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화. 급습. >
러시아 극동군 사령관 이완 찌모페이대장은 휘하에 40만의 병력과 1만 대의 전차.
10만 문의 각종 화포, 2만 대의 각종 미사일 발사 이동 차량,
1,200기의 미사일 사일로. 1만 2천 기의 전투기와 폭격기. 1만기의 전투 헬기,
2,500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찌모페이대장은 오랜 공산당원으로 현재의 자본주의화 된 시베리아를 무척 싫어한다. 그가 숨 죽이고 있는 것은 그것이 러시아 대통령의 정책이며 국민들이 자본주의를 환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군대를 투입하여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자들을 모조리 쓸어 버리고 싶었다.
그런 그에게 모스크바에서 총리의 비밀특사가 도착했다.
... ... ...
“...그렇다면 총리의 생각은 이번 기회에 군대를 투입하여 특구 정부의 모든 관리들을 체포하겠다는 것이군! 맞나? 특사.”
“예. 맞습니다. 사령관님.”
“음!”
이완 찌모페이대장은 턱을 만지작 거리며 집무실을 이리저리 거닐었다. 찌모페이대장은 늘 당당하게 모든 일을 수행했다. 그게 인생의 자랑이다.
한데 총리가 추진하는 일은 음모를 꾸미고 그걸 특구 의장에게 뒤집어씌워 숙청하는 일이다.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자본주의자들을 숙청하는 목적은 같다.
드디어 걸음을 멈춘 찌모페이대장이 결단을 내렸다.
“총리에게 전하게. 우리 극동군은 디데이 날 출동하여 시베리아의 모든 특구 정부를 점령할 것이라고.”
“감사합니다. 사령관 각하. 총리님께서 대통령이 되시면 사령관 각하의 노고를 절대 잊지 않고 보답할 것입니다!”
특사는 얼굴이 환해져서 모스크바행 비행기를 탔다.
“부관, 비밀리에 특구 의장과의 면접을 제안하라. 지금 당장.”
“예썰!”
부관이 급히 돌아서 나갔다.
“이런 음모로 특구 정부의 관리들을 모두 숙청하는 것은 독배가 될 것이다!”
자본주의는 싫다. 평생 추구해온 자기의 이념과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재는 더욱 싫은 것이 이완 찌모페이대장이였다.
이미 소련 시대의 독재를 진저리가 날 만큼 겪어본 찌모페이 대장이다.
***
이준의 테이블 위에 서류가 수북이 쌓였다. 각 마피아와 노조들을 만났던 푸틴의 특사들을 체포하여 심문한 서류였다.
“흠, 결국 푸틴은 자기의 중앙집권적 통치를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군!”
이미 미래세계에서 겪어본 일이긴 하다.
하지만 그 독재가 이런 비열한 음모의 산물인 것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
“아니지. 정치란 모든 저질스런 방법을 동원하여서라도 상대를 짓밟고 올라가는 것이 아니던가?”
그렇게 보면 푸틴의 이번 음모를 나쁘다고만 할 것이 아니었다.
정치란 지는 자가 바보이고 지는 자는 입을 다물고 떠날 수밖에 없다.
정치란 저열한 도박에서 졌으니까!
“정치가 그렇다면 내가 먼저 짓밟을 것이다!”
이준은 버튼을 눌렀다. 곧 보안대 사령관이 들어섰다.
“사령관. 전 보안대를 계획대로 출동시키게. 그리고 살생부에 들어 있는 자들을 한 명도 놓치지 말게. 알겠나?”
“예썰.”
딱~
구두 뒤축을 부딪쳐 나는 소리가 경쾌하게 방안을 울렸다.
이미 시베리아 전역에 보안대의 60만 대군이 사단, 연대, 대대, 중대, 소대별로 자기가 맡은 곳에서 출동 준비를 끝냈다. 그들은 명령만 기다리고 있다.
곧 명령이 떨어지면 즉시 쏟아져 나가 마피아와 노조들을 덮칠 것이다. 보안대만이 아니다.
시베리아 경제특구의 40만 경찰들도 출동 준비를 갖춘 채 대기하고 있었다.
보안대나 경찰들은 확고한 의지를 갖추고 진압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이번 싸움이 자신과 가족의 행복한 삶을 지키는 싸움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푸틴 총리는 경제특구를 해체하려고 하고 이준은 경제특구를 지속시키려 한다는 것을 모든 경찰과 보안대원들이 알고 있었다.
경제특구가 생겨나면서 보안대원들과 경찰들은 지금의 풍족하고 안정적인 삶을 즐기고 있었다.
그들은 특구를 지키려는 이준의 명령에 절대복종하고 있었다.
새벽 3시. 갑자기 밤의 자장가가 울리고 긴급 방송을 시작했다.
“시베리아 경제특구 국민에게 알립니다. 10분 후에 경제특구 의장님의 긴급 방송이 있겠습니다. 의장님의 긴급 방송이 있겠습니다!”
사람들은 각 반장, 동장들의 긴급 방송 소식으로 모두 잠에서 깨어났다. 그 시각 이미 보안대와 경찰기동대들은 체포 작전에 돌입했다.
“앞으로. 신속하게 목표물을 체포하고 철수한다. 반항하거나 저항하는 적을 제압하기 어렵다면 사살해도 된다. 알았나?”
“예썰!”
“출진!”
“야!”
우렁찬 외침과 동시에 보안대원과 경찰기동대원들이 맡은 집들을 향해 쳐들어갔다.
하바롭스크 철도 노조 위원장 메레츠코프는 아파트 관리 사무소의 긴급 방송에 눈을 떴다. 그리고 10분 뒤에 특구 의장 이준이 티브이 화면에 나타났다.
“친애하는 시베리아 경제특구 시민 여러분. 나는 오늘 참으로 비통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시베리아 특구 시민들은 그동안 저와 함께 시베리아를 건설했습니다. 철도와 도로, 아파트와 공업단지. 어린이집과 학교를 건설했습니다.
시민 여러분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불모의 땅이던 시베리아가, 극동의 얼음 땅이던 시베리아가 푸른 물이 흐르고 꿀과 과일, 쌀과 밀이 넘쳐 나는 낙원의 에덴동산으로 변모했습니다.
그로 인해 우리 아이들은 아침마다 밝은 웃음을 머금고 어린이집으로, 학교로 떠났습니다. 시민 여러분도 더욱더 좋은 미래를 향해 저마다 자기의 직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이런 삶을 파괴하려는 세력이 나타났습니다.
그들은 시베리아 경제특구가 있으면 중앙집권적 통치가 어렵다는 생각으로 시민 여러분의 땀으로 세워진 시베리아 경제특구를 해산하려는 음모를 꾸몄습니다.”
여기까지 방송이 되자 캄차카반도부터 우랄산맥까지, 툰투라지역부터 아무르강까지의 전 시베리아에 사는 시민들의 분노가 머리끝까지 달아올랐다.
“그들은 시베리아 전국의 노조와 마피아들과 담합을 했습니다. 노조는 파업을 일으키고 보안대나 경찰기동대가 진압에 나서면 마피아가 시민 몇 명을 쏘아 죽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보안대나 경찰기동대가 쏘아 죽인 것으로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그다음 순서로는 시신들을 메고 시위를 벌이고 다음 단계로는 폭동을 일으켜 시베리아 특구 정부를 뒤엎으려고 했습니다.
그 다음 이 내란을 빌미로 러시아 중앙 정부는 시베리아 특구를 해체하며 의장인 나에게 책임을 물어 총살형이나 무기징역을 선고하려고 하였습니다.
이런 더럽고 비열한 음모를 꾸민 사람은 바로 러시아 중앙 정부의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입니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전 시베리아 방방곡곡에서 분노의 함성이 터져 올랐다.
“노조와 마피아들을 이 땅에서 없애 버리자!”
“푸틴을 타도하라!”
“타도하라.”
“타도하라!”
티브이를 통해 이 장면을 보고 있던 하바롭스크철도노조 위원장 메레츠코프는 화들짝 놀랐다.
“이런, 큰일이다!”
그는 어쩔 바를 몰라 방안을 이리저리 헤맸다. 시베리아 특구 의장이 직접 푸틴의 음모를 폭로했다.
시베리아 인구는 1억4천 800만 명! 그중 백인은 2천만 명밖에 안 된다. 나머지 1억2천 8백만 명은 모두 동양인 소수민족들이다.
그들은 고향 산천을 버리고 새로운 삶을 찾아 시베리아로 왔다. 더 정확히 말하면 소수 민족이라고 차별하고 소수 민족이라고 무지몽매한 인종으로 여기는 자들이 싫어 시베리아로 온 사람들이다.
그들은 이곳에 와서야 민족차별과 인종차별 없이 마음 편하게 살게 되었다. 시베리아 특구는 67개의 소수 민족으로 형성되었고 그러니만큼 차별 차체가 없었다.
또 혹시라도 차별이 있을 때 특구 정부는 가장 엄하게 사건을 다루었다.
그리하여 이곳이 우리 살 곳이다, 라는 마음으로 땀을 흘리며 공장과 광산, 공업단지와 학교. 병원, 아파트를 건설했다.
그런데 지금 자신들의 삶의 터전인 이 행복한 에덴을 없애려는 자가 나타났다. 바로 푸틴이란 이름을 가진 러시아 중앙 정부의 총리였다.
“큰일났어!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하지?”
메레츠코프는 안절부절못했다. 1억 4천8백만 명이 들고 일어나면 자칫 내전으로 발발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되면 노조도 파멸이다.
그가 착잡한 생각에 잠겨서 방안을 맴돌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요란한 폭발 소리와 함께 문짝이 산산조각 흩어졌다.
“이건 또 뭐야?”
자욱한 화약 연기 속으로 시베리아 경찰기동대가 AK-74 U를 앞에 총 자세로 들어섰다. 그중 한 명이 체포영장을 내밀며 외쳤다.
“하바롭스크 철도 노조 위원장 메레츠코프, 당신을 내란방조죄로 체포합니다. 당신은 변호사를 위임할 권리가 있고···.”
메레츠코프의 손목에 족쇄를 채운 경찰들이 그를 끌고 갔다. 그 시각 시베리아 전역에서 체포가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체포가 모든 곳에서 순조롭게만 진행되지는 못했다.
옴스크 마피아 본부는 거대한 폐공장 지역을 개조하고 합숙하고 있었다.
마치 군대처럼···.
이들 마피아 본부에는 거대한 헬스장과 격투장, 찜질방과 수영장, 사격장이 갖추어져 있었다. 옴스크 마피아들은 여기서 격투를 익히고 사격 연습을 했다.
이곳 자체가 시내와 많이 떨어진 곳이고 사격장은 막대한 돈을 들여 방음장치까지 했다. 그래서 매일같이 사격 연습을 해도 소리가 새어 나가지 않았다.
이들은 경찰기동대가 체포하려고 오자 총격을 가해왔다.
캬캬캬캬캬컁~ 캬캬캬캬캬컁~
AK-47의 독특한 발사음과 함께 총알이 빗발처럼 날아왔다.
“이런 시발!”
옴스크 기동경찰대장 쿠로츠킨총경(대령급)은 저도 모르게 쌍소리를 뱉어냈다.
저 안에 마피아 600명이 있다. 게다가 그들은 전부 AK-47로 무장했다.
자료에 의하면 저들은 기관총도 수십 정이고 알라의 요술봉인 휴대용 로켓 발사기까지 보유하고 있었다.
“이건 체포가 아니라 전쟁이 되겠군!”
중얼거린 그는 납작 엎드린 기동경찰대원들을 보았다.
기동경찰대원들의 검은 전투복을 입고 헬멧까지 쓰고 있어서 누가 누구인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른다.
헬멧의 앞면이 방탄 장치로 만들어진 짙은 검은 색깔의 강화 방탄 수지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쿠로츠킨총경이 핸드폰을 들어 어딘가에 전화했다.
잠시 후, 하늘을 뒤흔들며 최신형 공격헬기 블랙 샤크 2대가 날아왔다.
블랙샤크는 미국의 아파치헬기와 막상막하인 공격헬기로 특이하게도 조종사 1명이고 무기는 레이저와 적외선으로 유도하는 80mm S-8 로켓, 122mm S-13 로켓, 70mm 히드라 로켓과 건포드(날개 하드 포인트에 장착하는 포드 형 기관포) 480발이 장착되어 있다. 한마디로 블랙샤크는 하늘의 사신이다.
쒸잉쒸잉쒸잉쒸잉~ 콰콰쾅, 콰쾅, 콰쾅, 쾅쾅쾅~
“아악. 으악.”
“헤, 헬기다!”
마피아들이 소리치며 폭발하는 본부에서 뛰쳐나왔다. 하지만 밖은 이미 경찰기동대원들이 기관총을 겨누고 있었다.
캬캬캬캬캬캬캬컁~ 캬캬캬캬캬캬컁~
날카로운 기관총 소리가 옴스크의 하늘에 울려 퍼지며 마피아의 종말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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