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로젝트 델타-68화 (68/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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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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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아? 아아.”

준의 말에 막스가 고개를 들더니 씨익 웃으면서 델타폰을 들어보였다. 그러자 적나라한 모습이 펍안의 사람들을 향해 조금의 가식도 없이 노출되었다.

오오오오!

쿠당탕탕!

펍안이 떠나 갈 듯이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 준을 밀치면서까지 막스가 들고 있는 델타폰의 화면을 보려는 사람들. 멀리서 깡충깡충 뛰며 보려는 사람들까지.

‘으악. 땀냄새! 이 자식들 씻기는 하는건가? 저 놈은 왜 저렇게 뛰고 있어? 윽. 천장에 머리를 박을것까지는 없잖아. 뭘 그렇게 필사적으로 점프하는거야?’

준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된 펍 안에서, 그 폭풍의 중심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서 억지로 버티고 있었다.

“막스! 대체 뭐하는거야?”

“뭐하긴? 홍보해주는 거지?”

“우윽. 그럴거면 나 없을 때 하지 왜 하필 지금...”

“굳이 시간끌 필요 뭐 있어? 하지만 정 그렇다면 알았어.”

띵-

아아아아!

막스가 화면을 끄자 사방에서 깊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준은 탄식소리가 그렇게 클 수 있음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찌르르-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준에게 향했다. 시선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었다면 준은 지금 전신이 난도되어 죽어가고 있었을 것이다.

“끄응...”

사람들이 모여서 짜증나긴 했지만 정작 살기가 어린 시선이 집중되자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그런 준을 향해 막스가 씨익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래서 이거 어디서 사야되는데?”

뜬금없이 묻는 막스의 의도를 모를리 없었다. 준은 가볍게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상점에 가면 팔아. 5크리스탈.”

“오오! 이 화끈한 야동을 단돈 5크리스탈이면 볼 수 있다는 건가?”

막스는 큰 소리로 외쳤다. 약간 과장된 느낌이었지만, 이 자리의 어느누구도 그것에 신경쓰는 사람은 없었다. 그들은 우당탕 거리며 펍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가진 결정체가 없는 몇몇만이 입맛을 다시며 준과 막스를 번갈아가면서 보고 있을 따름이었다.

그들도 눈치를 보더니 서서히 흩어졌다. 그래도 미련을 버리지는 못했던 것인지 이쪽을 흘깃흘깃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준은 애써 무시하며 막스를 향해 입을 열었다.

“대단하시구만.”

막스를 이용해 홍보를 할 생각이긴 했지만, 델타폰을 넘겨주자마자 이런식으로 한꺼번에 사람들의 시선을 모을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어찌보면 간단한 일이지만, 준이라면 절대로 하지 못할 짓이기도 했다.

‘사람들 앞에서 야동을 틀다니, 제정신인 인간이 할 짓은 아니지.’

하지만 효과가 확실한 것은 사실이었다.

“이정도면 돈값은 한 거겠지?”

“아아. 솔직히 이 정도일거라곤 생각지 못했는데. 칭찬해주지.”

“자식이. 말버릇하곤. 어쨌든 이정도면 서비스로 EP충전 좀 더해줄 수 있지 않아?”

“뭘 더 받으려고해. 원가로 넘겨준거면 됐지.”

“쳇. 야박하기는.”

한번 찔러본 것이 통하지 않자 막스는 투덜거리며 델타폰을 다시켰다. 그러자 다시 시선이 모이는 것이 느껴졌지만 처음처럼 사람들이 달려들거나 하지는 않았다.

“음악은 개당 1EP고, 영상물은 시간당 1EP로구만. 바가지 장난없네. 욕심부리다가는 대머리 된다?”

“신경끄셔. 남이사 대머리가 되던 말던. 그쪽이나 조심하시라고.”

“여기로 온 뒤로 머리가 훨씬 더 많이 빠진단 말이지. 이거 정부에 고소라도 해야하는거 아닌가 몰라.”

준의 말에 막스가 자신의 머리칼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아직 벗겨진 정도는 아니었지만 확실히 머리숱이 적어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인류의 과학은 엄청나게 발전하고 항성간 여행이 상식이 된 이 세상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것이, 그중 하나가 바로 탈모였다. 어찌된 일인지 온갖 질병을 정복하고 노화를 늦추는 기술까지 개발된 현 상황에서도 탈모만은 치료할 수 없었던 것이다.

CNN방송국에서 해마다 선정하는 인류최고의 난제 탑10에 선정될 정도 였으니, 탈모인들의 절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스토어를 이리저리 검색하던 막스가 음악몇개를 다운 받고는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베토벤 교향곡이 흘러나오자 조용했던 펍안에 음악이 가득찼다.

준은 의외라는 듯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왜? 내가 이런 음악 들으니 이상한가?”

“뭐, 아니라고는 못하겠네.”

“바깥에 있을때는 나름 문화생활에 힘을 쏟았지. 무식하다는 소릴 듣고 싶지 않아서 말이야.”

헌터들은 몸을 쓰는 직업이다. 그러다보니 버는 돈에 비해서 매너가 부족하다며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헌터들 중에서는 글조차 읽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보니 그런 편견이 아주 틀린 것만은 아니었다.

“헌데 컨텐츠가 아직은 좀 적은 것 같군.”

“계속 업데이트 될거야. 최신곡도 꾸준히 올라갈거고.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원하는 걸 전부 올리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이곳에서 평생 볼만큼은 될거라고. 조만간 책도 올라갈테니까 그러면 더 볼게 많아지겠지.”

“그런데 이건 뭐야?”

막스는 아카샤넷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아이콘을 눌러봐도 아무것도 뜨지 않는 하얀바탕 가운데 네모박스만 있을 뿐이었다.

“일종의 인터넷 같은건데. 홈페이지 같은 걸 만들어서 올리면 검색해서 들어갈 수가 있어. 물론 지금은 아무것도 없지만... 간단한 기능정도는 델타에서도 제공하니까 만들 수 있을걸?”

델타OS의 도움을 받아 간단한 홈페이지 제작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스토어에 올려두었다. 프로그램 자체는 무료였기 때문에 아무나 받아서 쓸 수 있는 형태였다.

스토어에서 홈페이지 제작프로그램을 받아 실행을 시키니 간단하게 사이트 하나가 만들어졌다. 모든 트래픽은 델타에서 감당하는 것이니 만큼 따로 서버비를 내거나 할 필요는 없었다. 대신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것 자체는 EP를 소모한다. 그래도 결정체 하나면 한달은 쓸 수 있을 정도니 그렇게 많은 양은 아니었다.

“오오. 이거 재미있구만.”

약간 흥분하면서 말을 하던 막스가 갑자기 킬킬거리면서 웃기 시작했다.

"왜 그래?“

“아니. 바깥에서는 이런거 신경도 쓰지 않고 살았는데 말이지. 새삼스럽게 현재 처지가 떠올랐지 뭔가.”

“다른 사람들도 그렇겠지. 뭐, 어쨌든 덕분에 잘 팔릴 것 같긴하네. 그거 전화도 되는 물건이니까 앞으로 일 있을때는 전화걸어. 설정에 들어가면 단말기 번호가 있으니까 그걸로 걸면 돼.”

“오? 21번인가? 너는?”

“0번. 이거 대놓고 내가 만들었다는 티를 내는 것 같네.”

어차피 감출 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너무 노골적인 번호이기는 했다. 장난전화가 조금 걱정되기는 했지만 통화시간마다 EP가 차감되는 시스템이니 돈이 아까운 줄 아는 녀석이라면 그런 짓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정 심하면 통신을 끊어버리면 되겠지.’

어차피 델타폰 전체가 델타OS의 제어하에 놓여져 있었다. 준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단말기를 벽돌로 만들어 버릴 수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펍을 나가자 마자 밥이 달려와서는 델타폰의 재고가 떨어졌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준은 그럴줄 알고 미리 만들어 두었던 델타폰을 모두 건네주었다.

‘막스에게 넘긴게 정답이었던 것 같군.’

앞으로도 홍보는 막스가, 판매는 밥이 하는 식으로 하면 장사가 순조로울 것 같았다. 물론 나하라에서 파는 것은 한계가 있으니 만큼 막스의 홍보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는 없다. 그래도 신제품이 나오면 손쉽게 홍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막스는 꽤나 쓸만한 편이었다.

바깥은 해가 져서 어두컴컴했다. 발전기를 이용한 가로등이 있기는 했지만 그리 밝은 편은 아니었다.

숙소로 돌아온 준은 침대에 뒹굴면서 방금 만들었던 홈페이지를 만지작거렸다. 별 의미를 둔 것은 아니었지만 어차피 밤에는 딱히 할 일이 없었기 때문에 시간을 보내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이렇게 된 거 외도백과사전이라도 올려볼까?”

어차피 공짜로 얻은 것인만큼 풀어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대놓고 파일을 통으로 올리면 저작권법에 걸린다. 준은 개중에서 알카트뢰즈에서 많이 만나볼 수 있는 외도의 약점이나 행동패턴등을 정리해서 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그 사이트를 아카샤넷의 홈페이지로 지정해버렸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게 되면 무조건 첫 화면에 준이 만든 사이트가 뜨게 되는 것이다. 물론 검색엔진도 보기좋게 가운데 두었으니 다른 사람들이 만든 사이트도 찾아갈 수 있게 해두었다.

혹시나 다른 사람들이 사이트를 만들면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자신의 사이트 주소를 링크할 수 있는 페이지도 만들어 두었다.

만들어 놓고 보니 구골플렉스 같은 일종의 포탈사이트 같은 개념이 되어버렸다. 물론 백억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구골플렉스와 비교하기는 힘들겠지만 기본적으로 개념은 비슷한 편이었다.

‘나중에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면 광고도 할 수 있으려나.’

준은 그런 생각을 하며 키득거렸다. 알카트뢰즈의 인구는 10만. 그 사람들이 전부 사용한다 쳐도 광고는 붙지 않을 것이다. 애초에 그럴 생각도 없었다. 수익은 컨텐츠 다운로드 만으로도 충분하니까.

델타의 보조를 받으면서 홈페이지를 업데이트 하니 작업은 생각보다 쉬웠다. 생각만으로 컨트롤이 가능한 델타의 시스템상 굳이 타자를 치지 않아도 텍스트를 쓰는데는 무리가 없었고, 사진을 첨부하는 것도 굳이 일일이 찾을 필요없이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만으로 델타가 자동으로 찾아서 추가해주었다.

그러다보니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한 시간 여만에 준이 델타에서 만난 모든 외도의 특징을 사진까지 첨부해서 업로드 할 수 있었다.

그렇게 글을 전부 올리자, 곧바로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오늘 하루에만 서른개 가까이 팔려나갔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지만 물건을 판지 하루만에 반응이 오기 시작하자 약간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오. 이거 꽤나 유용한데? 대체 누가 올리는 거지?

-소문도 못들었음? 이거 만든 작자겠지. 그 왜 뭐냐. 이름이 준스버그라고 하던가?

-맞다. 그런 이름이었던 듯.

-아니야 병신들아. 내가 그 사람 좀 아는데 준 알스버그라고.

-그럼 그 사람이 운영자인건가?

-그렇겠지. 덕분에 야동도 보고 고맙수다.

-씨바. 그래도 이건 인간적으로 너무 비싸!

-닥치시고. 그럼 안쓰면 될거 아냐.

준이 올린 글에는 글과 상관없는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댓글은 익명으로 달리기 때문에 욕을 하든 뭘하던 자기들끼리는 신경쓰지 않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준은 어느단말기에서 접속하는 지 알수 있었기 때문에 만약 도를 넘은 댓글이 달릴 경우 차단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아직은 초반이었기 때문에 그냥 내버려 두기로 했다. 물론 반복적으로 이상한 댓글이 달리면 바로 차단할 생각이었다.

댓글들을 하나하나 읽어보던 준은 문득 이걸로 홍보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준이 취급하는 물건은 델타를 제외하고는 하나뿐이었다.

‘쇼핑몰을 만들어서 니들리스 시리즈를 올리면 더 잘팔리지 않을까?’

하지만 당장 주문이 들어와도 배송할 방법이 마땅히 없었기 때문에 일단은 홍보만 하기로 했다. 사이트에 ‘상품’ 카테고리를 생성한 준은 그곳에 니들리스 시리즈의 제원과 가격등을 올렸다. 물론 델타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같이 업로드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직접 사진을 찍을 수는 없나?’

자신이 보는 것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길 수 있다면 꽤나 편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튜토리얼을 뒤져봐도 현재 그런 기능은 찾을 수 없었다. 어쩌면 레벨업을 더 하다보면 나올지도 몰랐다.

그렇게 니들리스 해머와, 스패너를 올리는 김에 좀 더 고급형인 A급과 S급도 올려보았다. 평균적으로 A급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경험치는 강화실패를 감안해서 약 40정도. S급은 더 복잡하니만큼 150가까이 들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트 쿠폰 감사드립니다 ㅠㅠㅠㅠㅠㅠ

더 열심히 쓸게요오 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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