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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렘 1호
골렘의 능력치를 수정했습니다. 골렘능력치까지 일일이 손보기엔 저도 복잡하고 보시는 분들도 복잡할 것 같네요. 짧으니까 그냥 앞에 덧붙이겠습니다. 굳이 전편으로 안가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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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 ???
결정도 : 10
클래스 : 골렘
속성 : 흙
체력 : 3421/3421
기술
없음.
대부분의 능력치가 사라지고 오직 결정도와 체력만을 알 수 있도록 바뀌어 있었다. 사실상 능력치의 대부분이 뼈와 근육이 있는 인간을 기준으로 잡은 것이라 골렘에게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도 사실이었다.
대신 결정도가 있으니 대략의 능력은 추산할 수 있었다.
‘결국 델타도 외도의 분석에는 어느정도 실패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거군. 그래도 결정도와 체력을 알 수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그리고 속성이라는 것이 새롭게 추가되었다. 외도의 특성을 말해주는 정보인 모양이었다.
“바위골렘이니 흙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건가? 뭔가 상성 같은 것이 있을수도 있겠는데.”
음양오행설이나, 사대원소 같은 것을 떠올려보면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할 수 있었다. 양쪽의 이론이 약간씩 차이가 있다보니 정확히 어느쪽인지는 알 수 없었다. 아니면 전혀 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쪽이 되었든 지금 당장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헌데 이왕 동료가 되었으니 이름을 지어줘야 겠지.”
준은 우람하게 자란 골렘을 올려다 보며 입을 열었다. 골렘은 갑자기 자란 자신의 모습에 적응하지 못하는지 이리저리 움직여 보더니, 두 팔을 하늘로 뻗고는 그대로 양쪽으로 내리며 팔꿈치를 접었다.
그것은 마치 자신의 근육을 자랑하는 듯한 모습이어서, 준은 그만 풋 하고 웃음을 터뜨려야 했다.
그리고 그걸로 골렘의 이름이 정해졌다.
“좋아. 네 이름은 대흉근이다.”
-대상자의 이름을 대흉근으로 지정하시겠습니까?
준의 말에 곧바로 시스템 메시지가 날아왔다. 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네’를 선택했고, 곧바로 펠로우쉽창에 골렘의 이름이 ‘대흉근’으로 지정되었다.
그렇게 커다란 골렘의 이름이 만들어지자, 녀석은 기뻐하는 듯 쿵쿵 거리며 발을 굴렀다. 바로 옆에서 커다란 골렘이 격하게 움직이자 약간 무섭다는 느낌도 들었다. 혹시나 깔리기라도 한다면 어디 하나는 부러질 것 같았다.
“약간 아쉽긴 하네.”
사실 애완동물로 하기엔 처음의 미니골렘쪽이 더 귀여웠다. 하지만 역시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대흉근 쪽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탱커의 부재로 곤란을 겪고 있던 준이었기에 녀석의 존재는 확실히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
이제 남은 문제는 녀석을 어디에다 두는 가 하는 문제였다.
“마을에 데려갈 수는 없을 거고. 인벤에 넣어야 하나?”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인벤토리였다. 준은 잠시 큐브안에 있던 스쿠터를 꺼내곤 골렘의 몸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전송과정 중에는 가능한 한 움직이지 않아야 했기 때문에 준은 메시지를 날려 대흉근에게 가만히 있으라는 명령을 내렸다. 녀석은 정말로 곧이곧대로 듣고는 몸을 완전히 정지시켰다.
대흉근이 전송되는 과정은 꽤나 오래걸렸다. 덩치가 클수록 정보량이 많아서 그런 모양이었다. 적어도 10초가량은 걸렸으니, 전투 중에 인벤토리로 날려 보낸다던가 하는 일은 어려울 듯 했다.
“오. 된다.”
대흉근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고 인벤창에 대흉근의 이름이 목록으로 떴다. 그걸로 언제든지 넣었다 뺐다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준은 다시 한번 인벤토리의 편리함을 느꼈다.
인벤이 없다고 하면 녀석을 낙타와 함께 마구간에 두어야 하는데, 덩치가 너무 커서 문제가 될 수 있었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골렘을 가지고 다니는 마법사들은 소환과 역소환을 할 줄 알기 때문에 이상한 눈초리를 받을 수도 있었다.
대신 이렇게 되면 스쿠터를 꺼내놓고 다녀야 했다. 따로 주차장은 없었기에 숙소 앞에 세워놓아야 했는데 그러면 누군가 훔쳐갈 위험이 있었다.
“인벤토리를 더 넓혀야 되나?”
현재 가지고 있는 경험치는 215. 원래 가지고 있던 189에서 이곳에서 사냥으로 얻은 경험치를 합한 숫자였다.
큐브2개를 더 추가 할 수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약간 부족한 느낌이 었다. 스쿠터의 크기가 미묘하게 높이와 길이 모두 1미터를 조금씩 초과하기 때문이었다.
“3큐브를 추가해야겠군.”
3큐브면 자그마치 300의 경험치를 소모하는 일이다. 하지만 준은 일단 쓸데가 있을때는 경험치를 아끼지 않기로 마음먹은 상태였다. 언젠가부터 경험치당 돈으로 환산하는 짓도 그만두었다.
‘인벤 한 칸에 천만 원이라니 이런 거 일일이 생각하면 도저히 정신이 못 버티지.’
대충 보아하니 남은 골렘들을 모두 정리하면 경험치를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일단 대흉근은 인벤에 넣은 채로 골렘협곡에 남은 골렘들을 전부 정리했다. 그러자 경험치가 총 355가 되었다. 큐브를 3개 더 늘려 총 7큐브를 만들어 대흉근과 스쿠터, 그리고 니들리스까지 넣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준은 아쉬운 눈빛으로 골렘협곡을 돌아보았다.
협곡 자체는 굉장히 길고 넓어 눈에 보이지 않는 곳 까지 이어져 있었다. 그 뒤쪽으로도 골렘들은 무수히 많았다. 하지만 대부분이 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었다. 그런 식이라면 놈들을 사냥하는 것은 더 이상 효율이 좋지 않았다.
이제부터는 진짜 특이외도를 사냥할 차례였다.
“널 믿는다. 대흉근.”
인벤토리에 들어가 있는 녀석이 들을리는 없겠지만, 준은 어쩐지 마음이 든든해지는 느낌이었다.
혼자서 사냥하려고 했다면 다소 위험할 수 도 있었겠지만 대흉근이 앞에서 탱킹을 해주면 얼마든지 자신이 자유롭게 딜링을 할 수 있었다. 일전에 보았듯이 골렘은 탱킹에 재능이 있었다. 머리는 나빠도 명령은 어느정도 알아듣는 것 같으니 충분히 협조해서 사냥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파티를 짠다고 해도 특이외도는 경험치를 결정체 형태로 드랍하기 때문에 결정체를 깨부수지만 않으면 경험치를 독식할 수 있었다.
사람과 달리 경험치를 혼자 먹는다고 해도 불평하거나 배신을 하지는 않을테니 어떤 면에서는 사람보다도 낫다고 할 수 있었다.
“사람보다 외도가 더 믿음이 가다니. 내 머리가 어떻게 된건가.”
하지만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했다. 준은 쓴웃음을 지으며 스쿠터를 꺼내었다. 맵을 펼친 채, 사냥할만한 특이외도들이 많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스쿠터가 달릴 수 있는 길을 찾아가다가, 높은 언덕이나 고랑이 나오면 인벤에 넣었다가 다시 꺼내기를 반복하며 준이 도착한 곳은 처음 나하라에 도착했을 때 막스와 함께 골렘 사냥을 다니던 언덕이었다.
지도에는 언덕마루 구릉지라고 쓰여 있었다. 멀리 보이는 캘리포니아 산맥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구릉지가 거의 끝나는 부분이기도 했다.
여기서부터 나하라까지는 스쿠터로도 쉽게 이동할 수 있는 평평한 지대였다. 반대로 말해 여기서부터는 산맥까지 스쿠터로 이동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었다. 물론 잘 찾아보면 갈 수 있는 길은 있겠지만 따로 도로를 건설하거나 하지는 않았기에 지도만으로는 전부 알 수가 없었다.
구릉지에서 가장 높은 지대로 올라간 준은 멀리서 십여명이 레이드를 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숫자로 봐선 아마도 막스팀인 것 같았다. 그외에도 소규모로 레이드를 하는 팀이 하나 더 보였다. 물론 지형특성상 시야가 가려 보이지 않는 이들도 있겠지만 적어도 근처에는 다른 팀이 없었다.
막스만 해도 최소 3킬로미터 이상은 떨어져 있었다. 준은 인벤에서 대흉근을 꺼내었다. 녀석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눈치 채지 못한 채 갑자기 다른 장소에 나타나자 어리둥절해 하는 느낌이었다.
큰 문제는 없어보여 안심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마음에 걸리는 것은 있었다.
‘다차원에 양자정보를 전송하게 되면 오리지널은 붕괴하게 된다고 했는데. 그러면 여기있는 대흉근은 방금 전의 대흉근과 같은 녀석인 걸까?’
어차피 간단한 도구들이야 붕괴했다가 새로 만들어진다고 할지라도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무생물이라 할지라도 대흉근은 이지가 있는 녀석이다.
“에이. 뭐, 정보자체가 에너지니까. 결국은 같은거겠지.”
준은 그렇게 납득했다. 새로운 기술이란 늘 두려움을 주는 법이다. 아주 옛날에는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 것도 두려워했다고 한다. 영혼이 사진에 갇히게 된다나. 하지만 현대에 와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정신이상자 취급을 받게 될 것이다.
언덕위에 서서 주변을 둘러보던 준은 대흉근과 함께 주변을 탐색하며 이동하기 시작했다.
쿵. 쿵.
대흉근이 걸을때마다 땅이 흔들렸다. 근처에 다른 레이드 팀이 있다면 이 소리를 듣고 찾아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쿠쿠쿠쿠-
바닥이 부르르 떨리며 무언가를 파헤치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준은 대흉근을 멈춰세우고 소리가 가까이 오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준은 울퉁불퉁한 지형을 따라 땅이 불쑥불쑥 솟아오르며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좀 더 가까이 다가오자 준은 그것이 거대한 전갈이 움직이며 만들어내는 흔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놈은 앞발의 거대한 두 집개로 땅을 파헤치면서 빠르게 접근하고 있었다.
“전갈 외도라. 저 녀석 이름이 뭐였더라.”
인간과 외도는 팔십년 간 전투를 벌여왔다. 문명의 역사에서 팔십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 알려진 외도의 종류만 수만 가지. 아예 외도학은 대학의 정규과목으로 채택되고 있으며 외도분류학이라는 파생학과가 존재할 정도로 그 종류와 특성에 대한 연구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준은 언제 시간 나는대로 백과사전이라도 사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대흉근. 가서 막아.
-응.
쿵쾅쿵쾅!
대흉근이 상체를 좌우로 흔들어가면서 뛰어갔다. 몸 자체가 바위인데다 관절이 인간의 유연함을 따라갈 수 없다보니 뒤뚱거리는 것처럼 뛰는 것이다.
“파이팅!”
준은 큰소리로 뒤에서 응원했다. 과연 대흉근이 전갈외도와 함께 얼마나 잘 싸워줄 것인가.
그에 따라 앞으로의 사냥방법이 결정 될 것이다.
대흉근이 전갈에게 다가가자마자 몸을 팽글 돌리며 팔을 쭉 폈다. 시작부터 ‘크게 휘둘러치기’를 시전 한 것이다.
빠각!
전갈이 대흉근의 주먹에 맞아 시원하게 날아갔다. 거의 한 십여미터는 날아간 후에 엄청난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쿵!
“잘한다!”
준은 관전모드가 되어 대흉근과 전갈의 싸움을 흥미진진하게 바라보았다. 원래는 대흉근이 어그로를 끌면 중간에 끼어들 생각이었지만, 막상 잘 싸우는 것을 보니 녀석의 전투력을 확인해보고 싶었다.
현재 대흉근의 결정도는 10에 불과했다. 붉은색 외도 중에서는 가장 약한 급의 스탯이었다. 결정도에 따라 외도의 우열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과연 대흉근이 본능을 이기고 전갈과 치열하게 싸울 수 있을 지가 이번 시험의 목적이었는데, 이미 그 목적은 달성한 듯 했다.
쿠웅! 칵! 콰직!
대흉근과 전갈외도의 전투는 치열하게 이어졌다. 전갈외도의 결정도가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대흉근보다는 높을 텐데도 전투는 비등하게, 아니 약간 대흉근의 우세로 전개되었다.
일단 상성이 대흉근 쪽이 좋았다. 전갈은 생명체를 무력화 시키는 기술인 독침을 사용한다. 저 외도 역시 꼬리쪽에 독이 잔뜩 올라있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대흉근은 어디까지나 무생물형 외도다. 녀석에게 독이 통할 리가 없다보니 전갈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집개발만을 가지고 공격을 하거나 막고 있었다.
하지만 단순 타격전이라면 전갈보다는 골렘쪽이 우위인 것은 명백한 사실. 일단 한방한방의 데미지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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