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로젝트 델타-67화 (67/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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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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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 그러면 하루정도 거리 안에 나타나면 알려줘. 그 정도는 충분히 이동할 가치가 있으니까.

쉬움 던전을 깨고 나면 나오는 경험치가 약 5000이다. 스쿠터를 타더라도 가는데만 일주일이나 걸리면 차라리 나하라 근처에서 특이외도 사냥을 하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좋은 소식 있으면 연락드릴게요.

-가능한 빨리 연락 줘.

준은 루나와 통신을 끝내고 저녁식사를 위해 1층으로 내려갔다. 펍은 사람들로 가득 차있었다. 준은 일주일치 식사비와 숙소대금을 지불하고 음식을 주문했다. 그래봐야 들어가는 돈은 2크리스탈. 그다지 부담이 되지 않는 돈이었다.

‘처음에만 해도 엄청 바가지를 씌운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잔돈처럼 여겨지는군.’

준은 식사를 위해 자리를 찾다가 막스를 발견하고는 그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막스와 아랍형제들, 그리고 배정현이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하고 있었다.

준은 근처에서 의자하나를 빼와서 그들의 테이블에 합석했다.

“오. 웬일이야. 먼저 오는 건 처음인 것 같은데?”

“자리가 없어서.”

준은 그렇게 말하고 팔짱을 끼고 주문한 음식이 나오길 기다렸다. 잠시 후, 험상궂게 생긴 종업원 하나가 조심스럽게 음식을 내려놓고 사라졌다. 저 사람도 사실은 알카트뢰즈의 수형자로 먹여주고 재워주는 조건으로 저렇게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가장 현명하게 살아남는 방법이기도 했다.

본인도 그것을 잘 알기 때문에 짤리지 않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바깥에서는 얼굴만으로도 주변을 조용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겠지만 이곳에서는 순한 양처럼 웃으며 접대하는 아르바이트 생일 뿐이었다. 그 괴리감에 준은 약간 쓴웃음이 지어졌다.

막스와 일행들은 자기들끼리 담소를 나누고 있었고, 준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다는 듯 식사에 열중했다.

그래도 바로앞에서 하는 이야기니 들리지 않을 수는 없었다.

“어쩐지 요즘 외도의 숫자가 줄어든 것 같지 않아? 요즘은 사냥시간보다 이동시간이 길어진 것 같단 말이지.”

막스의 말에 마흐무드가 입을 열었다.

“이동시간이 길어진게 아니라 사냥시간이 짧아진 겁니다.”

“형님 덕에 제 딜량이 두 배는 늘었지 않습니까?”

“내 덕이 아니라 저 친구 덕이지. 거참 신기한 놈이라니까. 어디서 저런 녀석이 굴러들어왔을까?”

막스의 말에 아랍형제들이 준을 쳐다보았다. 처음에는 평범한 애송이 헌터라고 생각했던 준이었다. 심지어 막스는 얼마안가서 준이 죽을거라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여전이 준은 온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지금시점에서 그가 보이는 능력으로 봤을 때 허무하게 죽을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현재 나하라에서 준 하나가 가지는 존재감은 상당했다.

최근 나하라는 분위기가 좋은 편이었다. 던전에서 큰 수익을 얻지 못한 사람도 있었지만 그들도 하나씩 결정체는 받았고, 던전탐사 때문에 급작스럽게 보급된 니들리스가 레이드에서 효과를 발휘했다.

니들리스가 아직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결정체 생산률이 거의 두 배가까이 오른 것이다. 실제 사냥속도가 빨라지기도 했지만, 마나의 소모가 줄다보니 휴식시간도 짧아져 연속적으로 사냥을 진행할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일부 레이드 팀의 경우에는 특이외도가 더 밀집되어있는 곳을 찾아다니기 까지 했다.

예전이라면 목숨의 위협을 느껴서 하지 못할 일이었다.

대화의 주제가 자신에게로 넘어오자 준이 입을 열었다. 그렇지 않아도 막스에게 줄 물건이 있었다.

“사실 그렇게 까지 잘 팔릴거라곤 생각안했는데.”

“다 내가 잘 홍보를 해준 덕분이라고.”

“뭐, 그 점에 있어서는 인정해주지.”

그리고 니들리스의 급격한 보급의 뒤에는 막스의 공헌도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었다. 때마침 던전이라는 호재가 터진 때문도 있지만 그 전에 그가 소문을 뿌려둔 것이 없었다면 그렇게 팔리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무슨 할 말이라도 있으신가?”

막스가 입을 크게 찢으며 하품을 했다. 얼굴의 흉터가 보기 싫게 일그러졌지만 그는 별로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준은 인벤토리에서 델타폰 하나를 꺼내어 막스에게 던져주었다.

“이거.”

“뭐야 이거?”

막스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준을 쳐다보았다. 그로서는 처음보는 물건인 것이다. 생긴것만으로는 대체 어디다가 쓰는 물건인지 알 방법이 없었다.

“일종의 스마트패널 같은거야. 거기 버튼을 눌러봐.”

“헛?”

소리도 없이 디스플레이가 켜졌다. 막스의 두눈은 더이상 커질 수 없을 만큼 커져있었다. 그는 황급히 주위를 둘러보고는 식탁아래로 델타폰을 감추었다.

그리고는 준을 향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거... 설마...”

“당연히 음악이랑 영상도 재생할 수 있어.”

이어지는 준의 말에 막스뿐만 아니라 곁에 있단 아랍형제들과 배정현도 깜짝 놀라며 델타폰을 보기위해 허리를 숙였다.

5인치 밖에 되지 않는 작은 화면에 남자 네명이 달라붙어 있는 모습은 꽤나 꼴불견이었다. 준은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주변 시선 다 끌어모을 생각이 아니라면 적당히 하지?”

“야. 너네들 저리 비켜봐. 조금있다가 보여줄테니까.”

그는 손사래를 치며 부하들을 치웠다. 아쉬워하며 물러서며 준을 쳐다보았다. 혹시라도 자신들에게 줄것이 있나 하는 기대감이 섞인 눈빛이었다.

“그래서 얼마야?”

“오. 눈치가 빠른데? 원래는 5크리스탈.”

“쳇. 더럽게 비싸구만. 밖에서는 훨씬 좋은 스마트패널도 100만원이면 산다고.”

“알카트뢰즈 식 계산법으로 하면 10크리스탈은 받아야 하는거 아닌가?”

“훨씬 구리잖아. 이렇게 작은 화면으로 영화같은 걸 봤다간 눈알이 빠질지도 모른다고.”

“싫으면 말던가. 좀 싸게 주려고 했더니.”

“허허. 왜이러시나. 싫다고는 안했거든?”

준이 막스의 손에서 델타폰을 빼앗으려고 하자, 막스가 너스레를 떨며 준의 손을 밀어냈다.

“원가만 받을게. 3크리스탈이야.”

“비싼 건 마찬가지군. 하지만 네가 파는 물건이니 평범한 건 아니겠지. 콜. 대신 우리애들거도 같은 가격으로 챙겨줘.”

“그럴 줄 알고 몇 개 더 가져왔지. 배군 것은 특별히 공짜로 주지.”

“나?”

영문모를 소리를 하는 준을 향해 배정현이 입을 열었다. 준은 별일아니라는 듯 손을 내저었다.

“나는 주고받는 건 확실하게 하는 성격이거든.”

“미안하지만 난 공짜로 받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준이 그의 고글에서 외도백과사전을 다운로드 받았다는 사실은 꿈에도 모르는 그로선 당연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준은 굳이 그런걸 일일이 설명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싫음 말고. 그럼 전부 네개해서 12크리스탈.”

딱!

“윽. 대장님 왜그러십니까!”

배정현이 억울하다는 듯 막스를 쳐다보았다.막스는 눈알을 부라리며 당장이라도 호통을 칠 것 같은 얼굴을 하며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눈치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여기서는 냉큼 받아야할 타이밍이라는 것을 알아야 했다.

“아아.”

배군은 그저서야 막스의 필사적은 눈빛 공격을 알아들은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준을 향해 입을 열었다.

“대장님은 그 가격이 마음에 들지 않으신단다. 더 싸게 해다오.”

“에라이! 멍청한 놈아!”

따악!

막스는 결국 참지못하고 배군의 머리를 다시한번 후려쳤다.

잠시의 소동이 지나고, 준은 9크리스탈만 받고서 네개의 델타폰을 넘겨주었다. 막스는 준의 곁에 붙어서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역시나 그는 컨텐츠를 다운받으려면 결정체를 줘야한다는 사실에 실망했다. 델타폰만 있으면 전부 공짜로 얻을 수 있을거라 생각한 것이다.

“그러니까 음악을 받으려면 EP를 충천해야한다는 거야?”

“공짜 좋아하면 대머리 된다? 이제 얼마 안남지 않았어?”

“이 자식아. 너도 나이먹어봐. 그게 농담처럼 안들리는때가 올거야. 어쨌든 그러면 EP충천은 어떻게 해야하는거야?”

“결정체 하나 줘봐.”

“뭐? 지금?”

“그래. 그걸 델타폰 위에 올려두면 자동으로 충전될거야.”

막스는 반신반의 하면서 식타위에 델타폰을 올려놓고선 그위에 품에서 꺼낸 결정체를 올렸다. 그러자 결정체가 스르륵 녹듯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헉? 사라지잖아?”

어지간히 놀랐는지 그의 목소리는 펍안에 전부 울릴 정도였다. 그래도 워낙 시끄러웠던 때문인지 시선을 크게 끌지는 않았다.

준은 나이를 사십이나 먹은 사람이 아이처럼 놀라는 모습에 저도모르게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여기. 충전된거 보이지?”

“13이나 충전됐네? 이거 결정도를 말하는 거군?”

“아마도 그럴거라고 생각해. 사실 나도 정확하게는 모르는 터라.”

“만든 놈이 모르면 어떻게 하냐? 하여튼, 그럼 이 충전된 EP를 이용해서 컨텐츠를 다운받는 다는 거군. 어디보자...”

막스는 그렇게 말하더니 스토어의 영화 카테고리를 찾아 들어갔다. 가장 먼저 찾는 것은 다름아닌 19금 영상이었다.

준도 그게 가장 잘 팔릴 물건이라고 생각해서 창피함을 무릅쓰고 루나에게 부탁해 잔뜩 모아둔 것이다.

“오. 찾았다!”

“역시. 그것부터 찾을거라고 생각했지.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군.”

준이 대놓고 놀리든 말든 막스의 눈빛은 형형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러자 아랍형제들과 배군도 5인치 짜리 조그마한 화면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

“이거 바로 재생되는건가?”

“어... 지금은 안하는게 좋을텐데?”

툭.

하아- 하아-

하지만 준이 말릴 사이도 없이 막스는 재생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조금의 딜레이도 없이 19금 영상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것도 최대볼륨으로.

시끌시끌하던 펍의 내부가 일순간 조용해 졌다. 그러자 그 소리는 더욱더 크게 실내에 울려퍼졌다.

아앙- 앙-

꿀꺽.

누군가가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준은 당황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펍안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막스와 그가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향해 있었다.

'이 인간들 방금전까지 그렇게 시끄럽게 떠들더니만!'

심지어 막스가 소리를 치고 별짓을 다했어도 그 소리가 전부 묻힐 정도로 시끄러웠다. 그런데 아무리 최대 볼륨이라고는 하지만 조그만 델타폰에서 나오는 신음소리에 이렇게 조용해 질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뭐, 뭐냐 저건."

누군가 그렇게 입을 열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좀비처럼 준과 일행에게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준은 그들의 눈빛에서 흘러나오는 기이한 기세에 소름이 돋았다.

'위, 위험해! 이거!'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트 쿠폰 모두모두 감사드립니다.

꾸벅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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