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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막내 동생-95화 (94/98)

제95화. 뜨거운 바다. >

제95화. 뜨거운 바다.

“저놈들 완전히 얼이 빠졌군!”

해상자위대 제1호위대군 해장보 나카야마 겐토는 기함의 사령실에서 피씩 웃었다.

하늘에 떠 있는 여러 대의 해상초계기들이 인공위성과 협력하며 기함의 모니터에 대한민국 제1함대의 행동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저것들이 결사 항전을 하려는 것 같습니다. 해장보님.”

기함 쿠라마의 함장인 스즈키 료헤이 일등해좌(대령)가 비릿한 어조로 말했다.

그가 보기에 조센징들이 너무 가소로웠다.

밀려오는 거대한 쓰나미를 겨우 몇 개의 판자로는 막을 수 없다.

자기 같으면 그냥 항복하고 말 것이다. 그게 목숨을 살리는 길이다.

하지만 저 어리석은 놈들은 지금 싸울 준비를 하고 있다. 이 거대한 제1호위대군을 맞서서 말이다.

2차 대전 때 일본군이 감행했던 가미가제처럼 말이다.

스즈키 료헤이 일등해좌는 가미카제를 구상한 자를 가장 바보라고 생각한다. 물론 조국을 지키려는 그 가상한 심정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안되는 것은 안되는 것이다. 그냥 항복하고 힘을 키웠어야 한다.

만약 지금의 해상자위대원들에게 가미카제를 하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

당장 반란이 일어날 것이다.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그런 어리석은 일은 하지 않는다. 따라서 남들보다 앞선 기술력으로 전쟁을 치러야 한다.

그게 현대전에서 이기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대한민국 해군 제1함대와 일본 해상자위대 제1호위대군은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가 아닌가?

“일단 전화를 연결해라. 항복은 권유하고 침몰시키는 것이 기사도가 아닌가?”

해장보 나카야마 겐토의 비웃음이 어린 말에 스즈키 료헤이가 맞장구를 쳤다.

“하하. 저것들은 사무라이의 기사도를 알지는 못하겠지만 우린 지켜야죠. 암요! 크크크.”

곧 위성 전화가 연결되었다. 대한민국 해군 제1 함대장 권일수중장은 부관이 넘겨주는 수화기를 넘겨받았다.

<대한민국 해군 제1함대 사령관 권일수 중장이다. 하고 싶은 말이 뭔가? 나카야마 겐토 해장보.>

<호, 나를 아는군! 역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제1함대 사령관답소.>

<이런 쓸데없는 말을 하려고 전화를 걸었는가? 해장보.>

<아니, 한가지 충고를 하고 싶어서 전화를 걸었소. 사령관, 항복하시오. 해전이 벌어지면 당신의 제1함대는 10분을 버티지 못할 것이오.

어차피 이기지 못할 해전, 쓸데없이 목숨을 바칠 필요가 있소?>

<쓸데가 없다고 했나? 중장. 잘 들으시오. 우리 제1함대 모두는 부모·형제를 지키려고 여기에 있소. 비록 함대는 당신들보다 약하지만 우린 싸우다 죽을 것이오.

그리고 중장, 대한민국의 해군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약하지 않소, 이제 할 말은 다 한 것 같으니 말보다 무기로 대화합시다. 그럼 안녕히.>

전화가 끊어졌다. 나카야마 겐토는 비릿한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그렇게 죽고 싶다는데 죽여줘야지. 전 함대 전투 준비!”

“전 함대 전투 준비!”

68척의 각종 군함이 전투 준비에 들어갔다.

스르르, 철컥, 철컥.

미사일 발사대의 미사일들이 대한민국 해군 제1함대를 목표로 겨누어졌다.

“제1함대의 장교와 병사들은 들어라. 나는 제1함대 사령관 권일수 중장이다. 귀관들도 보다시피 적은 우리에 비교해 몇 배나 많다. 무장 장비 또한 우리보다 강력하다.

허나, 우린 바다를 지켜 싸운 충무공의 후예들이다. 우리 모두 부모·형제들에게 부끄럼이 없도록 최후까지 싸워야 한다. 그럴 수 있는가?”

<충, 성!>

해군 장교와 병사들의 뜨거운 외침이 바다를 뒤흔들었다.

권일수 중장의 눈에 이슬이 맺혔다.

‘고맙다. 조국의 아들들아!’

오늘, 여기서 모두 죽을 것이다. 허나. 절대 항복은 없다. 권일수 중장이 명령을 내렸다.

“목표. 자위대 기함 쿠라마, 미사일 발사 준비.”

“발사 준비!”

제1함대의 기함인 <광개토대왕함>은 1996년 10월 28일 대우중공업 옥포조선소에서 진수되었고 1997년 7월 31일 한국해군에 인도된 한국산 구축함 제1호이다.

총톤수 3,900t급. 순항속력 18kn. 최대속력 30kn. 승선 인원은 286명이다.

시스패로 대공미사일을 갖추고 있으며, 하푼 대함용 미사일 8기를 탑재하고 있다.

또한, 잠수함을 공격하는 MK44 토르페도 어뢰와 대잠용 헬리콥터를 탑재하고 있다.

주포는 127mm 함포를 함수에 장착하고 있으며 분당 45발을 발사할 수 있다. 함포의 최대 사정거리는 23km, 하지만 적이 너무 많다.

아마도 함대함 하푼 미사일을 4발이나 5발까지는 발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다음에는 우박처럼 쏟아지는 해상자위대의 미사일에 맞아 침몰할 것이다.

그래도 싸워야 한다.

‘나는 대한민국의 해군이다!’

권일수 중장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때 눈에 보이지 않는 대한민국 제1 기동함대 사령관 민도준 대장은 그 말을 모두 듣고 있었다.

제1 기동함대 기함 <태종대왕함>은 길이 195m, 폭 30m, 22,000톤급 이지스함이다.

또한, 스텔스 기능과 은폐막 기능, 방탄기능까지 겸하고 있어서 지금 시대에는 무적의 이지스함이다.

“삼족오 편대. 하늘에 떠 있는 섬나라 파리 떼를 청소하라. 한 마리도 남김없이!”

<예썰!>

기뻐죽겠다는 듯 <삼족오> 비행전대장 김동현 대령이 귀청이 터질 듯 외쳤다. 드디어 때가 온 것이다.

“전 비행대 공격하라.”

“예썰!”

이미 모든 목표는 자동조준에 들어있다. 그냥 발사 버튼만 누르면 끝이다.

“발사!”

“발사!”

푸른 하늘, 솜덩이처럼 흰 구름이 떠 있는 맑은 하늘에서 갑자기 푸른 빛줄기들이 생겨났다. 그것도 수백 줄기가!

그리고 그 푸른 빛은 하늘에 떠서 오만하게도 날개를 퍼덕이던 일본의 P-3C 오라이언과 F-35B를 비롯한 초계기와 전투기, 전폭기에 직격했다.

그리고 그때야 푸른 빛 레이저빔을 발사할 때의 날카로운 소리가 폭발 소리와 섞여 울려 퍼졌다.

쮱쮱쮱쮱쮱쮱~

콰콰쾅, 콰쾅, 콰쾅, 쾅쾅쾅~

푸른 하늘이 갑자기 폭발의 검붉은 불길로 뒤덮였다.

하늘을 가득 덮었던 일본 자위대의 비행체들은 크든 작던, 신형이든 구형이든, 느리든 빠르든 상관없이 거의 동시에 폭발했다.

마치 폭죽이 터지듯 폭발한 비행기들의 잔해들이 온 하늘을 덮고 떨어져 내렸다.

비행기는 물론이고 단 한 명의 조종사도 탈출하지 못했다.

레이저 빔에 직격 하자마자 폭발했으니 탈출하지 못한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밑에서 그 광경을 보는 제2호위대군의 해상자위대원들은 기겁했다.

“뭐, 뭐야?”

“말도 안 돼!”

한 두 대도 아니다. 제1파로 제2호 위대군 함선들의 위에 떠 있던 비행기들이 산산이 부서졌다.

또 제2파로 멀찍이 뒤따르던 비행대들도 눈 깜짝할 새에 전부 박살이 났다.

조기경보기와 초계기, 전자전기. F-35B와 전폭기, 전투기를 합치면 100대가 넘는 비행기다.

그 많은 비행기가 순식간에 폭발했다!

“대체 누가 공격했단 말이냐?”

나카야마 겐토 해장보가 입에 거품을 물고 외쳤다.

하지만 그가 모르는 것을 참모들이 어떻게 알겠는가?

모두 공포에 질린 얼굴로 해장보만 쳐다본다.

평소에는 그렇게 말을 잘하던 쿠라마의 함장 스즈키 료헤이 일등해좌(대령)도 입만 벙끗거렸다.

마치 땅에 내동댕이쳐진 물고기처럼···.

“당장 어떤 놈들인지 찾아라. 당장.”

“하잇!”

그때였다. 갑자기 나카야마 겐토 해장보의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뭐, 뭐야?”

그는 한국과의 해전에 대한 명령을 받고 출항하며 별로 긴장하지 않았었다.

그 때문에 개인용 핸드폰도 그대로 가지고 기함에 올랐었다.

그런데 지금 핸드폰이 울리고 있었다.

“모시모시!”

<나카야마 겐토 해장보, 나는 대한민국 제1 기동함대 제독 민도준 대장이다. 당신이 방금 제1함대 제독 권일수 중장에게 한 흰소리를 잘 들었다.

그에 대한 대답으로 먼저 너희들이 자랑하는 103기의 쉬파리를 청소해 버렸다.

어떤가? 맘에 드는가?>

이게 대체 무슨 소리란 말인가? 한국에는 제1 기동함대가 없다. 아니, 방금 하늘을 온통 뒤덮었던 파란 빛은 분명 광선무기다.

‘그래, 레이저빔일 거야!’

하지만 레이저빔은 초강대국인 미국도 수천 번이나 실패했고 끝내 포기한 무기다(이후 중국이 레이저무기를 연구하자 미국은 다시 시작한다.

그리하여 2010년 이후에 미국은 레이저무기를 성공시킨다).

하지만 방금 전화한 자는 분명 한국인이다.

미국도 성공하지 못한 레이저빔 무기를 한국이 성공할 수는 없다.

“너는 누구냐? 한국에 그런 무기가 있을 수 없다.”

<왜, 조센징이라서 말인가?>

“그래, 조센징은 절대 우리 일본인들의 머리보다 좋을 수가 없다. 그러니 발전도 역시 우리 일본보다 먼저 할 수는 없어!”

<큭큭큭, 하하하!>

민도준대장의 입에서 통쾌한 웃음이 터졌다.

그리고 웃음을 끝내자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카야마 겐토. 하늘에 우리 비행기들이 보이나? 안보일 것이다. 너희들의 그 좋다는 머리로 왜 안 보이는지 생각해보도록! 아, 미안한데 그대는 못 보겠군!

내가 그대의 기함을 먼저 녹여 버리기로 했거든!

하지만 슬퍼 말게, 곧 자네의 제2호위대군 전체가 따라갈 테니. 그럼. 이만.>

통화가 끊어졌다. 순간, 나카야마 겐토는 왠지 몸이 오싹해졌다.

절대 전화를 끊으면 안 된다는 의식이 머릿속을 꽉 채웠다.

그건 뭔지 모를 미지의 힘에 대한 공포였다.

그는 의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대신 발작적으로 외쳤다.

“야. 전화 끊지 마라. 야, 민도준, 어서 전화를 하란 말이다!”

그때였다. 갑자기 푸른 빛이 번쩍 빛났다. 그건 엄청나게 큰 둥그런 구체였다.

하지만 나카야마 겐토가 그런 생각을 머릿속에 떠올렸을 때 푸른 구체는 그의 기함 “쿠라마호”를 덮쳤다.

퍼엉~

그것은 빛이 아니었다. 마치 거대한 둥근 공 같은 그것은 플라즈마 융합액이다. “태종대왕함”에서 발사한 순간부터 플라스마융합을 하며 날아온 플라즈마 폭탄이다.

플라즈마의 융합온도는 최고 3억 도까지 오른다.

이는 태양 표면 온도(6,000C)보다 5만 배나 높은 온도이다. 그 때문에 어떤 나라도 플라즈마 핵융합을 성공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섯 천재는 중성입자 빔을 플라즈마에 직접 침투시키고 플라즈마가 중성입자 빔이 가진 높은 에너지를 흡수하여 플라즈마 온도를 높이게 했다.

이 당시에는 그 누구도 생각지 못한 방법으로 플라즈마 폭탄을 만들어낸 것이다.

역시 다섯 천재다.

“으악. 끄아악.”

기함 “쿠라마호”가 지글지글 녹고 있다. 민도준대장의 말처럼 정말로 일본 최고의 기함이 미사일 한 발 쏴보지도 못하고 쇳물로 녹아내리고 있었다.

“아아악. 이 조센징들, 저승에 가서라도 네놈들을 짓밟을 연구를 할 것이다!”

나카야마 겐토의 단말마의 외침과 함께 녹아내리던 “쿠라마호”가 폭발했다.

꽝꽈꽈꽝~

바다가 너무 뜨거워서 바닷물이 자욱한 수증기로 화해 증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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