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화. 포세이돈, 먹이를 기다리다. >
2002년 9월 6일.
대한민국 외무부 장관은 일본 대사 가와시마 에고가 가져온 일본 정부의 “마지막 통첩장”을 읽고 있었다.
“대한민국은 제2차대전이 종결된 1945년 8월 15일 이후, 지금까지 우리 일본의 영토인 독도를 무력으로 점령하고 있다.
독도는 역사적으로 우리 일본의 영토이다.
우리 일본정부는 이제 대한민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던 일본 영토인 독도를 돌려주기 바란다.
독도를 돌려주면 일본과 대한민국 간의 모든 오해가 씻어질 것이며 평화로운 이웃 국가가 될 것이다.
그러나 독도를 반환하지 않는 경우, 우리 일본은 더 이상 참지 않을 것이다.
반환 기간은 오늘부터 15일 이후인, 2002년 9월 22일 오전 10까지이다.
만약 그때까지 독도반환에 대한 소식이 없다면 일본은 행동에 나설 것이며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대한민국정부에 있음을 알리는 바이다.
2002년 9월 7일.
일본국 내각 총리대신 고이즈미 준이치로.”
콰앙~
대한민국 외교부장 허진웅이 벌떡 일어섰다. 그는 분노에 찬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일본 대사 가와시마 에고를 노려보았다.
“감히 이따위 개소리를 외교 문서라고 보내다니? 역시 섬나라 오랑캐는 천년이 지나도 변함이 없구나!”
그 말에 가와시마 에고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장관, 말 다 했소?”
“아니, 아직 못다 했다. 가와시마 에고. 잘 들어둬라. 독도는 상고 시대부터 한민족의 영토였다.
만약 왜국이 독도에 어떤 행동을 취한다면 대한민국은 단호하게 맞받아칠 것이다. 이게 내가 할 말이다. 가라. 어서 가서 당신의 섬나라 수장에게 전하라.
대한민국에게 오랑캐 따위의 협박은 통하지 않는다고!”
“장관, 당신은 오늘 한 말을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이다. 반드시···.”
가와시마 에고는 문을 박차고 나갔다.
차를 타고 사라지는 가와시마 에고를 바라보는 대한민국 외무부 장관 허진웅의 낯빛은 평온했다.
‘일본이여. 너희는 대한민국의 숨겨진 힘을 모른다. 이번에 덤벼들면 너희는 후손 대대로 대한민국에 덤벼든 일을 후회하고 또 후회할 것이다!’
하지만 일본이 그것을 어떻게 알랴!
일본은 대한민국을 침공하기 위한 도발 즉 독도 침공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
검푸른 물결이 출렁이는 동해바다, 그 위에 수많은 군함이 새하얀 파도를 일으키며 항진하고 있다. 바로 일본 해상자위대 제2 호위대다.
제2호위대군의 기함 쿠라마의 사령실은 흥분으로 들떠 있는 상태였다.
제2차 세계 대전에서 패배한 후, 일본은 끊임없이 군비를 증강하여 해군력을 키워 왔다. 하지만 일본의 야망을 실천하기 위한 전쟁다운 전쟁은 해본 적이 없다.
세계의 모든 나라가 일본의 재무장을 위험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일본은 거칠 것이 없어졌다.
북방의 위협이던 러시아와 남쪽의 위협이던 중국이 일본과 손을 잡았다.
가장 걱정이던 미국은 일본의 재무장을 모른척했다. 아니, 일본이 팔아 달라는 무기는 무엇이든 팔아준다. 물론 비공식적이다.
이 모두 국제금융카르텔의 덕분이다.
일본이 이제 상대할 적은 대한민국과 시베리아합중국이다. 그것도 당장은 대한민국뿐이다.
대한민국이 시베리아합중국과 매우 가까운 관계이기는 하나 일본 해상자위대가 한국해군을 전멸 시키면 도움의 손길을 주지 않을 것이다.
세계의 모든 나라는 자국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이 그리 생각하는 것은 대한민국과 시베리아합중국이 맺은 “혈맹”관계를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직까지 대한민국과 시베리아합중국의 혈맹관계는 극비이다. 두 나라가 힘을 합치면 아직은 중립인 미국까지도 경계할 수 있었다.
그러한 두 나라의 혈맹을 일본과 중국, 러시아가 알리 없었다.
더군다나 시베리아합중국은 이제야 해군을 건설 중에 있다. 원래 있던 시베리아 태평양제 1함대(러시아 시절 태평양함대)는 신형 함들이 별로 없다.
지금 새로 건설하는 발해함대(대련항)와 백제함대(칭다오)는 구축함 몇 척과 호위함 몇 척들뿐이다.
반대로 해상자위대는 국제금융카르텔의 지원으로 받은 달러를 쏟아부어 지난 7년 동안 해군력을 증강했다.
현재 해상자위대 1개 호위대군은 어마어마하다. 일단 “이즈모급 호위함” 2척이 있다. 그러나 말이 호위함이지 실은 항공모함이다.
전장은 248m에서 300m로 커졌다. 무게는 27,000톤에서 37,000톤급으로 커졌고 대잠헬기 14기, F-35B 18기를 싣는다. 그런 항공모함이 2척이다.
그 외 이지스함이 6척, 구축함이 10척이다.
구축함은 무라사메급으로 능동형 위상배열 레이더가 장착되어 있다.
탐지거리는 200Km 이상이며 최대 60개의 목표를 동시에 추적한다.
한국의 이순신급이 55km, 40개의 목표를 추적하는 것에 비교하면 엄청난 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미사일 수직 발사장치 VLS는 MK41x16셀, MK48x16셀, 하푼 미사일과 90식 미사일 등을 장착하고 있다.
또한, 40기의 잠수함 킬러 P-3C 오라이언 대잠 초계기, F-35B 30기, 그 외 전투기가 48기, 28척의 잠수함이 바다 밑으로 항진하고 있고 각종 호위함 22척으로 총 68척이 1개 호위대군이다.
반면에 대한민국의 해군은 어떤가? 대한민국 해군 총 함정 수로는 180척이 넘는다.
하지만 구형이고 군함도 작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 제1함대 (울릉도와 독도를 포함한 동해수호가 주 임무)는 구축함 2, 호위함4 그 외 초계함, 소형 고속정들로 구성되어 있다.
자세히 보면,
DDH-971 광개토대왕함 (3200t 제1함대 기함)
DDH-973 양만춘함 (3200t)
FFG-815 강원 (호위함)
FFG-818 대구 (호위함)
FF-956 경북 (호위함)
FF-959 부산 (호위함)
아마 일본의 공격을 알고 동, 서, 남해에 흩어져 있는 함정을 끌어모으려면 모는 것이 끝난 후일 것이다.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2023년이 아니라 2002년이다. 아직 대한민국은 해군의 증강을 하지 못했다.
2010년에 창설하는 해군 제7기동전단만 있어도 어떻게 싸워 볼 수가 있지만 아직은 꿈일 뿐이다.
‘크크크, 조센징들이여, 너희들은 또다시 일한병합의 치욕을 겪게 될 것이다!’
제1호위대군 해장보 (제1호위대 사령관, 소장)나가야마 겐토의 얼굴에 비릿한 웃음이 그려졌다.
지금으로부터 87년 전인 1910년 대한민국의 전신인 조선이 일본에 강제 병합되었다. 일본이 서양의 압도적인 발전을 보고 메이지유신을 했을 때도 조선은 늦지 않았었다.
만약 조선이 10년 후에라도 외국의 발전한 문물을 받아들이고 개혁을 했다면 일제에게 짓밟히는 굴욕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조선의 관리들은 당파 싸움에만 몰두하여 기회를 잃었다.
그리고 끝내는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겼다.
지금이라고 무엇이 다를까?
현재도 대한민국은 좌·우 정치인들은 서로 싸우기만 한다. 북한은 무너졌고 통일이 되었는데도 말이다. 게다가 국방비는 계속 삭감된다.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하면서···.
그 결과는 바로 지금의 사태가 보여준다.
‘나는 일본인으로 태어난 것이 행운이다!’
나카야마 겐토가 그렇게 중얼거리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을 까맣게 덮은 P-3C 오라이언과 F-35B 전폭기가 보인다. 믿음직하다.
그리고 가슴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오늘, 임무를 다하여 대일본제국의 부활에 나의 피를 바치리라!’
나카야마 겐토가 일본인으로 태어난 행복을 만끽하고 있을 때 부산 앞바다에서는 누구도 들을 수 없는 음성이 하늘과 바다를 오가고 있었다.
<제1 기동함대 사령부, 여기는 삼족오 전투비행단. 게다짝들이 코앞까지 왔다. 공격 명령을 바란다. 오버.>
그렇다! 아무것도 없는 하늘, 초라한 몇 척의 대한민국 제1함대가 목숨 걸고 있는 바다!
그들조차 비밀리에 창설된 대한민국 해군 제1 기동전단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들은 지금 바다를 뒤덮고 항진해오는 일본 해상자위대와 싸워 목숨을 내놓을 것을 다짐하고 있었다. 여기는 자기들이 나고 자란 대한민국의 바다이기에!
부모·형제들이 있고 사랑하는 애인들이 살아가는 육지를 지키는 바다의 전사들이기에! 죽는 것은 싫지만 도망치는 것은 더욱 싫다.
차라리 싸우다 죽을지언정···.
하지만 그들의 앞에는 비밀리에 창설된 대한민국 해군 제1 기동전단이 진을 치고 있었다.
그럼 이 기동전단들은 어디에서 나타났을까?
지난 7년 동안 대한민국의 군사과학자와 기술자들은 연수, 합작연구 등등의 이름을 달고 시베리아합중국으로 갔다.
그리고 시베리아합중국에 있는 이전 소련의 과학기술들과 다섯 천재가 발굴해낸 새로운 무기 이론과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을 합쳐 새로운 무기들을 개발했다.
대한민국 해군 제1 기동전단이 창설된 곳은 광활한 오호츠크해의 드넓은 바다에 있는 추코트반도의 깊은 만이었다.
“크라칼리야”라 부르는 이곳은 소련 시절부터 태평양함대의 비밀해군 군사기지였다.
이곳은 깊이 26,000m에 넓이 3,000m에 달하는 비밀 동굴이 있다.
이곳은 스탈린 시대부터 미국의 눈을 피해 새로운 전함을 건조하거나 신형군함을 만들던 곳이었다;
이준은 이곳을 시베리아와 한국이 합작하여 신형무기들을 만들 수 있는 곳으로 지정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상 국제금융카르텔이 시베리아의 내부를 무너뜨리기 위해 퍼부은 수조 달러를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그리하여 이곳에서 대한민국 해군 제1 기동전대가 비밀리에 탄생한 것이다.
대한민국의 국회는 그동안 국방비 문제 때문에 서로 싸웠지만 사실 그것은 외국의 눈을 가리기 위한 눈속임뿐이었다.
이준이 이 프로젝트에 3조 달러의 돈을 쏟아 부은 것이다.
왜냐고? 왜 바보처럼 한국에 퍼주냐고?
이준은 앞으로 시베리아와 대한민국을 통일할 생각이다. 그리하여 하나의 나라를 만들어 세계를 호령하고 싶은 것이 이준의 꿈이었다.
그러자면 가장 먼저 쉬파리처럼 왱왱거리는 일본을 짓밟아야 했다.
지금으로부터 107년 전인 1895년 일제는 조선의 왕후인 명성황후를 무참하게 살해했다.
그것은 한민족에 대한 모독이며 천추만대로 잊을 수 없는 치욕이었다.
이준은 갚아주고 싶었다. 뻔뻔하게도 하늘을 향해 머리를 쳐들고 건들거리는 일본인들에게! 명성황후가 겪은 치욕보다 더 지독한 치욕을 겪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과학자건 기술자건 돈이건 아낌없이 퍼부어 만들어냈다.
플라즈마 에너지에 의한 은폐기능과 방탄기능, 스텔스 기능과 레이저 빔 무기와 플라즈마 폭탄을 장비한 전폭기와 P-3C 오라이언과 F-35B보다 더 성능이 뛰어나고 무서운 화력을 지닌 하늘의 삼족오들을 만들어냈다.
일본의 그 어떤 레이더와 탐지기에도 보이지 않는 제1 기동전단의 이지스함들과 구축함들, 일본을 초토화할 포세이돈 순양전함이 곧 죽어야 한다는 것도 모르고 다가오는 일본 해상자위대 제2 호위대를 노려보고 있었다.
포세이돈 순양전함은 플라즈마 폭탄을 발사하는 발사기와 1,000발의 미사일을 싣고 있는 35,000톤급의 괴물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