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로젝트 델타-24화 (24/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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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스

“흠...”

장민성은 생각했다. 단 3일이라해도 준과 함께 레이드를 하게 되며 얻는 수익은 막대했다. 과연 그 돈을 포기하면서까지 펠로우쉽을 해야할 가치가 있을까?

대답은 간단했다.

“콜.”

“너무 쉽게 결정하는 거 아니냐? 그 돈은 너에게도 필요할텐데.”

고아원에 살던 동생들을 찾아놓고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을리 없다. 분명 어딘가 모아놓고 살고 있을텐데 그 정도 규모의 인원을 먹여 살리려먼 큰 돈이 든다. 그런 장민성에게 돈은 무척이나 중요할 것이다.

“투자다. 하급 헌터만 되어도 지금보다 몇 배는 더 벌 수 있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애초에 네가 없으면 벌지 못할 돈이니 아까워 할 필요도 없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에게 손해가 되는 제안은 아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건 여전히 너에게 손해인 제안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나도 손해는 아니지. 그만큼 돈이 필요하니까.”

“그럼 계약 성립인건가?”

장민성이 손을 내밀었다. 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 손을 맞잡았다. 호랑이 길드와 준의 펠로우쉽이 체결되는 순간이었다.

-사용자 준이 당신에게 펠로우쉽을 제안합니다. 승낙하시겠습니까?(네/아니오)

장민성은 눈앞에 뜨는 메시지를 보며 살짝 놀랐다. 말로는 들었지만 실제로 아무런 디스플레이 장비 없이 시스템 메시지가 뜨는 걸 보니 약간 거부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왕 하기로 한 것 찜찜하다는 이유로 앓는 소리를 내고 싶진 않았다.

“이거 부작용은 없는 거겠죠?”

하지만 홍창만은 그렇지 않은지 약간 겁먹은 소리로 말했다. 준이 고개를 저었다.

“나도 몰라. 아직 사용한지 3주 정도 밖에 안됐거든.”

“그, 그럼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하죠?”

“글쎄? 나를 원망하는 수밖에 없겠지.”

“네? 그건 좀...”

딱콩!

“남자 녀석이 무슨 겁이 그렇게 많아? 준님 덕분에 우리가 전부 살아있는거 몰라? 게다가 오빠도 말했지만 우리에게 훨씬 좋은 조건이라고. 문제가 생기면 그때가서 고민해봐도 되잖아. 설령 잘못되더라도 그때 가서 준님이 해결해 줄 거야.”

서은설이 그렇지 않냐며 준을 올려다보았다. 너무 기대 받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딱히 틀린말도 아니었기에 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서야 홍창만은 약간 안심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네’를 선택했다.

그렇게 전원이 펠로우쉽에 가입하자 호랑이 길드원들의 이름과 체력, 그리고 레벨이 자신의 체력바 밑에 간략하게 표시되었다.

서은설이 펠로우쉽에 가입하게 되었을 때 확인할 수 있었던 사항이기에 딱히 새로울 것은 없었다.

“오옷. 오오.”

홍창만은 신기한 듯 눈앞에 보이는 GUI를 이리저리 만져보았다. 실제로 만져지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터치하는 것만으로도 이런 저런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기에 그는 계속해서 감탄사를 터뜨렸다.

“기술의 발달이란 놀랍군. 솔직히 감탄했다. 이런 게 있을 거 라고는 상상조차 한 적이 없어. 네가 개발 한 건가?”

“그랬으면 좋겠지만, 나도 우연한 기회에 얻은거라 확실한 원리를 몰라. 사실 헌터고 뭐고 이것의 비밀만 알아낼 수 있으면 엄청난 부자가 될 수 있었을 텐데.”

“그렇군. 하긴 개인이 구축하기엔 쉽지 않은 시스템이지. 어느 대학의 실험실이나, 기업의 연구실 같은 곳에서 유출 된 것일 수도 있겠군.”

“아마도 그렇진 않을거야.”

“어째서지?”

장민성의 질문에 준이 간단히 설명했다.

“지금 시점에서 구현하기 힘든 부분이 너무 많아. 델타에서 당연하다는 듯이 사용되는 UI만 해도 그래. 현 인류의 기술력으로는 뇌에 직접 전송되는 텍스트나 음성도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고. 내가 모르는 동안 아무리 발전했다고 해도 이렇게 완벽하게 구현할 수는 없어. 게다가 아직 경험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이 경험치 시스템은 정말... 엑조틱 사이언스의 정점이라는 느낌이지.”

“하긴. 일반외도에게서 경험치를 얻는 다는 것은 즉 녀석들에게서 엑조틱 에너지를 흡수한다는 거겠지?”

“이해력이 빨라서 좋네.”

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덧붙였다.

“특이외도 뿐만 아니라 일반외도에서도 엑조틱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만약 어느 집단이든 이 사실을 알았다고 가정해봐. 연합이든, 연방이든, 제국이든 그 대상은 상관없어. 과연 그들이 가만히 있을까?”

“일반외도는 특이외도에 비해 굉장히 잡기 쉬운 편이다. 아마 씨를 말리려고 들겠지.”

“그래, 하지만 아직까지 어디에서도 그런 움직임은 없지. 그렇다면 이건 최소한 우리가 아는 녀석들이 개발한 물건은 아니라는 뜻이야.”

준의 말에 장민성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비약처럼 느껴지긴 하지만, 그 말에 딱히 반박할 수는 없겠군. 하지만 정부의 비밀연구소라든지 하는 그런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으니 너무 가능성을 제거하지는 않는게 좋겠다.”

“뭐, 나도 가능하다면 내 시나리오가 틀리길 바라고 있어.”

준은 어깨를 으쓱했다. 공학자이자 과학자로서, 그의 외계문명에 대한 호기심은 엄청나게 크다. 하지만 동시에 발달된 문명의 외계인이 존재하지 않았으면 하는 평범한 인간의 바람도 가지고 있었다.

‘인류보다 뛰어난 외계문명이 있을 경우, 과연 그들은 인류에게 우호적일 것인가?’에 대한 물음은 항상 있어왔다.

그 질문을 하기에 앞서 우리는 한 가지 질문을 더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과연 ‘외계인’이 존재하고 있는 가에 대한 질문이다. 실제로 외도가 출현한 이후로도 인류는 어떤 외계인도 발견하지 못했다. 현재 인류의 탐사범위가 1만 광년을 넘어서고 있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이는 꽤나 진지한 문제일 수 있었다.

처음 항성 간 여행을 계획 했을 때 인류는 곧 다른 인류문명을 발견할 수 있을거라 기대했다. 그리고 실제 알파-센타우리 탐사를 성공 했을 때 그 기대는 현실로 이루어지리라 믿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150년이 지난 현재, 여전히 인류는 외계문명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 대신이라고 하기엔 뭐하지만, 인류는 외도를 발견했다. 그들은 인류 이외의 생명체 중 가장 강력한 존재였다. 하지만 그들은 이성이랄 것이 없는 괴물에 불과했다. 그저 생명체일 뿐이라면 인류는 이미 오래 전, 화성과 목성의 위성 에우로파 탐사를 통해서도 그 흔적을 발견한 적이 있었다.

결국 외도의 등장과 거주가능행성의 발견으로 외계생물종에 대한 연구는 활발해졌지만, 모두가 생각하고 기대했던 외계‘문명’은 여전히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다. 인류의 생각 이상으로 문명의 발상은 어려운 일이었던 것일까.

눈물을 흘리며 드레이크 방정식(인간과 교신 가능한 지적인 외계생명체의 수를 계산하는 방정식)을 수정하던 한 과학자는 어쩌면 우리은하에서 외계문명을 찾는 일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내뱉었다.

그러나 우주를 향한 인류의 호기심은 멈출 줄 몰랐다. 특히나 외도와의 전쟁에서 승리 한 이후 그 현상은 더욱더 심해졌고 무엇이 나타나더라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팽배했다. 사람들은 무언가에 홀린 듯이 외계문명을 찾으러 다녔고, 실패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외계문명을 갈망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외계문명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굳이 그들을 발견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 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준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준의 생각은 ‘어째서 우리와 생각이 다를지도 모를, 우리보다 강할 수도 있는 문명을 찾아야 하는가.’라는 쪽이었다. 만약 그들이 우호적이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별 시답잖은 이유로(단지 자신들의 우월성을 입증하기 위해서 라든지) 우리를 멸종시키려 할지 모르는 일이다. 반대편 사람들은 호전적인 문명은 그 정도로 높은 과학문명을 이룰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었다. 이미 그 정도의 문명을 쌓기 전에 전쟁으로 전멸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준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당장 인류만 보더라도 대단히 위험한 종족이다. 그들은 탐욕적으로 은하의 항성계를 탐사하고, 개척하고, 자원을 탈취하고 있었다. 이 수라드 행성만 해도 수없이 많은 토착종들이 사라졌다.

문제는 또 있었다.

인류 역사만 돌아보아도 알 수 있듯 항상 문명과 문명의 충돌에는 대학살이 있어왔다. 그것은 단지 참혹한 전쟁을 통해서만이 벌어지는 일이 아니었다. 준이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인류가 발견 할 수 없는, 혹은 치유할 수 없는 전염병의 존재였다. 과거 스페인의 약탈자들이 마야문명을 침입했을때 가지고 왔던 천연두처럼, 인류가 항거할 수 없는 질병이나 바이러스가 등장한다면 그것은 심각한 문제였다. 이렇듯 당장 준이 떠올릴 수 있는 문제만 해도 이미 우리 손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하물며 실제 상황에서는 훨씬 더 많은 문제가 있을 것이다. 이 모든 문제들을 오로지 과학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무책임 한 것인가. 준은 그들이 과연 과학에 대해 조금이라도 지식이 있는 지 묻고 싶을 정도였다.

그래도 과거에는 그나마 사정이 나았다. 인류최초의 외우주 탐사선인 보이저 호는 그 느린 속도 때문에 오르트구름은 커녕 성간 공간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광속으로 쏘아 보낸 인류의 메시지는 아직 준이 있는 수라드 행성까지도 오지 못했다. 뛰어난 외계 문명이 있다고 한들, 그들이 인류의 존재를 깨닫기 위해선 아직 천문학적인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랐다.

외우주 탐사대에서 심심하면 쏘아 보내는 초광속펄스는 은하의 끝에서 끝까지 단 1초면 도착한다. 이웃은하인 안드로메다 은하까지는 4분이면 닿는다. 물론 그 정도로 빠른 초광속펄스는 특별한 정보를 담을 수 없지만, 그럼에도 우리은하에 문명화된 인류가 있다는 신호로는 충분했다.

그것은 맹수와 산적이 가득한 어두컴컴한 산속에서 조명탄을 쏘는 짓이나 마찬가지였다. 준은 당장에라도 외계문명이 엄청난 대함대를 이끌고 지구를 향해 쳐들어 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아니, 그것은 언젠가는 이루어질 일이다. 단지 그날이 오늘이 아닐뿐.

“준님. 설명하다 말고 왜 갑자기 이상한데로 빠지는건데? 외계인이 어찌되었든 나는 하나도 안궁금한데?”

“...네 텅텅 빈 머리를 채워줄 지식이니까 잔말 말고 외워둬.”

준은 그렇게 말하며 일행의 능력치를 죽 훑어보았다. 펠로우쉽의 기능 중 하나로, 사용자는 대상자의 능력치를 볼 수 있었다. 물론 그 반대는 불가능 했다. 어디까지나 메인시스템인 델타가 펠로우쉽을 제어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사용자 ; 장민성

레벨   ; 1

클래스 ; 초보자

칭호   ; 펠로우쉽의 대상자(모든 능력치 +1)

능력치

체력 191/191  마나 73/73 경험치 0  잔여 스탯 0

힘 17(+1)  민첩성 16(+1)  지능 12(+1)  정신력 35(+1)

장민성의 능력치를 본 준은 솔직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다른 능력치는 특별한 것이 없었지만 정신력 수치가 30을 넘긴 것이다. 30이 넘어가는 수치는 이미 인간을 초월한 수준이다. 준의 초기 능력치도 정신력이 꽤나 높은 편이었지만 장민성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그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역경을 견뎌왔을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다음은 서은설의 능력치를 확인했다.

사용자 ; 서은설

레벨   ; 1

클래스 ; 초보자

칭호   ; 펠로우쉽의 대상자(모든 능력치 +1)

능력치

체력 56/56  마나 81/81 경험치 0  잔여 스탯 0

힘 5(+1)  민첩성 10(+1)  지능 16(+1)  정신력 14(+1)

“의외로 준수한데? 지능이 3이나 4정도 아닐까 생각했는데.”

준이 서은설을 보며 입을 열었다.

“내가 고등학교를 제대로 못다녀서 그렇지, 마법은 열심히 공부했다고. 이래봬도 꽤나 머리가 좋거든요?”

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능이 16이면 확실히 보통의 인간보다는 높은 수치였다. 참고로 이 수치는 10이 평균적인 인간의 능력이었다. 즉, 10이하는 평균보다 낮다고 보면 된다. 20이 넘어가면 일단 인간을 벗어나는 능력이고 30이 넘어가면 초인급이라고 생각하면 되었다.

사용자 ; 홍창만

레벨   ; 1

클래스 ; 초보자

칭호   ; 펠로우쉽의 대상자(모든 능력치 +1)

능력치

체력 61/61  마나 54/54 경험치 0  잔여 스탯 0

힘 11(+1)  민첩성 10(+1)  지능 13(+1)  정신력 10(+1)

홍창만은 그야말로 평범한 스탯이었다. 전반적으로 보통 사람보다 아주 조금 나은 정도. 하지만 헌터의 스탯이라고 보기에는 많이 낮은 편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세명의 모든 스탯을 확인한 준은 한 가지 놀랄만한 사실을 깨달았다.

“너희 셋 중에서 서은설이 지능이 제일 높아.”

“그런!!”

“헐?”

“후후후. 이제 내 위대함을 알았겠지?”

============================ 작품 후기 ============================

집에오자마자 몸살로 앓아 누웠네요. 한편은 올려드리겠다고 했는데 ㅠㅠ

대신 오늘 두편써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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