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화. 미 대통령의 특사.
이르쿠츠크시는 러시아의 2대 도시인 모스크바나 페트로그라드보다 더흥청거렸다. 최근 중국에서 소수민족이 쏟아져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들은 북한인들처럼 인질로 가족을 중국 땅에 남겨 놓지 않는다.
부모형제와 아내, 아들딸들을 모두 데리고 온다.
벌써 이주한 사람이 백만명이 넘는다. 이준은 그들을 우선 블라디보스토크가 있는 연해주 지방으로 보내 정착시켰다.
연해주지방으로 간 100만명은 블라디보스토크 외곽에서부터 알래스카 쪽으로 집과 도시, 철도와 하늘길(지상에서 100m 위에 있는 고속도로와 국도!)을 건설하고 있다.
그로인해 블라디보스토크-사할린-캄차트카-알래스카와 마주하고 있는 베링해의 멜렌반도까지 건설붐을 일으켰다.
소수민족은 중국의 철도와 국도로 기차와 버스를 타고 왔고 그것도 타지 못한 사람들은 도보로 걸어 국경을 넘는다.
마치 둑이 터진 홍수처럼 하루에도 거의 100만명 이상씩 들어온다. 그러니 이르쿠츠크에 동양인들이 차고 넘칠 수밖에 없다.
그것 또한 좋은 일이다. 이르쿠츠크 소상인들은 밀려드는 이들 때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가게의 하루 매상이 예전의 15배를 넘기 때문이다.
이준은 제1차적으로 연해주의 바다 옆을 따라 북극해까지 도시와 마을을 건설하고 있다.
이곳은 날씨가 매우 따뜻하고 바닷가를 따라 기름진 연해주 평야가 펼쳐져 있다.
지난 수십 만 년 동안 곡식을 심지 않은 땅이다.
대신 땅은 무엇이든 심으면 엄청난 소출을 낼 정도로 비옥하다.
이 평야를 모두 개간하여 밀과 벼, 콩과 옥수수를 심으면 남북한 곡물 생산량의 25배는 넘을 것이다.
왜냐하면 태평양 바닷가의 평야가 남북한의 모든 평야의 25배 면적이기 때문이다. 이준은 이곳에 약 1 천 만 명의 소수민족 농민들을 이주 시켜 정착하게 도움을 주고 있었다.
그로인해 소수민족은 이준을 가르켜 신이 보내준 사자라고 외친다. 그들이 뭐라고 하던 이준은 묵묵히 시베리아의 대국 굴기를 꾸준히 하고 있다.
그 다음 천 만 명은 동시베리아 고원 평야에, 또 천 만 명은 중시베리아 평원에,또 천 만 명은 서시베리아 평야로 이주 시킬 것이다.
그러면 시베리아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곳은 모두 기름진 옥토로 변할 것이다. 정착이 완전히 끝나면 4000만명의 사람들이 농사를 짓게 된다.
그럼 시베리아에서 생산되는 밀과 쌀은 남북한과 일본에서 생산하는 것의 거의 5배에 달할 것이다. 그때는 수입에 의존하던 시베리아가 자급자족은 물론이고 해외에 수출을 시작할 것이다.
블라디보스토크와 캄차트카 사이에 있는 작은 항구 마을에 온통 뚝딱 거리는 소리로 소음이 강하다. 모두 집을 짓는 소음이다.
러시아는, 특히 시베리아에 사는 사람들은 시멘트나 벽돌로 집을 짓지 않는다. 가장 흔한 나무로 집을 짓는다.
워낙 땅이 넓으니 고층 건물을 지을 필요는 없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베링해의 멜렌까지의 거리는 6,000Km, 1만 5천리에 달한다. 태곳적의 그 구간이 모두 바뀌고 있었다.
“이봐. 통룬, 난 말이야, 시베리아가 동토의 땅이라 해서 일년내내 추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 한데 와보니 이건 농사짓기 딱 좋은 날이야!”
부파반의 말에 망치질을 하던 통룬이 망치를 내렸다. 둘이 올라 앉은 지붕에서는 오호츠크해의 거대한 바다가 펼쳐져 있다. 통룬이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
“난 말이야, 부파반.”
“응!”
“1년 농사를 짓고는 고향에 가서 아버지와 어머니를 모시고 오겠네, 인생의 황혼기라도 편하게 살게 해주고 싶어!”
“암, 그래야지. 나도 부모님들을 모셔 올 거야!”
지금까지 시베리아로 온 소수민족은 아내와 자식들은 데리고 왔지만 부모 형제들은 데려 오지 않았다.
혹시라도 시베리아의 자연이 너무 혹독하면 늙으신 부모님들이 견디지 못하리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와보니 이곳은 별천지다.
경치도 좋고 물도 좋다. 저 광대한 평야가 모두 밀 밭이나 논으로 변할 것이다.
그곳에서 난 농작물은 세금 10%만 내면 모두 자기 것이다.
만약에 시장에서 팔다가 곡물이 너무 많아서 팔리지 않는다면 정부(시베리아경제특구 관리청)에서 모든 곡물을 시장 가격으로 사주겠다고 하였다.
이제 남은 것은 자기들이 열심히 농사를 지어서 돈을 많이 버는 것이다.
시베리아 정부는 일을 하던 일을 하지 않는 백수든 차별하지 않는다. 하지만 강도, 살인, 강간 범죄는 사형에 처한다.
원래 이 법이 나왔을 때 프랑스와 영국, 미국을 비롯한 수십 개의 나라가 폐지 하라고 압력을 넣었다.
하지만 의장 이준은 한마디로 물리쳤다.
“당신의 아내가, 당신의 여동생이, 당신의 누이가 강간을 당하면 잘했다고 등을 두드려 주겠는가? 아니, 난 절대로 용서치 못한다.
그런 자들은 지금이라도 시베리아에서 나가라. 아니면 나에게 죽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경고한다. 나는 내정 간섭을 하는 나라와는 모든 무역을 중지할 것이다!”
캬! 이 얼마나 멋진 말인가?
시베리아는 자원의 보고이다.
만약 시베리 경제특구 의장 이준에게 찍히는 나라는 큰일이다. 게다가 시베리아에는 반도체에 필수적인 원소인 희토류가 전세계 매장량의 절반이 묻혀 있다.
또 시베리아에서 자원을 사들이지 않는다면 저 멀리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인도와 호주에서 사와야 한다. 그러면 값이 비싸질 수밖에 없다.
또 물가는 하늘이 높은지도 모르고 치솟아 오를 것이다. 화들짝 놀란 서양 강대국들은 그만 입을 다물고 말았다.
이준에게 찍히는 것이 두려워서였다.
농사를 지을 사람들이 살 집을 짓는 사이에 소수민족의 이동은 끝없이 밀려왔다. 이준은 그들 8 천 만 명 중 1 천 만 명은 철도 복선화에 투입했다.
물론 월급은 한 달에 100달러부터 200달러까지 차등으로 지급한다. 열심히 일하지 않을 사람이 없다.
하늘 길 건설에 1 천 만 명, 도시와 집을 짓는데 1 천 만 명, 300 만 개의 중소기업을 짓는데 1 천 만 명을 투입했다.
그렇게 투입하자 철도와 하늘 길이 하루가 다르게 쭉쭉 뻗어 나갔다. 수많은 도시들이 줄줄이 생겨났다. 이르쿠츠크에는 105층의 빌딩이 세워지고 있다.
나머지 지방 도시들은 높이 100층까지만 건설하는 것으로 국회에서 법안을 통과 시켰다.
아마 내년 쯤이면 시베리아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특히 하늘 길이 완전히 세워지고 나면 전세계가 경탄할 것이다.
“참 보배같은 녀석들!”
다섯쌍둥이가 천재는 천재다. 그들은 시베리아의 자연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하늘 길을 만든 것이다.
하늘 길은 강철과 시멘트로 거대한 기둥들을 세우고 그 위에 8 차선 도로를 깐다.
도로 바닥 역시 시멘트와 강철, 그리고 고무줄보다 더 질긴 “스페셜 신쎄틱 파이버” , 약칭으로 “PHT”를 잘 혼합하여 만든 길바닥을 기둥들에 조립한다.
높이 100m의 하늘 길이 생겨나면서 숲도, 동물도, 자연도 인간에 의한 멸종과 파괴의 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은 시작이다. 지금도 전세계 기자들은 하늘 길이 뻗어나가는 곳을 사진에 담아 본사에 보낸다.
그 바람에 전세계 환경 애호가들은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우리도 시베리아처럼 하늘 길을 건설하라!”
“건설하라!”
“건설하라!”
“건설하라!”
그러자 각국에서 하늘 길을 어떻게 만드는지 설계도를 팔라고 한다. 그러나 이준은 단호하게 거부했다.
그리고 오늘 미국 대통령 특사로 온 제임스 로버트를 만났다.
“안녕하세요? 특사님, 제가 시베리아경제특구 의장 이준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미국 대통령님의 특사, 제임스 로버트입니다.”
두 사람은 반갑게 인사하고 자리에 앉아 차를 한 모금씩 마셨다.
그리고 본론으로 들어갔다.
“...하여 우리 미국은 의장 각하께서 하늘 길 설계를 팔아주시기 바랍니다.”
이준은 속으로 웃었다.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다. 미국 재난청에 기록된 최악의 토네이도가 불어 쳐도 하늘 길은 무너지지 않는다.
강철의 강함과 합성 고무의 탄력, 고성능 시멘트를 섞어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준이 특사 로버트에게 말했다.
“특사님, 나는 하늘 길을 팔 생각이 없습니다. 도면과 그 속에 들어간 강철의 성분과 PHT의 성분은 너무 귀중한 것이니까요!”
그리고 이준은 느긋하게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의장 각하. 무엇이든 줄테니 설계도와 맞바꾸면 안되겠습니까?”
“물물 교환이라...”
잠시 생각하는 것처럼 침묵하고 있던 이준이 입을 열었다.
“그거 좋군요! 물물 교환! 이렇게 합시다. 나는 미국에 하늘 길의 도면과 설계, 하늘 길에 들어가는 모든 소재의 분석표도 드리겠습니다.
대신 미국은 무엇을 줄 수 있습니까?”
“뭐가 필요합니까? 의장 각하!”
“지금 미국에는 공개하지 않은스텔스전폭기가 있지요?”
“헙, 그걸 어떻게...”
로버트는 너무 놀라 숨을 들이켰다.
스텔스 전폭기 F-22랩터는 이미 1990년에 하늘에 띄었다. 그 어떤 나라의 레이더도 감지하지 못하는 “F-22랩터”! 그 비밀을 이자는 알고 있다!
로버트는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듣는 것을 느꼈다.
‘무서운 놈이다.'
하긴 그러니 저 어린 나이에 옐친의 무한 신임을 받으며 시베리아를 자기의 영지로 만들었을 것이다.
이미 아는 이상 없다고 우겨봐야 손해 나는 것은 미국 뿐이다.
자세를 바로 잡은 로버트가 입을 열었다.
“험, 험, 예, 이, 있습니다!”
“몇 대죠?”
“그건 제가 군인이 아니라서 알 수가 없습니다.”
“정확하게 68대를 생산하여 실전 배치 했다는 것을 압니다. 아, 아직은 단 한번도 전투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도 알고요.”
“으음!”
로버트의 악문 입속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국가의 극비 중 극비인 스텔스 전폭기가 노출 되었다. 그 뿐이 아니다.
대수까지 정확히 안다는 것은 내부에 첩자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로버트는 그 첩자가 눈앞에 있으면 당장 찢어 죽이고 싶었다.
“특사님, F-22랩터 36기를 주세요. 물론 그냥 달라는 것이 아니라 돈을 주고 살 것입니다. 한 대 당 가격이 3억 6 천 만 불이던가요?”
’이, 이, 빌어먹을!‘
가격까지 알다니?
이건 군부에, 그것도 높은 자리에 있는 장군만 안다.
그것도 몇 명 안된다. 그렇다면 간첩은 그들 중에 한 명일 것이다.
'돌아가면 찢어 죽인다!'
이를 바득바득 가는 로버트다.
그러나 분노는 분노, 자기의 임무는 하늘 길에 대한 모든 것이다.
“그건 대통령 각하에게 문의 해야 합니다."
그러며 핸드폰을꺼내드는 로버트특사!
이준이 말했다.
”특사님. 이왕 팔아주는 거 좀 더 주세요. M1A1에이브람스전차 300대, 이지스함 6척, 어떻습니까? 특사님.“
그 자리에서 로버트는 미합중국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 ...
”예. 의장각하는 우리에게 하늘 길에 관련된 모든 기술을 무료로 넘겨주겠다고 합니다.“
<분명 바라는 것이 있겠군! 그렇지 않나? 로버트.>
“예. 그것이 에이브럼스전차 300대, F-22 랩터 36기, 이지스함 6척을 사겠다고 합니다. 각하.”
<물물 교환도 아니고 사겠다고?>
“예. 대신 하늘 길의 모든 것은 무료로 넘겨주겠답니다. 각하!”
<흐음!>
잠시 생각하던 미국 대통령이 입을 열였다.
<좋아, 계약서를 작성하라. 알았나?>
“예썰!”
수화기를 내려놓은 로버트가 손수건으로 땀을 훔치더니 말했다.
야릇하게 눈을 뜨고...
“우리 미국 대통령각하께서 모두 허락했소.
그런데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말씀하세요!”
“혹시 러시아에서 독립하려는 것입니까?”
“독립이라...”
잠시 입을 다물었던 이준이 물었다.
“내가 독립 준비를 한다면 옐친에게 알려줄 의향이 있습니까?”
“웬걸요. 의장각하께서 시베리아를 독립 시키면 러시아는 소련의 옛 영광을 다시는 재현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우리 미국은 쌍수를 들어 환영할 것입니다. 각하.”
“말로야 뭐든 못해주겠습니까? 실제 물리적인 행동으로 보여줘야죠!”
“알겠습니다. 제가 우리 대통령에게 극비로 보고하겠습니다.”
두 사람이 서로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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