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로젝트 델타-149화 (149/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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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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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력에 대한 자신감에 병력을 소수로 분산하여 동시에 스무 곳이나 되는 밴디트들의 도시를 공격했다. 그러다보니 병력의 수가 적었고, 화력이 분산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개개인으로 보았을 때 압도적인 무력을 가진 밴디트들의 승리로 이어졌다는 결론이었다.

“단순히 숫자의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 동수라면 군인들이 유리한 건 당연하잖아.”

“나도 더 이상의 정보는 구할 수 없어서 자세한 것은 알지 못한다. 빨리 복귀해야하니 대화는 이정도로 하지. 물어볼게 있으면 펠로우쉽이나 델타폰으로 연락해. 최대한 아는대로 정보를 줄테니까.”

볼칸은 그렇게 말하며 도시 입구에서 대기하고 있던 공병대들을 향해 움직였다. 그들이 도착한지 일주일가량이 지났고, 나하라는 공격받기 전 보다 훨씬 더 큰 도시로 탈바꿈 되어있는 상태였다. 펍과 상점, 그리고 병원의 기능만 완벽히 복구되면 완벽히 거점도시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었다.

“그래. 시어도어 대령의 상태도 확인해보고. 아무리 연락을 해도 대답이 없네.”

“알겠다.”

볼칸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군용트럭에 몸을 실었다. 준은 그대로 펍으로 돌아갔다. 현재는 임시로 마스터가 다시 펍을 보고 있었다. 이전에 펍을 담당하던 이가 죽어버린 때문이었다.

“할 만해?”

“한동안 편하게 일을 했더니 더는 못하겠군.”

마스터는 가볍게 혀를 차며 입을 열었다. 현재 나하라에 몰린 헌터의 수는 거의 1400명에 가까웠다. 원래 나하라에 있던 400명과, 최근 한 주 사이에 몰려든 1000명이 합쳐진 결과였다. 그 많은 인간의 먹을 것을 마스터 혼자서 감당하려다 보니 이만저만 힘든 것이 아니었다. 그 때문에 헌터들 중 실력은 없고 밥은 먹고 싶은 초짜들 몇을 골라 요리를 가르치고 있었다. 당장 써먹을 수 있는 녀석들로 만들려다 보니 마스터도 예전의 성격이 나오는지 최근 주방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큰 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 덕분에 인기가 많아졌잖아.”

“귀찮을 뿐이지.”

마스터가 소리를 지르자 오히려 그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이들 중 대부분은 델타폰의 소유자였고, 공짜로 풀린 마스터쉐프챌린지를 보지 않은 이들이 없기 때문이었다.

“뭐, 나는 일단 레이크시티로 돌아갈 생각이데, 마스터는 어떻게 할 생각이지?”

“한 달 정도는 있어야 할 것 같다. 저 쓰레기들을 최소한 재활용 쓰레기 급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 정도 시간은 필요할 것 같으니.”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급한 일 있으면 바로바로 연락하고.”

“너도 당분간은 이곳에 있는 게 낫지 않을까?”

“아아. 나는 할 게 있어서.”

“밴디트들의 도시로 가려는 건 아니겠지?”

“마스터는 눈치가 너무 빠른게 문제야.”

준이 투덜거리자 마스터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내가 말린다고 해도 들을 녀석도 아니고... 뭔가 승산이 있으니까 그런 생각을 한 거겠지?”

“승산이라고 할 것까진 없고, 정보가 없으니 가서 확인하려는 것뿐이야. 중화기로 무장한 군인들이 왜 패배했는지 알지 못하면 상대할 수가 없으니까.”

사실 슬로암 같은 녀석 하나만 있어도 백 단위의 군인들은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 준은 밴디트들의 마을에 던전핵을 먹은 녀석들이 최소 하나 이상은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네가 그런 일을 할 필요가 있을까? 내가 보기엔 오지랖 같다만.”

마스터가 입을 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무모한 계획이었다. 얼마전 전투가 벌어진 밴디트들의 도시로 기어들어가 그곳에서 일어난 일을 알아보겠다는 것은, 호랑이 굴에 머리를 들이미는 것과 별 다를바 없는 행동이었다.

“나도 알아. 하지만 가만히 두고 보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잖아. 벌써 나하라에 있는 군인들 중 3분의 1이 날아간 상황이고 놈들은 더욱 날뛰기 시작할거야. 게다가 군인들이 그렇게 쉽게 졌다는 것도 이상하고.”

“그렇긴 하지.”

외도가 등장하고, 헌터가 모습을 드러낸 이후 80년간 연합정부와 헌터들은 오랫동안 갈등을 반복해왔다. 그 와중에 만 단위의 헌터들이 들고 일어선 적도 있었고, 한때 항성계 하나를 장악하고 자신들만의 독립국가를 선포하려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시도들 모두, 파견된 군인에 의해 허무하게 진압되었다. 실상 헌터들은 대 외도전투에 특화된 스페셜리스트였지, 인간을 상대로 싸우기에는 적합한 이들이 아니었다. 전략전술에 대한 기본개념도 없었고, 그저 무기를 들고 우르르 뛰어가 마구 휘두르는 것이 전부였던 것이다.

그런 이들이 몇 천, 몇 만이 되더라도 훈련받은 군인들에게는 상대가 될 수 없었다.

“그래도 당장 들어갈 건 아니야. 준비를 좀 해야지.”

“준비?”

“기술을 좀 연마할까 하고. 생존기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어?”

나하라를 떠나 레이크시티로 돌아온 준은 우선 며칠 동안 제작에만 몰두 하며 시간을 보냈다. 군대가 밴디트들의 처리에 실패한 이상, 놈들은 어디가 되었든 공격을 해올 것이다. 그것이 스토크가 될지, 카랑카가 될지, 혹은 재건한 나하라가 될지, 그도 아니면 이곳과는 먼 다른 지역이 될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었다.

때문에 델타폰을 비롯한 준의 상품의 판매가 엄청나게 늘고 있었다. 밴디트들에게 습격을 당해 빼앗기느니 차라리 가지고 있는 걸 써버리는 쪽을 선택한 것이다. 때문에 발전기의 재고는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었고 그 물량을 맞추기 위해서 제작에 매진할 수밖에 없었다.

타타탓!

아무도 없는 공터. 레이크 시티에서 집을 짓기 위해 나무를 베어낸 넓은 공간에서 준이 수련을 위해 마련된 목인형 사이에서 빠른 몸놀림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점멸 가르기!”

준의 몸이 순간적으로 사라지며 5미터가 넘는 곳에 나타나더니 엄청난 기세로 니들리스 스패너를 휘둘렀다. 하지만 그 공격은 보통의 가르기가 아니었다.

“매크로 어택!”

콰라라라!

콰지직!

강철 둔기에서 나올 수 없는 기괴한 소리와 함께 준의 앞에 있던 목인형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지며 파편을 흩날렸다. 단 일격에 수십번의 충격을 받으며 단단한 나무가 그대로 가루가 될 정도로 찢겨나간 것이다.

쿵!

준의 움직임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강하게 진각을 밟은 준은 그대로 공중제비를 돌며 강하게 바닥으로 스패너를 내리찍었다.

펑! 펑! 펑! 펑!

그러자 준이 내리친 바닥이 줄줄이 터져나가며 준의 전방으로 충격파를 터뜨렸다. 땅을 폭파 시키며 전진하던 충격파는 거의 20여미터를 앞에 있던 거대한 바위에 명중했다.

콰앙!

그러자 엄청난 소리와 함께 바위의 전면이 움푹 들어가며 깨졌다. 준은 거기서 만족하지 않고, 앉은 자세 그대로 두 손을 쭉 뻗었다.

그러자 준의 양손에서 수십 개의 구체가 순식간에 쏘아져 나가기 시작했다.

콰콰콰쾅!

그 공격에 바위가 완전히 부서지며 자욱한 먼지가 일었다. 준은 숨을 몰아쉬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공격력은 확실히 좋은데, 마나소모량이 엄청나군.”

현재 준은 펠로우쉽으로 부터 공격기술만 대략 200개 가까이 익힌 상태였다. 그것을 몇 개씩 따로 묶어 연속으로 기술을 방사하도록 만든 것이 바로 매크로 어택이라는 기술. 수십 개의 기술을 한번에 사용하는 만큼 그 위력은 엄청나게 강했지만 그만큼 마나의 소모도 컸다.

“1번은 근접 기술. 2번은 원거리 기술이고... 이동기는 3번으로 하면 되겠군.”

3번은 점멸과 축지, 헤이스트 등을 뒤섞은 것으로 초당 마나소모량이 엄청나긴 했지만 순간적으로 시속 100킬로미터가 넘는 속도를 낼 수 있었다.

그렇게 지금까지 없던 기술들을 익히고, 시전해보고, 뒤섞고, 배열하는데 일주일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단순히 기술을 묶는 것이 아니라, 각 기술간의 연계를 생각해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짜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웠던 것이다.

이것은 시스템에서도 할 수 없는 일이라 준이 직접 몸으로 부딪혀 가며 해보는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근접기술인 매크로 1번을 만들다가 골절상을 입기도 했다. 건강기술 덕에 순식간에 회복되기는 했지만, 그만큼 기술을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늦어 졌다.

준은 엉망으로 패인 바닥을 보며 대흉근을 꺼내들었다.

쿵.

“바닥 좀 밟아줘.”

-밥.

“끙... 이제 그냥은 안하겠다 그거군.”

지금까지 몇번을 부려먹었더니 대흉근이 슬슬 반항을 하기 시작했다. 결정체도 주지 않고 일을 시키는 데에 있어서 불만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준은 인벤토리에서 붉은 색 결정체 다섯 개를 꺼내어 대흉근의 손바닥 위에 올렸다.

그러자 녀석이 그것을 입에 털어넣고선 씹어먹더니 쿵쿵 거리며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그러자 곧 엉망으로 터져나간 바닥이 평평해지며 다시 처음의 공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슬슬 이 녀석들도 진화를 시켜야 할텐데.”

노란색 외도를 초록색 외도로 진화시키기 위해서는 대략 10만 정도의 경험치가 필요했다. 결정체 만개 가량이었는데, 현재 수중에 있는 결정체 숫자는 3000개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아직 레벨업을 시키기에는 부족한 양이었다.

‘던전핵을 가진 놈들 몇을 때려잡으면 될 것 같은데... 일단 천천히 생각해봐야겠군.’

만약 준이 가진 경험치를 나누어 줄 수 있었다면 금방 진화를 시킬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현재 그가 가진 경험치는 백만을 돌파한 상태였다. 이 경험치를 모두 외도들에게 투자한다면 여섯 모두를 초록색 외도로 진화시킬 수 있는 양이었다.

-시스템. 내 경험치를 펠로우쉽에 나누어 줄 수 있는 방법은 없나?

-네. 없습니다.

-단호하구만.

시스템은 이토록 깔끔하게 결론을 내린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단정적인 어조로 대답했다. 레벨업을 하면 어떻게 된다느니 하는 말이 없는 걸로 봐선 앞으로 몇레벨이 되든 불가능한 모양이었다.

아쉽지만 안되는 것을 붙잡고 있을 수는 없었다. 준은 그 생각을 머리 한쪽 구석으로 밀어넣고 다시 훈련에 돌입했다.

이미 어느정도 만들어진 기술을 반복 시행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매크로 어택을 기술로 등록하기 위해서였다.

-반복된 훈련으로 인해 새로운 기술을 얻게 되었습니다. 기술 ‘매크로 어택’을 등록하시겠습니까?

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네’를 선택했다. 일단 시스템에 등록하게 되면 복잡한 계산을 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기술을 사용하는 부담이 확실히 줄어들게 된다. 게다가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숙련도의 존재였다.

기술

매크로어택(초급) : 여러기술을 연계하여 사용합니다. 사용자는 넘버링을 통해 각 기술의 종류를 미리 정할 수 있으며 한 번 저장해둔 기술은 반복해서 사용가능합니다.(숙련도 0%)

“좋았어.”

준은 손뼉을 딱 치며 기뻐했다. 그동안 전투력에 있어서 골렘형제들에게 밀리는 감이 있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만큼 매크로 어택의 위력은 대단했다. 근접공격인 1번의 경우 정타로 맞으면 붉은색 특이외도 조차도 한방에 죽일 정도였다.

2번도 마찬가지였다. 더블애로우를 포함한 여러 원거리 마법과 기공술 등이 섞여 있는 그것의 위력은 오히려 1번에 비해 더 강력하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쿨타임이 상당히 길어, 사실상 주 딜링은 짧은 시간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는 1번 공격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래저래 펠로우쉽이 사기 같긴 하네.’

준이 얻은 능력은 매크로 어택 뿐만이 아니었다. 펠로우쉽의 기술 중에서 패시브 스킬들을 따로 모아보니 그 숫자도 상당히 많았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준은 능력치 상승 패시브 8개와, 체력 상승 패시브 2개, 마나 상승 패시브 3개, 체력 회복 패시브 하나, 마나 회복 패시브 하나를 추가로 얻을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자잘한 것들이 더 있었지만 일일이 신경쓰기 귀찮아 모두 배워버리고는 스킬창 한쪽 구석에 치워두었다.

“너무 많은 것도 골치아프군.”

현재 준이 가진 기술의 총 갯수는 대략 250개. 대부분이 전투에 관련된 스킬이었다. 그리고도 아직 배울 수 있는 스킬들이 다수 남아 있었다.

============================ 작품 후기 ============================

늦어서 죄송합니다. 전 이만 자러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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