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로젝트 델타-109화 (109/540)

0109 ----------------------------------------------

루나 미스틸테인

*

*

*

이주계획은 순조롭게 해결되었다. 일단 준이 먼저 그곳에 건물을 올리고, 나중에 상점과 펍의 인수인계를 마치고 이동하기로 했다. 현재의 상점은 밥이 새로 뽑은 직원을 두기로 하고, 펍은 그동안 마스터가 알바생으로 부렸던 헌터에게 넘기기로 했다.

이제 남은 것은 호수에 숨어살고 있는 대형물고기의 처리 문제였다. 그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 마스터가 관심을 보였다.

“물고기 형 외도라고?”

“그렇지 않아도 잡아서 매운탕을 끓이려고 했는데.”

“스튜도 괜찮다네. 소코트라산 레드와인에 푹 끓인다음 볶은 양파와 토마토, 파슬리를 넣어서 같이 구워주면 풍미가 기가막히지.”

“회를 치는 건 어때? 여기에 끌려온 온 이후로 생선회를 먹어본 기억이 없는데. 우리 애들도 회라면 사죽을 못쓴다고.”

“에이. 아무리 그래도 외도를 회치는 건 좀 아니지. 게다가 회를 좋아하는 건 그냥 그쪽 취향 아냐? 그쪽 아랍형제들은 생선회 별로 안 먹어 봤을 거 아냐. 차라리 구이는 어때? 불에 살살 구어서 속살을 뜯어 낼 때의 그 향이란...”

마스터가 입을 열자 저마다 한마디씩 하면서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입에 담았다. 식사를 끝낸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다들 입가에 침에 고였다.

“일단 어떻게 잡을지 부터 생각하자.”

준이 간단히 정리하자 다들 꿈에서 깨어난 듯 눈을 깜빡였다.

“흠. 낚시는 어때? 내가 소싯적에 한가락 했는데.”

막스가 입을 열었다. 준이 고개를 저었다.

“크기가 산만한 놈인데 어떻게 낚시를 해? 낚싯줄 같은 건 그냥 끊어버릴걸? 그리고 머리도 꽤나 좋은 놈이라 애초에 걸리지도 않을거야.”

“그럼 작살로 잡는 건 어떤가? 가장 전통적인 방법이다만.”

“그건 생각해 볼만 하겠네요. 하지만 놈이 주황색 외도다 보니 실드를 먼저 까지 않으면 잡기 힘들거에요.”

“주황색 외도? 흠... 그러면 좀 어렵겠는데?”

막스가 고개를 살짝 갸웃하더니 입을 열었다. 일단 실드를 제거 해야하는데 그정도로 타격을 입으면 물속으로 도망칠 것이 뻔했기에 단번에 실드를 뚫을 정도가 아니라면 놈을 잡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아무리 준이라 할지라도 한 번에 주황색 외도의 실드를 뚫을 자신은 없었다.

“그물은 어때? 어차피 그리 큰 호수는 아니니까 적당히 바닥을 긁으면 놈이 걸려들지 않을까?”

밥이 입을 열었다. 그나마 그것이 가장 그럴듯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준이 입을 열었다.

“외도를 가둘만한 그물이 있어?”

“흠. 사냥용으로 나온 게 있긴 한데, 물속에서 쓰려는 용도는 아니어서 그렇게 크기가 크지는 않아. 여러 개를 엮으면 될 것 같긴 한데...”

밥은 그렇게 말하면서 막스를 쳐다보았다.

“뭐? 그걸 나보고 하라는 소리야?”

“그럼 누가 하겠어? 마스터에게 시킬거야? 그것도 아니면 준에게?”

“끄응.”

“나도 좀 도울게. 아무리 그래도 어르신에게 다 시킬 수는 없지.”

“그렇지?”

막스가 화색을 띄며 입을 열었다. 준이 씨익 웃으며 말을 이었다.

“물론 시간이 좀 남는다면. 낮에는 루나의 실험을 도와야 하거든. 저녁에는 제작품을 좀 만들어야 하니까 뭐... 가끔 시간이 남을 때가 있겠지.”

“배신자 같으니... 그럼 나는 어쩌라고.”

막스가 울상을 지으며 항변했다. 하지만 준은 그의 속내를 대충은 짐작하고 있었다.

“일당 챙겨줄게. 하루에 100EP 정도 충전해주면 되지 않겠어?”

“이왕 쏘는 거 좀 더 쏴봐.”

“그거만 해도 하루에 버는 양보다 많잖아. 결정체 10개 값인데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렇다고 현금은 아니지. 어차피 너에게 다시 들어갈 돈이잖아.”

“쳇. 알았어. 그럼 하루에 150. 대신 너희 애들 전부 동원하는 걸로 해.”

“그 정도면 애들도 납득하겠지. 대신 나중에 집 지으면 좋은 자리로 줘야 하는 거 잊지 말고.”

“그건 그때 가서.”

“영 시원시원하지 못하구만.”

막스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만일 그가 정말로 불만이었다면 애초에 승낙하지도 않았을 것임을 알기에 준은 그닥 신경쓰지 않았다.

“그럼 그물을 완성하는데 며칠이나 걸릴 것 같아?”

“글쎄... 물고기 크기가 얼마나 된다고 했지?”

준의 물음에 밥이 입을 열었다.

“거의 3~4미터 정도는 될 것 같은데?”

“그런 녀석이 그런 작은 호수 속에 살고 있단 말이야? 용케도 살아있군.”

“일단은 외도니까. 딱히 음식같은 거 먹지 않아도 몸을 유지하는데는 문제없잖아.”

“그건 그렇군. 어쨌든 그 정도 크기의 외도를 잡으려면 최소한 가로 세로 20미터 길이는 되야 할 것 같은데, 그거면 지금 가지고 있는게 5미터짜리니까, 16개를 엮어야 하고... 나머지는 막스의 작업속도가 얼마냐에 달렸지.”

“일당으로 쳐준답시고 시간 질질 끌기 없다?”

“날 뭘로보고. 난 돈 받은 만큼은 확실히 일한다고. 그런 걱정일랑 하지를 마셔.”

막스는 가슴을 툭툭 치며 입을 열었다. 나름대로 믿어달라는 제스춰였던 모양인데, 고릴라가 가슴을 치는 것 같아서 웃음이 터질 뻔 했다.

다음날. 준은 다시 그 오아시스로 향했다. 가는 길에 외도가 보이면 차를 세우고 잡으면서 이동하다보니 시간이 좀 더 걸리긴 했지만 그나마 지름길을 찾아서 평소와 같은 세 시간 정도에 도착할 수 있었다.

“헌데 오늘따라 왜 말이 없어?”

준은 험비에서 내리며 루나를 향해 입을 열었다. 세 시간 동안 기묘한 침묵이 계속 유지되었던 것이다. 어제만 해도 뭔가 신이 난 듯이 입을 열던 그녀였기 때문에 준은 이상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녀는 준의 눈을 피하며 차가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뭔가 불편한 거라도 있나...? 아. 그런 거로군.’

준은 가끔 여자들이 기분이 좋지 않은 날이 있다는 사실을 들은 적이 있었다. 한 달에 한 번 며칠정도는 신경이 예민한 날이 있다고 하니 지금이 그날인 모양이었다.

‘굳이 그런 말을 입밖으로 내서 창피하게 만들 필요는 없겠지.’

준은 그렇게 생각하고 별말없이 차량을 인벤토리에 넣었다.

검둥이와 시미가 준과 루나의 뒤를 따랐다. 이미 오는 길에 외도를 스무 마리 정도 때려잡으며 왔기 때문에 굳이 외도를 더 찾아 다닐 필요는 없었다.

“후. 오늘도 조용하군.”

숲은 고요했다. 새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동물들의 울음소리나 풀벌레 소리도 없었다. 어쩌면 자신들이 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모두 숨죽이고 있는 건지도 몰랐다.

“그래도 처음에는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요.”

루나가 입을 열자, 곧바로 시미가 말을 받았다.

“겁 먹었어요.”

“응? 뭐가?”

“물고기가 화를 내고 있어서, 숲이 겁을 먹고 입을 다물고 있는 거에요.”

“흠. 오늘은 조심해야겠군.”

일단 그물이 완성되기 전에 녀석을 잡을 수 있으면 잡는 편이 나았다. 그래도 일단은 그물을 던지기 전에 힘을 빼놓기 위함이니 무리할 필요는 없었다.

준은 데이터베이스에서 녀석의 정보를 다시한번 읽어보았다.

실러스토(Sillusto)

대형 메기과의 외도. 크기는 결정도에 따라 3미터에서 10미터까지 자람. 몸에 비늘이 없고 대신 미끄러운 피부로 이루어져 있다. 물속에서의 움직임은 상상이상으로 빠르고, 방향이동도 자유롭다. 주요 공격방법은 물을 이용한 공격. 지능이 높아 어그로가 잡히지 않는다. 물속에서는 녀석을 잡을 수 없으니 반드시 물 위로 끄집어 낸 후 싸울 것을 추천.

“메기는 매운탕이 제격인데.”

실러스토는 일단 식용가능한 외도의 범주안에 들어갔다. 상당수 외도들이 몸속에 독을 품고 있는데, 녀석은 딱히 그런 것은 없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수중생물형 외도는 독이 없는 편이었다. 다행인 것이 만약 저렇게 큰 물고기가 독을 지니고 있다가 죽어버리면 그 일대지역은 재앙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었다.

투투툭-

“응?”

그때 호숫가에 있던 준의 발치로 물고기 몇 마리가 튀어나왔다. 파닥거리며 입을 뻐끔거리는 그 물고기들은 물로 돌아가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몸부림 치고 있었다.

“이게 뭐지?”

“물고기.”

시미가 입을 열었다.

“아니. 그게 아니고 왜 이 녀석이 갑자기 물 밖으로 튀어나오냐는 거지.”

“추워서?”

“아니... 너에게 물어본 내가 잘못이지.”

준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혹시모를 실러스토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호숫가에서 멀찍이 떨어져있던 루나가 입을 열었다.

“그거 먹고 떨어지라는 것 같은데요?”

“역시 그렇지? 나도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 이 메기 같은 놈. 생선주제에 심리전을 걸다니...”

준은 부들부들 떨면서 호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딱히 준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저 물 속으로 대흉근과 골렘 형제들을 들여보내는 것이 그가 할 수 있는 것의 전부였다.

그래도 이번에는 좀 더 다른 것을 준비했다.

“흉근아! 이거 가져가라!”

준은 인벤토리에서 커다란 창을 하나 꺼내서 던져주었다. 엄밀히 말하면 작살이라기 보다는 송곳을 크게 만든 것이다. 즉, 제작을 통해 만든 니들리스 시리즈 중에 하나라는 뜻이었다.

-무기?

“그거 경험치 꽤 많이 들어간거니까 가능하면 잃어버리지 말고. 그리고 너희들도 가져가.”

준은 인벤토리에서 니들리스 스피어라고 이름붙인 거대 송곳을 꺼내서 골렘 1,2,3호에게 건네주었다.

-고맙다.

“오. 이제 한 명만 말하는 구나.”

-나 기억력 좋다. 이제 나머지 말 안한다.

“좋아. 아까 말했지만 그 놈이 나타나면 일단 이걸로 찔러. 가능하면 잃어버리지는 말고, 혹시 힘들다 싶으면 바로 물밖으로 나오라고.”

준은 그렇게 당부하고는 골렘들을 모두 물속으로 보내었다. 기왕이면 빠르게 쏘아 보낼 수 있는 대형 작살 같은 게 있으면 했지만, 순수한 무기 종류는 제작으로 만들 수가 없다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쿵. 쿵. 쿵. 쿵.

골렘들은 땅을 울리며 호숫가로 걸어들어갔다. 사방 100미터 정도의 호수이기는 했지만, 실러스토 같이 커다란 물고기가 살 수 있을 만한 곳은 한정되어 있었다. 결국 녀석은 금방 골렘들의 눈에 띄게 될 것이었다.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되겠군.”

어차피 그걸로 실러스토를 잡을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비록 골렘들이 노란색 외도라고는 하지만, 물속은 실러스토의 홈그라운드였다. 골렘의 속도가 물속에서 급격하게 느려진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녀석을 잡기는 힘들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처라도 입힐 수 있으면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는 작전이었다.

“분석은 잘 되가?”

준은 작은 바위에 걸터앉고는 자신의 스마트 패널을 보고 있던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 그러자 그녀가 흠칫 놀라며 몸을 움츠렸다.

“굳이 감출 것까지야... 이상한거라도 보고 있었던 거야?”

“아, 아니. 그런게 아니라... 여기. 보세요.”

루나는 당황하며 준을 향해 스마트 패널을 내밀었다. 준은 별로 보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 굳이 보고 싶었던 건 아니고.”

“보, 보세요. 이상한 거 아니니까.”

하지만 루나는 그런 준의 태도를 더욱 오해한 듯 준에게 스마트 패널을 거의 안기듯이 떠넘겼다. 준은 하는 수 없이 보는 척이라도 하려고 스마트 패널을 집어 들었다.

“엑조틱 파동함수?”

“네. 힐베르트 공간 안의 엑조틱 에너지 밀도를 측정하기 위한 방정식이에요. 아무래도 델타의 어그로 시스템이 단순한 전파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아서 확률밀도를 계산해 보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이게 오징어잡이 배처럼 마구 전파를 뿌려대면서 외도를 유인하는 건 아니라는 뜻이지?”

“네. 일단은 양자화 된 소량의 엑조틱 에너지가 ‘점프’를 통해서 밀도 높은 엑조틱 원을 찾고, 그 이후 발견된 ‘엑조틱 원’, 그러니까 외도에게서 다시 델타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녀석들의 시선을 끄는 것은 아닐까... 일단 현재의 제 가설은 그렇지만, 확실한 건 아니에요.”

“끙. 공부 좀 다시해야겠군.”

준은 전문 분야가 아니다보니 루나의 이야기를 절반도 채 알아들을 수 없었다.

============================ 작품 후기 ============================

하하하하하하ㅏ새벽두시에하수구가카카카카카카카

온세상엫ㅎㅎㅎㅎㅎ똥잏ㅎㅋㅋㅋㅋㅋ가득햌ㅋㅋㅋㅋㅋㅋ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