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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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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그것들은 주문생산으로만 팔기로 하고 가격을 다섯배 정도로 잡았다.
즉 A급은 50크리스탈. S급은 250크리스탈이었다. 말도 안되게 비싼 금액이었지만 어차피 팔지않아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주 수익은 B급과 델타폰이었으니까.
그 외에도 현재 준이 만들 수 있는 제품은 모두 올렸다. 대신 하나씩 팔면 오히려 손만 많이가고 수익은 별로 되지 않으니 어느정도 사람이 모였을 경우에만 단체로 살 수 있도록 했다. 일종의 공동구매 형식이었다.
‘오케이. 이정도면 장사하기 꽤나 편해지겠군.’
판매와 배송은 밥에게 맡기면 될 일이었다.
준이 그렇게 해서 다시 상품란을 올리자 그 밑에 사람들의 댓글이 주르륵 달리기 시작했다. 대부분은 비싸다는 반응이었다. 준이 생각해도 비싸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는 별달리 할말이 없었다.
물론 당장은 비쌀지도 모른다. 하지만 니들리스 시리즈가 더 보급되고 나면 외도에게서 얻는 결정체 수익도 늘어날 것이고 그만큼 잉여 결정체가 생기게 된다. 준은 그것을 생각해 의도적으로 가격을 높게 잡은 것이다.
델타폰은 준의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팔려나갔다. 5크리스탈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 때문인지, 아니면 야동에 대한 수컷들의 욕망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준이 상점에 물건을 입고하자마자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결국 단 일주일 만에 백개를 팔아치웠다.
그 사이 준은 더블애로우와 파동권의 등급을 중급까지 끌어올렸다. 그러자 그 와중에 죽어간 특이외도들의 숫자는 300마리가 넘었고, 일단은 자동분류를 통해 모두 경험치로 환산되었다.
‘후. 그래도 레벨업이 안되는 군.’
스토어에서 들어오는 경험치도 아직은 많지 않았다. 그래도 이것저것 모두 합해보니 경험치가 제법 쌓여있었다.
‘8000정도인가. 이걸로도 레벨업이 안되는 걸 보니 갑갑하군.’
아직 제작품 판매가 나하라를 벗어나지 못해서 생기는 일이었다. 밥의 말로는 좀 더 시간이 걸린다고 하니 느긋하게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외부로 물건을 넘기는 일은 전부 보안관인 닐슨에게 맡기고 있었다. 그에게도 어느정도 마진을 보장해야하다보니 나하라를 벗어나면 물건값은 더욱 뛰었다. 다른 도시에서 얼마나 팔릴지는 그가 도착해 봐야 알 수 있었다.
어차피 준에게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초조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이곳에 온지 채 보름도 되지 않았고 그 사이에 얻은 경험치를 생각하면 앞으로는 더욱 성장할 여지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 뒤로도 낮에는 사냥, 밤에는 사이트 관리를 하면서 며칠을 보냈다. 헌터들은 밤에 딱히 할 일이 없었기 때문인지 델타폰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전부 준의 홈페이지에 모여 잡담들을 늘어놓고 있었다. 저마다 자신들의 무용담을 늘어놓은 글들을 읽고 있던 준은 눈에 띄는 글을 하나 발견할 수 있었다.
-최근 나하라 인근의 특이외도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전체적으로 사냥되는 놈들이 많아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많아지는 걸 보니 웜홀의 생성이 잦아진 건 아닐까 생각된다.
그 아래에도 많은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공감을 표시하는 댓글들이었다. 니들리스의 보급이후 나하라의 결정체 생산량은 비약적으로 늘었다. 니들리스도 꾸준히 팔려서 실력있는 팀들은 대부분 가지고 있을 정도였다. 그 덕에 경험치는 거의 일 만에 육박하고 있었다.
‘흠. 그러고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준이 하루에 잡는 특이외도의 숫자는 평균 40마리 정도였다. 무리를 한다면 더 잡을 수도 있지만 그 정도 잡고나면 아무래도 지치기 때문에 적당히 어느정도 잡았다 싶으면 사냥을 그만두었다. 어차피 특이외도를 잡아서 버는 경험치보다는 제작품을 잡아서 버는게 훨씬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많이 잡다보면 나하라 인근의 외도들이 사라질까봐 적당히 조절하는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준이 그렇게 잡아대도 오히려 다른 헌터들의 사냥량은 더 늘었다.
‘나 때문인가?’
댓글에 달린 이야기들을 종합해 보면 보름전부터 그런 기미를 느꼈다고 한다. 준이 이곳에 도착한 시점과 비슷하기 때문에 준은 그것이 자신과 연관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델타가 외도를 끌어들이는 기능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어쩌면 다른 지역에 있는 외도들까지 나하라로 끌어들이는 것일 수도 있었다.
‘아직 확실한 것은 없어. 그저 우연일 수도 있고, 전체적으로 외도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알카트뢰즈의 던전들이 갑자기 증가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면 잠시 사라졌다 나타나는 일반 적인 웜홀의 숫자는 더욱 증가했을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전 우주적인 현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한 것은 준뿐만이 아닌 듯 누군가 그와 비슷한 댓글을 단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혹시 뭔가의 전조같은게 아닐까?
-전조?
-그왜... 특이외도가 나타나기 전에도 갑자기 외도의 숫자가 증가했다고 하잖아. 그 때문에 엄청난 피해가 있었다고도 하고.
-야. 그게 벌써 몇 년 전인데, 그 뒤로 오십년 넘게 조용히 지내왔잖아. 갑자기 그럴 이유가 이을까?
-혹시 모르니까 하는 소리지. 던전이 갑자기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도 이상하고. 여기 밖에서 던전 본 사람있어?
-하긴 그것도 좀 이상하긴 하지.
-씨바. 인류멸망의 날이 오는 거 아냐?
-거 자식. 오바하기는. 어차피 그런 문제가 있으면 우리보다 정부에서 먼저 움직일거다. 우리는 신경쓰지 말고 결정체는 열심히 상납하면 돼. 특이외도도 처음에 나타날 때 다들 기겁했지만 금방 해결했잖아. 오히려 그 이후로 헌터들이 더 강해졌지.
-하긴... 그렇게 생각하면 이건 좋은 소식인 것 같은데? 결정체를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으면 야동도 더 받을 수 있을 거 아냐.
-머리가 그쪽으로밖에 안돌아가냐.
-크크크. 나도 그것부터 생각나더라.
약간 불안해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준의 입장에서도 그 소식은 그리 나쁠 것이 없었다. 특이외도가 늘어나면 결정체 생산량도 늘어날 거고 어차피 다른데 돈을 쓰지 못하는 헌터들은 전부 스토어의 컨텐츠나 준의 무기를 사려고 들것이다.
그러면 준의 레벨업속도도 빨라지게 되니까.
‘그래도 더 강한 녀석들이 나오는 건 문제인데.’
현존 최강의 외도는 보라색 결정체를 지닌 외도였다. 하지만 실제로 발견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거의 대부분은 붉은색 특이외도였고 그위로 한단계씩 올라갈때마다 그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었다.
때문에 결정체 생산의 대부분은 붉은색과 주황색 결정체였고 노란색부터는 결정체를 얻기 위함이 아니라, 위험요소를 제거하기 위해서 사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노란색만 되어도 중급헌터 다수, 파란색의 경우 상급헌터가 여럿 있어야 사냥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공식적으로는 남색의 특이외도가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높은 등급의 외도였다. 거의 행성열에 한 마리 있을까 말까한 확률로, 그녀석이 발견되면 일단 근처의 모든 거주민들은 반경 1000킬로미터를 중심으로 모두 소개된다.
그야말로 재해레벨의 외도인 것이다. 사람이 살지 않는 행성이라면 일단 내버려 두고, 만약 거주지 행성이면서 인구가 1천만이 넘어가는 곳이라면 정부에 소속된 샹급헌터들을 모두 모아서 레이드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80년간 몇 번 정도 그렇게 남색 특이 외도와 싸운 적이 있었다. 당시 동원된 숫자는 약 일천 명. 숫자만으로는 많지 않아보일 수 있지만, 그들의 면면이 모두 상급과 중급으로만 이루어졌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한 국가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은 어마어마한 병력이라고 할 수 있었다.
다행히도 FLSU에서 두 번. 무역연합에서 한 번 싸웠고 모두 격퇴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 레이드에서 살아남은 자들은 채 절반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전투 대부분이 최근 10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것을 생각해보면 점점 특이외도들이 강력해 지고 있다는 가설이 어느정도 맞아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보라색 외도라도 나타나면 그 행성은 그냥 버려야 겠지.’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인류가 항성간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처치곤란한 녀석들이 나타나면 그냥 이주해버리면 되기 때문에 정 힘들면 그런 방법도 사용할 수 있었다.
‘레벨이 한 100쯤 되면 보라색 외도도 상대할 수 있을까?’
현재 레벨은 7이다. 그것만으로도 주황색 외도를 상대로 이길 수 있었다. 성장의 속도로 보았을 때 10이 넘으면 주황색 외도를 손쉽게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 대흉근과 아이들을 성장시키면 노란색 특이외도도 상대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게시판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펠로우쉽의 메시지 창이 반짝였다. 루나가 메시지를 보내온 것이다.
최근 스토어에 올리는 자료들을 확인하느라 정기적으로 연락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다지 특이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루나가 보낸 첫 문자에 준은 드디어 기다리던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준. 알려드릴게 있어요.
-던전이라도 발견된건가?
-네. 한 시간 전쯤에 생성된 것을 확인했어요. 걸어서가기엔 좀 멀지만 스쿠터를 타고 움직이면 열시간 정도면 도착할거라고 생각됩니다. 위치는 맵 에다가 올려 놓았어요.
루나의 말에 맵을 켜서 확인해보니 나하라에서 약 200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위치에 던전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흠. 꽤 멀군.
-지형으로 봐서는 대부분 평지일거라는 생각은 들지만 가보지 않고는 모를 일이긴 합니다.
-너는 어쩔 생각이지?
-저요?
-그래. 던전의 핵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나?
-아. 별로 필요없을 것 같아요.
-그래? 어째서지?
던전의 핵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호기심을 보이던 그녀였다. 갑자기 달라진 태도가 이상할 수밖에 없었다.
-볼칸이 핵을 하나 구해왔거든요. 그걸 분석중이에요. 그것 때문에 최근에 굉장히 바쁘거든요.
-볼칸이? 그 팀으로는 힘들었을텐데?
-지난번의 실패를 걲지 않겠다면서 헌터들을 백여명 가까이 동원했거든요. 그래도 꽤 사상자가 있었어요. 덕분에 핵은 구해왔지만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아요. 저런게 자꾸 나타나면 나중에 막을 방법이 없을 것 같다면서요.
-알카트뢰즈 입장에서는 좋지 않은가? 그정도면 정부에 요청해서 인력확충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헌터는 항상 모자라니까요. 특히 중급이상은 정말 구하기 어려워요. 월급도 많이 줘야하니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구요.
-핵이 필요없다니 다행이군.
-헌데 한 가지 보고할 것이 더 있어요.
-뭐지?
-제 프로필에 기술란을 확인해보세요.
루나의 말에 준은 루나의 정보를 띄웠다.
사용자 ; 루나 미스틸테인
레벨 ; 2
클래스 ; 초보자
칭호 ; 펠로우쉽의 대상자(모든 능력치 +1)
능력치
체력 145/145 마나 121/121 경험치 7 잔여 스탯 0
힘 6(+1) 민첩성 9(+1) 지능 28(+1) 정신력 15(+1)
기술
시뮬레이션(초급) : 과학자는 논리적인 사고를 통해 결과를 유추합니다. 조건을 취합하여 앞으로 일어날 일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녀의 프로필에 기술이 하나 추가되어 있었다. 다름아닌 ‘시뮬레이션’. 설명만 들어서는 일종의 ‘예지’처럼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일단 그것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어느새 그녀의 레벨이 2로 상승해 있었던 것이다.
-뭐야. 언제 레벨업 한거지?
-어제요. 시험삼아 결정체 몇 개 집어먹었더니 레벨이 오르더라구요. 준이 어떻게 그렇게 강해질 수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던 좋은 실험이었어요.
시험삼아 결정체를 먹다니. 준은 어쩐지 계급의 격차같은 것이 느껴졌다. 자신은 처음에 레벨업이 안되면 망할지도 모른다는 긴장을 하면서 겨우겨우 2레벨을 찍었던 것이다.
-레벨이 오르면서 기술이 생긴건가?
-아니요. 기술은 그 전에 생성되었어요. 그보다 제게 별로 관심이 없으신 모양이네요. 말이 없기에 혹시나 했는데 프로필도 확인해보지 않은거에요?
루나의 말에는 가시가 돋혀있었다. 준은 얼른 말을 돌렸다.
-기술은 잘 봤다. 흥미로운 기술이군.
-네에. 이런저런 실험을 하다보니 갑자기 나타나더라구요. 덕분에 자잘한 실험은 직접 돌리지 않고 델타를 통해서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실험의 스케일이 커지면 불가능하지만요.
다행히 루나는 별말없이 넘어가주었다. 두 사람이 무슨 특별한 관계도 아니고, 루나도 그 이상은 뭐라고 할 생각이 없었던 모양이었다. 준은 약간 안도하며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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