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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델타-88화 (88/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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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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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가끔씩 사냥경험이 거의 없는 녀석들을 한두 명씩 끼워서 데리고 다니는 모양이기는 했다. 순수하게 신입들을 돕기 위해서라기 보단, 신입들 중 준처럼 싹수가 있어보이는 놈들을 테스트해보기 위해서였다.

물론 준은 그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성장세가 빨라 놓칠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그는 그 경험을 밑천 삼아 신입들 중 괜찮아 보이는 녀석 한두 명만 데리고 처음부터 살갑게 대해주고 있었다.

그렇게 하면 나중에 막스 자신을 뛰어넘을 정도로 강해진다고 할지라도 쉽게 팀을 떠나지 못할거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착각이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뭐 어련히 알아서 하시겠지.’

막스 정도의 연륜이 있는 이라면 곧 자신의 실수를 깨달을 것이다. 단지 준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잠시 그렇게 하고 있을 뿐. 준은 어디까지나 이레귤러고, 그와 같은 이는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을 것임을 깨닫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이 얼마 전에 던전이 또 하나 생성됐거든. 마침 네가 없던 상황이라 팀을 모아서 들어갔다가 된통 당했지.”

“던전?”

“그래. 그렇지 않아도 최근에 던전 생성률이 높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빨리 다시 나타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지. 결국 레이드 팀의 삼분의 일 가량이 부상을 당해서 일단 빠져나온거야. 다음에 다시 준비해서 들어가자고. 그렇지 않아도 바스라가 널 찾는 눈치던데.”

“흠... 어지간하면 나는 팀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은데.”

“뭐, 그럴거라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저쪽에서도 부상자가 많으니까 너 혼자 들어가서 던전을 깰 수 있다고 해도 바스라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걸.”

“하긴... 얼마나 챙겨줘야 하려나.”

사람이 모여 사는 곳 이다보니 서로서로 양보를 해야 할 지점이 있었다. 설령 준이 혼자힘으로 던전을 깨부순다고 해도, 거기서 나오는 모든 결정체를 준이 독식하기란 힘든 일이다.

그것을 먼저 발견한데다가 거기에 상당한 물량을 투입한 상황이니 갑자기 뜬금없이 나타난 준이 그것을 독식한다고 하면 가만히 있을 리가 없기 때문이었다.

철저히 준 입장에서만 생각한다면 손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그들은 하나하나 모두 그의 고객이었기 때문이다. 따지고보면 그들이 결정체를 얻으면 모두 델타폰을 통해 준에게로 돌아올 것들이니 그리 배아파 할 것도 없었다.

“그러면 바스라에게 펍으로 오라고 해. 나는 이곳에서 식사를 하고 있을테니까.”

“자식이. 내가 무슨 네 비서냐?”

“그렇다고 내가 갈 수는 없잖아. 난 지금 세계최고의 쉐프가 만드는 환상의 요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이 즐거움을 나에게 빼앗아 가려면 결정체 백 개 정도는 들고와야 할거야.”

“설마. 마스터가 제대로 실력발휘를 하는 건가?”

막스도 마스터쉐프 챌린지의 열렬한 팬이었다. 거기서 나오는 마스터의 본 실력을 알고 있는 그는 입가에 침이 도는 것을 느꼈다.

“내가 재료를 몇 개 구해다 줬거든. 침흘리지마. 내거니까.”

“쩝. 아쉽군.”

막스는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준은 손을 들어 그를 배웅했다. 막 펍을 나가려던 막스가 고개를 돌리곤 입을 열었다.

“딱 한 입만 안될까?”

“안 돼.”

마스터의 요리는 뭐라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다음부터는 어떤 음식을 먹어도 시큰둥하게 느껴질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왜 울어?”

“훌쩍. 아니 내가 왜 지금까지 이런 맛을 모르고 살았을까 해서.”

“그렇게 맛있어? 그럼 나도 한 입만.”

“아니. 넌 안돼. 아무리 그래도 동족인데.”

“흠... 별로 난 상관없는데.”

“내가 상관있어.”

준은 고개를 저으며 눈앞의 접시를 깨끗하게 비웠다. 시미의 정수가 담긴 물은 만드라고라의 육질을 부드럽게 만들면서도 달콤한 맛을 내었다. 게다가 그렇지 않아도 건강식으로는 최상급에 속하는 만드라고라 요리에 여성체의 정수까지 더해지니 건강숙련도의 상승이 준의 예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하... 단번에 10퍼센트가 올랐네...’

어지간한 것들이 1~2퍼센트가 오른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환상의 요리라 할만했다. 마스터는 그런 준을 바라보며 흡족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곳에 와서 한 번도 본적이 없는 마스터의 미소였다.

“어떤가? 이정도면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는데.”

“대단해. 솔직히 말하자면 결정체 백 개를 주고도 사먹고 싶을 정도야.”

“실제로 팔려고 하면 그정도는 줘야할거다. 뭣보다도 재료의 신선함이 생명이니까. 그게 아쉬울 뿐이지.”

마스터는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 듯 했다. 만드라고라 자체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방법이 현재로선 준의 인벤토리를 이용하는 방법밖에는 없었으니까.

“마법사들도 아공간을 이용한다고 하니까 나중에 그쪽으로 알아봐. 아예 그런 마법사를 고용하거나.”

“상급마법사를 고용하라고? 아무리 내가 돈을 많이 번다고 해도 그럴 자신은 없군. 게다가 그자들은 돈으로만 움직이는게 아니거든.”

“이정도 요리를 맛보게 해주는데 그깟 돈이 대수겠어? 나같으면 당장 발벗고 뛰어다닐거야.”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긴 하지만... 어쨌든 당분간은 나도 심심하지는 않겠군. 남은 재료를 모두 소모할때까지는 이것저것 만들어 볼생각이니까.”

“내게 좋은 생각이 있는데...”

준은 마스터와 간단한 계약을 했다. 계약의 내용이란 다름아닌 만드라고라를 이용한 요리의 판매에 관한 것이었다.

준이 모두 처리하기에 재료가 많은 것이 사실이었다. 그 많은 재료를 준 혼자서 다 먹는 것도 일인데다가, 지금까지의 예로봐선 같은 요리만 먹게 되면 숙련도의 상승이 더뎌질 것이 틀림없었기 때문에 차라리 다른 헌터들에게 팔기로 한 것이다. 물론 가격은 비쌌지만 홍보만 된다면 다른 지역에서 이곳으로 찾아오는 경우도 있을 수 있었다.

물론 홍보는 준이 델타폰을 통해서 하기로 했다. 현재 델타폰은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었고, 그것을 통해 마스터쉐프의 명성도 나날이 올라가고 있었다.

그 명성을 이용하면 많지는 않아도 상당한 양의 결정체를 벌어들일 수 있었다. 애초에 준이 그것을 통해서 많은 돈을 벌려는 생각은 아니었다. 절반은 마쉐챌 애청자로서의 팬심으로, 절반은 좋은 요리를 만드는 마스터에게 주고 싶은 작은 선물이라고 할 수 있었다.

준은 바스라의 요청을 받아 새롭게 나타난 던전을 탐사했다. 그곳에서 나온 결정체는 모두 400개 가량. 그중에서 절반을 바스라에게 주고 나머지는 모두 자신이 챙겼다. 거기다가 퀘스트 완료를 통한 경험치가 6000가까이 붙어 모두 합하면 팔천의 경험치를 얻을 수 있었다.

“꽤나 짭짤하군.”

역시 경험치를 얻는데는 던전 만한 곳이 없었다. 한 번에 일만씩 경험치가 들어오는 것도 그렇고 자신뿐만 아니라 골렘과 시미를 육성하는데에도 퀘스트 경험치는 큰 도움이 되었다.

그 뒤로도 준은 한동안 필드사냥을 나가지 않았다. 필드에서 잡몹들을 잡는 것 보다는 차라리 인근에서 던전이 생겼을때, 그것을 터는 것이 훨씬 더 짭짤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남는 시간동안 준은 제작에 주력했다.

델타폰은 날개돋힌 듯이 팔려나가고 있었다. 준의 예상대로 스토크에서 가장 먼저 주문이 들어왔다. 밥은 준이 미리 준비해둔 물건을 한꺼번에 넘겼고 결국 재고가 떨어지자 준은 다시 그 이상의 물량을 생산해야했다.

한 번에 약 30의 경험치가 들어가는 델타폰인지라 한꺼번에 몇천 개씩 만들 경험치는 없었다. 때문에 백개씩 끊어서 생산을 했는데 그렇게 만드는 족족 팔려나가다 보니 매일 들어오는 경험치도 점점 많아지고 있었다.

그렇게 한 달 정도 제작을 하고 중간중간 던전을 털러 다닌 준은 마침내 레벨업을 하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사용자 ; 준 알스버그

레벨   ; 9

클래스 ; 기술자

칭호   ; 델타의 소유자(모든 능력치 +10)

능력치

체력 3590/3590 마나 800/800 경험치 5 잔여 스탯 10

힘 16(+10)  민첩성 23(+10)  지능 21(+10)  정신력 24(+10)

기술

엔지니어링(중급) : 오랜 견습기간을 거쳐 사용자는 공학자의 길로 접어 들었습니다. 기계를 능숙하게 다루며 더 많은 물품들을 손쉽게 제작, 수리 할 수 있습니다.(숙련도 42%)

시뮬레이션(초급) : 과학자는 논리적인 사고를 통해 결과를 유추합니다. 조건을 취합하여 앞으로 일어날 일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숙련도 25%)

요리(초급) : 마스터쉐프의 기술을 전수받아 간단한 요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숙련도 0%)

건강(중급) : 규칙적인 생활과 좋은 식단은 신체를 건강하게 만듭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이 회복됩니다.(숙련도 1%)

냉철(중급) : 어떤 상황에서도 냉철함을 잃지 않습니다. 전투시에도 평소의 절반만큼 마나를 회복합니다. (숙련도 15%)

파동권(중급) : 5미터 반경의 충격파를 일으키는 구체를 쏘아보냅니다.(숙련도 21%)

더블애로우(중급) : 두 개의 마법화살을 쏘아보냅니다. (숙련도 23%)

9레벨이 이르면서 크게 달라진 점은 역시 체력이었다. 이번에도 전과 같이 약 1000의 체력이 늘어났고 마나는 동일하게 100이 늘었다. 체력에 비해 마나의 상승량이 적은 것은 아쉬웠지만 실제로 준의 마나가 부족한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에 큰 상관은 없었다.

거기다 지난 한달 사이 건강이 중급으로 올랐다. 그로 인해 체력의 회복속도가 월등히 빨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전에는 가만히 있으면 초당 0.1정도 차던 체력이 이제 초당 1정도로 늘어난 것이다. 즉 한 시간이면 빈사상태에서 완전한 상태로 회복되는 것이다. 그 정도면 그야말로 기적적인 수치라고 할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더이상 만드라고라 요리가 숙련도를 올려주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초급까지는 그럭저럭 숙련도가 꾸준히 올랐지만 중급에서는 더 이상 먹히지 않았다. 시험삼아 다른 요리를 먹어보니 소량 오르는 것으로 봐서는 이제부터 다른 요리를 찾아야 할 모양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펠로우쉽의 인원이 늘었다. 현행 10명에서 15명으로 늘어난 것. 생각보다 펠로우쉽은 여유롭게 그 가용인원을 늘려주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남은 한자리를 어떻게 할까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되어서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앞으로는 좀 더 여유롭게 펠로우쉽을 운영해도 되겠군.”

준은 곰곰히 그 자리를 채워넣을 사람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일단 머리속에 떠오르는 것은 밥과 막스, 그리고 마스터였다. 그들을 펠로우쉽에 넣을지 말지는 여전히 판단이 서지 않았다. 준이 펠로우쉽을 건네는 경우는 그들을 신뢰할 수 있거나, 혹은 그로 인해서 얻을 이득이 리스크를 감당할 만큼 큰 경우였다. 호랑이 길드는 전자였고 루나는 후자였다.

다행히 루나는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고 지금까지는 그 선택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세 명은 아직 준에게 확실한 신뢰를 주지도, 그렇다고 확실한 이득을 보장하지도 못했다. 어차피 밥은 비지니스로 엮인 관계였기 때문에 펠로우쉽을 체결하지 않아도 큰 상관없었다. 그것은 마스터도 마찬가지. 막스의 경우에는 그 속을 짐작하기 어렵다는 점과 본인이 가진 카리스마가 크다는 것이 문제였다.

솔직히 말하면 함께 다니기 껄끄러운 편이었던 것이다.

결국 마땅한 사람을 찾지 못한 준은 펠로우쉽 창을 내렸다. 바깥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시미는 준의 침대 옆에 올려둔 플라스틱 컵안에서 쉬고 있었다.

그녀도 외도인 만큼 전투에 참여하고 있었다. 물론 직접적인 물리 공격을 감행하지는 못하지만, 외도에 대한 정신교란과 음파공격은 준이 움직이기 한결 수월하게 만들어 주었다.

게다가 그녀는 전투중에도 항상 준의 상의 앞주머니 속에 숨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준이 근접공격을 하는 와중에도 수시로 음파를 쏘아낼 수 있었다. 지향성을 가진 음파공격은 준에게는 별 타격을 주지 않으면서도 적을 선택적으로 공격할 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담편은 오전 8시에 나갑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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