것인지 당황한 듯 움직임이 분주했다.

후웅-

순식간에 헬기가 엄청난 기세로 상승했다. 어떻게든 준을 떨어뜨리기 위함이었지만 이미 준은 헬기의 문을 부수고 안으로 진입한 상태였다.

안으로 들어서니 군복을 입은 두 명의 사내가 조종석에 앉아 있었다. 그중에서 보조석에 앉은 이가 준을 향해 몸을 돌리고 소총을 겨누었다.

따다당!

하지만 준은 이미 관성제어를 펼치고 있었다. 그런 준에게 총을 난사하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

피핏!

좁은 지역에서 탄환이 사방으로 튀더니 조종사의 머리를 관통하며 피를 뿌렸다. 조종사의 몸이 축 늘어지고, 순식간에 헬기는 방향을 잃고 그대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보조석의 사내가 당황하며 황급히 조종간을 붙잡았지만 그걸 내버려둘 준이 아니었다.

퍼억!

준이 니들리스 해머로 사내의 머리를 깨부수자, 결국 헬기는 다시 추락하기 시작했다.

콰앙!

추락하는 헬기에서 뛰어내린 준은 중력제어를 통해 가볍게 땅에 착지하고는 폭발하는 헬기를 보며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생각보다 긴장했던것인지 온몸이 땀에 젖어 있었다.

“헥헥.”

어느새 준의 곁에 다가온 검둥이가 준의 다리에 머리를 문지르더니 이내 몸을 뒤집고는 배를 까고 누웠다.

-개 멋있었습니다. 절 가지세요. 학학.

-오냐.

준은 녀석을 걷어차고는 방금 있었던 전투를 복기했다. 새삼 루나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나타난 헬기에도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은 어디까지나 관성제어 기술 덕분이었다. 그것이 없었다면 하늘에 떠있는 헬기를 잡을 수도, 수없이 쏟아지는 기관총탄 세례에서 살아남기도 힘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쿵. 쿵. 쿵.

그런 준의 곁으로 골렘들이 다가왔다. 녀석들의 몸은 여기저기 총알자국과 폭발의 흔적으로 가득했다. 준은 녀석들에게 결정체를 주어 회복을 도왔다. 가만히 내버려 두어도 자동적으로 회복되기는 하지만, 낯선 적을 상대하느라 고생한 녀석들에게 주는 일종의 답례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헤헤.”

시미는 준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준은 그녀에게 남아있던 노란색 결정체 중 하나를 꺼내 주고는 나머지 하나를 툴툴대며 다가오는 검둥이에게도 주었다.

“아무래도 이상하군.”

-뭐가 말입니까?

하악거리며 결정체를 핥고 있던 검둥이가 되물었다.

“헬기 말인데... 저번 작전에서 빼앗겼다고 치자고,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런데요?

“헬기조종사가 그렇게 흔한 직업은 아니잖아? 밴디트 중에 그게 가능한 녀석이 있을까?”

-그건 그렇군요. 하지만 조종사까지 같이 사로잡았다면 협박을 해서라도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럴 수도 있겠군. 어쩌면 내가 너무 예민한 것일수도...”

지금까지 밴디트들의 도시를 털면서 헬기는커녕 전차도 보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공격헬기가 나타나 미사일을 쏴대니 위화감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검둥이의 말도 틀린 것은 아니었다. 준은 일단 자세한 사정은 후에 알아보기로 하고 레이크 시티로 향했다. 헬기까지 띄운 이상 뭐가 나타나도 이상할 것은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원정은 어려운 일이었다.

============================ 작품 후기 ============================

추천 하나씩 부탁드려요.

전 이만 자러갑니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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