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푸틴의 막내 동생-25화 (24/98)

제25화. 참제비.

”1과장.“

”<예. 회장님!>

“총소리가 울렸다. 5층의 지휘부로 돌격하여 마피아 간부들을 모조리 사살하고 철수하라. 시간이 없다.

그리고 우리 측 대원들은 시신이든 부상자든 모두 데리고 철수해야 한다. 알겠나?”

<옙,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아무 말 없이 1과장이 지휘하는 것을 보기만 하던 이준이다. 하지만 총격이 울려 퍼지자 직접 지휘권을 잡았다.

<3반은 부상자들과 사망한 대원들을 데리고 차로 철수하라. 한 명의 시신도, 부상자도 남기면 안 된다. 알았나?>

<예. 반장님.>

3반의 58명이 뛰어다니며 부상자들과 죽은 시신들을 모두 차로 옮기기 시작했다.

3반에도 두 명이 중상을 입었다.

하지만 부상자든 사망자든 절대 버리지 않고 데려간다는 것에 그들의 투지는 충천했다. 그것은 5층으로 올라간 1, 2반 대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적이 쳐들어왔다. 막아라!”

복도 좌·우측의 문들이 벌컥, 벌컥 열리고 AK를 든 와잇 베러 마피아들이 폭포처럼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한발 먼저 올라선 DG그룹 마피아들이 일제히 유탄과 대인용 살상 로켓탄을 발사했다.

쒹쒹쒹쒹쒹쒹~

콰콰쾅, 콰쾅, 콰쾅, 쾅콰콰쾅~

드드드드드득~ 드드드드드드득~

“아앗. 으앗!”

5층 전체가 유탄의 폭발과 로켓탄의 폭발로 지옥의 도살장으로 변해 버렸다.

복도란 피할 곳이 없다. 그곳으로 날아간 유탄과 로켓탄이 그들의 머리 위에서 폭발하자 최악이 되고 말았다.

폭발과 함께 수천, 수만 개의 쇠구슬이 복도를 향해 부챗살 모양으로 쏟아져 내렸다. 쇠구슬들이 쏘아져 가는 진로에 있던 모든 물체가 찢어지고 끊어져 버렸다.

그러니 뼈와 살로 되어 있는 인간의 육신이 어찌 견딜까?

그들의 머리가 아파트에서 길바닥으로 내던진 잘 익은 수박 통처럼 폭발했다.

사방으로 우수수 쏟아지는 허연 뇌수 덩어리들, 깨어진 해골들의 파편, 분수처럼 솟구치는 피 분수! 팔다리가 잘리고 가슴이 갈가리 헤쳐진 마피아들은 펄떡이는 심장과 구불거리는 창자가 모두 보였다.

“으으으, 사, 살려줘, 제발!”

그들은 정신이 나갔다. 흐릿해진 눈으로 총탄을 발사하는 대원들의 앞으로 비틀거리며 다가왔다. 그것은 마치 영화에 나오는 좀비 떼를 보는 것 같았다.

비틀, 비틀, 좀비 떼가 다가온다.

하지만 대원들의 눈빛은 냉정했다. 저들은 적이다. 전쟁판에서 적에게 동정을 보내는 것은 죽음을 자청하는 것이다. 대원들이 기관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툿툿툿툿툿툿툿~ 투툿툿툿툿툿툿~

기관총 수십 정이 불을 뿜자 좀비 떼들이 무더기로 쓰러졌다.

“아악. 으악!”

아직 정신이 어느 정도 남아 있는 마피아들은 저주하며 죽어갔다.

“개···. 새끼들, 저승에 가서도 네놈들을 저주할 것이다!”

그러나 누구도 그따위 저주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총탄이 빛발처럼 날아가 적들을 쓸어 버릴 때 1, 2반 반장과 부관이 와잇 베어 마피아 지휘부의 문을 확 열어 젖혔다.

그리고 수십 발의 수류탄을 집어넣었다. 순간, 섬광이 번쩍 일어났다.

꽝 꽈르릉~

거대한 화염이 치솟고 폭발의 힘에 견디지 못한 창문들이 산산이 부서져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 지붕이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는 조용해졌다.

“싱거운 전쟁이군!”

2반 반장이 그렇게 중얼거렸을 때였다. 제1반 반장이 소리쳤다.

“빨리 와잇 베어 간부들의 시신들을 확인하라. 서둘러라.”

“예썰!”

대원들이 달려들어 무너진 폐허를 뒤지며 간부들의 시신들과 부상자들을 끌어냈다.

“이자가 와잇 베어 회장이오!”

1반장이 아직 살아서 꿈틀거리는 와잇 베어 마피아 대장을 보며 말했다. 그러자 2반장이 AK-74U의 노리쇠를 철컥 당기며 차갑게 말했다.

“어이, 사르반 이친스키, 마지막으로 할 말 없나?”

“사, 살려주게, 날 살려주면 아브라힘 강철 그룹의 부정 축재 내용과 불법으로 다른 회사들을 합병한 것을 알려 주겠네. 저, 정말일세.”

“좋아. 그럼 넌 살려주지.”

타타타타타~ 타타타타타~

정말로 사르반 이친스키는 살아났다.

하지만 와잇베어의 나머지 간부들은 머리에 총탄을 받았다. 확인 사살이다. 그들의 몸들이 꿈틀거리더니 곧 조용해졌다.

“철수한다. 철수하라.”

한 무리가 되어 현관으로 쏟아져 나온 1, 2, 3반 대원들이 담장을 넘어 골목길에 주차해 놓았던 차를 타고 사라졌다. 그 시각 모스크바 12개 행정구 마리아 지부를 섬멸한 대원들도 차를 타고 철수했다.

<회장님. 제1대 작전 종료. 부상자 5명, 사망자 2명, 이상.>

<제4대 작전 종료. 부상자 17명, 사망자 없음!>

“제5대···.”

“이제 끝났군요!”

사라 푸틴이 긴 숨을 내뱉으며 이준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이준의 눈빛은 무표정했다.

‘이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구나! 혹시 피가 냉혈이 아닐까?’

자기는 FSB의 방첩과장이다.

하지만 하룻밤에 수천 명을 죽이는 전투를 지휘해본 적도 없다.

그런데 오늘 밤, 이준은 거의 3,000명이 넘는 마피아를 가차없이 죽였다.

그리고도 차가운 표정 그대로였다.

마치 파충류의 냉혈한처럼···.

“그런데 저 시신들은 어떡하죠? 경찰이 와서 보면 뉴스에서 떠들 터인데···.”

“경찰보다 먼저 아브라힘 강철 그룹에서 사람들이 도착하여 치울 것이오. 경찰의 입은 돈 다발을 틀어 막아 막을 것이고···.”

‘그래, 그렇게 할 거야!’

“아브라힘 강철 그룹”에서는 이번 일이 널리 퍼지면 퍼질수록 기업의 이미지에 똥칠하게 된다. 당연히 뉴스에 나가는 것을 막으려 할 것이다.

아아앙앙앙앙~

차들이 사이렌을 울리며 달려와 와잇 베어 마피아단의 정원으로 들어갔다. 모두 “아브라힘 강철 그룹”의 화재 긴급 대처반원들이다.

맨 마지막에 달려온 10톤 짜리 화재대처반 차 한 대가 정문을 가로막았다. 곧 도착할 경찰들을 막기 위해서였다.

“가지!”

“예? 아, 예!”

사라 푸틴은 급히 일어나 밖으로 나가는 이준을 따라 나갔다.

“이젠 정부의 골칫덩이를 없앴군요, 수고했어요. 전쟁을 끝내서,”

그녀의 상냥한 말에 이준이 머리를 흔들었다.

“아니, 전쟁은 끝나지 않았소. 이제부터 시작이오. 그리고 앞으로의 전쟁은 이길 수 있는 수단과 방법, 모두가 총동원될 것이야.

이제부터 벌어지는 전쟁은 야비함과 비열함, 치사함이 모두 나타나게 될 것이오. 그것이 군대와 마피아 간의 전쟁 차이점이고···.”

“음!”

사라 푸틴은 한숨이 나왔다. 이준의 말대로라면 진짜 더러운 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그리고 이 전쟁은 어느 한쪽이 무릎을 꿇거나 완전 소멸하여야 끝날 것이다.

***

뚜벅뚜벅~

숨소리 하나 없는 조용한 회의실에 강철 재벌 아브라힘의 구두 발걸음 소리만 크게 울렸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강철 그룹 임원”들은 숨소리조차 죽이고 있었다.

사실 “아브라힘 강철 그룹” 간부진들은 모두 마피아 출신들이다.

그리고 유대 국제 금융 카르텔(FCI)이 황금으로 밀어주지 않았다면 오늘날, “아브라함강철 그룹”은 없었을 것이다.

“어떤 놈들이냐? 정보 실장.”

“예. 회장님. 제 생각에는 DG 그룹 같습니다.”

"이유는?"

"우리가 옐친 대통령을 저격했으니까요!"

"옐친 대통령을 저격한 것이 DG그룹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것 같습니다!"

"심기를 불편하게 해?"

"그것이, DG그룹은 친정부파에 속합니다. 회장님.!"

"흥, 시베리아의 동양인 새끼가 감히 나와 맞먹으려 한단 말이지?"

"지금 모스크바에 있는, 우리와 DG그룹을 제외한 4대 마피아는 우리와 DG그룹의 행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그들은 차후 이번 전쟁에서 승리한 쪽에 붙을 것입니다."

"병신 새끼들, 식충이들!"

아브라힘을 쌍욕을 퍼부었다. 그는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

친정부파인 ”DG그룹“이 나섰다는 것은 앞으로 마피아는 용서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런데도 눈치만 본단 말인가?

‘어리석은 작자들!’

"비서실장."

"옙. 회장님."

'내일 저녁 10시, 하우스 어브 조의(기쁨의 집)를 통째로 예약해라. 알겠나?"

"예. 회장님."

"그리고 각 마피아 수뇌들에게 통보하라. 그들과 미래에 대해 협의할 일이 있으니 10시까지 하우스 어부 조의에 모이라고, 알아들었나?"

"옙. 회장님."

“그리고 이제부터 그룹에 비상을 선포한다. 지방에 있는 우리 마피아들을 즉시 수도로 올라오게 하라.

DG그룹에게 우리 아브라힘을 건드리면 어떤 대가가 차례진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줄 것이다. 서둘러라.”

“예썰!”

우렁찬 외침이 소 회의실을 넘어 사방으로 울려 퍼졌다. 그날부터 각 지방에서 “아브라힘 마피아”들이 수도, 모스크바로 대거 올라오기 시작했다.

기차로. 배로, 비행기로. 자동차로···.

***

스베흐 트란스시는 모스크바에서 88km(2,200리)에 떨어져 있는 도시다. 인구는 150만명, 이곳에는 품질 좋은 석탄이 있는 지역이다.

이 도시의 인구 80%가 탄광에서 일하며 생존을 이어간다.

그 도시에서 약 4km 지점으로 대형 승합차(60인승) 4대와 SUV 한대가 맹렬한 속도로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있었다.

대형 승합차에는 창문을 몽땅 열어 젖히고 검은색 정장으로 통일한 젊은 남자들이 노래를 부르거나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것으로 보아 술에 취한 것이 분명했다.

“회장 오빠, 스베흐 트란스 시에서 출발한 마피아들이야. 인원은 240명, 앞의 SUV에는 아브라힘 마피아 트란스 지부장과 그의 최측근 참모가 타고 있어!”

다섯쌍둥이의 첫째인 최천주가 버튼들을 누르자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승합차들이 줌인하는 것처럼 커다란 영상에 가득 찼다.

승합차에서 몸을 반쯤 밖으로 내밀고 소리치는 자, 차 안에서 궁둥이를 흔들어대는 자 등이 선명하게 보였다.

“우리 참제비(공격형 드론)는 여기에 있어, 오빠!”

하늘이 나타나고 2대의 드론이 떠서 배회하는 것이 보였다.

저 드론은 다섯쌍둥이 천재가 자기들의 연구소에서 처음으로 연구 제작한 것이다.

“연료는 무엇이니?”

“태양에너지!”

“태양에너지라고?”

이준은 흠칫 놀랐다. 아직 전 세계적으로 태양에너지를 사용하는 나라는 없다. 다만 집집마다 태양광 전지판을 설치하고 그 전기를 쓰는 집들은 있다.

하지만 천주는 태양에너지라고 했다.

“회장 오빠. 걱정 마. 태양에너지는 이 안테나가 보이지?”

그러자 드론이 확대되면서 역삼각형으로 생긴 물체가 보였다.

“저게 우리 형제가 만든 태양에너지 흡수안테나야. 저 흡수안테나는 태양광 전지판의 1만 배를 빨아들여, 그리고 곧바로 드론의 엔진을 구동시켜. 드론에는 기관총 1문과 철갑 파쇄 로켓 두 발이 장착되어 있고. 지금 태양에너지 무기는 연구 중이야.

그전에는 미사일을 쓸 수밖에 없어.

저게 바로 우리가 만든 참제비 미사일이야! 깜찍하지?”

정말 깜찍했다. 전장 30㎝. 지름 12㎝, 미사일에 장착된 화약은 극소형 중성자탄이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0